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남순."흥수가 부르는 소리에 점심도 고사한 채 오른팔을 뻗어 책상 위에 아무렇게나 널부러져있던 남순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안 일어나?"아까부터 저를 불러대던 흥수의 목소리를 무시해 온 남순이었다.젠장, 이래서 학교에 오기 싫었는데.남순이 고개를 돌려 창밖을 한번 보았다가 한숨을 쉬며 결국은 비틀거리는 발걸음으로 자리에서 일어섰다.책상을 부득부득 움켜쥐고 서 있는 것이 흥수의 눈에 훤하니 비추어들어온다.빠득, 흥수가 이를 갈았다."그 새끼가 그랬냐?"입술이 터졌었는지 입가장자리에 검빨갛게 자리한 피딱지와 뺨에 붉게 핀 멍에 흥수가 주먹을 꾹 쥐고 부들부들 떨다가 손을 피었다 쥐었다를 두어번 하고는 손을 들어 남순의 얼굴을 붙들어왔다. 턱을 쥐고는 남순의 얼굴을 살피던 흥수가 건들여오는 자리마다 따끔하게 아파와 남순이 인상을 찌푸리며 흥수의 손을 피하려 고개를 비틀었다. 흥수는 자꾸만 자신의 손을 피해 도망가려는 얼굴을 손에 힘을 줘 붙들었다. 멍이 든 곳이 눌려 아팠는지 무의식에 남순의 입에서 '아,' 하는 신음이 터져나온다. 그것이 민망했는지 남순이 괜시리 손을 들어 짜증을 내듯 흥수의 손을 저의 얼굴에서 떼어낸다."아니야.""까고 있네. 지금 싸고 도는거냐?""싸고 돌긴 누가..!"흥수의 말에 어이없다는 듯이 남순이 버럭 소리를 내려다가 팔로 배를 감싸안으며 허리를 굽혔다. 그리고는 터졌던 입가가 아픈지 엄지손가락으로 입꼬리를 한번 지긋이 누르더니 눈을 치켜떠 흥수를 바라본다."그런 거 아니니까 조용히 가자. 어? 너 이 학교에서 졸업할거라며."남순이 귀찮다는 분위기를 풍기며 천천히 몸을 내려 간신히 의자에 앉았다. 앉고나서도 눈썹과 뺨이 비틀렸지만 이내 이를 씹으며 무표정으로 돌아온 남순은 다시 책상위로 엎어지려 했고, 흥수는 짝다리를 짚은 채 삐딱하게 서 있다가 책상위로 무너지려는 남순의 팔을 잡아챘다. 남순이 눈썹을 휘며 짜증을 냈다."아, 좀! 왜 이래, 진짜?"남순의 팔을 붙든 채 억지로 남순을 일으킨 흥수는 자신의 손에 맥없이 끌려 일어나는 남순을 인상을 팍 구기고 노려봤다.남순이 흥수에게 잡힌 팔을 빼내려 팔을 비틀었고, 저를 정면으로 보고 선 남순과 눈을 맞추고 빤히 보던 흥수는 망설임없이 손을 내뻗어 남순의 조끼아래의 셔츠를 들췄다."야, 야!"당황해 흥수의 손목을 붙든 남순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흥수의 손에 의해 들춰진 남순의 셔츠 아래엔 짙은 멍자욱들과 함께 무엇에 긁힌듯한 날카로운 상흔이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에."이거... 오정호 그 새끼네가 이래놨지?"다시 한번 살벌하게 이를 짓씹는 소리가 남순의 귀를 울렸고, 남순은 아주 딱 돌겠다싶어 한숨을 쉬며 이마를 짚었다.그런 남순의 코앞으로 흥수가 으르렁대는 얼굴을 가까이 갖다댔고, 얼마안가 체념한 듯한 남순의 입술 위로 온기가 내려앉았다.남순과 입을 맞춘 채로, 흥수가 이에 한번 씹혀나오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씨발놈들이 죽고싶어서 안달이 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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