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이 들었다.
뭔진 모르겠지만 그냥 내가 이제서야 정신이 들었다는거 하나는 느낄 수 있었다. 어딘지도 모르겠고 여전히 어제의 기억 그대로 머리가 지끈거리는 정도랄까-
눈을 떠 여기저기를 보니 그냥 보통 집 같았다. 음 .. 꽤 싼듯 비싼듯 그 사이에 있어보이는 집..?
지금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는판에 가격을 매기고있는 나 자신이 나도 이해가 가지않는 순간이다,
그렇게 차차 저 세상 가셨던 정신줄을 잡으려던 찰나, 휴대폰에서 알림음이 울렸다.
띠링-
모르는 번호의 문자 한통이었다.
- 그 집 주인입니다. 깨시면 연락주세요.
몇초간 벙쩌있다가 정신이 돌아왔다.
"아.. 그래 여기 우리집 아니었지"
대충 문자를 보아하니 내가 어제 뭔짓을 한게 틀림없다.
010-0415-1234 00:00
급한맘에 전화기록을보자, 잠금없는 내 휴대폰으로 본인걸로 전화해 내 번호를 가지고 나갔는지 문자왔던 번호로 기록하나만이 남겨져있을 뿐 이었다.
얼른 전화를 걸었다.
" 여보세요 ? "
- 네, 어제 그냥 길 걷는데 쓰러지시길래. 급한마음에 일단 제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지금은 급한 일 있어서 저는 잠깐 나왔고요, 괜찮아 지셨으면 집 가보시면 돼요. 상황은 알려드려야 할 것같아서. 연락드려요
"아 , 네 감사합니다 "
- 네 그럼
" 아 잠깐만요 ..! "
그렇다 . 조금 이야기를 듣고있자니 서서히 상황이 기억났다. 안그래도 머리가 계속 아파오는데,
일은 안풀리고 이태용이랑도 싸워버리니 미칠 것 같아서 그냥 벅차고 나와서 집으로 걸어가고있던 도중 ..
..
까지만 기억 나는 걸 보니 거기서 쓰러졌고, 누군진 모르겠지만 이 집 주인이 날 데려왔구나.
초면에 너무 신세 진 것 같아 끊으려던 그에게 그래도 저 사람 아니었으면 저 세상에 있었을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들어 고맙다고 얼굴이라도 잠깐 보고 인사드리겠다며 말했다. 처음엔 그럴 것 까지 없다며 그냥 집 가라고 말하는 그의 말에 그래도 사람이 받은게 있으면 완벽하진 못해도 조금은 값아줘야지 싶어 만나자고 했고, 그도 마지못해 수락을 했다.
-그럼 2시까지 쟌 사거리 카페서 만나요.
거울을 보고선 꼴이 말도 아닌 것 같아 집이라도 들렸다가야겠다 싶어서 나왔다.
다행히도 주위에 내가 아는 건물들이 많은게, 5-7분 정도만 걸으면 집에 도착하겠다 싶었다.
집에서 허겁지겁 준비하고 나올때쯤, 전화가 걸려왔다.
[이태용]
" 여보세요 "
- 어딘데 미쳤냐 어제 집 안들어갔어 ?
" 응, 왜 "
- 왜 안들어갔는데
" 몰라 걷다 쓰러졌나봐. "
- 미쳤네 진짜로 어딘데 너 쪽으로 갈게
" 됐어 약속있어"
- 뭔 약속. 어제 까칠하게 굴었다고 아직 삐진거냐
" 아니거든, 조금이따 만나자. 전화할게"
어차피 뻔했다 . 에휴 얘랑 싸워봤자다. 급 어제 생각이나서 딱딱하게 하다가도, 금새 원래대로 돌아오는 우리다. 아무리 치고박고 싸워도 길어도 하루안에는 다시 똑같은 사이가 되는 마치 기적같은 우리 42 .. 어릴때부터 친한건 아니었지만 중학교3학년때부터 질리도록 매일같이 봐왔으니. 그냥 뭐 거의 남남친구 급으로 친한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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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목소리
#프롤로그
띠링 -
어서오세요라는 말과 함께 입구에 있던 종소리가 맑게 울렸고, 난 어디에있나싶어 두리번 두리번 할 뿐이었다.
그럼 뭐하나 .. 난 얼굴을 모르는데 ^^
그냥 앉아있는게 답이다 싶어 아메리카노 두 잔과 케잌 몇조각까지 주문시키고 자리에 앉았다.
한 5분쯤 기다렸을까, 진동벨이 울리고 주문한 음식들을 가지고 다시 자리로 돌아와서 시계를 보는데 인기척이 느껴졌다.
살며시 위를 쳐다보니 고등학생쯤으로 보이는 남자애 한명이 있었다.
ㅠㅠ 왜 근데 잘생긴걸까 오빠라는말이 자동으로 반사될만큼 훈훈하게 생겼다.
놀라서 나도모르게
" 허ㅂ "
- 뭐야, 길지도 않은 시간에 집까지 다 갔다온거에요?
" 꼴이 나올 수 있는 꼴이 아니라. "
대충 얼굴만 봐도 상상가는 나이었기에 그냥 나도 의식조차 하지않고 자동적으로 반말이 나왔다.
- 나이도 모르면서 바로 반말로 나가시네.
" 딱 봐도 나보다 어려. "
잠깐 시무룩한듯, 당황한듯 하더니 쳐다보며 급 다시 말을 건네온다.
- 열아홉, 이민형이라고 해요.
그럼 그렇지. 딱봐도 많아봤자 갓스물이었어.
" 스물셋, 김시민 "
앉아서 커피와 먹을 것 들을 간단히 건네며,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아까 전화하던 분위기와는 또 엄청 다른 것 같았다.
- 대체 얼마나 아팠길래 길을 술마신 것 처럼 비틀거리다 쓰러져요?
" 아.. 나도 몰라 그냥 아프더니 스트레쓰까지 받아서 더 그랬나보다. 나도 그런경우는 이십삼년 인생 살면서 처음이라 .. "
- 약한 몸 끌고 그렇게 다니지마요. 얼굴도 예쁘게 생겨서,
얘는 뭔데 이렇게 나랑 본적도 별로 .. 아니 거의 초면급인데 이런말을 해.. 부끄럽게 ?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더니 역시 정답. 하나도 아무렇지 않았다고하면 거짓말이고. 잠깐 부끄러워 시선을 어디다 둬야할지 고민하고있을때
카톡이 울려왔다.
이태용이 온다는 카톡을 받고 슬슬 일어나야겠다싶어서 맞은편에 앉은 이민형한테 말을 꺼냈다.
" 아무튼, 난 약속 있어서 가봐야겠다 어제 너무 고마웠고 좋은거 못사줬지만 조금이라도 고마움이 전달됬음 좋겠다 "
- 충분히요. 감사히 잘 먹었어요.
인사를하고 조금이라도 늦을까싶어 사거리쪽으로 빠른걸음으로 향했고, 역시나 익숙한 차가 날 기다리고있었다.
얼른 차에 타서 급해서 뛰면서 흩날렸던 내 앞머리를 앞에있는 거울로 요리조리 정리를 했다.
뭐 볼꼴 못볼꼴 다 봐서 이태용한테 잘보이기 위함은 절대 아니다 . 언제나그랬듯, 내가 차에 타면 항상 오른손으로 내 뒷머리를 쓰담으며 물어왔다.
- 누구 만나고 오는데?
" 어제 아파서 길가에서 쓰러졌었나봐. 그때 어떤사람이.. 아니 어떤 애가 날 데려다가 자기집에 눕혀놨는데 그 애 만나고 오는길. "
- 그래서 누구던데 ?
" 몰라 열아홉 남자애
- 진짜 정신 나간소리하네 남자집에서 잤다는거냐 지금
" 남자 집 인줄 알았냐 깼을땐 난 혼자였어 나 외로웠ㅇㅓ ㅜㅜ "
울상을 지으며 이태용한테 니가 어제 나한테 시비만 안걸었어도 이런일이 없었을거라고 하소연하자 자기가 애써 져주는척 잘못했다고 사과하는(척)한다.
- 아무리그래도 남자집은 너무하지않냐 적어도 몸 하나 가눌 힘은 좀 가지고 다녀
매일같이 하는 잔소리에 나는 또 들은척 만척 가방에서 립스틱을 꺼내들고 발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