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락비/범권] 첫눈 오는 밤
"눈! 눈! 형! 민혁이형! 눈와!"
"보고있다, 권아."
"눈 진짜 펑펑 내려..."
"나가서 놀다 와."
"형은?"
"늙어서 안 나가."
"그럼 나도 안 나가!"
"넌 왜."
"형이 안 가니깐. 헤헤."
"귀여운 놈."
민혁이 눈 오는 날 신나서 이리저리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같은 유권이 귀여운지 유권의 머리 위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우리 권이는 뭐 먹고 이렇게 귀여워."
"형의 사랑?"
"...저리 가."
"아이- 농담이야, 농담."
"내가 23년 살아오면서 제일 무서운 농담이다. 진짜."
민혁이 장난끼 가득한 유권의 얼굴을 마주봤다. 한참을 유권의 얼굴만 바라보던 민혁이 유권에게 말했다.
"나가자."
"어디? 어디 가게?"
"밖에. 김유권 강아지 놀아주러."
"헐. 내가 왜 강아지야."
"강아지 닮아서. 말 더럽게 안 듣는 똥강아지."
"와, 형은 내말 잘 듣나..."
"시끄러. 빨리 신발 안 신으면 나 혼자 간다?"
"네에, 네에. 분부대로 해야죠. 똥강아지가 무슨 권리가 있겠습니까, 주인님께서 오라시면 오고 가라시면 가야지..."
"잘 아네."
"아 진짜... 얄밉다, 이민혁."
"이제 알았어?"
한참 유권을 놀린 민혁이 이내 신발을 마저 신은 유권을 데리고 문 밖을 나섰다. 혹여나 유권의 손이 시려울까 유권의 손을 꼭 잡아주는 것도 잊지 않은 민혁이 어느새 쌓여가는 눈을 보며 하얀 입김을 내뱉었다. 옆에 있던 유권도 춥기는 마찬가지인 듯 민혁을 따라 하얀 입김을 내뱉었다.
"추워..."
"많이 추워?"
"엉..."
"잠깐만..."
추워하는 유권에 민혁이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제 패딩점퍼를 벗어 유권의 어깨에 얹어놓았다. 그리곤 놀란 토끼눈을 한 유권에게 작게 웃어보인다. 너 이빨도 토끼인 애가 눈 그렇게 뜨니깐 더 토끼같다-. 라며 놀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혀엉... 형도 춥잖아..."
"그냥 입어. 하나도 안 추워."
"그래도..."
"그럼..."
"어엉?"
"이렇게 붙어있으면 되지."
라고 말하며 유권에게 달라붙는 민혁이다. 아이, 떨어져-. 라며 유권이 앙탈을 부렸다. 그런 유권을 본 민혁이 크게 웃어제꼈다. 푸하하-. 어두운 밤 하늘에는 민혁과 유권이 웃는 소리가 울려 퍼졌고, 하얗게 쌓여 밟으면 뽀드득 거리는 소리가 나는 눈밭에는 달빛을 받은 둘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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