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번호를 따 본 적이 없지만 다른 사람에게 향수를 물어본 적이 딱 세 번 있다
1. 학부생 시절 동기랑 음식점 웨이팅을 하는데 우리 옆에 같이 기다리는 여성 분이 계셨다 그때는 향수에 막 관심을 가지게 된 상태였기 때문에 갈망은 적었으나 사람을 좋아해서 그냥 말을 붙여 보고 싶었다(왜?) 그래서 알아냈던 것이
플레르 드 뽀
2. 인턴 시절이었나 옆 팀 주임님과 함께 실 커피를 사러 간 적이 있었다 둘이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그 여자에게서 자꾸 향기로운 생화의 냄새가 났다 정말 참을 수 없어서 내내 고민하다가 메신저를 보내서 여쭤보았던 것이
오 로즈
3. 그리고...... 대망의 오늘 모종의 사유로 조금 일찍 퇴근하게 되었는데 옆 자리에 앉은 남자에게서 정말 매력적인 향기가 났다 나는 마치 양산형 페로몬 향수 광고에 나오는 남자들처럼 안달이 나서 물어볼까 말까 백한 번 정도 고민했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놓친다면 나는 한 달 후에도 지금을 후회할 것만 같았다(그 말고 향수를) 망설인 이유는 이상한 사람처럼 보일까 봐 관심 있는 사람처럼 보일까 봐 그 사람이 싫어할까 봐 이미 내릴 역은 도착해서 문이 열리고 있었고 나는 내리기 직전에 다급하게 죄 죄송한데 혹시 향 향수 뭐 쓰시나요...... 하고 되게 긴장한 초등생처럼 물었다 그는 왜인지 모르겠지만 속닥속닥 대답해 주었다 비밀인가? 제대로 고마움 표시도 못 한 채 감 감사합니다!!!하고 수상한 일본인처럼 지하철을 뛰쳐나온 나는 아직도 후회와 안도를 동시에 느끼고 있다 좀 더 예의 바르게 물어볼 것을...... 다만 후회는 없을 것 같아 다행
문제는 그것이 내가 쓸 수 없는 향수였다 ㅋㅋ
공교롭게도 세 번 다 플로럴 계열 향수였다 막상 고를 땐 끌리지 않는데 나는 생각보다 중성적인 플로럴 노트를 좋아하는 듯 하지만 당분간은 향수도 좀 멀리 해야 한다 모순적이지만 환경을 조금 생각할 필요성도 느낀다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인스티즈앱 
아니 아이유 변우석 이사진 ㄹㅈ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