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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봄 바람이 부는 그 언덕 너머로 너의 잔잔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개꽃 내음을 타고 너의 향기가 내 코를 자극했다. 그리고 안개꽃밭 멀리서 너의 모습이 보였다. 너는 나에게 안개꽃 같이 하얀 내 사랑이였다. 1. 시골은 역시나 나에게 좋지 않은 인상이였다. 덜컹 거리는 트럭이 비포장 도로를 달려 이리 저리 흔들거려 안 그래도 복잡한 머리를 더 어지럽게 만들었다. 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창문을 열어 바람을 맞았다. 시골은 분명 좋고 깨끗한 냄새가 날 것이라는 누군가의 말과 다르게 그 곳은 더럽고 역겨운 냄새만이 진동했다. " 아 소똥 냄새. " 나는 내렸던 창문을 다시 올려 차안 가득히 들어오는 거북한 냄새를 차단시켰다. 내 옆에 앉아 내 행동을 지켜 보고 계시던 트럭 운전사 아저씨는 기분 좋은 너털 웃음을 지으시며 '시골이 다 그렇지 뭐' 라며 뒤이어 조금 있으면 도착한다는 말을 하시고 다시 앞을 보며 운전을 하셨다. 나는 주머니에 돌돌 말려있던 이어폰을 꺼내 핸드폰에 연결하고 음악 플레이 재생버튼을 눌렀다. 귓가에 덜컹거리던 자동차 바큇 소리가 음악에 의해서 들리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저씨는 나를 허름한 시골집 앞에 데려다 주었다. 차에서 내리자 발 밑에 물컹한 것이 밞히자 나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리고 발을 들어 흰 신발 가득 묻어난 강아지똥에 저절로 욕이 튀어나왔다. 맨땅에 신발을 슥슥 문질러 떨어지지도 않는 강아지똥을 털어내고 가방을 신경질적으로 집어 그제서야 내 눈앞에 있는 다 쓰러져가는 말 그대로 시골집을 훓어보았다. 보면 볼수록 어이없는 한숨만 튀어나왔다. " 아주 작정을 하셨네 이 아줌마가 " 내 짐가방을 다 내려준 아저씨께 감사한다는 인사를 건냈고 아저씨는 또 기분좋은 웃음을 지으시며 그대로 내가 탄 온 트럭을 타고 다시 왔던 길을 돌아갔다. 나는 한동안 마당에 서서 주위 풍경을 둘러보다 더 여기 서있어도 해결되지 않을 거란걸 느끼고 몇 안되는 짐가방을 질질 끌고 집 안으로 들어왔다. 아무도 없는 것인지 집은 조용했다. 옆에서 짖어대는 강아지만 빼면 말이다. " 아무도 안 계십니까? " 내 물음에 답해주는 건 개새끼 한마리 뿐이였다. 나는 다시 한번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나는 마루에 짐가방을 내려놓고 집 밖으로 나왔다. 눈 앞에 보이는건 넓디 넓은 논과 밭 뿐이였고 멀리 보이는 집 몇채가 전부였다. 안 그래도 복잡했던 머리가 더 복잡해졌다. 귀에서 들려오는 작은 음악소리를 더 크게 볼륨을 올리고 내가 왔던 길 반대 반향으로 걸었다. 한참을 걷고 걸어도 나오는 건 논과 밭 이것 뿐이였다. 사람 하나 없고 시끄러운 소리 조차없는 조용한 이 곳에서 도대체 무얼 하느냐 말이다. ' 그냥 딱 6개월만 있으면 된다니까 ? ' ' 엄마가 아는 할머니인데 지금 몸이 안 좋으셔서 일을 못하신대 ' ' 엄마가 다 말해놨어 넌 그냥 가서 할머니 일 돕고 가서 좀 편하게 쉬다 오면 좋잖아 ! ' 갑작스레 시골로 가라는 엄마의 말을 좀 더 싫다고 말했어야 했는데 편하게 쉬고 오라는 말에 나도 모르게 알았다고 해버린게 이렇게 일이 크게 될지는 몰랐다. 시골로 오는 동안 내내 후회와 짜증스러움이 밀려왔다. 편히 쉬기는 개뿔 여기서 주구장창 일만 할께 뻔한대 여기서 뭘 쉬고 오라고 하는건지 나는 왜 그때 몰랐을까. 괜히 더 짜증이나 말 밑에 있는 돌맹이를 세게 차버렸다. " 아 ! 누구야 !! " 이어폰 노래 사이로 들려오는 사람 목소리에 나는 급하게 이어폰 한쪽을 빼고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건 아무것도 없었다. 내가 잘못 들었나 싶어 다시 이어폰을 끼려고 할 때, 다시 목소리가 들렸다. " 누구냐니까 ! " 목소리가 들려오는 쪽으로 고갤 돌리자 왠 남자 아이가 자신의 이마를 비비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더니 성큼 성큼 내게 다가와 아까 내가 발로찬 돌맹이를 내게 보이며 바락 바락 소리를 지른다. " 이거 니가 던졌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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