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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죽겠다. 진짜 이러다가 정신이 나갈 수도 있겠구나, 싶을 정도로 힘들다. 다른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오직 '죽겠다' 한 마디만 내 정신상태를 표현할 수 있겠다.
오늘의 극한 알바 상황과 내 정신이 피폐해진 이유를 서술하자면 A4용지 서른 장을 모두 채워도 끝이 안 날 게 뻔하지만 간단히 요약하자면 이렇다.


황금같은 주말. 온갖 드레스코드를 가진 남녀가 모이는 감성 주점 알바생인 나는 즐길 수조차 없는 황금같은 주말.
'골뱅이 무침 하나요.', "까르보나라 떡볶이 2번 세트 하나요." 네, 네, 갑니다 가요. 하도 정신이 없었던 탓인지 1번 테이블에 가져다 두어야 했었던 안주를 3번 테이블에 당당하게 놓고 나와 김태형이 구렁이 담 넘어가듯 해결해 준 아까의 일을 되짚어 본다. 다시는 이런 일 없게 하겠다 약속한 지 오 분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정신을 놓을 것만 같았다.

[방탄소년단/김태형] 알바 김태형 조각 | 인스티즈

"야, 다쳐. 좀 조심해서 다니지? 계단 쪽 특히 어둡다고 했잖아. 이거 몇 번인데."

불이 전부 꺼진 틈으로 번쩍번쩍 빛나는 레이저나 작은 빛들에 의존해 계단을 오르던 도중, 어질한 머리에 잠시 멈칫하니 기다렸던 것처럼 양 손에 들린 접시가 살짝 비틀하자 어디선가 뛰쳐나온 김태형이 제 손에 들린 접시를 전부 가지고 가더니 몇 번 테이블이냐 묻는다.

"어어... 2층 16번."

제 이마로 내 이마를 살짝 맞부딪히곤 후다닥, 사라져 버린 김태형이 낯설다. 쟤 요즘 왜 저래?
은근슬쩍 사람 도와주고, 집 방향은 정반대면서 괜히 우리 집 근처에 있다던 할머니 댁에 들린다거나 (이것조차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름), 분명 자기 집 근처에도 있을 편의점을 단지 도시락 종류가 많다는 이유로 우리 집 앞 편의점을 들린다거나. 가지각색의 핑계로 자꾸만 바래다 주는 것도 같고... 쟤 나 좋아하는 거 아니야...????!?!?

 
나 미쳤나 봐, 여기 서서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탄소야, 정신 붙들어라! 주문 받아야지... 오늘은 10시 퇴근이니까, 십 분 좀 남았네. 그동안 아무도 주문 안 해 줬으면 좋겠ㄷ

띵동-

네, 간다구요...

[방탄소년단/김태형] 알바 김태형 조각 | 인스티즈


"저희 세트 A번 주시고요, 어... 그쪽 번호도 좀 알려 주세요."

와하하학- 입을 뗀 남자만 빼고는 아주 좋아 죽네. 다들 테이블 밖으로 튕겨 나가면서까지 웃는다.

"죄송해요, 저... 근무 중에는 개인정보를 드릴 수가 없어서요."


표정이 싹 굳는다. 아니 씨ㅂ, 내가 내 번호 안 주겠다는데 이게 정색할 일이야? 그래도 난 알바니까 웃으면서... 미소지으면서... 서비스정신... 탄소야... 웃어라...

"끝나면 알려줄 수 있는 거죠? 몇 시까지 근무하는데요? 지금부터 끝날 때까지 받는 돈, 내가 줄 테니까 그냥 핑계대고 나와요."

한쪽 입꼬리만 씩 올리며 날 올려다보는데, 저렇게 재수가 없을 수가 없다.

"죄송해요. 세트 A번 하나 주문 받았습니다."

[방탄소년단/김태형] 알바 김태형 조각 | 인스티즈

"거, 되게 비싸게 구네. 지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요."

주문을 받고 뒤 돌아 가려는데 순간 제 발목을 옭아매는 말에 흠칫 몸을 떨곤 입술을 꾹 깨물 뿐 아무것도 못 하고 메뉴판만 꾹 쥐고 있는데 어깨를 살짝 밀더니 제 앞에 서는 누군가에 고개를 살짝 들어 보는데.

"손님, 현재 세트 A번에 추가되는 계란찜에 들어가는 우유와 계란 모두 떨어져서요. 미니 우동 또는 주먹밥으로 교체해 드려도 괜찮을까요?"

아 예, 예. 우동으로 바꿔 주세요... 하고 떨떠름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그 손님들을 뒤로하고 제 손에 들린 메뉴판을 쏙 빼어 주방으로 들어가 버리는 김태형을 따라 들어가니 다짜고짜 얼굴을 굳힌다.

"넌 그걸 듣고만 있냐? 누가 봐도 너 꼽주는 상황이었잖아. 미쳤다고 고개를 숙여 거기서?"

"뭐? 아니 야, 그럼 내가 손님한테 뭐라고 그래. 다짜고짜 욕할 수도 없고, 난 사이드 못 나가는 것도 몰랐는데. 내가 거기다 대고 뭐라고 했어야 맞는 거냐? 네가 뭔데 이래?"

벙찐 김태형의 표정이 나를 반긴다.
정말 서운했다.
야, 대체 네가 뭔데 하루종일 머리아프게 만들어. 왜 아무것도 못하게 만들어. 사람 헷갈리게 만들어 놓고 왜 네가 윽박지르는 건데?
목 끝까지 차오른 말들을 삼키자니 눈가는 시큰시큰, 주체가 안 된다.

"야, 야, 김탄소... 야, 울어? 그게, 아, 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됐어, 오늘 10시 퇴근이잖아. 나 먼저 옷 갈아입는다."

뒤에선 계속해서 날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애써 못 들은 척 무시하며 탈의실로 들어가 재빠르게 옷을 갈아입고 흐를 뻔했던 눈물도 옷 소매로 톡톡 두드려 닦아내고. 나 왜 울었지? 서운했나? ?? 내가 김태형한테 왜? ?????? 나 쟤 좋아하나???????

여기까지 1부는 막이 내린다. 도대체 내가 왜 이런 말을 들어야 하며, 김태형은 왜 또... 돌겠다, 진짜. 제발 나를 내버려 두라고. 피폐해진 내 정신 어쩔 거야!!!! 너희 둘이 책임 질 거야??? 어??????????

잔뜩 혼란스러운 상태로 가방끈만 꾹 쥐고 가게 밖으로 나와 한숨을 푹 내쉬는데 재빠르게 뛰어 나온 김태형이 차키를 흔들어 보이며 미안한 표정을 짓는다.

[방탄소년단/김태형] 알바 김태형 조각 | 인스티즈

"아까 다짜고짜 소리질러서 미안. 대신 오늘도 태워다 줄게. 어? 야, 화 풀어..."

개새끼. 절대 태워다 준다고 해서 화가 풀린 건 아니고, 그냥 네가 너무 간절해 보여서 타 주는 거야. 어? 마음속으로 자기 합리화를 열심히 하다가 어깨를 톡 치고 지나쳐 조수석 문 손잡이를 꼭 쥔다.

"새끼야, 문 열어. 타게."

크게 웃던 김태형이 예에- 엽니다, 열어요. 하는 소리와 함께 차 키를 꾹 눌러 문을 열어 준다.

 

차에 올라타 우리 집까지 가는 길에는 아무 말도 없었다. 우리 집 가는 길이 이렇게나 멀고 험하고 길었나... 근래들어 자주 집에 태워다 줄 땐 이렇게까지 조용하지 않았었는데. 아니다, 시끄러우면 시끄러웠지 절대 이런 적이 없었다. 덕분에 계속해서 아까 하던 잡생각들이 밀려와 한숨만 푹푹 내쉬는데 내 어깨를 쥐고 약하게 흔드는 김태형 덕분에 고개를 돌려 창 밖을 보니 어느새 우리 집 앞이다. 엥, 언제 다 왔대... 고맙단 인사를 하려 다시 운전석을 바라보는데 핸들을 놓은 채로 한참을 망설이는 김태형이 보인다.

설마

"태워다 줘서 감사. 아까 지랄한 건 이걸로 봐 준다. 낼 봐."

내리려 손잡이를 잡아 당기는 반대 손목을 세게 잡아 제 쪽으로 당긴 김태형이 개미새끼도 못 들을만한 목소리로 입을 뗀다.

"야... 그니까, 어... 아까 다짜고짜 화 내서 미안해. 내가 진짜 그러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라. 아 그니까, 그게... 혹시 네가 진짜 번호 줄까 봐 계속 듣고 있었는데, 그 남자가 하는 말 들으니까 진짜 못 참겠어서... 아니 내가 왜 못 참을 것 같았냐면..."

"뭐라는 거야, 하나도 안 들려 미친 놈아. 나 내린다? 피곤하니까 중요한 말 아니면 전화로 해."

"아, 아냐. 아니야. 지금 할 거야. 그러니까... 나 너 좋아해."

?

미친

그래 내가 맞았다. 거 봐, 쟤 나 좋아하는 거 맞지? 어쩐지 이상하다 했어. 근데 나... 왜 갑자기 얘가 귀여워 보이지? 나 미쳤나 봐.

귀끝이 화끈거리는 걸 숨기려 고개를 푹 숙인다. 긴 머리카락으로나마 좀 가려지지 않을까 싶어서. 내 마음도 가려지지 않을까 싶어서.

[방탄소년단/김태형] 알바 김태형 조각 | 인스티즈

"아... 아니. 그러니까, 나 너 좋아. 알바 처음 시작할 때부터 너 좋아했어. 이유는 없어, 그냥. 그냥 웃어 주는 게 좋았고, 너만 보면 기분이 좋았고. 다른 사람이랑 우연이라도 스치는 게 싫었고, 가끔 알바 끝나고 저녁 먹으러 가자고 하면 조금이라도 꾸며 입고 오는 게 좋았어."

윙, 윙- 심장이 너무 빠르게 뛰어서 지금 내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 주는 김태형 말고는 아무것도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다.

"근데 이렇게 귀까지 빨갛게 된 거 보면, 나만 너 좋아하는 건 아닌 것 같은데. 맞아?"

고개를 약하게 끄덕이면 내 턱을 부드럽게 그러쥐는 네가 얼굴 쪽으로 한뼘 더 다가온다. 아... 가까운데...

"키스해도 돼?"

또 한 번 끄덕이면 슬며시 웃더니 피할 수도 없게 밀려오는 너를 나는 끌어안는다.

 

 

-

오랜만이에요! 기다리셨을 독자님들께 죄송하단 말씀 먼저 드리고,,, ㅎㅎ 고사미의 신분에 조금 집중하는 척!하느라 늦어 버렸어요... ㅜㅜㅜㅜㅜㅜㅜㅜ 컴퓨터를 켤 수 있는 상황이 도저히 못 돼서 드디어 올리네여.

오늘 뭔가 좀 짧지 않아요? 그쵸... 하.....

오늘도 급전개 파티네여. 파티. 충동적으로 단 필명이지만 저 정말 글에 소질 없나 봐여. ㅎ 그래도 재밌다고 해 주시는 분들 덕에 힘이 납니당... ㅠㅜㅜㅜ 늘 사랑해요.

지민이나 윤기 글로 담에 또 찾아 오겠습니다. 그때까지 하루에 이 글 1230번 정독하세요! 알라부우우우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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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글 [방탄소년단/김태형] 알바 김태형 조각  3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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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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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밍 ㅠㅠㅠㅠ태형아 ㅠㅠㅠㅠ아 로맨틱해 ㅠㅠㅠ
8년 전
대표 사진
비회원126.162
Hㅏ..... 죠타......♥
8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흑흑 태형아
8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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