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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백도] 소년은 왜 우는가 01 | 인스티즈

 

 

 

 

w.낙원

 

 

 

그날따라 어두운 빈집을 울리는 전화기소리는 어딘가 애탔다. 밖에서 추적추적내리는 빗소리와 따르릉거리는 전화소리는 묘하게 어우러져 기이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평소같으면 끊길때까지 냅두었을전화를 받았다. 휴대전화에는 환한불빛과함께 도하연누나라는 검은글씨가 빛을 발하고있었다.

 

 

-....현이니?

 

". 무슨일이세요 누나?"

 

-..경수..경수가..

 

"? 경수가왜요?"

 

죽었어.

 

 

 

-

 

 

 

하얀 스니커즈가 자꾸만 벗겨짐이 느껴졌다. 아직 앳되보이고 교복을 입은체 슬픔에 잠겨있는 아이들이 계단을 따라 쭉서있는관경은 기이할지경이였다. 무언가 잘못되었다. 분명히. 어질어질하였다. 시야는 이미 희뿌옇게 변한지오래였다. 그토록 활기차던 아이들은 한순간에 활기를 잃고 침묵하였다. 한발짝 한발짝 내딛는발자국이 마치 죽음의 낙인같아 두려웠다. 생전처음느껴보는 공포에 다리가 후덜거렸다. 그때 누군가 나의 팔을 잡고는 안으로 이끌었다. 교복이 아닌 새까만 양복을 입고있는 박찬열이보였다. 박찬열의 눈가역시 붉어진체였다. 안으로 들어가자 하얀 국화꽃들이 보였다. 그리고 익숙한 얼굴들 . 도경수의 부모님 누나 학교선생님. 그리고 하얀 국화꽃사이에 둘러싸여 새하얗게 웃고있는 도경수의 흑백사진. 아아..도경수. 찬열이는 나의손에 국화꽃을 쥐어주었다. 하지만 벌벌떨리는 손은 국화꽃을 지탱할만한 힘이없었던건지 하얀 국화꽃은 바닥에 나뒹구렀다. 말도안돼. 천천히 흑백사진으로 다가갔다. 이미 경수의 어머니로 보이는 여자가 사진을 붙잡고 늘어져있었다.

눈물이 앞을 가렸다. 가릴수없을만큼 많이 참을수없을만큼 서럽게 흘렀다. 도경수의 이름은 나의 입속에 맴돌기만 할뿐 내뱉어질수없었다. 무서웠다. 이미 망자의 이름이되어 대답을 들을수없는 이름이된 그 이름이 무서웠다. 죄책감이 들었다. 너가 숨이 끊길동안 왜 나는 너에게 아무것도 해줄수없었을까. 그때 경수의 누나가 나에게로 다가왔다. 그리고 새까만 일기장을 내밀었다.

 

 

"..이거..받아.."

 

 

떨리는 손으로 받아들었다. 차가운 가죽커버가 느껴졌다. 가만히 일기장을 내려다보았다. 누나는 나의 머리를 살짝 쓸어주며 말했다. 역시 물기어린 목소리였다.

 

 

그래도..경수남자친구였으니까..너도 가져야지.."

 

 

"...흐흑.."

 

 

유일하게 경수와 자신사이를 인정하고 이해해주던 누나였다. 눈물이 흘렀다. 너무나도 고마웠지만 또한 너무나도 쓰렸다. 모든게 확실하게 정리되었으니까. 내 연인은..도경수는...죽었다. 어느날 갑작스럽게

 

 

 

-

 

 

 

하얀 책상과 대조되는 경수의 검은 일기장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힘들었다. 경수의 집에도 가보지못하였다. 그집이 꼭 경수의 무덤같아서. 텅비어 차가운공기만맴도는 경수의방은 상상만으로도 두려워서. 학교가 봄방학이라는것을 다행이라여길정도로 나는 아무곳도 다니지못하였다. 그저 방에만있었다. 심장을 독차지했던 도경수가죽음으로 나의 심장도 함께 쓸려내려갔다. 또한 죄책감이 밀려왔다. 잘알고있었다. 최근에 내가 도경수에게 어떻게 행동했는지. 죄스러웠다. 무거운 마음을 한아름안고 책상앞에 앉았다. 검은색표지에 살짝 손을 얹었다. 왠지모를 위압감이 풍겼다. 한페이지를 넘기자 짧은 글이 보였다.

 

 

소년은 왜 우는가

 

 

 

01

 

 

 

시간은 아무렇지않게 흘러흘러 경수가 죽은지는 3개월이 지나고 나는 고등학교2학년이 되어있었다. 아직은 쌀쌀한 날씨였지만 일찍 등교를 하여 책상을 확인하였다. 책상아래를 살펴보니 칼로 피여진 낙서가보였다.

 

 

 백현♥경수

 

 

하아..도경수의 책상이였다. 원래 치우려했던 책상이지만 담임한테 사정사정하여 내책상으로 쓰게해달랬다. 다행이였다. 사라지지않아서. 그렇게나마 경수를 옆에 두고싶었다. 책상에 엎드렸다. 습관이였다. 평소에 침대에서는 그렇게 잠이오지않아 고생하였지만 무슨일인지 책상에는 엎드리면 잠이왔었다. 백현의 등이 책상위로 동그랗게 말렸다. 햇살이 백현의몸위로 부서져내렸다. 얼마나잤을까 깨어보니 이미2교시시작중이였다. 아이들말로는 담임은 작년의 담임과 같다고 들었다. 다행이였다. 작년담임은 다른 선생님들처럼 사사건건시비를 걸지도 참견하지도않았기에 내입장에서는 편하였다.

 

 

"백현아. 너 국어한테 벌점먹었어"

 

"몇점?"

 

"3"

 

 

나는 세훈이에게 살짝 웃어보였다. 세훈이는 고맙게도 알았다는듯 저만치로 뛰어가 무리에 합류하였다. 교실은 시끄러웠다. 여느때와 다름없이. 마치 도경수가 죽은것따위는 안중에도 없는듯 2학년반에는 경수와 친했던 아이들몇몇이보였다. 하지만 아이들 역시 경수를 잊은듯 교실과 복도를 넘나들며 시끄럽게 하고있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듣기싫었다. 마치 지나간 유행가를 반복해서듣는듯한 짜증이였다. 이어폰으로 귀를 틀어막았다. 도경수를 잊은것같은 아이들의 모습이 보기싫었다. 책상위로 엎드렸다. 아마 이 교실아니 이 학교에서 아직 도경수의 영향을 받는사람은 나뿐일것이다.

 

 

"얘기좀할래?"

 

 

. 박찬열도있었구나

 

 

 

-

 

 

 

옥상문을 열자 밖의 싸한 공기가 얼굴에 맞닿았다. 존나 춥다. 박찬열은 고개를 살짝숙여서 목도리에 얼굴을 묻었다. 꽤나 고지대에 위치한 학교때문인지 이 금방이 다보였다. 박찬열은 난간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마이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들고는 바지주머니에서는 지포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였다. 치익소리와 함께 담배타는 향이 후각을 자극했다.

 

 

"필래?"

 

 

박찬열이 내민 하얀손가락 끝에는 담배가 아슬하게 매달려있었다. 그순간에도 나는 도경수생각이 나버렸다. 도경수가 피지말라고해서 끊었던건데.. 그래 경수야..넌 아직 내 생활곳곳에 자리를 잡고있었구나.

 

 

"끊었어"

 

 

박찬열은 알것이다. 내가 왜 담배를 안피는지. 박찬열도 도경수가 있을때는 담배를 피지 않았으니까. 박찬열은 피식 웃고는 말을 꺼냈다.

 

 

"..이모가 너 보고싶대"

 

 

박찬열과 도경수는 이종사촌이다. 아마 박찬열이 말하는 이모는 도경수네 어머니겠지. 가만히 박찬열을 보았다. 박찬열의 노란 머리카락이 빛에 반짝이며 휘날리고있었다. 나도 천천히 입을 달싹여보았다. 차가운 공기에 입술이 텄는지 따끔거렸다.

 

 

"..그 말할려고 부른것은 아닐거라고 생각하는데"

 

"...."

 

"....."

 

 

박찬열은 또 한번 웃고는 담배를 가만히 입에 물고는 깊게 빨아들이는듯하였다. 하지만 박찬열의 입은 쓴 담배연기를 물고는 열리지않았다 그리고 한참후에야 파하 하고는 내뱉었다. 하얀 연기가 싸한 공기사이로 흩어졌다. 그리고 그 사이로 말소리도 함께 흩어졌다.

 

 

"..교통사고였어"

 

"...뭐가..?"

 

"도경수"

 

"......"

 

"너도 알아야지. 도경수애인이잖아"

 

"......"

 

"황당할거야. 나도 그랬으니까"

 

 

바른아이였다. 정말 고등학교1학년이라고하기에는 너무나도 바른아이였다. 마치 아직 세상의때가 타지않은 유치원생을 보는듯한 느낌이였다.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를 건널때면 손을 들고 건널정도라면 짐작할수있겠는가? 그정도로 바르던아이가 교통사고라니.

 

 

"골목길에 차에 치었었데"

 

"..너도 아무렇지않는거야?"

 

"...무얼?"

 

"...."

 

 

차마 내뱉을수없는 이름이였다. 담배를 핀것처럼 목이 타들어가고 입술이 바짝바짝말랐다. 경수야 보이니. 난 이렇게 너의 이름석자에도 반응한단다. 서글프게도 말이야.

 

 

"...그럴리가.."

 

"......"

 

"그러는 너는?"

 

"......."

 

"잊지못했구나. 너도"

 

"..아마도"

 

"난 너가 잊은줄알았어"

 

 

박찬열의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고있었다. 분명 나의 과오를 탓하는 말이겠지. 더이상 말은 변명처럼 들릴것같았다. 박찬열은 나에게 그렇게 호의적인 사람이 되지못했다. 옆에 경수가 있다면 모를까. 그저 살짝 웃어보였다. 할얘기있으면 하라는것처럼

 

 

"이얘기는 더이상 하지않을게"

 

"고마워"

 

 

박찬열이 난간에서 훌쩍 뛰어내려 나의 앞에 섰다. 꽤나 큰키였기에 살짝 올려다보았다. 박찬열의 무표정한 얼굴은 참으로 이질적이였다. 항상 웃는 모습만보다 이렇게 노골적으로 정색하는 모습은 나조차도 처음보는 모습이였다. 박찬열의 입이 나에게 물었다.

 

 

"좀더 잘해줄걸생각하지?"

 

"...."

 

"막판에 못해준거 후회되지?"

 

 

가만히 박찬열의 표정을 살폈다. 간절해보였다. 난 아무말도하지않았다. 아니 할수없었다. 할자격이 없다고생각했다. 후회한다한들 돌이킬수없는길을 걸었다. 박찬열은 대답이 없는 나를 뒤로하고 옥상문쪽으로 향했다. 쾅 소리와함께 옥상문이 닫혔다. 박찬열의 싸늘한 목소리만 허공을 맴돌뿐이였다.

 

 

"후회라도해. 제발"

 

 

 

-

 

 

 

새 학기인지라 열정에 가득찬 새로온 여선생은 교실반쯤을 메우고있는 엎드려있는 아이들을 하나하나 깨웠다. 여선생의 목소리가 점점 가까워질수록 나는 더 눈을 세게감았다. 제발 깨우지않았으면 싶었다. 지금은 머릿속이 너무 복잡하여 깨있는다 한들 선생의 말이 들릴리없으니까

 

 

"선생님!"

 

"응 왜그러니?"

 

"백현이는 아파서 엎드려있는데요"

 

"아 그러니?"

 

 

루한의 목소리였다. 여선생이 칠판을 영어단어로 가득 매우고있을때 가만히 루한이를 보았다. 루한이는 맑게웃었다.

 

 

"너 원래 누가 잠자는데 건들이면 싫어하잖아"

 

 

루한이는 세심하고 배려가 몸에 벤 아이라고 생각하였다. 김루한은 내가 그나마 친하게 지냈던 친구였다. 물론 도경수와 나사이의 관계도 몰랐다. 루한이는 다시 싱긋 웃고는 칠판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의 세심한 배려가 고마웠다. 원래 경수가 해주던 일인데

 

 

[! 백현이 머리가아파서엎드려있겠데요]

 

 

왜 나는 너라는 아이를 먼저 놓아버린걸까

 

 

 

-

 

 

 

시계를 가만히 올려다보았다. 1134분이였다. 긴 서랍위 전등을 키자 특유의 노란 불빛이 방안을 메웠다. 책상의 첫째 서랍에서 커터칼을 꺼내들었다. 차가운 날은 나의 손목을 향해있었다. 왼손에 힘을 주고 천천히 그어내려갔다. 얇고 깊은 자상 사이로 붉은피가 베어나왔다. 두번째 서랍에서 거즈를 꺼내들어 대충 손목을 감쌌다. 하얀거즈는 붉은 피로 물들어가고있었다. 방안에서 풍기는 기묘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두번째 서랍에서 열쇠를 꽂고는 서랍을 열었다. 깊숙히 손을 넣으니 가죽특유의 까끌한 표지의 느낌이들었다. 온몸의 신경이 예민해진 느낌이였다. 일기장의 첫 표지를 넘기자 보이는것은 경수의 동글동글한 글씨로 쓰여있는 글귀

 

 

소년은 왜우는가

 

 

한장을 더넘기자 날짜와 함께 몇줄이 적혀있었다. 날짜는 2011327. 내가 처음 도경수를 만난날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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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ㅠㅠㅠㅠ 후회가 가장 돌이킬수없는 일을 돌이키려 발버둥치는 것인데 후회를 한들 돌아오지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는게 제일 슬픈일인데 백현이는 지금 엄청난 슬픔을 겪고있겠네요...무슨일이 있었는지는 앞으로 차차 펼쳐지겠죠!! 잘보고갑니다!!
11년 전
도래하다
아휴 댓글열리기만을 기달렸습니다ㅋㅋ감사합니다ㅎㅎ
11년 전
독자1
헐.. 신알신 하고 가요..♡ 진짜.. 말을 못하겠어요.. 암호닉 신청 되요?! 되며 파닭으로 할게요 ㅠㅠ 아 진짜.. 팬될게요.. 사랑합니다..
11년 전
도래하다
부족한글에 설리감사드려여★ 암호닉파닭기억하고있겠습니다ㅋㅎㅎ
11년 전
독자2
으어 ㅠㅠㅠ 경수 죽은 후에 다시 돌아보는 경수기점 둘의 스토리...
는 그저 저의 상상 ㅠㅠ 그렇지만 진짜.. 우와 좋네요 ㅠㅠㅠ
암호닉 받으시면 고등어로 신청할게요!!

11년 전
도래하다
고등어님ㅎㅎ기억하겠습니다ㅎㅎ아휴 이거 열리기만을 기달렸디오
11년 전
독자3
신알신 하고 갈게요! 암호닉은 백구로 신청할게요 핡...
11년 전
도래하다
감사합니다!백구님!ㅎㅎㅎ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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