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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김태형] 반인반여우 키우는 김태형의 일지.04 | 인스티즈



04. 방해자들은 로그아웃을

 

 

 

 

모처럼의 휴강이었다. 알람을 못 듣는 바람에 부랴부랴 나가려던 내가 핸드폰을 확인하지 않았더라면 그 먼, 장장 왕복 1시간 반을 골로 날렸을 것이다.

 

박찜

[야 오늘 교수님 딸 약혼식이라고 휴강하심]

[오바 아니냐 나 지하철 탔는데 ㅅㅂ]

[지각 할까봐 존나 뛰었는데 휴강이라고 해서 다시 집 가는 중]

[근데 너희 집이 더 가깝잖아. 남준이형도 옆에 있는데 오전 8시 23분]

[오전 8시 54분 우리집 비밀번호 바꿨어] 

[ㅁㅊ 너 지금 일어났냐? 오전 8시 54분]

[오전 8시 55분 ㅇㅇ왜]

[휴강이라서 다행이지 너 오늘도 늦었음 주옥이었어]

[그런 의미로 오랜만에 낮술 어때 오전 8시 57분]




사실 박지민의 육두문자가 섞인 문자를 보자마자 얼굴도 모르는 교수님의 딸내미에게 감사의 절이라도 올려야할까. 몇 분을 고민했다. 내가 휙 떨군 이불 때문인지 뒤척거리는 여주를 안아들었다. 저번보다 좀 커진 체구 따라 무게도 묵직해진 것도 같고. 입을 헤 벌리고 고개를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는 채로 자는 얼굴에 입술을 말아물며 탁자 위에 올려진 핸드폰을 집었다. 잠금을 풀고 카메라로 들어가 사진 몇 장 찍기도 전에 힝, 하며 인상을 찌푸리는 여주였다. 여주 등을 토닥이며 침대에서 내려왔다. 방을 걸을 때마다 쩌억- 쩌억- 거리는 발바닥 소리가 거슬렸다. 이거 뭐 뽀로로 장판이라도 사야하나. 다시 잠에 취하려 품에서 바르작거리던 여주는 앓는 소리를 내며 눈을 떴다. 손을 들어 눈을 부비는 것을 가만 내려다보다가, 하품을 하는 작은 입 그것이 그렇게 귀여워 결국 볼을 물고 연신 뽀뽀를 퍼부었다.




"태태, 이거 싫어. 얼굴 따가워."

"태태가 아니라 주인, 아니다."




응, 그랬어. 찡얼거리는 소리에 정신을 다잡고 등을 다시 토닥였다. 제법 또랑또랑해진 발음을 보니 민윤기 형이 한글을 제대로 알려주긴 하나보다. 갑작스레 바뀐 호칭의 주인공 역시 민윤기 형. 애한테 한글이나 곱게 가르칠 것이지. 최근에 나를 태태라고 칭하며 여주를 안아들고 줄까, 말까를 반복하던게 떠올라 괜히 목울대가 뜨거웠다. 거기서 시원하게 욕이라도 했음 소원이 없었을텐데, 차마 여주가 듣고 놀랄까 웃는 낯으로 그렇게 말할 수 밖에 없었다.


'하하, 형 얼른 여주 내려놓으세요. 여주 똑똑해서 금방 배워요...'



내 말대로, 여주는 금방 나를 태태라고 부르며 졸졸 따라다녔다. 아, 귀엽긴 귀여운데. 그냥... 그래. 이 감정 알거라 믿는다.


여주는 새근거리며 눈을 몇 번 느리게 감았다 뜨더니 시계를 한 번, 그리고 나를 한 번. 그리고는 이내 힉! 놀라며 내 가슴팍에 조막만한 손을 얹고는 눈이 저러다 튀어나오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크게 뜨고는.




"태태, 학교 안 가? 선생닌한테 호온난다!"

"오늘 주인 쉬는 날."



그러는게 아닌가. 코 밑을 쓱 문질렀다. 여전히 살구색을 띄는 손가락에 안도하며 욕실로 발을 옮겼다. 어린이용 칫솔에 딸기맛 치약을 조금 짜 손에 들려주니 흥흥 콧노래를 부르며 다리를 공중에 흔든다. 저거 저거, 또 양치 하기 싫어서 수작이지. 내 칫솔에도 치약을 가득 짜 입에 물었다. 여주는 그런 나를 빤히 쳐다보기만 할 뿐, 가만히 제 칫솔을 두 손으로 쥐고있었다. 큰 눈을 깜박이면서.


한 숨을 쉬며 그 앞에 자리 잡고 앉아 칫솔을 조심히 뺏어 들었다. 입술을 벌써 비죽이는게 오늘도 고난이겠구나 싶었다. 학교 가는 날에는 얌전히 알아서 칫솔질을 하고 고양이 세수를 하는 여주였으나, 주말이나 휴강 같은 날에는 몰아두었던 어리광을 뿜어내기 바빴다. 뭐, 나야 좋지만. 그 후에 몰려오는 피로감은 영 내키지가 않아서. 아, 해. 내 말에 고개를 왼쪽 오른쪽으로 움직이는 여주가 금방 내 눈치를 보더니 천천히, 아주 천천히 입을 벌려 칫솔을 가져갔다. 옳지.




'띵동'



누구지. 존나 불안한데. 이미 눈을 반짝이며 욕실 문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여주의 머리를 살살 헝클이다 칫솔을 제대로 물려주고는 수건에 물을 묻혔다. 최대한 시간을 끌어서 그 새끼들이 우리 여주를 보면 안 돼. 이미 정국인지 뭔지로 충분히 벅차다고.




"여주 세수까지 다 하고 나와. 알았지?"

"나도 나갈래!"

"다 하고 나와. 나오면 젤리랑 요구르트 줄게."

"약속했어!"






반인반여우 키우는 김태형의 일지

W. 메로우






동물원에서 보는 사막여우라 함은, 눈이 땡그랗고 몸은 예쁜 노란빛을 띈다. 귀는 눈만큼 커서 쫑긋거리는 게 뭇 남녀노소의 사랑을 받기엔 식은 죽 먹기일 요소지.


허나 집에서 키우는 사막여우는 내 생각과 너무 많이 엇나간 듯 했다. 분명 새침하기만 해서 고양이마냥 도도할 것만 같은 사막여우는, 아니, 우리집 사막여우는 강아지도 아닌데 뭐 이렇게 사람을 좋아하냔 말이야. 게다가 냄새도 기가 막히게 잘 맡는다.



정말 비밀번호를 바꿔놔서 망정이지, 아니었음 여주를 숨길 새도 없이 들이닥쳤을 그 이인방.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머리 아파. 아직도 문을 쿵쿵 두들기며 문을 열라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저 박지민의 입에 양말을 우겨넣을까. 턱을 괴고 한참 현관을 노려보다 민원이 들어오기 직전에 문을 열었다. 기다렸다는 듯 훅 들어온 물체 두 개는 바스락거리는 봉투를 탁자 위에 올려놓고는 빠르게 소파를 점령했다지. 암만 2년을 내 자취방이 저것들의 아지트였던건 알겠지만, 아. 눈 앞이 캄캄하다. 벌써부터 여주의 존재를 알고 눈을 부릅 뜨고 날 심문할 저것들의 반응이 그려졌다. 뒷목이 뻐근하다.




"야, 누가 들어오래."




나름 목소리를 깐다고 깐건데도 너는 떠들어라, 난 내 갈길 가련다를 외치기라도 하는 듯, 자신의 핸드폰을 내 충전기에 익숙히 꽂아 탁자 위에 올린 박지민이 고개를 옆으로 틀었다. 여자들에게나 먹힐만한 그 사르르한 눈웃음을 보이는 채로. 진짜 소름이 돋는 것만 같았다.





[방탄소년단/김태형] 반인반여우 키우는 김태형의 일지.04 | 인스티즈

"기껏 술도 사왔는데 장소 정도는 제공해주는게 의리 아니냐? 김태형 으으리 어디갔어 으으리!"



[방탄소년단/김태형] 반인반여우 키우는 김태형의 일지.04 | 인스티즈

"박지민, 너 그거 내 카드로 산거잖아. 생색은 내가 내야지."




벌써부터 소란스러워. 와. 한숨을 쉬며 관자놀이를 꾹 눌렀다. 이 새끼들을 어떻게 처리해야할까. 그냥 베란다로 던져버릴까. 그 생각을 한 지 30초도 안 걸린 것 같은데 박지민은 좋다고 과자며 맥주를 죽 꺼내기 시작한다. 그냥 여주를 재워서 시간을 버는게 빠르겠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쳐 재빠르게 몸을 돌린 순간, 나는 잊고 있었다.





"태태, 누구야?"




여주는 고양이 세수까지 하는데 총 10분이 걸리지 않는 다는 것과,






[방탄소년단/김태형] 반인반여우 키우는 김태형의 일지.04 | 인스티즈

"...나 지금 눈치 없게 쳐들어와서 방해 한거냐?"



음란마귀 박지민과,




[방탄소년단/김태형] 반인반여우 키우는 김태형의 일지.04 | 인스티즈

"김태형 능력 좋은 건 알겠는데, 쟤는 좀 너무 어리지 않냐?"



크으, 하며 엄지를 추켜 세우는 입방정의 김남준의 만남은 죽어도 이루어져선 안된다는 것을.






... 한마디로




[방탄소년단/김태형] 반인반여우 키우는 김태형의 일지.04 | 인스티즈




시발, 김태형 인생 진짜 X됐다. 이거다.








사담's

안녕하세요. 메로우입니다.

제가 많이 늦었죠... 현생에 너무 찌든 나머지 여기에도 못 들어오고 그랬슴다...

나름 길게 쓴다고 쓴건데

마음에 드실지 모르겠네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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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딸기우유에요!!
오늘도 여주는 귀엽고 지민이랑 남준이 반응도 궁금하네요ㅠㅠㅠ

7년 전
독자2
우엉어ㅓㅏㅇ 너무 귀여워요ㅠㅠㅠㅠㅠㅠㅜㅜㅜ
7년 전
독자3
아 진짜 마지막 짤....너무나도 적저류ㅠㅠㅠㅠ
7년 전
독자4
호비호비뀨입니다ㅋㅋㅋㄱ다들 반응잌ㅋ
7년 전
독자5
이상해씨입니다!! 한동안 현생때문에 못들어오다가 지금 봤네요ㅠㅠㅠ 이번 편도 참 재밌고 좋아요 ㅡㅋㅋㅋㅋ
7년 전
독자6
[충전기]로 암호닉 신청 가능한가여... 넘 재밌어여....
7년 전
독자7
앜ㅋㅋㅋㅋㅋㅋㅋㅋ오또켘ㅋㅋㅋㅋㅋㅋㅋㅋ 의심할수있져....저나이에는 의심할수도있으니까...!ㅋㅋㅋㅋㅋ[너만보여]신청하고가요!!
7년 전
독자8
낙월입니다! 아 ㅋㅋㅋㅋㅋㅋ 여주 너무 귀여운 거 아닌가요 대사 하나하나가 다 주옥같이 귀여움이 뿜뿜 터진다구요 ㅠㅠ 작가님은 아주 그냥 깍쟁이...! 제 사랑을 다 받으셔도 모자랍니다 아주 사랑한다구요!
7년 전
독자9
아니 ㅋㅋㅋㅋㅋㅋㅋㅋ 애들 넘 웃겨요 ㅋㅋㅋㅋㅋ 그와중에 남준이는 어린걸 걱정하는군요...어른미 넘쳐요 ㅠㅠ 태태 여주는 참 힘ㅁ든 삶을 살고있네요...
7년 전
독자10
[뿡뿡이]로 신청이요!! 진짜 스토리 넘나 재밌구 태태 성격도 넘 발려요ㅠㅠㅠ 완결 최대한 늦겧ㅎㅎㅎㅎ 해주시구 쭉쭉 가요 우리♡♡ 아 그리고 전 그
태태한테 옷 빌려준 여사친이 집에 와서 탄소가 질투하는 것도 보고 싶어옇ㅎㅎ

7년 전
독자11
여주 넘나 기여운것...ㅠㅠㅠㅠ찜니랑 남주니 반응 넘 웃기쟈나욬ㅋㅋㅋㅋㅋㅋ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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