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코베리 - 좋은이유)
어째서 PC버전은 재생이 안될까요8ㅅ8
"진짜 미친놈 아니야? 시민아, 니가 생각해도 얘 완전 미친놈이지!"
아니, 걔도 걘데 여기 와 있는 내가 미친년이지 싶은데 말이지...
"이번엔 진짜 헤어질거야"
"그래 그래. 꼭 헤어져"
"진짜야!!"
"알았다니까?"
"무릎 꿇고 싹싹 빌어도 안 봐줄거야... 나쁜놈..."
모태솔로 21년차, 김시민.
나는 오늘도 친구에게서 연애를 또 한 번 배운다.
도대체 이 기지배들은 다른 연애고수들 다 냅두고
왜 모태솔로인 나를 찾아와서 연애상담을 하고 앉아있는건지 모르겠다.
그래요. 저는 이론에만 빠삭한 호구랍니다.
"시민아 미안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오늘은 안 울려고 했는데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
"아니야... 조용히 하기나 해...."
"알았어....큽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 나도 얼마 전까지는 자발적 모태솔로였다.
좋아하는 사람도 없었을 뿐더러 외롭다는 생각도, 남친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도 해본 적이 없었다.
....물론! 내가 좋다는 남자도 없긴 했다.
덕분에 난 친구들에게 '연애에는 1도 관심 없는 애'로 찍혀버렸고,
나에게 남자를 소개시켜주는 친구는 아무도 없었다.
그 땐 정말 상관 없었다. 안 외로웠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내 비밀....
난 지금.... 조온나 외롭다......
한 시간 째 대성통곡 중인 친구를 겨우겨우 택시에 태워 집으로 보내고 나서야 생각이 났다.
테이블에 어질러진 술과 안주값은 모두 내 몫이라는 걸.
택시기사님께 선불로 드린 돈 = 내 돈
친구가 다 마신 술값 또한 = 내 돈!
아오 빡쳐
"3만원입니다"
"..도른년. 혼자 많이도 쳐먹었네 진짜"
"네?"
"아, 아니에요!"
.....?
어랏?
"....잠시만요?"
없다. 테이블에도 없다. 주머니에도 없다.
지갑이... 없다...
오마이갓, 쒯이다.
집에서 뒹굴거리던 나는 집에 나오기 직전
지갑이 아닌 책상 위에 굴러다니는 이만원을 들고 나왔고
그 이만원은 택시기사님께 손수 쥐어드렸다.
헤헤헤헤헤 미친년
이 때 필요한건 뭐? 이민형!
민형이는 아빠 제외, 내 인생에서 가장 큰 공간을 차지하는 남자사람이다.
아, 물론 친구다. 백퍼센트 친구. 거의 동성친구.
[여보세요?]
"야, 나 여기 127포차인데.. 여기로 와 주면 안되냐"
[왜?]
"돈이 없어... 내가 집 가서 꼭 줄게"
[나 지금 친구네 집 와 있는데. 같이 온 친구는?]
"걘 너무 취해서 집에 보냈어.."
[아.... 그래? 야, 그러면 좀만 기다려. 나 택시 타고]
"이 분 테이블까지 같이 계산해주세요"
넹? 이건 또 뭔 소리죠?
민형이의 전화를 대충 끊어버리고
목소리에서부터 스윗함이 뚝뚝 떨어지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시민대학교?"
".....저 아세요?"
"아뇨, 과잠 입고 있길래"
"아... 아! 그렇구나! 하하"
"저도 시민대 다녀요"
오마이갓, 세상에. 우리 학교에 이런 대존잘님이 다니고 계셨다니요...!
대존잘님은 움푹 파인 보조개가 훤히 드러나도록 웃으며
'나중에 학교에서 보면 맛있는거 사줘요'
라는 말을 남긴 채 떠나셨다.
그럼요, 당연하죠.. 그러니 학교에서 저를 꼭 찾아주세요...
"야, 김시민"
"엥? 너 왜 왔냐?"
"왜 왔냐니. 니가 갑자기 전화 끊었잖아"
"내가 갑자기 끊었었나.."
미안, 내가 그 때 우주최강 존잘님을 봐서 정신이 없었나보다.
"근데 방금 계산 했는데"
"어떻게? 친구 만났어?"
"아니, 친구는 아니고.. 학교 어떤 분"
"누군데"
"나도 몰라"
"미쳤냐? 왜 모르는 사람 돈을 덜컥 받아"
"아, 쨌든 학교 사람이야"
"학교에서 본 적 있어? 어디 과 사람인데"
또 시작이다. 이민형 잔소리. 아무튼 우리 엄마보다 더하면 더했지. 절대 덜할 인간은 아니다.
무슨 과야? 를 시작으로,
어떻게 생겼는데? 남자야? 몇 살 정도 돼보였는데?
이 사람아, 내가 얼굴만 보고 나이를 알면 저기 처녀보살집에서 돈 벌고 있겠지. 여기 있겠냐.
"시끄러, 존잘이라 얼굴 안 까먹으니까 괜찮아"
"너 다음에 또 이런 일 있으면 그냥 나 기다려. 모르는 사람 돈 받지 말고"
"너는 무슨 택시까지 타고 오냐"
"참 나, 돈 없다고 전화할 땐 언제고.."
"그럼 우리 미뇽이~ 누나랑 같이 2차 고?"
"시끄럽고 집 데려다 줄 때 가라. 내일 수업 늦는다"
미뇽미뇽 개노쥄
까똑!
[시민ㄴㅇ아♥ 낭 우이 쟈ㅑ기랑 ㅎㅘ해해쎠ㅓ~ 오눌 고마워ㅓ우쪙]
"미친. 내가 그럴 줄 알았다"
"왜?"
"너 고딩 때 우리반 연극부 커플 기억나냐?"
"걔넬 어떻게 까먹냐"
"오늘도 걔네 헤어졌다 그래서 위로나 해줘야지 하고 간건데 또 화해 했대"
"걔네는 아직도 그러냐... 환장하겠네"
역시나 뒷담은 시간이 사라지는 매☆직이 분명하다.
몇 마디 안한 것 같은데 벌써 내가 사는 자취방 앞에 도착했다.
"아, 맞아. 너 집 문단속 잘해라. 아까 친구네 집 갔었는데 걔네 윗집에 강도 들었다더라"
"미친.. 그런 말 하지마!! 나 잠 못 잔다고!"
"그으래애?"
악마새끼..
"그니까 내 말은 조심하라고요, 아줌마"
"내가 알아서 잘 하고 있거든요. 가, 빨리"
"내일 봐"
흥, 문 꼭 잠구고 잘테다.
오늘은 신발장 고이 쳐박아둔 이민형의 운동화를 꺼내놓고 자야겠다..
이럴 때마다 참 유용하게 쓰이는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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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술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은 나에게 칭찬과 격려의 박수를..
오늘이 과 회식이 있는 날이라는 사실을 수업이 다 끝나고 나서야 깨닫게 되었다.
"오, 애들 많이들 와 있네?"
요주의 인물 등장이다. 우리 과 주량탑, 과대 김동영 오빠.
우리 과 내에서도 이민형 악개라고 소문 난 동영오빠가 앉을 자리는 거의 확정이었다.
"난 우리 민형이 앞에 앉아야지"
역시는 역시인가. 이민형의 앞은 곧 내 앞이기도 했다.
저 오빠는 그 많은 동기들 냅두고 왜 맨날 이민형 앞에 앉는지 모르겠다.
그 때, 건너건너 테이블에 앉은 한 선배가 도영오빠에게 물었다.
"도영아! 재현이는?"
"전화 좀 하고 온대"
"형, 재현...? 이 누구에요? 우리 과 학생이에요?"
"아ㅡ 너네는 모르겠구나! 그렇네, 모르겠네!"
도영오빠는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우리 둘을 번갈아 쳐다보면서 미소 지었다.
'그래서 그게 누군데요' 라는 표정으로 도영오빠를 쳐다보는 나와 민형이의 시선을 느낀건지
그제서야 도영오빠는 알았다며 입을 열었다.
"너네 입학하기 전에 군대 간 내 동기 있는데 이번에 복학했거든.
너네 학교에서 마주쳤을 수도 있을걸?
우리 과에서 아주 전설같은 존재지. 정, 재, 현"
에융, 그냥 세 글자로 '복학생' 이면 끝날 소개를 뭐 이리 길게 한담
밥이나 먹자, 밥! 고기! 맛있는 돼!지!고!기!
"걔가 왜 전설로 불리냐면 말이지... 겁나게 잘생"
"오! 정재현!! 오랜만이다, 야!"
안 그래도 시끌벅적했던 고깃집이 더 시끄러워지고,
옆테이블에 앉아있던 선배들은 고개를 들어 가게 입구 쪽으로 손을 흔들었다.
졸업반 선배들 틈에 끼어서 들어오는 낯선 이가 바로 그 정재현 선배인 듯 했다.
"야, 정재현 너 여기 앉아라"
"아니야, 여기 앉아"
"야! 내 옆으로 와! 여기 자리 비었어!"
선배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복학생 선배를 자기 테이블로 부르기 시작했다.
캬- 인기 굉장히 많으시네.
동영오빠가 과장한 줄 알았는데 어느 정도 인기가 있기는 하구나
민형이가 싸준 쌈을 입에 가득 물고 고개를 들어보니
복학생 선배를 둘러싼 선배들이 하나둘씩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는게 보였다.
그와 동시에 미지의 복학생 선배의 얼굴 또한 조금씩 내 시야로 들어왔다.
"재현아, 내 옆자리 비었다"
동영오빠와 절친한 사이인건지, 동영오빠의 한 마디에
다른 선배들은 바로 복학생 선배를 포기하고 다시 고기 굽기에 열중했다.
앗, 드디어 보인다! 복학생선배의 얼굴!
"어..?"
"....헐?"
오.
마이.
갓.
어제 만난 그 우주최강존잘님이
우리 과 전설로 불린다는 복학생 선배라고?
우주최강존잘 재현선배도 나를 알아본건지 씨익 웃으며 동영오빠의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즉, 내 앞자리에 앉았다는 소리다.
내 앞에 앉은 재현선배는 나를 보며 물었다.
"나 여기 앉아도 되죠?"
안냐세염! 헬로시티입니다!
(글잡 쓸 때 필명 만드는게 제일 힘든 거 같아요...)
네, 제목은 말 그대로...가 아닌 엄청난 반어법 '나만 안되는 연애' 입니다
(사실 제목 뭐로 하지.. 하고 있다가 노래 듣고 삘 받아서 정함)
여주는 그 동안 남자친구 하나 사귀어보지 못했으며
드디어 봄이 왔나! 싶지만 한 남자도 아닌 세 남자의 사랑을 한 번에 받아버려서
제대로 된 연애를 못하기 때문에 맞는 말이긴 해요... (변명)
남친 후보 01. 세상스윗한 우주최강존잘 연상 정재현
남친 후보 02. 고등학생 때부터 친했던 츤데레 동갑 이민형
남친 후보 03. 이제노 아직 비밀ㅋ
이런, 첫 회라 그런지
재미도 없는 주저리가 너무 길군요.
앞으로 분량은 더 길어지고 주저리는 더 짧아질 예정이니까 떠나지 말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