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내 직업특성상 외국에 왔다갔다 하는일이 잦아, 자주 데이트를 하긴 힘들었다. 하긴 뭐 그도 마찬가지니까 할말은 없지만. 그래서 거의 내가 해외에 다녀오면 일주일이나 2주일에 한번씩 만날수밖에 없었고, 대신 그다음주는 일주일 전부다 스케줄이 없는 형식이였다. 오늘도 2주동안 빡세게 스케줄을 하고, 하루 푹 쉬고나서 그의 작업실로 놀러가기로했다. 작업이 아직 많이 남기도 했다고 하니 말이다.
"오빠 나 거의 다와가는데 어디로 가면 돼요...?"
"잠깐만, 내가 나갈께."
"앞에서 기다리고 있으니까 빨리와요"
손에는 쇼핑백을 가득 들고있었다. 아니 뭐...김남준이 뭘 챙겨서 먹을것같지도 않고, 또 요리를 잘하는것도 아니니까. 점심 겸 해서 도시락을 쌌다. 새벽에 일어나느라 조금 고생하긴 했지만. 맛있게 먹어주면 되는거지 뭐. 나를 마중나온 그를 따라, 작업실로 들어가자 안에는 누가 한명 더있었다. 누구지...?
"오빠, 작업실에 오빠말고 다른사람 또 있어요?"
"아, 윤기형있어. 나중에 정호석 올수도 있긴한데...불편하면,"
"아뇨, 완전 좋아서요."
"응...?"
내가 생글생글 웃으며 그의 팔을 붙잡고, 작업실 안으로 들어가자 의자를 빙글 돌려 누가 왔냐며 묻던 민윤기가 나를 보고는, 살짝 인상을 찌푸리다가, 나를 기억해냈는지 아, 하는 소리를 냈다. 아 그런데 생각해보니 나때문에 방해가 될수도 있을꺼같은데...내가 살짝 눈치를 봤다.
"김남준 여자친구 맞죠?"
"네..아 방해되면 나갈까요...?"
"아, 아뇨. 그럴필요 없어요. 김남준 너는 작업실에 여자친구나 데려오고 잘하는 짓이다"
"왜요, 작업때문에 자주 만나지도 못하구만"
"얼씨구, 당당한거 봐라?"
민윤기와 한참을 투탁거리던 그는, 나를 소파에 앉힌 그가 내 손에 들린 쇼핑백을 보며 이건 뭐냐며 물었다. 아깜빡할뻔, 내가 아 맞다 하고 쇼핑백을 책상에 올렸다. 마침 딱 점심시간이기도 하고..컴퓨터로 한참 뭔가를 하던 민윤기도 책상위에 뭔가 올려지자, 헤드셋을 벗더니 내가 만든 도시락인걸 보자, 조금 놀라워했다. 김남준, 너 이런거도 받고...
"이거 도시락인데, 오빠 밥 잘 안챙겨먹잖아요. 그래서 만들어왔는데.."
"진짜? 니가 만든거야?"
"오 김남준, 진짜 넌 도둑놈 새끼네. 여섯살이나 어린 여자친구만나고, 요리도 잘해. 여자친구한테 잘해 임마"
"윤기씨...? 아 이렇게 불러도 되나? 같이 드세요. 많이 만들어왔는데"
"아 먹어도 괜찮아요? 김남준 주려고 싼거같은데"
"드세요! 괜찮아요"
내가 호칭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어색하게 그렇게 말하며 책상에 도시락 뚜껑을 열었다. 새벽부터 일어나 만든 보람이 있네. 내가 뿌듯하게 도시락 통을 하나하나 열자, 김남준의 표정은 점점 다이나믹하게 바뀌었다. 그 표정이 웃겨서 내가 웃음을 터뜨리며 젓가락을 쥐여주자, 잘먹겠다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옆에서 민윤기도 잘먹겠다고 말하더니, 주먹밥 하나를 입에 넣었다. 내가 새삼 생각하지만 진짜 맛없게먹는다...
"진짜 여주 니가 만든거야?"
"나 못믿어요? 나 요리 잘한다니까"
"잘먹을께요."
"잘먹을께 여주야."
"응, 많이먹어요. 아 이거 오빠 좋아하는거!"
내가 이것저것 남준에게 챙겨주다가, 주스를 따서 건네자 고맙다며 웃음을 지은 김남준이 내 머리를 살짝 쓰다듬었다. 내가 괜히 뿌듯해서 웃고있는데 옆에서 민윤기가 오만상을 찌푸리며 비엔나를 입안에 넣고있었다. 작업실에서 뭐하는짓이냐, 여기가 연애하라고 있는줄 아냐, 내가 도시락 하나로 화가 풀리겠냐 뭐라뭐라 말했지만, 민윤기한테는 미안한 사실이지만 그건 하나도 안들리고 내앞에서 내 머리를 쓰다듬는 김남준만 보이는게 팩트였다.
"진짜 누구 여자친군데, 못하는게 없지?"
"윤기씨! 입에는 맞아요?"
"네, 맛있어요."
"아니 여주야...? 내말은 왜 씹어?"
왜긴 부끄러우니까 그렇지. 도시락을 깨끗하게 비우고 내가 도시락 통을 정리하고있는데 작업을 준비하던 남준이 내 옆에 앉더니 노트하나와 연필을 내게 내밀었다. 이게 뭐래...? 내가 김남준을 쳐다보자, 내 손에 노트와 연필을 다시 들려주면서 말했다.
"오빠 이게 뭐예요..?"
"작사노트"
"그걸 왜 나한테 줘요..?"
"가사 한번 써볼래?"
"네? 어우 못해요 못해. 내가 가사는 무슨..."
"왜, 한번 해 봐. 심심할꺼같은데 이거 은근히 재밌다?"
"못할꺼같은데..."
"정 못할꺼같으면 나랑 같이 해볼래? 나 이런거 한번 해보고싶었어."
내가 전문적으로 작곡이나 작사를 해본거도 아니고, 내가 그를 뚱하게 쳐다보자, 나를 자신의 의자 옆에 앉히더니 내 귀에 헤드셋을 씌우더니, 비트 들려줄께 들어봐 하면서 타닥거리며 타자를 두드리더니, 스페이스바를 눌렀다. 그러자 귓가에 달달한 멜로디의 비트가 들려왔다. 와 되게 좋다..내가 그걸 다 듣고나서, 헤드셋을 벗자. 의자를 내쪽으로 돌리더니 어때? 하고 물어왔다.
"어떤거 같아? 괜찮아?"
"진짜 완전 좋은거같은데요? 완전 좋아"
"다행이다. 나 이거 너 생각하면서 만든건데"
나를 생각하면서 만들었다고? 내가 그를 쳐다보자, 맞다는 제스쳐로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러더니 옆에있던 민윤기를 부르더니 비트 저거 괜찮죠? 하고 물었다. 민윤기도 인정하는듯 괜찮다며 말했다. 다시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린 김남준이 써줄꺼지? 하고 말하며 작사노트를 내밀길래 결국 노트를 받아들며 고개를 끄덕였다. 왼손은 김남준과 깍지를 낀채 책상위에 노트를 올려놓아다.
"진짜 이상해도 난 몰라요...?"
"괜찮다니까?"
"음..뭘 어떻게 써야하나..."
내가 노트를 빤히 보면서, 어떻게 해야할까 하고 고민하는데 저 비트가 나를 생각하면서 만들었다는 말이 생각났다. 그리곤, 다시 연필을 들었다. 그러면 나는 그를 생각하면서 쓰면 되는거 아닐까? 내가 끄적거리며 노트를 써내려가자, 옆에서 작업을 하던 남준이 나를 흐뭇하게 쳐다보다가 헤드셋을 벗고 나한테 물었다.
"잘 되어가?"
"음...그럭저럭? 근데 오빠는 데이트하러 와서는 이런거나 시키고"
"미안미안, 근데 진짜 내가 해보고싶었던거라니까? 나는 곡 쓰고, 여자친구는 가사 쓰고. 그렇게 노래 하나 완성시키는거."
"알겠어요 알겠어. 아! 보지마"
"왜, 어차피 보게될껀데..."
"그래도, 지금은 안돼요. 노놉"
내가 노트를 숨기고, 다시 끝까지 써내려갔다. 이게 가사인지 뭔지...알수는 없지만 뭐 다 쓰긴 썼네. 내가 한참동안 고민고민 해가며 쓴 노트를 김남준에게 내밀자, 가사를 찬찬히 읽어보던 김남준이 옆에 있던 민윤기를 툭툭 건드리더니, 불쑥 노트를 내밀었다.
"형, 가사 괜찮지 않아요?"
"뭔데, 보자...뭐, 비트 어떤거에 넣을껀데?"
"16번 비트요"
".....괜찮은데? 분위기랑도 어울리고, 박자도 얼추 맞을꺼같고. 누가쓴거야?"
"우리 여주요. 잘썼죠. 처음치고"
또 내 칭찬을 한가득 늘어놓은 김남준이였다. 그의 말에 고개를 대충 끄덕인 민윤기가 다시 김남준에게 노트를 돌려주고나자, 김남준이 내 볼에 짧게 뽀뽀를 해왔다. 내가 여기서 스킨쉽을 하기엔 좀 민망해서 살짝 물러나자, 삐진얼굴로 나를 보던 김남준이 이내 나를 끌어안고, 얼굴 곳곳에 입을 맞추기 시작했다. 내가 여기 우리 둘만 있는거 아니라고 말하며 밀어내자, 어차피 헤드셋때문에 안들린다며 민윤기를 곁눈질로 보더니, 나를 다시 부둥부둥 끌어안았다.
"오빠 진짜 여기 우리만 있는거 아니라니까요..."
"어차피 헤드셋때문에 안들려"
"아 그만그만!"
내가 결국 그에게서 벗어나자, 뾰루퉁해진 얼굴을 한 그가 홱 얼굴을 돌려 모니터로 시선을 고정시켰다. 내가 삐진걸 알고 배시시 웃으며 볼을 콕 찌르면서 언제 끝나요? 하고 묻자, 나를 장난스레 노려보더니, 이내 작업 조금만 더있으면 끝나. 하고 말 하며 헤드셋을 썼따. 내가 그말에 고개를 끄덕거리곤 소파로 가서 앉았다. 방해되면 안되니까. 김남준이 작업을 하는동안 작업을 먼저 끝낸 민윤기가 갑자기 내옆자리에 앉기에 내가 놀라 파다닥 거리자, 웃음을 터뜨린 민윤기가 안잡아먹어요. 하며 장난스레 말했다.
"그리고, 이름이 뭐였더라..박여주씨? 맞죠?"
"아아, 맞아요"
"남준이랑 사귄지 얼마나 됐어요?"
"한 세달...네달...네달 됐나?"
'"꽤 오랬동안 사귀었구나, 아 별건 아니고 궁금해서. 쟤가 저렇게 누구 좋아하는거 거의 처음봐가지고..."
사담 |
오랜만에 왔져...비축분 다써버려서 컹 ㅠㅠㅠㅠㅠㅠ 저 저런거도 되게 보고싶었어요...남자친구가 작업하는데 여자친구가 옆에서 막 작사하거나 작업 같이 해보는거...넘나 설레는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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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 윤맞봄 @불가사리@ 5239 (민윤기) 비행포도알 정국오빠애인 하니 호비호비뀨 뾰로롱 베베르망개드모찌스3세 김데일리 메타몽; 정국어 입술까지떨려온다면 태태 쫑냥 땅위 경하수월 1472 흥슙 나뱅 설탕모찌 쿠쿠 꾸꾸 프잉 아듀 윰욤윰욤 천남 오잉 포로리 흑설919탕융기 온기 미인 초록 낮누 너만보여 슈가형 가슈윤민기 유닝 망개떡짐니 붐바스틱 밍죠 9197 피치 우당탕탕 뀨태형부인뀨 뉸기찌 뷔스티에 붕어 섞진 귤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