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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빙의글] 초능력자 02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d/d/d/dddb6cae7419e11f0705ed09f84fa308.gif)
자신을 보며 웃고 있는 백현을 보다가 이내 고개를 돌려버렸다. 파트너? 재수 없게 됐네. 멈춰있던 몸을 다시 움직여 쓰레기통이 있는 곳에 가서 사파를 버리려고 손을 뻗었다. 그때 갑자기 ㅇㅇ은 자신의 손목을 잡으려는 손이 보여 피하자 백현은 제법인데.라며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순간이동(瞬間移動). 귀찮게 되었다. 피곤하다는 듯이 고개를 숙이고 있자 언제 다가섰는지 ㅇㅇ이 들고 있던 사파를 빼앗아 든 백현이 다시 자신의 어깨 위에 사파를 둘러주었다. 이거 입고 수련해야지. 꽤 능글맞은 표정을 지어 보이며 자신의 어깨에 손을 두르는 백현을 쳐다보다가 이내 체념하듯이 걸어가는 ㅇㅇ이었다.
… …
"늦어서 죄송합니다."
"저도요"
아이들이 연습 하는 것을 지켜보던 찬열이 들려오는 인사에 고개를 돌렸다. 자신에게 고개를 숙이고 인사를 하는 ㅇㅇ과 옆에서 웃으며 대답을 하는 백현을 바라보다가 그래. 하고는 연습하러 들어가라고 지시하였다. ㅇㅇ을 붙들고 있다가 연습하러 들어가니 이내 자신의 친한 무리들 틈으로 빠져나가는 백현을 눈으로 쫓았다. 표면상으로 보이는 것은 유들해 보이는 성격이다. 하지만 소문에 들려오는 바에 의하면 절대 그런 녀석이 아니라는 것쯤은 잘 알고 있던 찬열은 혼자서 연습을 하고 있던 ㅇㅇ을 불러냈다.
"열심히 하네"
"제 힘 제어는 할 수 있어야죠. 저는 너무 늦었잖아요"
"그래. 열심히 하고, 너 파트너 변백현은. 어떤 것 같냐"
변백현? 이름을 한번 곱씹으며 자신을 곤란하게 만들었던 아이를 바라보았다. 쟤 이름이 변백현 이에요? 자신을 올려다보며 질문을 하는 ㅇㅇ에게 고개 끄덕여주었다. 그러자 이내 인상을 찌푸리던 ㅇㅇ은 별로라며 고개를 저었다. 찬열은 그런 ㅇㅇ을 바라보다가 뒤쪽으로 가 조심스레 ㅇㅇ에게 귓속말을 하듯이 작게 말하였다. 저 애 이중능력자인 것 같아. 찬열의 말을 듣고 ㅇㅇ은 놀란 듯이 뒤를 바라보았다. 찬열은 그런 ㅇㅇ의 얼굴을 한번 쳐다보고는 조용히 말했다. 정확하진 않지만 대부분이 맞는 이야기인 것 같긴 하더라. 교무실 안에 앉아서 백현에 대해 떠들고 있던 선생님들의 말을 회상하듯이 말을 이어나가며 설명을 해주자 ㅇㅇ의 눈이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M.A'er?그럼 쟤도 돌연변인 건가요?"
"선천적 능력은 아닌 것 같고 자기가 직접 터득한 것 같더라."
찬열의 말을 듣는 순간에도 ㅇㅇ은 믿을 수가 없었다. 자신의 가문에서만 안고 있는 비밀이 떠올랐기 때문에 더욱 더 믿을 수 없는 말이었다.
수련을 통하여 능력을 얻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다. 700년 전부터였었나, 자신의 가문은 취급조차 받지 못하며 악마의 능력이라고 불리 우는 '흡수(吸收)'의 능력과 선천적으로 부가되는 다른 능력 때문에 저주받은 가문이라는 소리를 들어왔었다. '흡수'. 말 그대로 다른 이들의 능력을 흡수 시키는 것. 살아가는데 공기와 같이 볼 수 있다는 '능력'은 한번 흡수되어 능력을 잃어버렸을 때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그래서 자신의 가문은 더더욱 '흡수'의 능력을 제어시키는 능력을 해야 된다. 그리하여 '복사(複寫·辐射)'의 가면을 쓰게 된 채 '흡수'를 숨기고 변형된 능력을 쓰며 살아가야 했다. '흡수'는 어떻게 보면 선택받은 사람들만 가질 수 있는 능력이다. 그리고 '흡수'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선천적으로 갖게 되는 능력 빼고는 절대로 다른 능력을 가질 수 없다. 그것이 이 세계의 룰이자 이 세계자체 이기 때문이다.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었기에 ㅇㅇ은 찬열의 말을 들은 후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다가 불현듯이 떠오르는 생각. 자신이 예전에 읽었던 '가문사이에 내려오던 책'의 한 구절이 생각났다.
- ‘흡수’의 능력 없이 다른 능력을 얻을 수 있는 한가지의 방법은 ‘살인’ 이다.
설마 하는 눈빛으로 백현이 있는 쪽을 바라보던 ㅇㅇ은 백현과 갑작스레 마주친 눈에 시선을 피했다. 선생님. 하고 나지막이 찬열을 불렀다. 혹시나 하는 마음이었다. 백현의 초능력을 물어본건. 자신이 생각 하는것이 제발 틀리기를 바라며 걱정스러움을 가득묻힌 눈으로 묻는 ㅇㅇ을 보며 찬열은 툭 하고 내뱉었다. 변백현 능력은, 빛이야.
자신의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변백현, 그는 살인을 저질렀다.
수련이 끝난 후에는 항상 점심시간이었다. ㅇㅇ은 항상 급식을 먹지 않고 학교 뒤뜰로 나와서 휴식을 취하곤 했었는데 오늘은 두꺼운 책 한 권을 보고 있었다. 목차 페이지를 펼쳐 무언가를 열심히 찾고 있던 ㅇㅇ은 한 구절을 짚고 그 구절 끝에 적혀있는 페이지를 찾았다. '예로부터 살인은 최고의 죄악.', '살인을 한 자는 최고 형벌로 사형까지 이르게 된다.' ㅇㅇ의 눈이 불안하다는 듯이 흔들렸다. 백현에게 가서 무어라 말을 하고 싶었지만 지금까지 봤 을때는 전혀 개의치 않아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도서관에 책을 반납한 후 돌아오면서 또 하나 문득 든 생각은, 그는 왜 생크터티에 가서 치료를 받지 않은 것인가.
사파를 버리러 가는 도중에 자신을 불러 같이 말을 했던 장면이 떠올랐다. 변백현. 그는 알아볼 필요가 있는 인물이다.
뒤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돌아보니 처음 보는 아이가 웃으며 서있었다. 같은 반이었던 것 같은데, 이름이 뭐더라. 난감해하는데 자신의 이름을 오세훈이라고 소개하고 자신의 옆에 서있는 남자의 이름도 소개했다. 얘는 트릭이야 내 쌍둥이. 얼떨결에 인사를 받아주고 같이 반으로 들어가자며 이끄는 세훈과 트릭에게 잠시 들릴 곳이 있다고 하며 빠져나왔다. 언제나 이제 이런 친절은 불편하기만 하다.
점심시간이 거의 끝나가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ㅇㅇ은 별관으로 걸음을 옮겼다. 분주해지는 발걸음처럼 마음이 급했다. 언젠가 자신에게 별관을 말해주던 선생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자신이 어렸을 때 제어를 하지 못하는 자신을 받아주는 학교가 없어서 개인적으로 수업을 받게 되다가 알게 된 사람이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는 선생님이었던가, 아리송한 기분을 안은 채로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별관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학교에서 관리를 안 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을 정도로 깨끗했다. 하긴, 그는 꽤 꼼꼼한 성격이었으니까. 잠시 웃음을 지었다가 조심히 발걸음을 옮겼다. 몇 분쯤 걸었을까. 이미 수업 종은 친지 오래였고 ㅇㅇ은 아직 별관을 돌고 있었다. 겨우 찾은 문의 팻말에는 들어오지 말라는 문구가 써져있었다. ㅇㅇ은 그 앞에서 잠시 숨을 내쉬고 표정을 굳혔다. 노크를 하고 잠시 기다렸다. 그는 급한 걸 싫어하는 성격이었기 때문에.
"ㅇㅇㅇ?"
'하고 싶은 말은 그게 아닐 텐데.'
ㅇㅇ은 여전하다며 굳히고 있던 표정을 잠시나마 풀었다. 제가 여기 찾아온 것은 다름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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