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하나하나 사소한 행동이 나에겐 깊은뜻으로 와닿았는데.당신은요? Big Baby Small Baby "........"
힐끔힐끔.아 거 사내자식이 진짜.
"그만좀 힐끔거리고 밥좀먹지?독안탔거든?"
그제서야 어설프게쥐고있던 숟가락을 고쳐쥔 놈은 시우의 저녁식사겸 만든 달걀볶음밥을 한입 떠먹었다. 시우에게줄 달걀죽을 식히며 열심히 떠먹는 어쩌면 퍼먹는다는 말이 맞을지 모르겠지만 놈을 빤히쳐다보고 있으니 열심히 퍼서 입으로 나르던 숟가락질이 뚝멈췄다.
"왜?" "......" "맛없어?"
놈은 밥을떠먹기 위해 숙였던 고개를 천천히들고선 고개를 좌우로 살짝 저으고는 멈췄던 숟가락질을 움직여 입안으로 퍼날랐다.싱겁긴.숙인 고개 아래로 보이는 놈의 볼록 한볼을보며 컵에 물을 따라주고는 거실바닥에 퍼져앉아 가차없이 곰돌이인형의 귀를 만지작거리고있는 시우를 데려와 유아용식사의자에 앉혔다.
'남우현' '어?' '내이름'
앞뒤말 싹둑잘라먹고 개미새끼 기어가는 목소리로 자신을 남우현이라고 말한놈은 생긴건 말짱하게 생겨먹었다 .호호 입김을 불어 식힌 달걀죽을 시우입에 한숟갈넣어 주며 남우현을 힐끔힐끔 쳐다보았다.진짜 생긴건 말짱하게 생겼는데.말짱하게 생긴걸 떠나서 남우현은 나름 잘생긴외모였다.
성규는 생긴것들이 더 하다며 입을삐죽이곤 티슈를 뽑아 시우의 입가에 묻은 달걀죽을 닦아냈다.
쓸모도 없는 유아용숟가락을 양손에 꼬옥쥐고선 이리저리 휘두르던 시우녀석은 금세 지쳤는지 허공을 열심히 휘저어 다니던 두팔을 풀썩하고 식탁에 내려놓았다.
"팔아프지?"
팔이 저려오는지 끙끙 거리는 시우녀석에 웃으며 묻자 제말을 알아듣기라도 한건지 쪼끄만한 참새부리같은 입을 삐죽이며 고개를 팩돌렸다.으하.김시우 삐졌어?손에 들고있던 달걀죽그릇을 식탁위에 놓고 시우를 유아용식 탁에서 빼내어 안아들자 제대로 삐졌는지 자꾸 녀석이 남우현을 향해 끙끙거리며 고사리같은 손을 뻗었다.
어느새 밥을 다먹은건지 수저를 놓고 가만히 앉아 저와 시우가하는짓을 보고만있던 남우현은 시우가 저를 향해 손을 뻗어오자 아까와같이 크게 움찔하는듯 하더니 고개 를 돌려 저를 쳐다보았다.
"안아줘.이녀석 지금 단단히 삐졌어"
고개를끄덕이며 조심스레 팔을뻗어 제품에 있던 시우를 받아든 남우현의 팔은 말그대로 뻣뻣그자체였다.누가 보면 의자에 앉힌줄 알겠다.
"팔힘좀 풀어.누가보면 나무토막인줄 알겠네"
이번에도 고개만 끄덕거린 남우현은 제품에서 벗어나 좋다고 방긋방긋 웃어대는 시우녀석을 조심스레 돌려안아 자신의 무릎위에 앉혔다.잘했어.무의식적으로 웃으며 칭 찬하듯 말하자 남우현은 잠시 놀라는듯 하더니 지금까지 보지못하였던 입꼬리를 작게 말아올려 웃어보였다.아주 작은미소였지만 말이다.
"바 바아-빠" "뭐.김시우 밥안줘"
달걀죽을뜬 숟가락을 이리저리 시우녀석의 앞에 왔다갔다 거리자 녀석은 쪼끄만한 입을 벌렸다 오므렸다 뻐끔뻐끔거렸다.히잉.입을 벌려도 주지않는 저에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것처럼 두볼을 씰룩인 시우녀석은 저를향해 있던 몸을 남우현쪽으로 휙돌려 가슴팍안에서 꼼지락 거리기 시작했다.
야,야 김시우.형아 불편해할라.시우녀석이 평소에 안부리던 온갖애교를 부리며남우현가슴팍에 부비적대는데 남우현얼굴이 말이아니였다.경직된듯 굳은얼굴로 움직이지도못하는데 금방이라도 움직이면 삐걱삐걱소리가 날것만같았다.
"괜,찮아"
식탁의자에서 일어나 남우현가슴팍에 붙어있는시우녀석을 떼어내려 팔을뻗자 남우현이 팔을 들어 제지하며 시우의 작은머릿통을 쓰다듬기시작했다.어느순간 풀려져있는 몸은 언제 굳었었냐는듯 시우의 얼마없는 머릿결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리고.남우현의 얼굴에 걸려있는 작은 미소까지도.
Big Baby Small Baby
"상처는 괜찮아?"
잠이안오는지 칭얼거리는 시우녀석을 겨우재우고 나오니 남우현은 쇼파에 앉아 시우를 재우기위해 방에들어가기전 던져주었던 파스를 멍이들어 부어오른곳에 붙히고있었다.입술양쪽에 터진건 기본이였고 흙먼지가 묻은곳을 닦아주고 연고를 바르고 소독까지 해두었지만 피가굳어 남우현의 얼굴은 엉망이였다.새거였던 파스한팩을 다쓴건지 마지막파스를 붙힌체 멀뚱히 앉아있는 남우현의 손에서 파스시트지를 뺏어든체 휴지통에 넣었다.
"......." "네가 싸움으로 다쳐서 쓰러져있는걸 내가 우리집까지 데려온거야"
내말에 알고있었다는듯 고개를끄덕이는 남우현을 보고 눈을 살짝찌푸리며 말했다.원래 그렇게 말수가 적어?내 물음에 그저 입을 꾹 다문체 쇼파에 앉아있는 남우현에 한숨이 나왔다.
"집에 연락안넣어도되?어차피 시간도 늦었고 몸도 그모양인데 하룻밤정도는 재워줄 수 있는데" "어차피 신경안써" "뭐?"
내가 뭘하든.굳어진 얼굴로 말한 남우현은 쇼파에서 벌떡일어나 거실바닥에 앉아있는 나를 내려다보며 짧게 욕실좀쓸게 하고 말하고선 욕실로 휙 들어가버렸다.
뭐,뭐지.멍한얼굴로 남우현이 들어간 욕실문을 쳐다보고 있자 얼마지나지않아서 물이 세차게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가출?아님 부모님이랑 싸웠나?
"...뭐든 어때.하룻밤만 재우고 보낼껀데"
어찌보면 무심해보이겠지만 어린애도 아니고 고등학생이나 된놈을 어르면서 집에보낼생각은 없었다.나이먹은만큼 이유가있어서 그러는거겠지.그렇게 생각하며 방으로 들어가 옷장을 열어 뒤져 평소에 커서 입지 못하였던 트레이닝복바지와 흰면티를 꺼내어 마른수건과 함께 욕실앞에 두었다.
"야 문앞에 수건놔뒀다"
대답없이 세찬물소리만 들려 어깨를 으쓱이곤 슬슬 피곤이 몰려오는지 눈꺼풀이 무거워지기 시작했다.거실로 나와 시우가 가지고 놀던 장난감들을 정리하고 대충정리하다보니 시간은 벌써 새벽한시를 향하고 있었다.
피곤함에 두눈꺼풀을 비비며 방에 들어가 남우현이 잘바닥에 이불을 피고 있을즈음 물소리가 끊기고 욕실물소리가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 욕실안에 있던 헤어드라이기로 머리까지 말끔히 말리곤 남우현은 아까보다 훨씬 깔끔해보였다.침대이불속에 들어가 누워 멀뚱히 서서 바닥에 편 이불위에 눕지않은체 저만 보고있는 남우현에 얼른누우라고 말하자 남우현의 입에서 나오는말은 가관이였다. "나 바닥에서 못자" "뭐?" "......" "그럼 나보고 바닥에서 자라고?" 당연하다는듯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 남우현은 자신이 베고잘 베게를 손에 쥐며 고갯짓으로 바닥에깐 이불을 가리켰다.지금 바닥에 내려와 자라는 제스쳐? "야!나 이집 주인이거든?" 누가모르나?하는 얼굴로 또 고개를 끄덕인 남우현은 더이상 말하기 귀찮다는듯 하품을 쩌억하더니 침대 모서리에 엉덩이를 걸쳐앉았다.아오,아오,아오!! 하루만이야.어차피 하룻밤만 재워주면 저놈은 이집에서 나갈꺼다.어른인 내가 참자. 참을 인자를 가슴속에 새기며 따뜻한 이불속에서 나와 아직 찬기가 올라 따뜻함이라곤 느껴지지않는 바닥에 깐 이불로 몸을 굴렀다. "추워!" "응" 가라앉은목소리로 작게 대답한 남우현은 잠시후 불이라고 작게 말한후 이불을 뒤집어 쓰곤 잠을 청했다. 나쁜자식.내가 주인인데. 추위에 코끝을 찡긋거린 성규는 진지하게 오랜만에 시우방에서 잘까하며 고민했다.하지만 시우방엔 작은유아용 침대하나뿐 역시나 이불을 깔고 자야하는건 마찬가지라 생각한 성규는 이불속을 뻥뻥차며 코를훌쩍이곤 잠을 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