어젯밤 꿈 나는 화장실 바닥에 앉아 있었다. 남자는 욕조에 앉아 있었다. 목욕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옷도 다 입고 그냥 앉아 있는 자세였다. 나는 남자를 향해 웃었다. 남자도 나를 향해 웃어보였다. 남자는 잘생겼다. 나에겐 많이 과분한 사람이였다. 그래도 서로 사랑하는 것 같았다. 남자는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하얗고 긴 손가락을 가진 남자는 아직도 웃음기를 입술에 머금고 있었다. 남자의 눈은 양쪽으로 찢어져 있지만 끝이 살짝 내려가며 빙긋 웃고 있었다. 가슴이 설레도록 멋있던 미소였다. 나는 남자를 꽉 안았다. 아구아구, 우리 애기. 남자는 내 등을 토닥거렸다. 가슴이 벅차오름을 느끼며 남자를 더욱 꽉 안았다. 검은색 코트를 입은 남자의 품은 따뜻했다. 나는 놓치기 싫다는 듯이 더욱 꽉 잡았다. 마치 곧 헤어질 듯한 연인처럼, 손에 땀이 찰 정도로 꽉. 남자는 그때까지도 살짝 웃으며 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나를 아이같이 대했지만 싫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설레이기만 했다. 그는 입술을 쭈욱 내밀었다. 나는 장난스레 웃으며 입술을 피해 요리조리 도망다녔다. 남자는 나를 향해 쫓아오며 다시 나를 안았다. 좁은 욕실 안에서는 손쉽게 잡히기 일쑤였다. 남자는 내가 아까 안은것처럼 세게 안고는 어깨에 얼굴을 파묻었다. 남자가 고개를 들자 나는 남자의 입술에 입술을 맞대었다. 쪽, 하는 소리와 함께 눈을 뜨자 잘생긴 그 얼굴이 웃고 있었다. 나는 남자의 흰 볼을 잡고 다시 입술에 뽀뽀했다. 남자는 아주 하얬다. 코도 높았고, 턱선도 아름답게 날카로웠다. 찢어진 눈은 아주 매력적이였다. 모든사람의 이상형이자 이상향이었다. 나는 그에게 설렘을 느끼기 일수였다. 남자는 나를 사랑했다. 나도 남자를 사랑했다. 우리는 연인사이였다. 남자쪽이 좀 더 아까운 연인. 그래도 남자는 나를 매우 사랑했다. 내가 확신해 할 수 있는 이유는 그의 눈빛과 미소였다. 내가 입술을 떼자 남자는 나를 다시 꽉 안았다. 미안해, 남자는 내게 그렇게 말했다. 미안해, 미안해. 남자는 내 어깨에 고개를 파묻었다. 옷이 약간 축축하게 젖어들어 갈 때 남자는 고개를 돌려 목에 입술을 댔다. 쪽, 하는 소리와 함께 남자는 고개를 올렸다. 그를 보자 눈물이 쉴새 없이 흐르고 있었다. 남자는 내 눈 위에 손을 올렸다. 나는 우는 남자를 위해 눈을 감고 그의 하얀 볼을 만지며, 그를 느꼈다. 손에 촉촉한 것이 떨어진다. 내가 눈을 떴을 땐 남자는 사라지고 만다. 나는 남자가 있다고 믿었다. 믿고, 확신하고 항상 그렇게 생각했다. 나는 강당 위에서 그를 분명히 보았다. 그리고 그는 쑥쓰러운 듯 밝은 조명 아래에 수 많은 관중 속 나를 바라보며 웃었다. 그때가 축제날 이었다. 그는 실내 무대에서 춤을 췄었다. 그 많은 학생들 앞에서, 나를 보며. 그는 그 팀 중에서 가장 빛났다. 중앙에서 춤을 추는 그는 단연 돋보였다. 실내 공연이 끝나자 마자 나는 그를 찾기 위해 두리번거렸다. 롱 코트, 흰 피부와 매력적이게 찢어진 눈의 남자. 나는 왠지 모르게 그를 꿈에서 본 남자와 아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아니, 똑같다고 생각했다. 검은색 롱 코트에 흰 피부와 그 눈이 남자와 똑 닮았다. 현실 속에서 만난 꿈의 남자였다. 그를 찾기 위해 인파를 헤치고 눈을 굴리며 보았다. 하지만 그는 어디에도 없었다. 꿈의 욕실, 그를 만나고 느낄 수 있는 유일한 장소. 종종 그를 학교에서 봤지만 그는 한순간에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하지만 내 상상으로 만들어낸 그 욕실에서는 항상 그가 나를 반겨주었다. 언제나 교복 대신 입고 있었던 검은색 롱 코트를 입고 욕조 안에 앉아서 나를 기다렸다. 눈이 마주치면 찢어진 눈으로 샐쭉 웃어주었다. 그렇게 웃는것도,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것도, 안아주는 것도 내겐 설레기 일쑤였다. 나는 그 설렘을 현실에선 전혀 느끼지 못했다. 오로지 꿈에서만, 그것도 내 의지가 아닌채로 내 상상이 하는 대로. 내 마음대로 꾸고 싶어도 그렇게 할 수 없어 야속했다. 제발, 오늘은 그를 만나기 위해 기도하며 나는 알약을 꺼냈다. 하나? 아니, 두개, 세개. 입에 물고 물을 삼켰다. 순식간에 몸에 힘이 풀린다. 얼른 침대 위에 누워 잠이 오길 기다렸다. 그리곤 머릿속으로는 계속 남자를 생각했다. 그를 마지막으로 만나고 꽤 오랫동안 못 본 탓에 얼굴마저 가물가물 했다. 먼저 롱 코트를 그리고, 날카로운 턱선에 하얀 피부. 찢어진 눈. 그리고 어떻게 생겼더라, 어떻게 생겼지? 나는 남자를 계속 생각했다. 잠이 얼른 와서 그 꿈의 욕실로 가기를 바라며 남자를 떠올렸다. 오늘은 이름을 물어봤으면 좋겠다. 나는 간절했다. 그리고 간절함은 언제나 꿈을 이루어 주기 마련이다. 왔구나. 남자는 나를 반겼다. 오늘도 그 긴 롱코트를 입고, 욕조 위에 앉아서 팔을 쭉 뻗어 나를 안았다. 남자보단 키가 작은 나는 남자에게 폭삭 안겨 그를 맞았다. 나는 남자에게서 몸을 떼고 화장실이 아닌 이제 밖으로 나갈 수 없냐고 말한다. 남자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곤 문고리를 잡는다. 문 밖으로 나가자 갑자기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뒤를 돌아보니 욕실의 문은 온데간데 없고 나무 바닥이 쭉 펼쳐져 있다. 삐꺽, 삐꺽 하는 소리가 난다. 학교네. 남자는 내 손을 잡고 말했다. 학교. 우리 학교다. 창문 너머로 인조 잔디가 깔린 운동장이 보이고, 물칠판과 넓은 교실. 남자와 나는 복도에서 교실로 들어갔다. 텅 빈 교실 안에는 먼지들 뿐이었다. 나는 아무 의자에나 앉으며 남자를 바라보았다. 큰 키에 잘생긴 얼굴. 남자가 무척 궁금했다. 이름은, 나이는, 너는 누굴까. 왜 내 꿈에 자주 나오는 걸까? 현실에서는 왜 너가 있을까. 나는 내 앞 자리에 앉는 남자를 바라보다가 톡톡 두드렸다. 하지만 내 입은 내멋대로 움직인다. 우리 학교야. 나도. 남자가 웃었다. 그리곤 내 손을 조물락 거린다. 너도 이 학교였어? 응. 남자가 또 웃는다. 이번엔 두 손 모두 조물락 거린다. 예쁜 남자의 손에 내 뭉툭한 손이 감싸진다. 넌 나랑 여기서 처음 봤었잖아. 응. 맞아. 입은 제멋대로 움직이고 웃어버린다. 예쁘다. 남자는 내 볼을 쓰다듬는다. 나의 기억으로는 남자는 꿈에서 처음 봤었다. 학교에선 만난 적이 없었다. 설령 만났어라도 아는 사람이 아니라 쉽게 잊어버렸을 것이었다. 아주 옛날에 꾼 꿈에서 만났나,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건가? 미안해, 남자는 내 입술에 뽀뽀했다. 미안해 하지마. 내가 말하자 순식간에 교실이 사라지고 남자 또한 사라진다. 안돼, 안돼. 제발 끝나면 안되…. 짧았던 만남이었다. 등교 하면서 나는 내내 어젯밤 꿈을 기억했다. 항상 미안하다고 말하던 정체불명의 남자. 나는 제멋대로 움직였던 그 입을 원망했다. 짧았던 그 꿈도. 나는 그를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남자를 지워버리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또 노력한다. 제발, 오늘 밤엔 긴 꿈을 꾸게 해줘, 아니 나타나줘. 나는 힘없는 발걸음을 내딛는다. 꿈. 꿈에서 나타난 남자. 너무 선명해서 정말로 있음직했던 그 꿈 속의 나. 그를 사랑해 머지 않고 그 또한 나를 사랑해 머지 않는 그런 사랑스러운 꿈. 그냥 꿈이라 생각하고 말면 될 것을 내가 너무 질질 끈 것 같다. 그는 내 상상 속의 남자다. 내 이상형이자 이상향이다. 남자는 그저 내가 만들어낸 상상이다. 그렇다, 이것이 내 꿈의 남자에 대한 정답이다. 그냥 그렇다. 남자는 나의 꿈일 뿐이다…. 이거슨 진짜 나의꿈. 뒷이야기를 꾸려나가기위해 머리를 쥐어짜내서 꿈을 생각 나게하도록 해야것다. 글을 재밌게만들기위해 현실에서도 좀 비현실적인 면도 좀 넣어야겠고. 아직은 초짜라서 내경험을바탕으로 글을썼건만 재미는 그닥 없는것 같다. 노력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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