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있니? 벌써 벛꽃이 흩날리는 봄이 왔어. 우리의 약속이 지켜져야 했던건 작년 이맘때쯤이였어야 할텐데.... 너가 없어서 차마 꺼내볼 용기가 나지 않더라. 12년전 함께 묻어두었던 우리의 소망울 담았던 타임캡슐 말이야. . . . "세후나-!!" "○○아,병원에서는 시끄럽게하면 안된데! 뛰어다녀도 안돼!" "으에에~~~ 병원 은 안되는게 너무 많아! 세후니는 매일매일 병원에 있는데 안심심해??? 맨날맨날 혼자잇자나아" "아??? 맨날맨날 너가 오잖아! 세후니는 맨날맨날 혼자 아닌데에~??" "어....그러네??? 으헤헤" . . . 이건 초등학교 3학년때였을거다. 학교를 자주 나오지 못하는 너를위해 나는 항상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나 배웠던 것들을 너에게 쫑알대는것이 내 하루 일과중 하나였지. "그르니까아~ 이게 보물같은거를 땅에다가 묻어두고 나~~중에! 어른이 됐을때 열어보는거래!" "○○아,우리도 하자 이거! 나 요즘에 많이 괜찮아져서 나가도 된데! 너희집 꽃있는데다가 숨겨놓자!" "그러면 세훈이 우리집 언제와????" "음.... 그건 의사쌤한테 물어바야대는데.... 내일가까??? 아니면 그 다음날 가까???" "언제와도 세훈이 오면 좋아! 그러니까 언제든 와!" 그후로 정말 몸상태가 호전된 너였는지 몇일후에 엄마의 손을잡고 우리집에 너가 왔다. "○○아,우리 보물 숨기는거 하자.보물숨기는거!" "으음....근데 세훈이는 보물 안가져왓자나!" "그러면 우리 서로한테 편지도쓰고 소원도 적고! 나중에 어른되서 열어보는거야! 어때!" "오오~~ 오세훈~! 대신 훔쳐보기 없기다!!!" "내가 너인줄 알아? 훔쳐보기 없기!!" 그리고 우리는 서로 등을 맞대고 글자들을 적어 내려갔지. 세훈이에게 세훈아 안녕! 난 ○○이야! 어... 내가 누군지는 알겟구나!! 우리가 빨리 어른이 됐으면 좋겠다! 그러면 너가 쓴것도 볼수 잇을텐데 말이야ㅎㅎㅎ 세훈아 나는 나중에 엄청엄청 대단한 의사가 되서 세훈이 아픈거 다 고쳐줄거야! 세훈이 너는 그때까지 기다리기만하면되! 그러면 엄청엄청 대단한 의사가되서 짠!하고 다 고쳐줄게! 세훈이 아픈거 다 고치고나면 둘이 맨날맨날 놀자! 난 세훈이가 좋아! 매일매일 평~생 같이 있고싶어! 내가 엄청엄청 대단한 의사가 될때까지 더 아프면 안되! 알앗지???? . . . 선천적으로 심장이 좋지않던 너는 중학교가 되서야 그나마 학교를 나올수 있었지 아마. 학교를 와도 정작 뛰어다니거나 무리한건 다 피해 너는 항상 불만이였지만 말이다. "아....나도 축구하고싶다." "어쭈? 아주 만~날 그 소리 달고 사시네요?" "다른애들도 아무렇지도 않게하는걸 난 당연히 못하잖아 바보야." "허이고~ 이러다가 야자까지 부러워 하시겠어요,오세훈씨?" "아...그거는 조금? 한번쯤은 해보고 싶기는한데... 대체 어디에서 나한테 무리가 간다는건지 그게 이해가 안된단 말이지?" "너말이야,성적은 잇는대로 나오면서 그런말한다는거 상당히 재수없는 발언이라는건 아니?" "의사선생님들한테 무료 과외를 받는데 이정도는 나와야하지 않겠어?"라며 어깨를 으쓱이던 너의 모습은 일상중의 한 조각이였다. . . . 어느날은 또다시 악화된 너의 몸상태 때문에 병원에서 일상을 보낼때였지. "○○○" "왜" "우리 초딩때 너희집 앞마당에 묻어놨던 그 타임캡슐 말이야.." ".....기억하네? 기억 못했으면 몰래 꺼내보려고 했는데,아쉽다~" "어쭈? 장난 그만치고. 그거 어른이되면 꺼내서보기로 했지?" "응,그랬지." "우리 고등학교 졸업하고 성인이 되는해에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을때 멋있게 짠-!하고 꺼내보자." "콜! 근데 넌 편지에 뭐라고 썻는지 아직 기억나?" "내가 너냐? 당연히 기억나지." "너 말은 바로해라,나도 기억 다 나거든?" "에이~ 너가 그걸 기억하겠냐? 뻥치지마,아니면 다 말해보던가." "어쭈? 여기서 공개하면 재미없죠? 내가 니말에 넘어갈줄알았냐!" "에이,눈치 좀 있으시네요?" 푸하하하 그렇게 서로 마주보고 웃었지. 그때는. . . . 어느덧 우리는 해가 바뀌고 성인이 되있었고,겨울을 지나 벛꽃이 필 봄만을 기다리고 있던 때였다. 그날도 역시 난 너의 병실을 찾았고 문을 열었을때 너는 매우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숨을 가쁘게 몰아쉬고 있었다. "ㅇ,오세훈!!! 뭐야,왜이래!!!!호출벨....호출벨...." 내가 호출벨을 찾는 그 짧은 순간에도 너는 점점 더 고통이 심해져갔다. 그후 얼마지나지않아 의사들과 간호사들이 도착을했고 고요했을것이였던 너의 병실은 급박함과 혼란스러움으로 가득채워졌다. "아무래도 세훈군의 보호자를 뵈야할것같습니다." 한마디 뿐이였던 의사의 말에 비단 내맘만 철렁 내려 앉았을까. . . 긴시간이 지나지않고 출장중으로 바로 오실수 없으시던 너의 아버지는 오시지못한채 너의 어머니께서 오셨다. 그때까지도 넌 여전히 산소마스크에 호흡을 의지하며 눈을 감고있었고,너의 어머니의 입을통해 결과를 들을때까지도 너의 얼굴은 상황과는 다르게 평온해보였다. "마음의 준비를.....하라고 하시더라..." 넋이 나갔던 상태였을거다 그때는. 아무 생각이 들지않았으니까. 그때 내가 어떤상태였는지는 잘 기억은 안나지만 난 너의 옆에있었다. "오세훈.세훈아,세훈아. 우리 타임캡슐 열려면 얼마 안남았는데. 조금있으면 벛꽃도 볼수있고,우리 이제 성인이라 진짜...자유로워질 텐데. 나... 나 공부도 진짜 열심히해서....성적 너보다 잘나와서...너 아픈거 다고쳐주려고.... 이제 대학가서 더 배우기만하면 되는데... 그때까지는 기다려 줘야되는거 아니냐?응? 세훈아...제발... 나 지금 타임캡술에 넣은 편지내용 다 말했는데.. 넌 모르지? 바보야... 내가 너 고쳐주고 오래오래 둘이 같이살아가는거 그게 내가 제일 원하는거였는데,그때도...지금도... 알아,바보야? 알면 눈 좀 떠봐.. 목소리 좀 들려줘.. 나 불안해서 미칠것같단 말이야..." 그다음날 너는 기적처럼 눈을 떳다. 물론 상황이 썩 좋지만은 않았지만. "오세훈!!!" "아...○○○...진짜 목청하나는 너가 짱이다. 그러다가 병원 문 부서진다?"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건내는 너의 모습에 너의 이름만 부르면서 계속 울었던것 같다. 오늘이 아니면 꼭 부르지 못할 사람처럼. . . . 한바탕 소란을 일으켰던 너는 그 이후 몇일 동안은 죽은듯이 누워있던 사람이 누구냐 싶을정도였다. "이제 곧 있으면 벚꽃도 피고 봄도 오겠지?" "우리 그때까지만 기다리자,세훈아" "이 오빠 못믿어?" "오빠는 무슨..." 입술을 삐죽이는 나에게 장난을 치던 너의 모습은 아직도 눈에 훤하다. 차라리 그때 집을 가지 말걸. 고통스러웠던 너의 옆에 내가 있었더라면 그 고통이 조금은 줄었을까? 너가 조금은 편하게 갔을까? 연락을 받고 부리나케 너에게 갔지만 그때 이미 넌 내곁을 떠났다. . . . 네가 나를 떠난 후로 두번의 겨울이 찾아왔다. 지금도 그때처럼 하염없이 봄을 기다린다. 언젠가는.... 볼수있지 않을까. 12년전의 오세훈이 남긴 편지 한장과 2년전의 오세훈이 남긴 두번째 편지를. 나의 첫사랑이였던 그는 가장 아프게 내곁을 떠났다. 22살의 넌..... 어땠을까? 꾸올....오그리토그리.... 기계빙의해서 알바하다가 그냥 막 생각나길래 집와서 썻는데...어째...글이... 이러네여.....
이 시리즈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현재글 [EXO/세훈] 타임캡슐
11년 전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
의외로 희귀하다는 모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