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형...? 여기서 뭐하고 있어? 추운데 들어가지 않고...?"
아아.... 그게.... 나 지금 바람난 여친이랑 친구놈 꼴보기 싫어서 나왔어....
"? 형....말 좀해봐.. 무슨 일 있어?"
어.... 엄청나게 큰 일이 있지.... 나 어떡하지?
"야.. 나 지금 집 나왔어."
가까스로 말했다. 아는 동생 앞에서 울면 웃긴 짓이잖아.
"?? 왜, 여친이랑 싸움이라도 한거야?"
"아니...... 여친이 내 친구랑 바람이 낫더라구...그래서 둘이 잘먹고 잘살아라 하고 나왔다."
"아...."
뭐지 저반응? 왜 알고 있었단 느낌이 드는거지? 위로해줘야 되는거 아냐? 보통?!
혼자서 또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있는데 녀석이 말을 건다.
"형... 있잖아....."
그림자 진 채 말하는 종인이 녀석은 조금 무서웠다. 원래알던 녀석보다 더 진지한 느낌?
그래도 나름 안심하며 아 그럼 그렇지. 나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려나보다하고 생각하는 순간...
"오늘은 술 마셔야 되는 날인가 보다! 가자! 술마시러!"
녀석의 태도가 돌변했다. 예의 그 함박미소를 지으면서 나에게 헤드락을 걸었다.
"!! 야야야야야..야 잠깐 아아퍼 목! 야!"
"후후 형. 그런 날은 술을 마셔줘야돼! 알콜이 들어가야 오히려 제정신이 된다니깐? 나도 말이야, 실은 작업할때 술마시면서 해. 그래야 머리가 핑핑 돌아가거든."
김종인. 이 녀석은 세 달전 우리 집 앞으로 이사 온, 아는 동생이다.
*
"저기, 안녕하세요. 여기 사시는 분 맞죠?"
출근하려고 아침에 문을 나섰는데 우리집앞에서 담배피고 있는 남자가 나한테 말을 걸어 왔다.
뭐야. 남의 집 앞에서...
"네. 맞는 데요"
남자가 담배를 비벼끄고 내 쪽으로 다가왔다.
"아, 전 맞은 편으로 이사 온 김종인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합니다~ "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말투에 훤칠한 외모, 조금 까무잡잡한 그 남자는 이렇게 인사햇다.
와. 어깨되게 넓네 이사람. 설마 집에서 여친이 보고 있진 않겠지? 잠시 나는 집을 뒤돌아 봤다.
"무슨 일 있나요?"
"아니요..하하... 저도 잘 부탁드립니다. 저는 29살 도경수라고 합니다. 그쪽은 나이가..."
한 삼십대 정도 되겟지... 라고 생각하며 인사를 건넸다.
"아하 전 28살이에요. 저보다 형이시네요 하하"
뭐?! 나보다 어리다고 정말?! 아닌 것같은데...
"....."
"....."
"하하..."
"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
둘이서 잠시 같이 웃었다.
난 충격 떄문에 웃엇다치고 넌 왜 웃는 거냐?!
"그럼 저한테 말 놓으세요. 저도 편하게 형이라 부를게요"
"아....네...어...어...그래"
이렇게 반말하는게 불편한 건 처음이었다. 더군다나 아까부터 너무 생글생글 미소를 짓고 있어서 내가 너무 부담됬다.
그 상태로 이런저런 몇마디 나누다가, 나는 지금 출근길이라는 생각이 났고,
존나게 뛰었지만 그 날 지각을 했었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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