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락비/짘효] 너에게 가는 길 01
w.나 누굴까
그뒤로 달라진건 아무것도 없었다.지호는 평소처럼 재효를 대했고,재효 또한 평소처럼 잘웃고다녔다.사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있는 멤버들이 헤어졌냐는 말은 커녕, 싸웠냐는 물음 한번 없었으니 평소와 똑같은 분위기와 행동에 이게 헤어진게 맞나 당사자인 재효도 가끔 헷갈릴때가 있었다.또 한켠으론 멤버로 지내나,연인으로 지내나 결국엔 다 똑같네 라는 생각이 들어 씁쓸해져왔지만.
“형.제가 찬물 마시지말랬죠.감기걸린 사람이 왜자꾸 차가운 물만 마셔요.”
“…덥잖아.”
“계속 기침하면서.저기 미지근한물 있으니까 그거마셔요.”
매번 이렇게 사소한것까지 챙겨주면서.무대를 하고 내려와 후덥지근 한 대기실 안, 재효가 마시려던 물병을 빼앗아들더니 미지근한물이나 마시라고 한껏 잔소리하기 바쁜 지호.다들 또 시작이라면서 난린데 재효는 쟤네 아직도 사귀는줄 아네.하곤 머리를 긁적였다.언제까지 말안하고있을셈이지.아예 물을 갖다줄 작정인지 지호가 물병을 바꿔오는데 그때 대기실 안으로 익숙한 여자아이돌 한명이 빼꼼히 문을 열고 들어온다.야유를 보내며 장난을 치던 멤버들은 얼음이 되버린지 오래였고,재효 또한 저사람이 여길 왜…? 하고 한참 머리를 굴렸다.곧 부끄럽다는듯이 지호를 끌고나가버리는 여자의 행동에 또 지코냐면서 대기실은 아비규환이 됐지만.
“아 재효형!그래도 애인인데 질투도 안나요?”
“왜 맨날 지코냐고!”
“…내애인이 저러고 끌려나갔으면 난 못앉아있을텐데.”
애인사이였을때 일어난 일이었다면 정말 이자리에 못앉아있었겠지만 이젠 더이상 아무사이도 아닌 둘이였다.계속 애인이라는 단어를 들먹이며 안따라나갈거냐는 멤버들의 아우성(사실은 여자아이돌에게 인기있다는 지코에 대한 질투)에 재효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우리 헤어졌어.”
“……에?”
“우리 헤어졌다고.”
쟤가 저여자랑 잘되서 사귀든,뭘하든 난 이제 신경 쓸 주제 안된단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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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안 분위기는 평소보다 훨씬 조용했다.헤어졌다는 사실을 알고난 멤버들의 멘붕도 한몫을 하는듯 했다.한참 멍을 때리던 지훈이 열심히 휴대폰 자판을 치는 지호에게 말을 건넸다. 형 그여자랑 지금 카톡하는거에요? 평소같으면 음악이니,팀이니 하며 끝끝내 거절하고 돌아왔던 리더가 왠일인건지 번호까지 교환하고 와서 한시간 넘게 휴대폰만 붙잡고 문자를 주고받으니 이게 어찌된 영문인지 몰라 지훈은 뒷자리에 앉은 재효를 슬쩍 바라봤다.이어폰을 끼고 창밖을 내다보는 재효의 표정엔 그 아무것도 담겨있지않았다.정말 아무것도.…진짜 헤어진건가.
“아 맞다.야 재효형 약 먹었어?”
“재효형이요?글쎄 모르겠는데요.”
“재효형 약먹었어요?”
갑자기 휴대폰을 내려놓더니 지훈에게 말을 건네는 지호.실컷 여자와 카톡을 하다가 전애인 약먹었는지 걱정하는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에 지훈도,다른 멤버들도 모르겠다는듯이 고개를 저었다.고개를 돌려 지호가 약을 먹었냐고 묻자 한쪽 이어폰을 빼며 멍을때리는 재효. 안먹었구나. 이럴줄알았지.
“이러니까 감기가 안낫는거에요!”
“…이,이제 먹으려고 했어!”
“식후 30분후에 먹으랬지 누가 식후 3시간후에 먹으래요?”
“약이야 언제먹든!”
“지금먹으면 속쓰리니까 하는 얘기잖아요!”
이런 사소한거에 투닥대는 모습까지.…전혀 다른게 없는데…지훈은 제귀에 이어폰을 꽂아넣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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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ip차단이 되는바람에 깜짝놀랐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