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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안보신 분은 보고오세요~   

   

1편 아주 약간! 수정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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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백현은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찬열은 경수가 담임에게 말해주지 않아서 무단처리가 됐다며 경수에게 책임지라고 찡찡댔다. 경수는 주황색 귀마개를 뚫고 들어오는 소음에 인상을 찌푸렸다. 대충 쓱 쳐다보고 마는 경수에 찬열이 의아해했다.   

   

   

   

   

   

   

   

   

"너 반응이 왜그래?"   

"뭐가."   

"평소에 이러면 금방 나 달래주려고 매점가자던 놈이."   

   

   

   

   

   

   

   

   

찬열은 보기와 달리 눈치가 꽤 빠른편이었다. 예전같아선 옆에서 시끄럽게 구는 찬열이 귀찮아서 대충 매점에서 빵이나 아이스크림 하나 물려주며 끝냈던 경수였다. 왠지 모르겠지만 가끔씩 그 돈을 찬열이 지불하기도 하면서. 하지만 오늘따라 심각한 표정에 찬열이 의아해했다.   

   

   

   

   

   

   

   

"아….혹시 연락왔어?"   

"?"   

"헤헤. 백현이가 너 번호 알려달라길래 알려줬는데. 어제 별일없었…지?"   

   

   

   

   

   

   

   

지도 찔렸는지 말끝을 흐리며 슬슬 자백하는 모습과 함께 용서를 구한다는 듯이 경수의 손을 잡자 팍 하고 손을 쳐냈다. 여전히 웃는 눈으로 경수를 쳐다보자 절로 인상이 구겨졌다. 눈치가 빠르단 말은 취소해야겠다. 저 웃는 낯을 언젠간 찢어버리고 말리라. 지 일이 아니라고 제 앞에서 허허거리고 있는 찬열을 노려보았다. 웃는 얼굴에 침 못뱉는다고 했나? 대신 경수는 손에 있는 지우개를 찬열의 얼굴에 집어던졌다. 악! 찬열은 눈에 주름이 잡히도록 놀라며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팔을 휘둘렀다.   

   

   

   

   

   

   

   

   

"아…안알려주려고 했는데, 그게, 계속 협박하고 그러잖아…."   

"너 세훈이한테 말할거야."   

"ㅁ,뭘! 뭘,뭐를!"   

"백현이보다 덩치는 산만하면서 찍소리 못하고 얻어터졌다고."   

"아아. 진짜 왜그래. 아, 경수혀엉…. 내가 고의로 그런것도 아니고."   

   

   

   

   

   

   

   

팔을 잡고 흔들어대며 애원하는 모습이 내심 안쓰럽기도해서 하트입을 만들어줬더니 찬열의 안색이 밝아졌다. 세훈이한테 말 안할거야? 금세 다시 웃으며 말하는 찬열을 쳐다본 경수는 찬열의 귀가 쫑긋거릴것 같다고 생각했다. 큰 덩치에 맞지않게 찬열은 귀여운 구석이 있었다. 너 하는거 봐서.    

   

   

   

   

   

   

   

"책이나 꺼내. 다음 시간 담임이니까."   

"악! 담임이야? 나 죽었다…. 어제 튄거 뭐라 할거같은데."   

   

   

   

   

   

   

   

   

결국 찬열은 하필 제일 예민한 점심시간 전인 4교시에 담임에게 열심히 까였고 훌쩍이면서 세훈이한테 카톡을 보내기 바빴다. 세훈은 경수와 찬열과 같은 학교 2학년으로 찬열과는 동아리에서 알게된 선후배 사이였다. 찬열이 얼마나 세훈을 아끼던지 옆에서 보면 아주 샴쌍둥이마냥 붙어다니는 통에 절로 헛구역질이 났다. 지보다 한살 어린 놈한테 잘하는 짓이다. 찬열은 쯧쯧대며 저를 한심하게 쳐다보는 경수를 무시하고 열심히 자판을 두들겨댔다. 저러다가 담임쌤한테 걸리면 어쩌려고…….   

   

   

   

   

   

지잉. 그때 주머니에서 진동이 울렸다. 연락 올데가 없는데, 뭐지? 몰래 고개만 숙여 쳐다본 핸드폰엔 모르는 번호로 문자가 와있었다.   

   

   

   

   

   

   

[어디야?]   

   

   

   

   

   

   

   

정황상 이 번호는 백현이 확실했다. 잘못 온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경수는 백현의 문자라고 단정지었다. 대충 학교라고 보내면 될 것을 계속 썼다 지웠다하는 사이에 문자가 한 통 더왔다.   

   

   

   

   

   

   

[우리 집에 와라.]   

[싫어.]   

   

   

   

   

   

   

   

이건 고민 할 것도 없이 싫다고 답장했다. 이 새끼가 어제 공개된 장소에서 대놓고 저를 강간하려 했는데 지네 집가면 무슨 일을 벌일려고….수업에 집중도 안되고 문자만 계속 신경쓰여서 신경질적으로 핸드폰을 주머니에 쑤셔넣었다. 지잉   

   

   

   

   

   

   

   

[나 아파. 오면 다신 너 안건드릴게.]   

   

   

   

   

   

   

   

   

다시 폰을 꺼내들어 확인한 액정을 보곤 경수는 실소했다. 경수는 백현이 자신을 괴롭히든 말든 상관없었다. 그냥 무시하면 그만일 행동이었고 경수가 계속해서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되려 상대방이 지쳐서 나가떨어진게 한두번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중학교때도 동글동글하고 착하게 생긴 외모에 학기초에는 괴롭힘을 많이 당했지만 경수의 무반응에 흥미를 잃고 떠나가는 아이들이 많았다.   

   

   

   

   

   

   

   

[김종인도 안건드려.]   

   

   

   

   

   

   

   

   

휴대폰을 잡은 손에 힘이들어갔다. 종인이랑 나랑 무슨 사인줄알고? 지가 뭔데 갑의 위치에 있는 것 처럼 말하는 거지? 옆에서 찬열이가 팔뚝을 툭툭치는게 느껴졌지만 계속 김종인이 라는 단어에만 신경이 쓰였다.   

   

   

   

   

   

   

   

   

"야,야 경수야 담임이 너 본다."   

"……."   

"야, 도경수우."   

"……."   

"아 진짜……."   

"도경수! 일어나서 책상밑에 있는거 들고 나와."   

   

   

   

   

   

   

   

   

   

결국 담임께 핸드폰하는 것을 들킨 경수는 그럴줄 알았다는 찬열의 말에 어깨를 으쓱했다. 홀더키를 누른 경수의 표정은 내심 다행이란 빛이 서려있었다. 마치 백현의 집에 가고 싶었지만 핸드폰이 뺏겨서 어쩔수 없이 못간것이라는 변명을 하고 싶어하는 듯이. 의자에서 천천히 일어나 담임에게 폰을 내밀었다. 낚아채듯이 폰을 압수한 담임은 핸드폰 모서리로 경수의 이마를 툭툭 쳤다.   

   

   

   

   

   

   

   

   

"내가 너는 이럴줄 몰랐는데. 계속 찬열이랑 붙어다니더니 2학년때랑 많이 달라졌다. 고3이면 정신차리자, 응?"   

"죄송합니다."   

   

   

   

   

   

   

   

   

악의라곤 없는듯한 하트 입술로 활짝 웃는 경수는 남자임에도 예쁘다, 라는 생각이 들게끔 했다. 찬열은 그런 경수의 웃음이 인위적이라고 생각했지만 담임눈에는 그저 반성한 학생같이 보였을 것이다. 경수는 들어가보라는 담임의 말씀에 자리에 돌아가 앉았다. 찬열이 담임의 말씀에 어이없다는 듯이 하루에 한번 이상 등장하는 배신당한듯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경수를 탈선의 길로 인도한 적이 없다고요. 오히려 내가 이 새끼때문에 힘들면 힘들었지.   

   

   

   

   

   

   

괜히 경수가 미안해져서 찬열의 등을 토닥이며 복도를 내다보았다.   

   

   

   

   

   

   

   

"……."   

"……."   

   

   

   

   

   

   

   

   

언제부터 서있었던 것일까. 종인은 창틀에 기대어 계속 경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선생님이 심부름이라도 시켰는지 한쪽 손에는 많은 양의 종이뭉치가 들려있었다. 경수와 종인의 눈이 마주쳤다. 서로 빤히 바라보다가 괜히 민망해져서 경수가 먼저 시선을 피했다. 계속 자신을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돌려 확인하고 싶었지만 또 눈이 마주칠까봐 수업에 집중하려 애썼다. 4교시가 끝나고 급식실로 달려가는 아이들 사이로 종인을 찾았지만 종인은 보이지 않았다.   

   

   

   

   

   

   

선생님께선 경수에게 핸드폰은 일주일후에 준다고하셨다. 애도 아닌데 핸드폰 압수하는 꼴이 퍽 유치하다고 생각했다. 점심시간후 5교시, 찬열은 졸린 눈꺼풀을 들어올리려 애쓰다가 정신을 잃고 잠에 빠졌다. 아…세훈이가 꼭 카톡 답장 하라고 했는데……. 또 나한테 왜 계속 카톡 무시하냐고 화낼거 같은데…….   

   

   

   

   

   

   

찬열이 눈을 떴을 땐 이미 종례가 끝나고 아이들이 모두 빠져나간 후였다. 도경수, 얘는 또 나 안깨우고 갔네. 처음엔 당황스럽고 충격이었지만 이미 여러번 겪은 경수의 마이웨이 정신에 익숙해진 찬열은 가방을 챙겨 교실 밖으로 나갔다. 학교 정문에서 고만고만한 키의 사내 두명이 서있는 것을 본 찬열은 눈을 가늘게 떠 누구인지 확인했다.   

   

   

   

   

   

   

   

   

"도경…!"   

   

   

   

   

   

   

   

   

백현과 경수였다. 익숙한 인영에 아는 척 하려고 손을 들었던 찬열은 다시 손을 내렸다. 둘이 서로 죽일듯이 심각하게 언성을 높이며 싸우고 있었다. 하지만 멀리서 본 찬열의 눈엔 그저 그 둘이 대화하는 것 처럼 보였을 것이다. 점점 가까이 다가간 찬열은 경수가 저렇게 얼굴을 붉히며 소리치는 모습을 보고선 놀랐다. 항상 무신경하고 차분한 도경수가 흥분하다니? 하지만 곧 찬열은 방금 놀랐던 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   

"……아…."   

"……."   

   

   

   

   

   

   

   

   

백현이 경수의 뒷목을 잡아 경수의 얼굴과 지 얼굴을 부딪혔다. 아니, 이게 지금, 남자 둘이서…? 당황해서 이 자리를 피해줘야 하나 어쩔줄 몰라하는 찬열과 백현의 품안에서 발버둥치며 얼굴을 돌리던 경수의 눈이 마주쳤다. 경수의 얼굴이 새하얘졌다. 와…오늘 경수 표정 여러개본다. 저런 표정은 못짓는줄 알았는데. 찬열은 백현에게 감사해야하나 생각했다.   

   

   

   

   

   

   

   

이 일의 발단은 백현에게 있었다. 아프니까 문병차 오란 저의 말에 답장 하나 없이 무신경한 경수가 괘씸해서 종례시간에 맞춰 학교앞까지 찾아갔다. 평소 학교에 남아서 자습을 하던 경수였기에 백현은 교문앞에서 오래 기다려야 했다. 슬슬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낼때 쯤 경수가 정문에서 나왔다.    

   

   

   

   

   

   

   

   

"도경수."   

"……."   

"넌 내 말이 말같지 않은가봐."   

"하나도 안아파 보이네. 오늘 종인이는 얼굴에 상처 많이 났던데."   

"종인이? 너 그 종인이란 말 좀 그만해라. 게이냐? 지 애인 부르듯이 말하는 것 봐라."   

"넌 그런 말 할 자격없어."   

   

   

   

   

   

   

   

   

겉으론 담담한 척 했지만 경수는 어제 강간 당할 뻔 했던 일만 떠오르면 소름이 돋았다. 분노에 못이겨 부들부들 떨리는 경수의 작은 머리통을 본 백현이 경수의 턱을 그러쥐었다. 생긴것과 다르게 저보다 다부진 턱이 바들바들 떨리고 있었다. 물론 그럼에도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경수의 모습이 백현을 더 자극했지만.    

   

   

   

   

   

   

   

   

"너가 그렇게 생겨먹은 걸 어떡하라고."   

"……."   

"너 진짜 야하게 생긴거 알지."   

"집에 갈래. 놔줘."   

"어제 못한거 끝까지 하자?"   

   

   

   

   

   

   

   

   

턱을 쥐었던 손을 놓아 경수의 팔을 잡으며 희롱하는 백현의 말에 경수는 토악질이 나왔다. 이거 놔. 반항할수록 팔을 잡는 손에 힘이 들어가서 경수의 팔이 아렸다. 이를 앙다문 경수의 입새로 짓이겨진 신음이 새어나왔다.   

   

   

   

   

   

   

   

   

"노라고!"   

   

   

   

   

   

   

   

   

백현의 팔을 쳐낸 경수가 아픈지 인상을 찡그리며 팔을 매만졌다. 백현은 그러한 경수의 뒷목을 붙잡고 경수의 아랫입술을 빨았다. 달다, 고 백현은 생각했다. 한번도 아니고 두번씩이나 백현에게 당하자 잠시 멍해있다가 입술을 가르며 들어오는 혀에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도리질쳤다.    

   

   

   

   

   

   

그러다   

   

   

   

   

   

"……."   

"……아…."   

"……."   

   

   

   

   

   

   

   

   

운동장에서 경수에겐 너무 자주봐서 익숙한, 하지만 이 상황과 어울리지 않다고 느끼는 배신당한 듯한 표정의 찬열을 볼 수 있었다. 순간 경수는 울컥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느꼈다. 좆같애. 강제 커밍아웃을 당한 기분이었다. 백현을 노려보니 뭐가 좋다고 강아지처럼 순한 웃음을 짓는 꼴이 꼭 저는 가해자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냅다 백현의 명치에 주먹을 내지른 경수는 백현의 윽 하는 소리와 함께 찬열을 다시 쳐다봤다.   

   

   

   

   

   

   

   

"오해하려면 맘대로 해."   

   

   

   

   

   

어차피 내가 게이인건 맞으니까.   

   

   

   

   

   

   

   

   

그러곤 다시 방향을 틀어 걸었다. 뒤에선 백현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다시 눈시울이 붉어지려는 탓에 눈에 힘을 주었다. 찬열에게 백현과 키스한 것을 들킨건 아무렇지 않았다. 그저 경수는 자신을 먹잇감으로 알고 들이대는 백현이 마음에 들지않았다. 또……. 경수는 주먹을 세게 말아쥐고 숨을 내쉬었다. 종인이가 내가 동성애자인걸 말한걸까? 그러지 않고서야 자신이 게이인 것을 백현이 알리가 없었다. 사실 백현은 그저 경수가 계속 눈에 밟혀서 접근한 것 뿐이었다. 하지만 경수에겐 백현의 행동은 마치 자신이 게이인 것을 다 알고 있어서 나온 행동 같았다. 경수는 다시 숨을 들이쉬었다. 진짜 좆같은 하루다.   

   

   

   

   

   

   

   

--   

   

처음 쓴글인데 예상보다 댓글많이 달려서 좋았어요ㅠㅜ 내가 글쓰면 댓글 별로 신경안쓸거 같았는데 막상 달리니까 기분좋더라구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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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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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신알신꾹ㅠㅠㅠㅠ 경수가 께이께이엿근녀?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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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정말 잘보고 갑니다 담편도 보러가요! ㅎㅎ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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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헐....경수가....그랬구나.......차뇨리.....오해하지마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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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헐.....신알신하구가여..경수성격 독특해서 아무렇지않은줄알았는데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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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퓨ㅠㅠㅠㅠ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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