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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권순영] 뱀파이어 | 인스티즈

 

 

 

 

 

 

 

 

* 브금 필수

 

 

 

 

 

 

 

 

 

 

내게 바짝 다가온 그의 체취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원래 이렇게 매혹적이었는지, 아니면 나를 홀리기 위해 내 앞에서만 이렇게 끼를 부리는 건지 도통 알 순 없으나 분명히 알 수 있는 건 이미 내가 그에게 홀렸다는 것이다. 

 

그는 한참이나 내 어깨에 얼굴을 묻곤 차가운 손으로 내 허리를 지분거렸다. 그도 나와 같이 체취를 느끼고 있다.  

 

 

" .. 조금만 더. " 

 

시간이 더 흘러 이제 벗어나려 몸을 뒤로 하니 그런 내 허리를 당겨 더 깊이 안아옴으로써 꼼짝 할 수도 없게 만들어버린다. 이상하다, 평소보다 더 갈구하는 느낌에 고개를 돌려 날짜를 확인했다. 달력을 보니 그의 행동을 단번에 이해 할 수 있었다.  

 

 

그의 각성일이 다가오고 있었다. 

 

 

. 

. 

 

 

뱀파이어는 1년에 한번 각성을 해 더욱 더 단단해진다고 한다. 각성을 하기 위해선 평소보다도 더 많은 피가 필요로 했고, 각성일이 다가온 뱀파이어는 모든 감각들이 곤두세워져 있다. 피에 굶주려 있기도 하다.  

 

그의 각성일이 다가오면 내 체취를, 내 피를 갈망한다. 그에게 내 피를 내어주려고 했던 그때, 그는 그대로 날 두고 밖으로 뛰쳐나가버렸다. 난 영문을 모른 채 그를 하염 없이 기다려야 했다. 그저 그가 너무 힘들어보이길래 그랬던것인데.. 그렇게 그는 근 일주일동안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일주일 후 돌아온 그에게 달려가 빈틈없이 안기고 난 후에야 난 살아있음을 느꼈다. 그가 없이는 살 수가 없다. 그도 그랬는지, 한참을 날 안곤 수도 없이 입을 맞췄다. 나중에 들어보니 뱀파이어에게 사랑하는 자의 피는 한없이 달콤해진다고 한다. 분명 참을 수 없을 것이란 걸 이미 알고 피했던 거라고 했다.  

 

그래서 그 후로는 그의 각성일이 다가오면 나와 그는 떨어져 지낸다. 하지만 난 그와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내 피를 취했으면, 하고 생각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하지만 뱀파이어의 본능은 억제 할 수 없는 것. 이번에도 어쩔 수 없이 그를 보내야 했다.  

 

 

. 

. 

 

 

각성일 전날 밤, 그는 사냥에 나선다, 

 

그를 배웅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각성일 바로 전날인 만큼 절제력이 한참이나 떨어져 그는 날 방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한다. 그래서 지금 각성일이 불과 몇시간밖에 남지 않은 이 상황, 나는 홀로 방 안에서 그가 나가는 소리만을 듣는다. 

 

각성일엔 참 많은 걱정이 든다.  

절제력이 떨어진 그가 자칫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은 양의 피를 취하게 되면 순식간에 이성을 잃어 날뛰게 된다. 또한 필요한 양보다 적은 피를 취하게 되어도 이성을 잃게 된다. 그렇기에 난 하루하루를 애타는 마음으로 지세운다. 빨리 각성일이 지나고 그의 품에 안겼으면, 하는 바램 뿐이었다.  

 

그가 없는 집에서의 생활은 참 더디게 흘러갔다.  

 

 

. 

. 

 

 

오늘은 드디어 각성일이 끝나는 일주일의 마지막날이다. 항상 마지막날 밤 12시 정각에 되돌아오는 그를 배웅하기 위해 난 오늘 하루종일 분주했다. 오랜만에 보는 그에게 더욱 예뻐보이기 위해 그가 좋아하는 하얗고 살랑거리는 원피스를 꺼내 입고 머리를 빗었다. 하루 온 종일 그를 만날 생각에 얼굴엔 웃음꽃이 활짝 피어있었다. 

 

 

 

밤 11시 59분. 째각째각 시계바늘이 움직이는 소리를 들으며 그를 기다렸다. 12시가 되기 전 마지막 시계바늘이 움직였을 때 그는 내가 알아챌 수도 없을 속도로 문을 열고 들어와 내 앞에 섰다. 한달 같았던 일주일의 기다림이 그를 보니 싹 잊혀졌다. 그의 품에 안겼다. 그도 내 몸을 감싸 꽉 안아주었다.  

 

그러다 갑자기 날 확 밀쳐내버리는 그의 행동에 그의 허리를 꼭 끌어안고 있던 내 손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허공에 떠버렸다. 당황한 내가 그에게 다가가자 그는 내게서 멀어져버렸다. 다시 한발자국 그에게 다가가니 그는 결국 밖으로 나가버렸다. 걱정 되는 마음에 그를 따라 밖으로 나오니 얼마 안가 보이는 그의 모습에 안심이 됐다. 그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그런 손을 맞잡아주었더니 내게 날카로운 시선을 한 채, 

 

" .. 가. " 

 

내 손을 밀어내는 그다. 도대체 왜 이러는건지 알 수가 없어 다시 한번 그의 손을 꼭 잡으니 이제는 아예 내 손을 내쳐버리는 그의 행동에 이젠 걱정만이 아닌 불안함과 그를 잃으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이 몰려왔다. 점차 시야가 뿌옇게 변해갔다. 나 또한 그와 같이 몸을 떨었다. 

 

" 왜..이러는거에요. 어디 아픈 거에요..? " 

 

한발짝, 한발짝. 용기를 내어서 그에게 다가갔다. 처음엔 주춤거리며 나와 거리를 두더니 나와 가까워져가는 그다. 내 앞에 가까이 있는 그의 눈동자가 새빨간 색을 띄고 있었다. 그의 빨간 눈동자는 본 적이 없었다. 그의 눈동자에 빨려가듯 그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자 그는 날 벽 쪽으로 밀치곤 내 얼굴의 양옆에 팔을 두어 날 가뒀다.  

그가 이상했다. 내 앞에선 절대 날카로운 이를 들어내지 않았던 그인데, 지금은 적나라하게 날카로운 이를 드러내곤 내게 가까워져 오고 있었다.  

 

원피스 덕에 드러난 내 어깨에 곧 차가운 이가 닿았다. 무서움에 굳어버린 몸이 움찔하며 그의 어깨를 꽉 잡았다. 처음 느껴지는 뱀파이어의 날카로운 송곳이가 두려웠다. 하지만 그에게 전해지지 않았는지 그는 더욱 날카롭게 내 어깨에 박힌 입으로 피를 빨아들이고 있었다.  

생소하고 이질적인 느낌에 이리저리 몸을 비틀다, 점점 힘이 빠짐이 느껴졌다. 그런 내 몸이 지탱을 못하고 흔들거리자 그가 내 허리를 단단히 받쳐 지탱했다. 그럴수록 빠르게 빠져나가는 피 덕에 점차 앞이 흐릿해졌다. 

 

" 그만.. " 

 

난 그제서야 그를 밀쳐내려 했으나 이미 힘이 풀려버려 그는 끄떡도 하지 않았다.  

 

" 순, 영.. " 

 

마지막으로 난 그를 부르며 의식을 잃었다. 

 

 

 

 

 

 

. 

. 

 

 

 

 

 

 

 

 

눈을 떴을 땐 익숙한 천장이 보였다. 내가 집에 온건가, 하는 생각도 잠시 옆에 있던 지수씨가 깨어난 내게 말을 걸어왔다. 

 

" 정신이 들어요? " 

" 아.. 네. " 

" 다행이다, 그래도 꽤 빨리 깨어났네요. 난 적어도 한달은 걸릴 줄 알았지. " 

" 나 얼마나 누워있었어요..? " 

" 지금 이주째에요. 딱 이주 됐을 때 깨어났네. " 

 

 

이주나 누워있었구나. 상황파악을 채 하기도 전에 난 눈 앞에 보이지 않는 순영을 찾느라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그런 나를 알아챘는지 " 권순영 찾아요? "  하고 물어오는 지수에 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 나도 어딜 그렇게 가는지 못 물어봤어요.. 주위에 날카로운 얼음이라도 있는 것처럼 차가워서는 말도 잘 못붙이겠더라고요. 항상 밤마다 칠봉씨 상태만 확인 하고 곧바로 나가버려요. " 

 

그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다는 말에 나는 어렵게 힘을 주고 있던 몸에 힘이 쫙 풀려버렸다. 버티고 앉아있던 몸이 쓰러지려고 하자 그런 내 몸을 받쳐주는 지수씨다. 

 

" 아직 힘 많이 쓰지 말아요. 빈혈 올 수도 있으니까. " 

" ..네. " 

" 권순영 항상 밤마다 칠봉씨 보러 오니까 조금만 기다리면 올거에요, 걱정 말아요. " 

" 네, 감사해요.. " 

 

 

. 

. 

 

 

그가 돌아올 밤을 기다리며 누워서 천장을 바라봤다. 하얀 천장에 빨간 눈과 날카로운 이를 드러내던 그가 다시 한번 떠올랐다. 그러고보니 의문이 드는게 한두개가 아니었다. 왜 그는 아무런 통보도 없이 내 피를 취했던거고, 각성일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주체를 하지 못했는지.. 그 순간 방 안으로 들어오는 지수씨에 나는 다시 누웠던 몸을 일으켰다. 

 

 

" 저.. 지수씨. " 

" 네? " 

"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거에요.. 그 사람한테. " 

" 아.. 칠봉씨는 아직 모르겠구나. 그 자식이 잘못한거에요. 실수로 적게 피를 취했나봐요. 칼 같은 권순영이 왠일로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그 때문에 칠봉씨가 다쳤으니.. 권순영도 많이 힘들거에요. 내가 볼 땐 칠봉씨한테 미안해서 옆에 못있어주는 거 같아요. 그래서 밤에 상태만 체크하고 나가는거지. " 

" 아.. 지금은, 괜찮은거죠? " 

" 네. 칠봉씨 피로 인해 필요량까지 꽉 차서 이제 절제력도 더 강해졌어요. 다음부턴 이런 일 없을거에요. " 

" 그럼 다행이에요.. " 

" 뭐가 다행이에요. 칠봉씨가 죽을 뻔 했는데. 근데 이상하게 한번 이성을 잃고 나면 다시 되찾기 힘든데, 그래도 정신은 차렸더라고요. 울면서 저를 찾아왔어요. 살면서 권순영이 우는 건 또 처음 보네.. " 

 

 

 

. 

. 

 

 

 

어둠이 내려앉았다. 무서웠던 그가 자꾸만 떠오르지만, 보고싶은 마음은 갈수록 더해졌다. 한시라도 빨리 그가 보고싶은 마음 뿐이다. 몸을 일으켜 침대에 걸터앉아 그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그 때 마침, 덜컥 거리는 소리와 함께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난 침대에서 내려와 한걸음, 한걸음 방 문 앞으로 다가갔다. 하지만 그의 걸음소리는 방 문 앞에서 끊겨버렸다. 

 

 

" .. 순영씨. " 

" .. " 

" 순영씨 맞죠. " 

" .. 칠봉아. " 

 

그가 맞다는 걸 인지하곤 곧바로 방문을 열기 위해 손잡이를 잡아 돌렸다. 하지만 그가 문을 가로막고 서있어서 열 수 없었다.  

 

" 문.. 열어줘요. " 

" ..미안해. " 

" ..뭐가요. " 

" 나 무섭지. " 

" ... " 

 

무섭지 않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그의 날카로운 이가 아직도 생생하다. 하지만, 난 여전히 그를 사랑한다. 그가 보고싶다. 그에게 안기고 싶다. 

 

" 순영씨.. 보고싶어.. " 

 

결국 난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 그가 미워서도 아니고, 무서워서도 아니다. 이대로 그가 떠나버릴 것만 같았다. 무섭냐는 그의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무섭지 않다고 대답하지 못했다. 곧 가버릴 것만 같은 그의 발걸음이 너무 두렵고 무서웠다.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덜컥- 방문이 열리고 곧바로 마주한 그의 얼굴은 한없이 창백해져 있었고 초췌해져 있었다. 순식간에 그는 내게 다가오자마자 날 품에 안았다. 더 조심스러워진 손길에 난 그를 더 꽉 안았다.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펑펑 울었다.  

 

" 미안해.. 미안해 칠봉아. " 

" 미안해하지 말아요. " 

 

미안하다는 그의 말이 조금은 촉촉해져 있었다. 품에서 나와 마주한 그의 얼굴에선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손을 올려 그의 눈물을 닦아내주었다.  

 

내겐 그 무엇보다 더 무서운 것은 그를 잃는 것이다. 

 

 

 

. 

. 

 

 

 

그는 이성을 잃어버린 그 상황에서 내가 그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정신이 들었다고 했다. 그도 마찬가지로 나를 잃을까, 두렵고 무서웠다고 한다. 그래서 한동안은 그의 불안함을 없애기 위해 애를 먹어야했다. 집엔 항상 동물들의 피가 냉장고 안에 준비 되어 있었고, 한동안은 나에게 다가오기도 꺼려했다. 그래서 더 속이 타들어가는 건 나였다. 계속 그와 같이 있고 싶은데 그는 더이상 내 옆에 있으려 하지 않았다. 혹시나 또 나를 헤칠까 자기 자신을 두려워하는 것도 같았다.  

 

더이상은 안되겠다 생각했다. 

 

" 순영씨, 문 열어봐요. " 

" .. " 

" 제발.. 열어봐요.. 응? " 

" .. 칠봉아. 난 너무 두려워, 내가 널 또.. " 

" 지금도 충분히 아프게 하고 있어요. 이렇게 날 외면하는 게.. 더 아프단 말이야. " 

 

 

드디어 그의 방문이 열렸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었다. 또 눈물이 터져나왔다. 그가 내 눈물을 닦아주었다. 

 

 

" 미안해 아프게만 해서, 미안하단 말밖에 못해서 미안해. " 

" .. 내가 말했죠, 미안해 하지 말라고. 나에게는 순영씨 존재 자체가 위로고 삶의 이유에요. " 

" .. 나도. " 

 

그 말을 끝으로 순영씨는 나에게 입을 맞췄다. 차가운 입술이 닿자 온몸에 전율이 흐르듯 짜릿했다. 그러다 곧 내 온기를 가져간 그의 입술은 따뜻해졌고, 

 

 우린 끝없이 온기를 나눴다. 

 

 

 

 

 

 

 

-- 

 

안녕하세요 처음으로 글잡 써보는 햄찌야순영해 입니다..!  

계속 쓸지는 모르겠어요.. 아마 반응이 괜찮으면 또 종종 단편으로 찾아뵐 수도 있을거 같네요..!! (수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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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49.170
이런글 좋아요:D
7년 전
햄찌야순영해
좋아해주셔서 다행이에요..♥ 댓글 감사합니다 :)
7년 전
비회원22.240
와 진짜 너무 재밌어요 ㅠㅠ 사랑해요 ❤️
7년 전
햄찌야순영해
저도 사랑해요..♥
7년 전
독자1
찾아오셔야겠어요 ㅎㅎ 잘보고 갑니다 마지막 주말을 이 글과 함께 치얼스...☆
7년 전
햄찌야순영해
찾아와야겠네요.. ♥ 저도 같이 치얼스..! 댓글 감사합니다 :)
7년 전
독자2
섹시하면서 애절한 순영이 최고예요.........재밌게 잘 봤어요!신알신도 하고 갑니당❤
7년 전
햄찌야순영해
그쵸.. 사실 제가 섹시하고도 애절한 순영이를 좋아합니다.. ♥♥ 그리구 신알신..!! 또 괜찮은 소재가 있으면 찾아뵐게요..!! 댓글 감사합니다 :)
7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7년 전
햄찌야순영해
꺄아아 감사해요 ㅠㅠㅠ♥
7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7년 전
햄찌야순영해
세쿠시... ///
댓글 감사합니다 :) ~♥

7년 전
비회원15.135
네이버 블로그 작가님 글에서 그대로 퍼오셨네요! 와우! 뻔뻔함에 무릎을 탁! 치고 갑니다!
6년 전
햄찌야순영해
혹시 그 작가 이름이 ㅇㄱㅇㄱ인가요? 이 글은 제가 네이버 블로그에서도 올리고 조금 다듬어서 인스티즈에서도 올린거에요 :)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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