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너네 언제 사귀는데
w. 빛이나
01
: 심술
"그래서 너네 언제 사귀는데?"
"....뭔소리야 또"
"아니~ 너랑 박지민! 도대체 언제 사귈거냐고!"
또 듣는다. 지겹다 이 소리
"...정수정! 이상한 소리하지마! 내가 무슨 박지민이랑..."
"얼씨구 그러면서 지금 네 눈은 박지민 보고 있는데?"
"무슨 소리야 박지민 보는거 아니거든?"
사실 맞다.
학교에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인사는커녕 본 척도 안 하는 박지민을 쳐다봤다.
과실 입구에서 그것도 여자 동기와 웃으면서 이야기를 하는 박지민을 쳐다봤다. 아니 째려봤다.
'저러는데 사귀긴 무슨...'
좋아 죽네 죽어 얼씨구
여자 동기가 대놓고 박지민의 몸을 터치하면서 웃는데 박지민은 좋다면서 또 웃는다. 속에서 부글부글 열이 끓는다.
'내가 조금만 터치해도 질색을 하던 놈이...'
계속 그 광경을 보자니 열이 나서 고개를 돌려버렸다.
나의 이런 모습을 본 정수정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말했다.
"어이구 우리 여주 짝사랑 제대로 하고 있네~ 다 컸어 아주~"
"뭐래 진짜 아니야! 그런 거!"
"야 갑자기 나는 왜 나와? 솔직히 까고 말해서 너 2년 휴학한 거 그거 박지민 때문 아니라고 할 수 있어?"
"뭐래 나 그때 동안 여러 가지 자격증도 따고! 어? 여행도 가고! 그랬잖아."
"아~ 그래서 박지민 군대 갔을 때랑 우연히 겹쳤다?"
"아니~ 야 너도 휴학했잖아! 그럼 너도 박지민 좋아 하는거냐?"
"야!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릴 하고 있어! 나는 그동안 유학 갔다 온 거고요~"
역시 정수정. 고딩 때부터 저 말빨에 못 이긴다. 하긴 이게 다 정수정이 나에 대해서 나보다 더 잘 알고 있는게 이유이기도 하지...
정수정한테는 아무것도 못 숨긴다. 진짜
"..... 너만 알고 있어 진짜"
"풋- 알겠어..... 근데... 흠 안되겠네.."
"뭐가 또"
"아니 아니 혼잣말... 어? 윤기 선배 왔나 보다!"
"윤기 선배? 어디?"
"나한테 톡 옴 이제 들어온데! 빨리 마중 나가봐!"
"마중은 무슨..."
"왜~ 거의 일주일 만에 만나는 건데! 빨리 가봐라~ 보고 싶었다며~"
"아니 야! 목소리 좀 낮춰! 누가 들으면 좋아하는 사람인 줄 알겠어!"
"아 그런가? 암튼! 빨리 나가봐!"
아무도 안 들었기를.. 저거만 들으면 내가 무슨 윤기 선배를 좋아하는 줄 알겠어...
윤기 선배로 말하자면... 윤기 선배는 내 우상이다.
물론 고딩때 나도 그 감정이 좋아하는 감정 인줄 알았다.
농구도 잘하고 공부도 잘하는 선배의 모습, 거기다가 나는 학생회 학생 중 한 명이고 윤기 선배가 회장이었을 때의 그 카리스마가 정말 멋졌었다.
그 멋짐과 부러움, 동경이 나는 좋아하는 감정인 줄 알았다.
그래서 대놓고 정수정한테 좋아한다고, 도와달라고 했을 정도였으니...
지금 생각하면 이불 킥 감이다. 이불에 구멍 한 5개 정도는 뚫어놔야 괜찮아질... 그런 정도?
암튼 윤기 선배는 나에게 우상인 그런 사람이다. 또 우리 과에서 유일하게 친한 선배이기도 하고...
"그래 그래 윤기 선배가 오라는데 가야지 내가 어쩌겠어... 나 간다!"
그렇게 과실을 나가려고 일어나서 문쪽을 바라보니 박지민과 여자 동기가 문쪽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지민 근처에도 가고 싶지 않았는데 결국 가야 한다니...
박지민을 보자 아직까지도 좋다면서 이야기하고 있다. 어쭈 이제는 머리에 묻은 거까지 떼준다.
유치하게도 이 질투라는 감정을 처음으로 느껴본다. 느끼면 느낄수록 불쾌하고 내가 유치하게 느껴지는 이상한 기분이다.
이게 다 박지민 때문이야.
아니 얘는 왜 문 앞에서 이야기하고 난리야 난리긴!
그렇게 그냥 박지민을 본 척도 안 하고 지나쳐 문을 열고 나가려고 하는데-
"... 어디가"
내 손목을 붙잡으면서 말하는 사람은 바로
박지민이었다.
이제 와서 아는 척하는 거니...
갑자기 화가 났다. 본 척도 안 하더니 내가 어디 나가니까 궁금은 하나 보지
"왜?"
"어디 가냐고 내가 먼저 물었어."
"그냥 요 앞에 나가는 거야 너는 하던 이야기나 나눠"
박지민의 손을 뿌리치면서 말했다. 말이 삐뚤게 나와버렸다.
진짜 유치하다 김여주
"... 뭐야 무슨 기분 안 좋은 일 있었어? 말투가 왜 그래?"
박지민이 다시 내 손목을 잡으면서 말했다. 이번에는 아까보다 더 꽉- 내 손목을 잡아오는 박지민이었다.
티 났나 보네...
그건 그렇고 진짜 몰라서 그러는 건지 아니면 진짜 모르는 건지 눈치도 없이 물어보는 박지민이 괜히 미웠다.
거기다가 박지민 옆에 여자 동기는 찡그리며 나를 쳐다본다. 그래- 좋은 시간 내가 다 망쳤다 이거지...
"아무 일도 아니야 신경 쓰지마. 그리고 나 나가 봐야 해 윤기 선배가-"
아차
윤기 선배 이야기가 나오자 얼굴이 굳어지는 박지민이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누구에게나 친절한 박지민이 유일하게 이야기가 나오면 얼굴이 굳어지는 사람이 있다. 바로 윤기 선배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박지민은 윤기 선배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언급도 안 했는데 결국 말해버렸다.
나의 눈이 떨리자 더욱 얼굴이 굳어지는 박지민이었다.
"... 윤기.. 선배 만나러 가는... 거라고?"
나를 쳐다보는 박지민의 눈빛이 따가웠다.
"... 어 근데 그냥 마중만 가는 거야 마중만..."
"네가 왜"
"...."
"네가 왜 그 선배 마중을 나가는데"
"......."
그냥 아까처럼 말해야 하는데 말이 안 나왔다. 한마디만 더 나쁘게 말했다가 진짜 멀어질 거 같았다. 박지민과 내가
그때 과실 문이 벌컥 열리면서 윤기 선배가 들어왔다.
"아니~ 김여주 진짜 거북이냐? 왜 이리 안 오... 어? 여기었네? 여주?"
내가 나오지 않자 성격이 약간은 급한 윤기 선배가 그냥 들어왔나 보다.
"아.. 선배 미안해요..."
"아니야 무슨 심각한 이야기 중이었나 보네... 괜찮아 여주야 이야기마저 해라~"
박지민의 굳어 있는 표정을 봤는지 윤기 선배는 겁먹은 표정으로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윤기 선배가 자리를 피하자 박지민은 그대로 나의 손목을 잡고 밖으로 나갔다.
그저 정신없이 박지민에게 끌려가 어느덧 학교 근처 카페까지 왔다.
정적이 흘렀다.
박지민은 나를 계속 쳐다보고 있고 나는 그런 박지민의 눈빛을 피하고 있었다.
내가 먼저 사과해야 한다.
박지민은 모르니까. 내가 자신을 좋아해서 여자랑 이야기하니까 질투가 나서 말이 비뚤게 나갔다는 것을 모르니까.
비뚤게 나갔던 나를 보고 당황했을 테니까... 거기다 윤기 선배 이야기까지 나왔으니...
"... 미안 미안해 지민아"
"... 뭐가"
"말 나쁘게 한 거랑 윤기 선배 이야기 한 거 네가 싫어하는 거 중 2개나 했으니까..."
"그래.. 내가 싫어하는 거 다 알면서 넌 그런 거고..."
"...미안해"
"근데 네가 또 그렇게 시무룩하게 있으면 내가 더 신경 쓰이고 걱정되고... 그치?"
"... 어?"
박지민은 항상 이렇다.
"나도 미안해... 다른 여자애랑 말해서.."
다 아는 거처럼 군다. 그리고 착각하게 만든다.
내가 화난 원인을 기가 막히게도 정확하게 파악한 박지민의 말에 놀라서 박지민을 쳐다보면 아까 굳어있던 박지민은 어디로 가고 예쁘게 웃는 박지민이 보였다.
" 자 그럼 우리 밥 먹으러 가자 우리 여주가 좋아하는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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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나 입니다!
저 또 왔어요~ 사실 저라는 작가가 현생땜에...
이런 꿀 연휴 때 많이 올리지 않으면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 올 거 같아서 요번 연휴에 많이 올려구요...
암튼 저의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봐주시고 하셔서 기분이 좋아요... 그래서 진짜 열심히 할려구요!
정말 감사하고 사랑합니당 여러분 :)
사랑하는 싸람들 |
오빠아니자나여/ 콘쪼코/ 땅위/ 보라꽃/ 요정/ 피치/ 리본
(이 글 올릴 때 비회원 한 분이 계신데 등록 대기중이여서 확인을 못하였습니다! 다음글에서 확인 가능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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