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하정인 [月下情人]
“아씨! 아이구야 00아씨 어디가셨어요!!!”
초당에 계셔야 할 아씨가,
아차차 사라졌구나.
“으아 대감마님께 크게 혼나겠다.. 어쩌지”
아씨의 몸종인 순덕이가 발을 동동 구르며 울상을 지었다.
붉은 노을이 넘어가고 검붉은 어둠이 찾아오는 시간이었다.
그 시각
00아씨는 어염집 계집들이나 입을 옷을 입고 제 집 담을 넘고 있었다.
워낙 날쌔고 여기저기 쏘다니는 것을 좋아하고 괄괄한 성격의 00아씨.
“아버님도 참, 갑자기 왠 바느질을 시키시는게야”
그랬다.
한양의 중심 권문세가들의 커다란 저택 사이에서도 유독 눈에 띄게 화려한 저택.
바로 영의정의 저택이었다.
다섯 아들 밑으로 하나뿐인 고명딸 00아씨.
집안에 유일한 계집아이라 금지옥엽 어화둥둥 큰 00아씨다.
그렇지만 여느 집 계집아이와는 다르게
어릴적부터 오라비들과 어울려 칼싸움과 활쏘기를 자주하고 개구멍을 찾아 쏘다니기를 즐겨했다.
하얗고 맑은 얼굴빛에 봉긋한 이마,
수선화 처럼 매초롬하고 도도한 눈매,
앵두같은 입술에 복사빛 뺨,
아리따운 아씨의 나이 16세.
혼기가 찬 나이다.
더이상 사내아이처럼 괄괄하게 쏘다니는 것을 볼 수 없던 영의정은
어화둥둥 아리따운 고명딸인 00아씨에게 저잣거리 출입금지령을 내렸던 것이다
여기저기 쏘다니며 넘었던 담은 셀 수 없이 많았던 00아씨.
아버님의 말을 어기고 도망을 나가는데,
익숙하게 담을 넘으려던 순간, 아차차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더니..
헐겁던 기와 한 장이 쑥 빠지면서 발을 헛딛고 마는데..!
“아이코 어머니!!”
앞으로 푹 고꾸라지는 00아씨는 누군가 확 잡아 챈다.
“여기서 뭐하는게냐.”
아코코 살았구나 생각하던 00아씨는 익숙하지만 살얼음이 낀 듯한 목소리에 빼꼼 눈을 들어 쳐다보았다.
“민현오라버니!!”
민현.
00아씨의 두번째 오라비 민현.
제게는 한없이 다정하고 온화한 오라비지만 노염이 나면 가장 호랑이 같이 무서운 오라비이다.
“어디를 또 가려는 게냐, 아버님이 말씀하신거 잊지 않았을텐데 또 혼이 나고 싶은게냐?”
다정하지만 쌀쌀한 민현의 말에 00아씨, 울쌍을 짓는다.
“오라버니 억울하옵니다. 자수랑 바느질이라니요..
바늘만 들면 머리가 어질어질하고 콱 손가락을 찌를 것 같습니다아. 아버님께는 비밀로 해주세요. 제발요.”
울쌍을 짓고 민현의 옷자락을 잡고 휘휘 흔들며 교태를 부리는 00아씨,
그런 아씨의 모습에 오라비 민현은 웃음을 짓고 만다.
“하하 알겠다 하지만 어딜 가는게인지 오라비한테는 얘기하고 가거라.”
다정하게 머리를 쓰다듬는 민현에 00아씨는 헤실헤실 웃으며 말했다.
“정말이지요? 오라버니! 약조하셨습니다!! 꼭 약조를 지키셔야해요!”
00아씨는 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이었다.
“어.. 음.. 오늘 이판대감댁 수연아씨랑 같이 뒷 산 정자에 올라서 달님을 보기로 했습니다! 오늘을 날이 좋지 않습니까?
또 오늘 쥐불놀이를 한다는데 정자에서 내려다 보면 멋있을 것 같아서요!”
어색하게 우물쭈물거리며 말하는 아씨의 모습에 민현은 살짝 눈을 흘기며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그런 오라비의 눈빛에 뜨끔한 00아씨.
눈을 데구르르 데구르르 굴리더니 치맛자락을 움켜쥐고는 홱 도망간다.
"오라버니 저 갑니다! 걱정마시고 저랑한 약조 꼭지키셔요!!"
뽈뽈뽈 도망가는 아씨에 당황한 민현.
다람쥐처럼 쏜살같이 뛰는 모습을 보는 민현의 얼굴에는 의심스런 눈빛과 사랑스럽다는 듯이 보는 눈빛이 어우러져 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쏜살같이 뛰어간 00아씨는 헥헥 숨을 고르며 옷 매무새를 다듬는다.
그러고는 주위를 휘휘 둘러보며 누군가를 열심히 찾는다.
아직 오지 않음을 깨닳고 00아씨는 정자에 털썩 앉았다.
앉아서 그 때 그 날을 떠올린다
(회상)
순덕이와 시정거리를 휘적이며 다니던 00아씨.
히히웃으며 순덕을 따돌리고는 뒷쪽 거리로 들어선다.
거리의 구석진곳에 처음보는 책방을 보고 들어간다.
"이보시오. 누구 안계신가?"
조용하고 따사로운 햇빛이 드는 책방은 고요했다.
어려서부터 글읽기는 좋아했던 00아씨는 이 책 저책을 뒤적인다.
그러다 책꽂이의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책을 꺼내려 까치발을 든다.
하지만 작은 아씨의 키에 아슬아슬 미치지 못하는 책에 골이 난 아씨는
총총 뛰면서 꺼내려 한다.
결국은 책을 잡은 아씨.
하지만 책을 꺼냈다는 기쁨을 느끼기기도 전에 같이 꼽혀있던 책이 와르르 쏟아지려 하는데..!
그 순간
00아씨의 팔을 끌어당겨 제 품속으로 넣으며 구해주는 사내.
눈을 꼭 감고 잔뜩 움추려있는 아씨.
"소저 괜찮습니까?"
걱정스러운 사내의 목소리에 퍼득 정신을 차리고 사내를 바라본다.
오라비도 다섯에 사내아이들과 어울려 놀기를 좋아했던 아씨에게 사내들이란 그저 자신과 어울리고 장난치는 그런 존재였다.
사내를 바라보는 아씨의 얼굴은 복숭아빛으로 물들었다.
맑고 반짝이는 눈, 오뚝한 코, 두툼한 입술, 날카로운 턱선에 눈을 떼지 못하는데,,
아이쿠야 16세 처녀의 풋사랑이 시작되었구나.
자신의 얼굴을 보고 붉게 물든 아씨를 보고 웃는 사내.
그런 사내에게 잡힌 아씨의 손목은 화끈화끈 달아오른다.
손을 살짝 잡아 뺀 00아씨.
복숭아빛으로 달아올라 톡 건들면 터질듯 하고 부끄러운듯 쓰게치마 속으로 숨으려는 아씨를 보며 해사하게 웃음을 지으며 사내는 말을 잇는다.
"저는 임영민이라 합니다. 결례가 되지 않는다면 소저의 이름을 여쭈어도 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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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저 저 왔습니다. 무슨 생각을 그리하십니까?"
누군가의 인기척에 회상에 잠겼던 아씨는 고개를 들고 쳐다보았다.
회상속 사내. 영민이다.
해사한 예쁜 웃음을 지으며 00아씨를 쳐다본다.
"아닙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00아씨의 붉은 뺨을 본 영민은 살포시 00아씨의 손을 잡고는 부끄러운듯 말을 한다.
"오래기다리셨습니까?"
"아닙니다. 저도 방금 막 도착한 참이었습니다."
마주잡은 두 손.
영민은 00아씨의 손가락에 무언가를 끼운다.
영롱한 얇은 옥 가락지.
"낮에 저잣거리에 나갔다가 소저 생각이 나서요..."
말을 흐리는 영민에 말갛게 웃는 00아씨.
밝은 달빛아래 마주한 두 남녀.
반짝이는 두 눈빛.
소년과 소녀의 마음이 일렁이고 있다.
월하정인.
안녕하세요!
달달달당입니다!!!!!!
독방에서 혼자 끄적거리다 결국 들고왔습니댜ㅋㅋㅋㅋ
영민맘은 영민이 글들이 많아져서 행복해요ㅠㅠ
제가 시대물을 엄청 좋아하는데
영민이로 시대물쓴건 없길래 제가 쪄왔습니닿ㅎㅎㅎ
처음 써보는거라 매우 어색하고 이상한듯하지만 열심히썼어욯ㅎㅎ
글잡에 처음 글 쓰는거라 이름 입력하는 것도 어려워서 포기했어요(엉엉)
무튼 그래도
재밌게 읽어주세요(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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