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의사인지 과학자인지 사이비인지 하는 사람이 나를 째려보듯 물어봤어.
"다시 묻겠습니다. 엑소 멤버 오세훈에게 당신의 초능력을 사용한 바가 있습니까?"
나는 여전히 멍게소리인가 생각하며 대답했지. 암만 생각해도 말이 안 되는데...말이 안 되어야 하는데...
꿈도 그렇고 문자도 그렇고 걸리는 게 조금씩 있는 거야...ㅠ
"의사 선생님..저는 무슨 말씀이신지 잘 모르겠어요...."
말끝을 흐리며 대답하자 그 하얀 가운 남자는 인상을 조금 더 쓰면서 짐작 가는 일 있으면 다 터놓으라고 했어.
그래서 나는 포스터 앞에서 한 행동, 그리고 꿈 이야기, 세훈이 생일 축하 이야기, 문자 이야기를 다 말씀드렸어.
미친 사람으로 볼 거라고도 생각했지만, 사실 나도 답답해하고 있었던 거라...누구라도 이 화제를 속시원히 해결해준다면...좋겠다고 생각했었으니까.
내 이야기가 끝나자 의사 선생님은 뭔가 흥미로움을 느낀 듯이 말을 이어갔어.
"저희 연구소 기계가 탐지한 성이름 씨의 초능력은 그저 조금 강한? 수준의 마인트 컨트롤이었습니다.
마인드 리딩 초능력자들이 수련을 하면 타인에게 감정을 심어줄 수도 있고, 타인을 조종할 수도 있죠.
그런데 그건 거의 대부분 직접 마주쳐야 되는 일입니다. 대개의 경우 눈을 마주치는 식으로 마인드 컨트롤을 시도할 수 있죠."
여전히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니 그는 조금 답답해 하며 말을 이어갔어.
"이렇게 성이름 씨를 소환한 이유는 초능력자들이 일반인에게 자신의 능력을 쓰는 것은 범법행위고 그래서 사실 잡아들인 겁니다."
"가가가..감옥갑니까? 저? 아니 나 내가 아니 내가 초능력자라는 것도 안 믿기는데 그 따위...!!"
"아닙니다. 초능력자의 첫 발현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형사 재판에 회부될 일은 없을 겁니다.
제가 관심 있는 건 성이름 씨의 능력 그 자체입니다."
이쯤되면 뭔 말인지도 모르겠고 슬슬 짜증나고 해서 너 하고픈 말 해라~하는 마음으로 의자에 걸터 앉았어.
"아 제 능력이 뭐요? 있기는 한 건지 뭔 소린지~"
"비직면 마인트 컨트롤, 심지어 매개체는 사진? 꿈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고...이거 아주 강력한 겁니다."
그가 이어서 하는 말은 더더욱 놀라웠어.
마인드 컨트롤은 충분히 군사적 효용을 갖는 대단한 능력이라는 둥,
게다가 나는 직면하지 않아도 되니 더욱 쓸모가 있다는 둥.
"문제는 성이름 씨가 얼마나 자신의 능력을 조절할 수 있느냐죠.
초능력자들은 아주 어릴 때 초능력이 발현됩니다. 그래서 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나라의 일꾼이 되죠.
성이름 씨는..20살이 넘어서 첫 발현 이거 너무 늦고...또 어떻게 조절하는지도 스스로 모르시죠?"
조롱기 서린 말투에 짜증나서 아니다!!!외치고 싶엇지만 진심 내가 초능력자인 거도 안 지 3분이 안 됐는데 조절은 무슨ㅎㅎㅎㅎㅎ
그래서 나도
"불행히도 ㅎㅎㅎ그렇네요 ㅎㅎㅎㅎ나라의 일꾼이 되긴 글러 먹었죠 ㅎㅎㅎㅎ"
해버렸어.
"그건 차차 수련하는 거에 따라 달라질 거니까 상관 없습니다. 오세훈 씨에게 건 사랑의 감정 회수할 수 있습니까? 그게 제일 중요하죠."
속으로는 이미 세훈이가 날 좋아한다면...그건 내 왜 회수하지? 낄낄....절호의 기회인가? 했지만ㅋㅋㅋㅋㅋ
그건 세훈이가 원하는 바가 아닐테니...마녀에게 홀리듯 빠진 걸테니...초능력을 풀어주고 싶었어.
"저는 방법을 모르죠. 알려주세요. 바로 풀겠습니다."
"아니 그건 건 사람이 아는 거지 제가 아는 게 아닙니다~"
얄미워 죽겠네...저 양반 부들부들...
"오세훈 그분은 한국 아니 세계에서 엄청 유명한 사람입니다. 그 사람한테 마인드 컨트롤을 걸다니...정말 대책이 없어요~
첫 발현이라 초능력을 사용한 것 자체는 문제가 안 되겠지만, 오세훈씨가 초능력에 대해 언론이든 어디든 티를 내는 순간 초능력자 사회를 알린 죄가 성이름 씨의 몫이 될 겁니다. 물론 오세훈씨도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질 수도 있죠. 기억 지우는 것쯤이야 사실 어려운 건 아니니까."
나는 세훈이가 위험하다는 말을 듣자마자 너무 당황스럽고 무섭게 내가 뭔 짓을 한 건가 싶었어.
그리고 저 의사시끼를 한 대 줘패고 싶기도 했고.
"아 그건 진짜 안돼요. 세훈이는 피해자잖아요? 국가가 왜 나서서 피해자를 괴롭힙니까!!!!
아 여튼 그래서 저 뭐하면 돼요? 수련? 그거 하면 되나?"
"우선 수련은 교과서 드릴 테니 혼자 하시구요. 오세훈 씨 입을 막는 게 시급합니다.
제가 서류 써서 올릴 테니 매니저로 위장취업하세요. 오세훈 씨 주위에서 밀착 마크하십시오.
지금은 그분이 성이름 씨를 사랑하고 있을테니 아마 그렇게 하는 게 오세훈 씨 입을 막는 최고의 방법일 겁니다."
"아니 그럼 당신은 뭐하시게? 나는 세훈이 옆에서 막 그런 거도 하고 내 능력도 수련하고?
흰 가운 입고 있으면서 하는 게 없으셔!!!!!"
"저는 성이름 씨 능력을 관찰하고 연구해 보고서를 올릴 겁니다. 나라에 쓸모가 있는지 아닌지를 알아 보겠죠.
저는 공.무.원.이니까요."
후...저 사람 처음에 잘생겼다고 좋아했는데 다 취소야. 세훈이가지고 나 협박하고 진짜 하...넘 싫어.
내가 진자 마인드 컨트롤러면 저 인간 지금 자살하라고 조종하고 싶다. 부들부들 하면서 그를 노려봤어.
"그럼 다음 주부터 오세훈 씨 입막음 잘 부탁 드립니다. 그리고 저는 블락(Block) 초능력이예요.
지금 뭘로 저를 컨트롤하고 싶대도 안 됩니다^^"
재수없어...부들부들.
징들아...그니까 요는...나 이제 엑소 매니저구...나 초능력자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전자는 팬티 벗고 소리 지르는 일인데 후자는 다시 팬티 입고 소르 막을 일이다 하....ㅠㅜ걱정....
나 좋아한다는 세훈이는 어떻게 보냐...?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