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봄아씨입니다.
이번주는 아가씨 스페셜편을 들고와봤어요!
신혼일기를 기다리시던 독자님들에겐 죄송하게 됐어요 ㅠㅠ 그래두 재밌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아가씨를 읽어보신 독자님들은 아마 이야기 내에 복선과 반전이 많이 깔려있다라고 느끼셨을거에요.
그 복선과 반전의 실타래를 차근차근 풀어나갈 예정으로 아가씨는 사실 17편 보다도 더 장기적으로 진행할 생각이었는데,
저의 필력과 주변 여건이 거기까지 받쳐주질 못하더라구요. 저에겐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입니다.
제가 깔아놓은 복선은 받아들이는 독자님들에게 해석을 맡기는 것이 가장 좋을것이라 판단되었으나,
저의 의도를 알려드리는 것 또한 아가씨를 좋아해주신 여러분들에게 또 다른 새로운 결말과 이해를 도울 수 있다 생각되어 아가씨 스페셜 편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실은 지금까지 빠듯하게 달려와 여러분들과 대화도 나누며 쉬어가는 시간도 갖고 싶은 마음도 있었어요 ㅎㅎ)
*지금부터는 아가씨를 볼 예정이신 분들에겐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아가씨 01편 中
[ 나는 2층 중앙의 흔들의자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아가씨가 평소에 즐겨보던 책이다. 모두들 잠이 들었을 이 시간을 이용해 나는 아가씨의 책들을 몰래나마 읽어볼 수가 있었다. ]
소녀는 민형이에게 책읽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습니다.
낭독회 때문에 책을 많이 읽어야하는 탓도 있었지만 민형이와 있을 때에 일부러 책 읽는 모습을 많이 보이려 노력하였습니다.
이유는 기억을 잃은 민형이에게 소녀가 보는 책이 무엇인지 자연스레 궁금을 갖게끔 하여 그 책을 읽어보게 하려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소녀의 하나부터 열까지 알고 싶어하고 공감하고 싶어하는 민형인 소녀의 의도대로 유난히 자주 읽는 책이 무슨 내용인지 궁금해했고 책장에서 그 책을 꺼내 읽게 됩니다.
아가씨 02편 中
“ 후후.. 그런 말을, 민석이에 비하면 코스케군은 아주 잘 하고 있는걸요. ”
부인의 말에 당분간 먼 곳을 다녀와야 할 것 같다는 말을 남긴체 사라져버린 민석이형이 떠올랐다.
아가씨의 결말을 맺었을 때에 이 구절을 읽어본다면 죽은줄로만 알았던 민석은 살아서 기억을 잃은 후의 민형이를 만나 짧게 작별인사를 남긴 걸 아실 수 있을거에요.
먼 곳을 다녀와야 할 것 같다, 는 말은 즉
시간이 걸리겠지만 다시 돌아올 것이다, 라는 말이겠죠.
민석의 입장에선 민형이의 기억을 되찾아 소녀와 함께 지옥같은 이 집안을 빠져나올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을거라는 뜻을 최대한 아끼고 숨긴 애절한 마음이었을거예요.
아가씨 03편 中
[ 비가 내린 탓에 크디 큰 이 집도 오늘따라 어두컴컴한 기운이 가득했다. 여러모로 기운을 낼 수 없는 날이다. 그리고 어째서인지 나는 오늘 아가씨를 한 번도 만날 수가 없었다. 복희 또한 마찬가지였다. ]
소녀가 낭독회를 준비한다는 것은 곧 요오카이 부인에게 학대를 받는다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부인은 소녀를 예쁘게 치장하여 부잣집 양반들을 초대해 돈을 벌고 소녀와 정략결혼을 시켜 더 많은 돈을 착취하고자 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참고로 요오카이는 일본어로 '요괴' 를 뜻합니다. 인간으로선 이해할 수 없는 악랄한 행동들을 일삼는 것에 착안하여 부인의 이름을 요오카이로 지었습니다.
또한 여기서 복희는 소녀가 학대받는 자리에 같이 있었다는 걸 알 수가 있고 그 말인 즉슨 요오카이 부인의 편에 서 있다는걸 암시하고 있습니다.
“ 이, 있잖아.. 내가 오늘 서재에 머리핀을 두고 온 것 같아서- ”
“ 서재에? ”
“ 오늘따라 다리가 아파서 말이야... 너가 대신 가져다 줄래? ”
“ 음-.. ”
“ 얼른, 얼른 가봐. ”
복희는 부인의 편에 서서 소녀가 괴로워 하는 모습을 방관하였지만 속으론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이러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진실을 알리는 순간 자신에게 올 처벌이 두려워 그저 민형이 스스로 기억을 찾아 소녀를 구하길 바라는 마음만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자신을 위해 진실을 외면하지만 민형에겐 소녀를 구할 수 있게 실마리를 던져주는 복희는 어쩌면 극중 가장 인간답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갖고 글을 썼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소녀를 처벌할 때마다 복희를 옆에 두고 그 장면을 지켜보게 한 부인의 의도는 잔혹한 모습을 통해 복희가 겁을 먹고 자신을 두려워하여 더더욱 자신의 손바닥 안에서 조종하기 위해 길들이고자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가씨 04편 中
“ 코스케는 자신의 가장 큰 강점이 무어라 생각하나요? ”
“ 잘... 모르겠습니다. ”
“ 하하, 강점이 너무 많은 탓인가요? ”
“ 그런 건 아닙니다. 저는 아직-.. ”
“ 제 눈에 비치는 코스케는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힘으로 가득 찬 사람이에요. ”
나는 여전히 부인의 시선을 피해 마당의 풀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라.. 부인의 말을 곱씹어 보며 생각에 잠길 즈음 부인이 말을 이어갔다.
“ 하지만 코스케 혼자서는 그 힘을 발휘할 수가 없어요, 그것이 내가 코스케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해요. ”
“ ...... ”
나는 저절로 고개가 들어지며 부인을 바라보게 되었다. 눈가의 주름이 접히도록 부인이 웃음을 지었다. ‘ 때가 되면 제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겠죠? ’ 부인은 미소를띤 채로 천천히 나를 지나쳐 갔다. 그리고, 알 수 없는 마지막 말을 뒤로했다.
“ 자신의 한계를 너무 높게 사지마세요 코스케. ”
부인은 민형이 소녀를 염모하는 것을 가장 잘 알고있는 사람입니다.
허나 기억을 잃은 후 그 마음이 사라졌으리라 생각하던 도중 소녀를 걱정하는 소년, 민형을 보고 주문을 외우듯 민형은 스스로가 나약한 아이라고 생각하게끔 얘기합니다.
무엇이든 해낼 수 있지만 혼자선 할 수가 없다,
자신에게 칼을 들고 달려오던 민형과 지금의 민형을 보며 자신의 계획대로 용기없고 자신감 부족한 소년의 모습을 갖춰가지만 더불어 민형은 부인을 이길 수가 없다는 것을 계속해서 언급해 복희처럼 길들이고자 하는 의도를 띄고 있습니다.
아가씨 05편 中
처음 아가씨에게 읽어드린, 나에겐 의미가 더 깊어진 책을 펼치려다 표지에서 손길이 멈추었다. 대부분의 책에는 책 표지에 제목이 있지 않던가, 책을 뒤집어 뒷면도 살펴보았지만 그 어느 곳에도 책의 제목은 물론이거니와 저자도 적혀있지 않았다. 나의 행동을 유심히 보던 아가씨가 물었다.
5편은 소녀가 기억을 잃은 민형이 조금씩 미로 속에서 나오려고 하는 모습을 보며 기쁘지만 표현할 수 없고 소년을 바라만 보는 애달픈 마음이 나타나있는 편입니다.
어쩌면 독자님들이 ' 왜 굳이 어려운 방법으로 민형의 기억을 되찾으려 했을까? 그냥 사실대로 말하면 되지 않을까? ' 하셨을 것 같아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아가씨의 입장,
소녀의 입장이 돼보면 현재 소녀는 항상 감시를 받으며 믿었던 복희마저 신뢰를 잃은 소녀의 입장에선 언제일지 모를 기약을 맹세한 민석만이 소녀의 편에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나마 믿는 민석마저도 눈에 보이지도 닿지도 않는 어딘지도 모를 곳에 있습니다.
정말 좋지 않은 쪽으로 생각하자면 민석이 살아있을지도 확신이 서지 않는 최악의 상황일수도 있죠.
그래서 소녀는 어쩌면 소년이 자신의 말을 듣고 더욱 더 혼란에 빠져 최종 목표인 소년과 자유로 가는 길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고 판단되어 말을 아꼈던 것입니다.
성공을 위해 소녀는 항상 속으로 혼자 끙끙 앓기만 하였습니다. 가엾고 힘들지만 자신을 아끼는 민형을 보며 무너지지 않으려 하는 소녀였습니다.
[ 소년의 추억 속에 소녀가 낙엽처럼 지어 떨어져도 푸른 새 잎이 허전한 그 자리에 다시 돋아날 것을 알기에. - 제목, 작자 미상 ]
5편이 마지막 구절은 소녀가 쓴 책의 한 구절이었습니다. 아마 눈치가 빠른 독자님들은 아셨을거라 생각되네요 ㅎㅎ
저 구절은 민형이 어서 기억을 되찾았으면 하는 소녀의 마음입니다.
오늘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빠른 시일내로 신혼일기를 업뎃할 예정이오니 독자님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
제가 표현력이 부족하지만 댓글 달아주는 독자분들 기억하고 예쁘고 좋은 댓글들은 글 쓰기 전 다시 읽어봐요 꼭 ㅎㅎ
꾸준히 글잡에 글을 올리는 것이 목표인데 그 과정 속에 여러분이 계셔준다는 것에 감사하고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암호닉 분들 모두 말로 다 할수 없을만큼 아끼고 제 글 읽어주는 모든 분들도 너무 사랑합니다 ㅎㅎ
혹시 궁금한 점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댓글 남겨주시고
오늘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