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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 해리 포터가 이 열차 안에 우리와 함께 있어! 살아남은 소년 말이야! 
 
  다급하면서도 들떠 보이는 한 소년의 목소리가 열차 안의 북적거림을 깨고 제 귓가는 물론 다른 객실에 있던 아이들에게도 들려왔다. 안 그래도 조용하지 않았던 열차 안의 분위기가 더욱 부풀었고, 해리 포터에 대한 이야기는 곧 아이들의 입과 입을 타고 객실 전체로 퍼져나갔다. 왠지, 역에서부터 해리 포터인지 뭔지 하는 녀석의 이름이 종종 들리더니만. 정말 사실이었군. 소년이 한 말의 위력은 대단했다. 이젠 모든 이야기들의 주제가 해리 포터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가기 시작하였고, 저 역시도 그러하였다. 너희들 해리 포터라는 애에 대해 들어본 거 있니? 객실 문에 달려있는 작은 창을 통해 복도를 이리저리 뛰어 다니고 있는 아이들을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던 소년이 이내 제 이야기를 듣고 고개를 돌리었다. 이젠 하도 많이 들어서 귀에 딱지가 앉을 지경이지. 예언자 일보에서도 이미 그 애에 대한 기사가 난무하더군. 그 애가 슬리데린에 들어와야 할텐데 말이야. 뭐, 유명인사를 얻는다는 건 어느 의미로던간에 좋긴 한 거니까. 문득 제 머릿속에서는 사람이 어떻게 하면 저렇게 빛이 나는 걸까에 대해 의문이 들기 시작하였다. 그러게 말이야. 입가에 미소를 띠며, 새침하게 고개를 머리카락을 털어 내기라도 하는 듯이 살짝 까딱였다. 부디 그 애가 잡종이라던지, 하는 멍청이들과 엮이지 않기를. 그렇게 된다면 우리 슬리데린 기숙사가 조금 힘들어질 테니까. 이런 대화들을, 누군가가 듣기라도 했다면 그들은 당연히 이들이 이미 기숙사 배정을 받고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정도로 저에게는 너무나 당연하다시피 여기는 일이었다. 그것은 함께 있는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조그만 걱정이 한 켠에서 울리고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듯, 호그와트에 도착할 시간이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제 심장은 그에 맞추어 뛰었다. 
 
                   마법사 맙소사. 
 
  호그와트의 연회장은 제 상상을 가뿐히 뛰어 넘는 것을 벗어나, 방금까지 제 머릿속을 가득 채웠었던 걱정들을 모두 잊게 해 줄 정도였다. 이미 전에도 아버지께 몇 번 호그와트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 걸 …. 끝이 없는 우주를 배경으로 한 천장에는 별들이 군데 군데 총총 박혀있었고, 공중에 떠 있는 촛불들이 아름다움과 빛을 더해주었다. 사실, 이런 점들이 마냥 행복하고 좋았지만, 옆에 있던 아이에게 이런 건 하도 자주 봐서 정말 지루하다던지, 하는 괜히 싫증을 내는 척을 하여 제 마음을 숨기었다. 중간 부분에는 네 개의 긴 책상들이 있었고 각각 책상마다 각기 다른 색깔의 망토를 입고 있는 학생들이 앉아 있었다. 아버지께 듣기론, 그리핀도르와 슬리데린. 그리고 래번클로, 후플푸프. 이렇게 네 개의 기숙사가 있다고 하셨었나. 더 앞쪽으로 걸어가니 뾰족한 모자를 쓰고 있는 맥고나걸 교수가 웬 낡고 헤진 모자와 두루마리를 들고 우리를 기다리는 게 보였다. 맥고나걸 교수가 책상보다도 긴 양피지 두루마리를 펴고 처음으로 부른 이름은, ' 드레이코 말포이 ' 였다. 백금발의 소년이 아이들 사이에서 걸어 나왔다. 드레이코, 분명 저 아이도 슬리데린에 배정되겠지. 왠지 다른 아이들과는 조금 다르게 빛나는 것처럼 보이는 소년의 얼굴을 보니 나도 모르게 심장이 쿵쾅대었다. 그 소리가 아이들에게 들릴까 봐 숨을 죽여야 했고, 모자가 그 소년의 머리에 닿기도 전에 모자가 ' 슬리데린 ' 이라고 외침과 동시에 제 심장 소리는 슬리데린 학생들의 박수 소리에 묻혀 버렸다. 하지만, 붉게 물들은 제 얼굴까지는 숨기지 못 하였다. 
 
                  내가 왜 이러는 거지? 
 
   잠시 후, 양피지 두루마리가 반 정도 남았을 때, 제 눈은 벌써 지루함에 반쯤 감겨 꾸벅 꾸벅 졸고 있는 지경에까지 이르러 있었다. 그 때, 천둥 소리와 비교해도 맞먹을 정도의 크기의 맥고나걸 교수가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나는 안 그래도 떨렸던 마음을 몇 배 더 부풀린 마음으로 의자에 살포시 올라탔다. 다행히도 모자가 내 머리에 닿기도 전에 모자는 ' 슬리데린 ' 을 외쳤고 나는 파도처럼 밀려오는 안도감과 행복에 밝게 웃으며 슬리데린 테이블로 총총 걸어갔다. 정말이지 날 것만 같았다. 드레이코와 같은 기숙에 배정받다니, 내 심장은 전보다 훨씬 빨리 뛰었고, 순간 드레이코와 눈이 마주쳤다. 나는 서둘러 다른 곳을 바라보며 자리에 앉았지만 여태 계속 바라 본 걸 들킨걸까. 여러가지 생각들이 머리에 동시에 들었다. 그 아이는 나를 바라보았었다. 천장의 별들이 더 밝게 보였다.

                  그렇게, 나는 ' 드레이코 말포이 ' 에게
                                                      한눈에 반해 버렸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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