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너네 언제 사귀는데
w. 빛이나
03
: 입술 사이(50cm)
***
어제부터 오늘은 우중충한 날이었다.
어제 새벽부터 내리는 비 때문도 있지만 마음이 우중충했다.
....
오늘 하루 박지민을 보지 못했다. 박지민은 아팠다. 나 때문에
그래서 지금 가고 있다. 박지민의 집으로
박지민이 어제 나에게 남기고 간 말은 지워버리고
***
"... 이제 나 아는 척하지 마 다가오지도 마 안 그럼 나 진짜 못 참으니까"
***
무슨 일이었냐면 때는 어제였다.
비 오는 날이 싫었던 나는 오늘 하루 종일 기분이 우울했다. 그러자 박지민은 나에게 온갖 초콜릿을 주며 말했다.
"먹어. 오다가 1+1이어서 주는 거야"
"고마워..."
박지민이 나에게 초콜릿을 주자 순간 기뻤지만 빗소리에 또 우울해졌다.
"흐으.. 우울해 우울해..."
우울했지만 여기까지는 좋았다. 여기까지는
그날 점심 비가 왔지만 굳이 윤기 선배가 보기로 약속했던 영화를 그렇게 보자고, 보자고 안 부리던 때를 쓰자 보러 가려고 나오던 길이었다.
그때 과실에 들어오는 박지민과 마주쳤다.
"김여주 시간 있으면 오늘 영화 보자"
마음 같아서는 박지민과 보고 싶었지만 취소했다간 윤기 선배에게 크게 당할 거 같아 거절했다. 윤기 선배 이야기는 빼고. 지민이가 싫어하니까
"아 나 약속 있어 점심에!"
"아 그래? 그럼 저녁에는?"
"저녁? 저녁..."
아... 저녁까지 먹기로 했지...
"저녁까지 있는 약속이라서... 다음에 보자"
"아 뭐 그래~ 근데 누구랑 한 약속인데? 정수정은 아니거 같고"
"아... 있어... 친구...! 야 내가 정수정 말고 친구가 없는 줄 알아? 참 나"
거짓말을 했다. 그것도 박지민이 제일 싫어하는 거 하지만, 솔직하게 말했다간 더 싫어할게 분명했기 때문에 그냥 넘겼다. 오늘 마주치지만 않으면 되니까
***
그렇게 윤기 선배와 영화를 보고 밥까지 먹었다.
한때는 내 우상이었지. 한때는 지금은 정말 이상한 사람이다. 이상한 사람
그렇게 윤기 선배가 던지는 아재 개그를 들으면서 자존심 상하게 웃으면서 시내를 걸었다. 그때였다. 저 멀리서 익숙한 형태의 사람이 나와 윤기 선배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박지민이다.
박지민이 윤기 선배와 나를 쳐다보며 아니 노려보며 다가오고 있었다. 정확히는 나를 노려보며
"... 김여주"
"지민아..."
옆을 보니 윤기 선배는 이미 도망가고 없었다. 발 빠른 선배다. 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 지금.
박지민은 우리 집으로 가는 골목길로 나를 끌고 왔다. 박지민이 잡은 손목이 아팠다.
"박지민..! 아파.. 이것 좀 놓고..."
"친구가 윤기 선배였구나. 그치?"
눈은 웃고 있지만 날카로운 말투로 박지민이 나에게 물었다.
".. 그게 지민아.."
"알잖아. 너 내가 싫어하는 거 "
"응... 미안..."
"거봐 넌 또 알면서 윤기 선배랑 그것도 나한테 거짓말을 하고! 너 지금 나가지고 장난쳐?"
낯설었다. 박지민의 저런 모습이. 착각하게 만든다. 박지민의 저런 모습이
그러다 화가 났다. 자기는 자기는 다른 여자랑 다정하게 웃으면서 이야기 해놓고 나한테는 화내다니 내로남불도 아니고
오늘 하루 동안 우울했던 게 있어서인지 나도 화가 나 박지민에게 말했다.
"네가 무슨 상관인데"
"뭐?"
"네가 무슨 상관이냐고! 막말로 네가 내 남친이야? 아니잖아 근데 왜 자꾸 그래? 내가 선배를 만나든 연하를 만나든 누굴 만나든 네가 무슨 상관이냐고!"
내 말에 박지민은 실소를 내뱉었다.
"하- 그래 아무 사이 아니지 그렇지"
꼬여도 단단히 꼬였다.
박지민은 그렇게 나를 노려보다가 내 손에 무언가를 쥐여주고는 말했다.
"... 이제 나 아는 척 하지 마 다가오지도 마 안 그럼 나 진짜 못 참으니까"
그렇게 박지민은 빠르게 사라졌다.
박지민이 나에게 쥐여준 것은 박지민이 항상 들고 다니는
우산이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투둑-
투둑-
비가 쏟아졌다.
나는 그렇게 우산을 쓰고 박지민을 찾아다녔다.
바보같이 비를 맞고 있을 박지민을
***
그렇게 2시간을 찾아다녔지만 찾지 못하고 집으로 들어왔다.
눈물이 나왔다.
아직 시작도 못했는데 말하지도 못했는데 끝난 거 같아서
***
그렇게 오늘 박지민에게 우산을 돌려주려고 잘 말린 우산을 예쁘게 접어 가지고 왔다.
그런데 오늘 하루 종일 박지민이 보이지 않았다.
김남준에게 박지민 어딨냐고 물었다.
" 아 오늘 안 왔어 아파서"
"뭐? 박지민이 아파?"
"어. 어제 비 많이 왔잖아 그거 다 맞았데 우산도 들고 왔으면서 바보같이..."
김남준의 말에 들고 있던 우산을 뒤로 숨겼다. 하지만 김남준은 이미 본 듯 웃으며 말했다.
"아... 그 우산의 행방을 이제야 알겠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보아하니 이번에는 너 잘못인 거 같은데 가봐. 박지민한테"
"... 박지민이 찾아오지 말래..."
내 말에 김남준은 크게 웃으며 말했다.
"아니 너 진짜 웃긴다... 그게 진짜 찾아오지 말라는 거 같아? 아아 이러니 서로 삽질하는 거지..."
"... 뭐라고?"
진짜 뭐라는 건지 모르겠다. 삽질? 삽질이라고 그랬나?
"아니 아니 못 들었으면 말고 무슨 개그콘서트보다 더 웃기다 진짜... 암튼 찾아가 봐 가서 우산도 돌려주고. 박지민 우산이잖아."
***
그렇게 해서 주소까지 받아서 온 박지민네 집 앞이었다. 후우- 심호흡을 하고 초인종을 눌렀다.
띵동-
아무도 나오지 않자 한번 더 눌렀다. 띵동-
없나...?
그 순간 문이 열리고 박지민이 나왔다.
"....... 왜 왔어"
다 갈라진 박지민의 목소리였다.
"...우산.. 고맙다고"
내 말에 박지민은 내 손에 들린 우산을 가져가고 말했다.
"갖다줘서 고맙다. 이제 가"
"... 박지민!"
"... 내가 오지 말랬잖아 빨리 가"
박지민의 말에 무슨 용기였는지 모르겠지만 말했다.
"들어갈래... 나 때문이잖아 너 감기 걸린 거..."
박지민은 내 말에 한숨을 쉬며 말했다.
"... 들어오면 후회할지도 몰라..."
"...응 괜찮아 들어갈래 나 너한테 미안해 지금 이게 중요해"
내 말이 끝나자마자 나는 박지민의 집 안으로 들어와있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갔다. 집 안은 깔끔했다.
콜록-
박지민의 기침소리가 들리자 정신이 들었다. 박지민이 들어가 있는 박지민의 방안으로 들어갔다. 박지민은 여전히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어색한 기분에 괜히 해맑게 말했다.
"... 누워! 내가 간호해줄게... 얼른"
내 말에 나를 빤히 보더니 침대에 눕는 박지민이었다. 박지민의 곁에 다가가 이불을 잘 덮어주었다.
빤히 쳐다보는 박지민의 눈빛에 어색해서
"물수건 해와야겠다..." 하면서 일어날려는데
박지민이 내 손을 잡았다.
"... 여기 있어 그냥"
"... 어?"
"여기 있으라고 그게 도와주는 거야"
갈라진 박지민의 목소리가 마음 아팠다.
그렇게 박지민과 나는 서로를 쳐다봤다.
"미안해 지민아..."
"... 됐어"
"이제 안 그럴게 거짓말도 안 하고 윤기 선배도..."
"그거 말고 너는 다른 걸 더 잘못했어"
"...아..."
박지민이 화난 건 거짓말도, 윤기 선배도 아니었다.
"네가 무슨 상관이냐고! 막말로 네가 내 남친이야? 아니잖아 근데 왜 자꾸 그래? 내가 선배를 만나든 연하를 만나든 누굴 만나든 네가 무슨 상관이냐고!"
박지민에게 선을 그은 내 말이었다.
"... 나쁜 말.. 안 할게"
자기 마음에 들은 답이었을까 박지민의 표정이 약간 풀어져있었다.
째깍-
어찌나 조용한지 시계 소리가 더 컸다. 박지민은 나를 쳐다봤다. 나도 박지민을 쳐다봤다.
그렇게 눈이 마주치자 박지민이 벌떡 상체를 들었다. 그대로 침대 옆에 앉아 있는 나를 안아 들어 침대 위로 앉혔다. 그렇게 우리는 마주 보고 앉았다.
그리고 박지민은 나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그대로 나를 안아 침대에 누웠다.
"오늘은 네가 잘못했으니까 내 마음대로 할래... "
이 말을 끝으로 나의 허리를 안아오는 박지민이었다.
"...잠깐만! 지민ㅇ..."
고개를 들어 박지민을 쳐다봤다. 너무 가까웠다. 그리고 나를 쳐다보는 박지민의 눈빛은 뜨거웠다. 거리가 가까웠다. 많이
그리고 박지민은 말했다.
"... 미안해 여주야 화내서"
"...응? 아니야... 근데 지민아 팔 좀..."
너무 허리 깊숙이 안은 박지민이의 팔이 신경 쓰였다.
박지민은 오히려 더 꽉 안아왔다.
그리고 나를 지긋이 보며 말했다. "미안해 오늘만 미친놈 할게"
그 말과 동시에 우리의 입술이 천천히 가까워졌다. 그리고 붙었다. 그렇게 5초 정도 있었다.
그 5초 이후로 나의 입안에 무언가 들어왔다.
박지민은 나에게 5초라는 시간을 준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기회를 받아야 할 이유가 없었다.
나도 이 순간은 미쳤으니까...
이 순간만큼은 박지민과 나는 미쳤다.
***
빛이나 입니다! 저 또 왔어요...
진짜 열일한다...후후
오늘 음 글은 뭔가 이런 분위기로 써보고 싶었어요! (반응보고 별로면 이젠 이런 분위기는 없는걸로... 너무 못쓴거같...)
아 여러분 그리고 여주랑 지민이는 끝까지(?) 간것이 아닙니다. 진짜 키스만 했어요...!(알아두시라고...)
그 이상은 아직은 아닙니다!
암튼 이 편은 암호닉 명단이 없구요! 다음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