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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노 전체글ll조회 890

벼랑 끝에서 한 송이 꽃이 펴 있어, 유난히도 아름답고 찬란한 빛을 띠고서. 눈부시게 활짝 펴있는 모습에 오히려 경외심마저도 생기게 돼, 더 슬퍼 보여. 내일을 알 수 없는 불안함, 살고자 하는 간절함, 벼랑 끝에 선 절박함. 저마다의 사연은 다 틀리겠지만 완전한 소멸을 앞 둔 꽃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벼랑 끝에서 한 송이 꽃이 펴 있어 저 멀리서 구경 꾼 들이 줄 서있어 오늘이 지나면 또 찾아오지 않을 이들 지금 이 순간만이라도 충분히 만끽하기를 어느덧 해가 지고 시간이 갈수록 위태해보이던 저 꽃은 시들어 안쓰러울 뿐인데, 그 뒷이야기는 굳이 안할게, such a cliche. 불안의 꽃, Angstblute.
       :BIZNIZ- Angstblute 中

찬열은 거울 속 제 모습에 만족하며 머리를 매만졌다.
어차피 집으로 곧장 가야 할 시간인데도 뭐가 아쉬운지, 계속해서 갈만한 곳이 없나 머리를 굴리던 중이었다. 손목에 묵직하게 채워 진 메탈시계를 가만 쳐다보던 찬열이 한숨을 쉬었다. 교복 입은 제가 더 놀기엔 엄청난 핸디캡이 따를 시간이었다.
지금 시간에 교복이들 이라곤 학원을 옮겨 다니고 있을 모범생들 뿐 일거다.
그래도 제 잘생긴 얼굴은 어딜 가도 먹힐 텐데. 한껏 멋있는 척을 하며 미간을 찌푸린 채 거울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존나 잘생겼다. 풉, 뒤에서 들려온 웃음에 찬열의 미간이 ‘멋있게’ 가 아니라, 정말 기분 나쁘게 찌그러졌다.
뒤로 돌아 본 찬열의 앞에 있는 건, 세훈이었다.
오랜만이야, 지랄아. 세훈은 손을 들어 보이며 인사를 했다. 찬열의 인상 쓴 모습은 안중에도 없나보다. 결국 찬열도 웃어 보였다. 세훈은 저를 화낼 수 없게 만들었다.

오늘은, 집에 가냐.
글쎄.
공간을 빠져 나가려는 세훈의 손을 찬열이 급하게 챘다.
오늘은, 오늘은 같이 가자.

*

왔어, 우리 아들?
문 열리는 소리에 찬열의 엄마가 현관 앞으로 달려 나갔다.
환하게 웃으며 아들을 반기던 얼굴이 뒤에 따라 들어오는 인영에 보기 좋게 찌그러졌다.
세훈에게 그녀도, 그녀에게 세훈도, 정말이지 반갑지 않은 존재였다.
그래도 그녀는 아들의 비위를 맞추려 노력했다.
세훈이도 왔네, 오랜만이야. 아들, 밥은? 엄마가 맛있는 거 해뒀는데. 세훈아, 같이 먹어.
됐어요, 선의의 가면을 쓴 감정 없는 관심에 세훈이 대꾸를 했다.
찬열은 그런 세훈을 좇아 방 안으로 들어갔다.

제 방안의 세훈은 매우 약했다.
이 집안에 들어오면 언제나 먼저 들어오는 곳이 제 방이었다.
딱히 들어갈 공간도 없겠지만, 세훈은 늘 찬열의 방부터 찾았다.
이 집안에서 유일하게 숨을 쉴 공간이기도 했지만, 유일하게 그를 울릴 곳이기도 했다.
십여 년 전의 그 방을 기억도 못 할게 분명하지만, 그때와 판이하게 다른 방임에도 그 공간 자체는 세훈에게 특별하고, 소중했다.
제 엄마가 저를 위해 마련해 두었을, 그 공간.

*

세훈의 엄마는 제 남편을 죽였다.
만삭이 다 되어 가는 몸으로 엄청난 울음을 몸에 안고서, 힘겹게 행동했을 게 분명했다.
아이를 가진 제 앞에 남편은 여자를 데리고 나타났다.
장을 보러 다녀온 사이 그녀의 침실에는 그와 그의 여자가 뒹굴고 있었다. 불안함 속에 그녀는 손에 집히는 무언가를 잡아들고 그들에게 향했다.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는 여자와, 아무 말도 못한 채 그녀를 피하려는 남편에게 그녀는 막무가내로 손을 휘저으며 발악했다. 떨리는 손으로 배를 움켜쥔 그녀는 울면서 제 뱃속의 아이에게 미안함을 호소했다.
엄마가, 미안해.

사회가 아닌 곳에서 아이를 낳은 그녀는 정해진 기한이 되자 아이를 보내야했다.
남편도 죽고 없는 상황에, 그녀에게 그 시간은 엄청난 고통이었다.
딱히 아이를 맡아 줄 친지도 없는 그녀는 결국, 저를 찾아왔던 남편의 여자에게 아이를 보냈다.
엄마가, 엄마가 미안해. 엄마가 미안해, 세훈아.

이미 여자에겐 세훈보다 먼저 낳은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를 위해, 여자는 세훈을 탁아소에 버려두었다. 그리고 세훈이 다섯 살 되던 해, 여자가 다시 세훈을 찾아왔다.
아마, 법적으로 세훈 앞에 남겨진 유산을 찾으려 그랬을 것이다.
세훈아, 안녕. 찬열의 인사와 익숙하지 못한 여자 앞에 세훈은 주눅 들었다.
어린나이에 제대로 영양을 취하지 못한 세훈은 작고 왜소했을 뿐 더러, 여자의 눈은 소문이 좋지 못한 탁아소의 그 누구보다도, 날카롭고, 차가웠다.
너도, 인사해야지. 세훈아. 앞으로, 네 형이야.

제 아이의 아버지를 죽인 여자의 아들.
여자에게 세훈은 끔찍한 존재였다. 하지만 그 어미를 괴롭히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었다.
세훈이 가끔 엄마라며, 저를 칭하면 여자는 끔찍해하며 세훈을 쫓아냈다.
어린 세훈에게 그 모든 것은 상처였으며, 지옥이었다.
찬열이 그런 세훈에게 더욱 잘해주려 하면 세훈은 자랄수록 그들을 같이 밀어냈다.
없는 용돈 쪼개 세훈을 챙기는 찬열에 여자는 찬열을 혼내기도 했었다.
그러나 찬열은 그럴수록 세훈에게 몰두했다. 하지만 곧, 그 관심도 세훈에 의해 멈춰졌다.
아니, 세훈을 위함에 멈추어 졌다.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
어느 날 제 엠피쓰리 안의 노래를 뒤적이던 찬열이 누가 불렀는지 모를 그 노래 제목에서 멈췄다.
세훈을 위한다면 말해야 했다. 그러나 말해선 안 되었다.
어젯밤, 엄마와 이모의 통화를 엿들었다. 세훈의 엄마 얘기였다.
중학생이 된 찬열에게 그 통화내용을 이해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쉽지 않은 그 내용은 찬열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애 아빠 죽인 여자야. 오세훈 새끼 데려가라고 홀랑 내놨다가, 찬열이나 나한테 해코지하면? 그땐 어떡해! 그년이 나왔든 어쨌든, 나는 오세훈 데리고 있어야 해. 걔 보호하고 있으면서 나오는 애 아빠 유산이 얼만지는 알아? 그 여자가 알던 모르던, 얘, 그 여자한테 가면 돈도 그쪽으로 빼돌릴지, 누가 알아? 그 여자 독해. 이제 갓 나와서 아는 거 없다고 해도, 갓난쟁이를 지 남편이랑 바람난 년한테 맡긴 여자야. 애 위해서 뭔들 못 하게? 네가 오세훈 맡을 거 아니면, 끊어.’
세훈을 향해 내던지던 관심은 그 이후로 모조리 멈추었다.
제 엄마의 이야기를 세훈에게 모두 전했다. 세훈은 그 길로 곧장 집을 나섰다.
저를 지독하게도 싫어하는 여자가 목적을 가지고 저에게 접근했던 사실에 놀란 건 없었다.
찬열이 싫어졌을 뿐 이다. 찬열은 전처럼 저를 대하지 않았다. 저를 향한 모든 것을, 다 끊어버렸다.
밤마다 자는척, 눈을 감은 제 옆에 앉아 혼자 우는 거야 알게 아니었다.
저를 그 지옥에 두면서 다 알고 나서도 더 힘들게 방치하는 찬열이 너무 미웠다.
차라리, 전처럼 모른 척 웃어주지, 전처럼 과자나 사다주지.

집을 나온 세훈은 막막했다.
엄마가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고 당장의 배고픔도 해결 할 수 없었다.
집 근처 골목에 쪼그려 앉은 세훈은 한숨을 쉬었다.
땅 바닥 어딘가에 뉘여 있던 꽃 한 송이를 집어 들었다.
엄마, 볼 수 있다. 볼 수 없다. 있다. 없다. …있다.
꽃잎 점 따위가 뭐라고 세훈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당장 볼 수 없더라도 언젠가는 볼 수 있으리라, 꽃잎이 왠지 모르게 마음에 들어찼다.
그리고 기적처럼, 울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여자가 저를 지나쳐 갔다.

하릴없이 그녀를 쫓았다.
여자는 점점 더 울 것 같은 얼굴을 했다.
결국 눈물이 그녀의 눈가를 가득 채울 즈음, 여자가 멈춰 섰다.
세훈이 얼마 전에 나온 집 앞이었다.

*

 

 

원ㄹㅐ 다른 커플링으로 쓰던건데 그건 개인적으로 뽑을거라서 추천받아서 씀ㅁ헣컿

카백이랑 세루 어울린다던 징어들한템ㄴ 미안함ㅠㅠ 세총이라서

근데 그렇게 케미 쩌는거같진 않다 똥손이라 그런것도 있고 헣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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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완전 좋은데요 담편은 언제쯤에 볼수있나요.. 찬세픽은 진짜 찾아볼수가 없어서 아쉬워요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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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노
다음도 진행중이라서 오래걸리진 않을거에요! ㅎㅎ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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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감사합니다 기다리고 있을께요 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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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노
네 열씸히 써올게요! 하트!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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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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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노
으아 감사해요ㅠㅠㅠ 금손은 아니라능 부끄부꾸..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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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아 다행히 엄마를 만나네요ㅠㅠㅠㅠ 다시 세훈이를 버리지는않겠죠? 잘읽었습니다!
13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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