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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김태형] 오월의 소년 04 | 인스티즈



오월의 소년









04-01







난 분명 다짐했다. 김태형과 더는 엮이지 않기로. 나와 김태형은 애초에 썩 어울리지도 않는 조합이었다. 나는 흔히 말하는 노는 애들과는 항상 거리를 두는 편이었고, 김태형 역시 나 같은 성격을 가진 사람관 거리가 멀다. 애초에 나와 김태형이 엮인 건 다친 고양이 때문이었고, 고양이가 다 나으면 우린 아무 관계도 아니다. 그래서 애초부터 더 엮이지 않기로, 가까워지지 않기로, 그렇게 굳게 다짐을 했는데 왜, 대체 왜. 





"김여주! 안녕!"

"아, 어……."





왜 이렇게 자주 만나게 되느냔 말이다! 김태형은 문과니까 A동, 나는 이과니까 B동에만 있는데도 이상하게 하루에 한 번씩은 마주치게 된다. 어떻게든 김태형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꼭꼭 숨어 다녀도 결국엔 마주친다. 매점에서든, 복도에서든, 교무실에서든, 급식실에서든. 오늘 아침에도 그랬다. 도서관에서 책을 반납하고 나오는 길에 불쑥 마주친 김태형은 밝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댔고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오히려 내가 김태형과 엮이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기 전보다 더 많이 마주치는 것 같다. 김태형이 유유히 사라지고 난 후에야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곤 했다. 어떻게 이렇게 동선이 자주 겹칠 수가 있냔 말이다. 지난 며칠간의 일을 생각해보면 아주 아찔한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다.


어제였던가, 급식실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문득 옆자리에 누군가가 앉는 게 느껴져 고개를 들어봤더니 글쎄, 김태형이 싱글벙글 웃으며 내 옆자리에 앉아있었다. 그대로 굳어 숟가락을 탁, 내려놓자 김태형은 해맑게 웃으며 말을 걸어왔었다. 안녕! 오늘 메뉴 진짜 맛있겠다, 그치! 악의 없는 해맑음에 어색하게 고개를 살짝 끄덕이곤 주위를 살피자, 친구들은 눈이 휘둥그레져서는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김태형의 맞은편에 앉은 김태형의 친구도 왠지 모르게 기분 나쁜 표정을 짓고 있었지. 덕분에 급하게 밥을 먹고 자리에서 일어나야 했던 기억이 아주 선명하다. 이런 경험이 이거 하나뿐일까. 복도에서 만나도 큰소리로 인사, 체육관에서 만나도 길쭉한 팔을 마구 흔들며 인사. 도대체 눈이 얼마나 좋은 건지, 날 못 보고 지나치는 일이 없다. 


분명 처음부터 피할 생각은 아니었다. 그냥 적당히 인사하고, 안부 정도 묻는 건조한 사이. 그거면 딱 적당한 거였다. 그런데 내가 미처 고려하지 못했던 점이 있었다. 김태형은 일반적인 학생이 아니라는 것. 김태형은 남에게 딱히 관심이 없는 나도 그 존재를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인사다. 그저 복도를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외모와 더불어 좀 논다는 애들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분위기. 괜히 눈 마주치면 쫄게 되고, 복도에서 마주치면 길을 비켜주어야 될 것만 같은 위압감. 그 모든 게 김태형을 유명하게 만들었다. 고로, 딱히 유명하지도 않고 특별하지도 않은 내가 유명한 김태형과 엮이면, 곤란해지는 건 나뿐이라는 거다. 안 그래도 요 근래 김태형과 자주 마주치다 보니 같은 반 친구들, 거기에다 다른 반 친구들까지 나에게 김태형에 대해 물어오곤 했다. 계속 이런 식으로 가면 화장을 진하게 하고 교복을 짧게 줄인 무서운 여자애들까지 나를 알게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요즘엔 아주 의도적으로 김태형을 피하고 있던 참이었다. 





"야, 식후땡 아이스크림 하러 가자!"

"콜!"

"김여주, 빨리 와!"





그렇게 하루 종일을 신경을 곤두세우며 지내다 보니 이렇게 정신줄을 놓고 지내는 일이 자주 생긴다. 너무 생각을 많이 해서 피곤해진 건지, 멍하게 친구들을 따라 급식실을 나오다 갑자기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매점을 가자며 내 손을 잡아끄는 친구들에 살짝 미소를 짓고는 힘없는 발걸음으로 끌려갔다. 김태형이 뭐라고 내가 이 고생을 하고 있는 거야. 마주칠 때마다 도망가는 것도 힘들어 죽겠네. 한숨을 내쉬며 차가운 냉장고 안에 들어있는 아이스크림을 향해 손을 뻗었다. 손에 냉기가 확 올라옴과 동시에 아이스크림 포장이 손끝에 닿으며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냈다. 자몽 맛 쭈쭈바가……, 여기 있다! 수많은 알록달록한 아이스크림들 중 구석에 놓인 딱 하나 남은 자몽 맛 쭈쭈바를 발견하고 손을 뻗었다. 탁, 손이 아이스크림에 닿는 순간 동시에 닿은 다른 손이 있었다. 커다랗고 까무잡잡한 손. 인상을 찌푸리고 손의 주인을 올려다본 순간, 자리에서 그대로 얼어붙었다.





"너도 이거 좋아하냐?"





그래, 이게 무슨 클리셰 돋는 전개인가. 모두가 예상했다시피 손의 주인은 김태형이다. 능글맞게 웃고 있는 저 김태형 말이다. 반사적으로 아이스크림에서 손을 뗐고, 김태형은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딱 하나 남은 자몽 맛 쭈쭈바를 집어 들었다. 내가 어떻게 얠 피해 다녔는데 이렇게 만나? 나는 떫은 표정으로 고개를 살짝 까딱이고는 돌아섰다. 아이스크림이고 뭐고, 일단 피하고 보자 싶은 마음이었다. 그러나 돌아서는 내 팔을 빠르게 잡아버린 김태형 덕분에 나는 한 걸음도 채 내딛지 못했다. 살짝 인상을 쓰고 뒤돌아 보자, 김태형은 바로 손을 놓아버리곤 작게 미안, 하고 중얼거렸다. 뭐냐는 눈빛으로 김태형을 올려다보았지만, 김태형은 말없이 냉장고에서 초코맛 쭈쭈바 하나를 더 집어 들곤 자몽 맛 쭈쭈바와 함께 계산했다. 가만히 그 모습을 지켜보다, 갑자기 내 쪽으로 아이스크림을 던지는 김태형에 얼떨결에 아이스크림을 받아들었다. 





"뭐야?"

"원래 그거 먹으려고 했던거 아냐?"

"아니, 맞긴 맞는데."

"그거 먹으면서 나랑 잠깐 얘기 좀 하자?"





뭐야? 자몽 맛 쭈쭈바를 받아들곤 김태형에게 묻자, 김태형은 초코맛 쭈쭈바의 포장을 잡아 뜯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쳤다. 원래 이걸 먹으려고 한 게 맞긴 맞는데, 왜 이걸 네가 사주냔 말이지. 인상을 찌푸리며 무어라 말하려 했지만, 다시 말을 꺼내는 김태형 덕분에 맥이 탁 끊겼다. 그거 먹으면서 잠깐 얘기 좀 하자? 눈썹을 들썩이며 생긋 웃는 김태형에, 어이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터트렸지만 김태형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표정으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왠지 모르게 그 눈빛에서 김태형의 제안을 거절할 수 없다는 걸 느끼고, 하는 수 없이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힐끔, 뒤를 돌아보자 친구들이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고 가만히 나를 지켜보고 있는 게 보였다. 하, 또 교실 가면 엄청 시달리겠다. 크게 한숨을 쉬고 김태형을 따라 매점 밖으로 나갔다. 사람들이 꽤 많이 모여있는 매점 앞을 지나 본관 옆 작은 정원에 도착하고 나서야 김태형은 걸음을 멈췄다. 커다란 그늘을 만든 나무에 기대어 서서 아이스크림을 무는 김태형을 보고는 한마디 툭 던졌다.





"무슨 얘기할 건데?"

"아이스크림 녹아. 빨리 먹어."

"……."





기껏 물었더니, 내가 손에 쥐고 있던 아이스크림을 가리키며 고개를 까딱이는 모습에 어쩔 수 없이 비닐포장을 까서 입에 물었다. 차갑고 달큰한 자몽 향이 입가에 맴돌았다. 김태형이 기대 있는 나무의 맞은편에 위치한 커다란 나무에 나도 기대어 섰다. 아이스크림을 먹느라 잠깐 조용해진 사이에 바람이 초록 잎사귀를 스치고 지나갔다. 바람에 날리는 머리칼을 차갑게 물기 어린 손을 들어 귀 뒤로 넘겨 꽂았다. 입에 든 아이스크림을 마저 삼키고 이제 말해보라는 뜻을 담아 김태형을 빤히 쳐다보자, 김태형은 힐끔 나를 바라보더니 머리칼을 긁적이다 묻는다.





"너 왜 나 피하냐?"

"컥, 케헥."

"……."

"크흠, 큼! 피, 피한적 없는데?"

"항상 느끼는 건데 넌, 되게 거짓말 못해."





너 왜 나 피하냐? 정곡을 찌른 그 말에 사레가 들려 고개를 숙이고 미친 듯이 기침을 해댔다. 겨우 진정을 한 뒤 김태형을 힐끔 올려다보자 그저 대답이 궁금하다는 듯 가만히 날 보고 있는다. 그 눈빛을 마주하기 힘들어 슬쩍 시선을 돌리곤 뻔뻔하게 되받아쳤다. 피한적 없는데,라고. 괜히 목소리가 높아졌다는 게 느껴졌다. 잠시 침묵이 흐르고, 궁금증을 참지 못해 다시 김태형을 바라보자 김태형은 내 얼굴이 뚫어져라 지긋이 날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러다 눈을 천천히 깜빡이고는 하는 말이 또 정곡을 완전히 찔러버린다. 내가 거짓말을 못한다니. 생각해보면 김태형한테 그렇게 거짓말 많이 한 적도 없는……, 게 아니라 많네. 김태형이 불러도 못 들었다고 뻥치던 나, 음악 교과서 있냐고 물어봤는데 없다고 뻥치던 나, 그 외 기타 등등. 며칠 동안 참 뻥도 많이 쳤다. 살짝 미안한 마음이 들려 했지만 이왕 뻔뻔하게 군거 아무렇지도 않은 척 딴청을 부렸다.





"아니, 뭐. 피한다기 보다는……."

"너 나 싫어하냐?"

"어어?"





괜히 구차하게 변명을 하려 입을 떼는데, 말을 다 하기도 전에 다시 묻는 말에 멈칫했다. 너 나 싫어하냐? 전혀 생각지도 못한 말이었기에, 그 말을 듣자마자 당황스러움을 담은 목소리가 반사적으로 튀어나왔다. 놀란 마음에 김태형의 눈을 바라보자, 김태형은 잠깐 내 눈을 보더니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며 머리칼을 만지작거린다. 내가 그렇게 티 나게 김태형을 피했나? 이런 반응이면 괜히 또 미안해지잖아! 무슨 말을 해야 될지 몰라 어버버 거리다가,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생각을 했다. 자, 차분하게. 감정적으로 말하지 말고. 복잡해진 머릿속을 비우려 애를 쓰면서 천천히 첫마디를 꺼냈다.





"나는, 그러니까……. 솔직하게 말해도 돼?"

"응."

"솔직히 네가 학교에서 아는척하는 거, 불편해. 

"……."





으아, 난 몰라. 말해버렸다. 겉으론 태연한 척 말했지만 속은 바싹바싹 마르고 있었다. 계속 뻔뻔하게 거짓말을 해왔는데, 그걸 김태형이 눈치채고 있었단 걸 알게 되니 더 이상 거짓말도 못하겠고. 아예 정공법으로 가기로 한 거였다. 마지막 말을 하곤 슬쩍 김태형의 눈치를 보자, 김태형은 진심으로 그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작게 한숨을 쉬고 말을 덧붙였다.





"너는 아는지 모르겠지만, 너 되게 유명해. 우리 학교 애들 너한테 관심 엄청 많아. 그에 비해서 난 그냥 평범한 애고."

"……."

"근데 그런 네가 나한테 아는척하면, 다들 쳐다봐. 쟤는 누군데 김태형이랑 인사를 할까? 이러면서.

"……응."

"그게 나는……, 부담스러웠어. 아는 애들도 자꾸 김태형이랑 무슨 사이냐고 물어보니까."

"……몰랐어."





말이 시작이 어렵지, 한번 물꼬를 트면 나머지는 쉬웠다. 그동안 그저 피하고 모르는척하다 막상 솔직하게 털어놓으니 속이 시원했다. 이리저리 눈을 굴리다 마지막 말을 끝내고 김태형을 바라보자, 김태형은 작게 숨을 들이켜더니, 약간 커진 눈으로 조용히 대답했다. 몰랐어. 되려 자기가 미안하단 표정을 짓고 있는 게 왠지 사람 마음을 건드린다. 어쨌든 내가 티 나게 피해서 내가 자기를 싫어하나, 생각까지 했을 텐데. 여기까지 할까 했는데 기왕 털어놓기 시작한 거, 지금 다 안 털어놓으면 나중에는 말하지 못할 거 같아 솔직하게 한마디 더 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런 말 기분 나쁠 수도 있지만. 





"솔직히 말해서, 나 네 친구들 별로 안 좋아해."

"내 친구들?"

"모여서 술 담배하고, 욕하면서 다른 애들 겁주고 분위기 흐리는 거 별로 보기 안 좋아. 그래서 엮이기도 싫고."

"……이해해."

"……네가 나쁜 애 아닌 건 알아. 그냥, 내가 불편해서 그런 거니까……. 앞으로 학교에서는."

"알겠어, 아는 척 안 할게."





네 친구들 별로 안 좋아해. 그 말을 눈을 똑바로 보고 하기는 좀 그래서, 바닥에 시선을 두고 웅얼거렸다. 내 친구들? 되묻는 목소리는 평소와 별다름 없는 평범한 톤의 목소리였다. 다만 아까처럼 진심으로 그 이유가 궁금하다는듯한 말투. 이 분위기가 숨이 막혀 빠르게 김태형의 친구들이 꺼려졌던 이유를 횡설수설 말했고, 김태형은 잠깐의 침묵을 두고 대답했다. 이해해. 화를 낼까 봐 내심 걱정하고 있었는데 뜻밖의 대답에 더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원래는 그저 학교에서는 조금 자제해달라고 말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내 말을 끊고 대답한 김태형에 고개를 들었다. 아는 척 안 할게. 뜻밖에도 작게 미소를 짓고 하는 말에,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아예 아는 척을 안 할 필요까진 없는데. 내가 영 못할 짓을 한 거 같아 마음이 불편했다. 나 너무 싸가지 없는거같아. 이 공간을 얼른 벗어나고 싶어, 기대 있던 나무에서 몸을 일으켜 세우고 말했다. 그럼 나 먼저 가볼게. 내 말에 김태형은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빠른 걸음으로 몇 걸음 나아갔다가 멈춰 섰다. 그리곤 고개를 돌려 여전히 그 자리에 있는 김태형을 불렀다.





"……야, 김태형."

"어?"

"나 너 안 싫어해. 맘대로 오해하지 마."

"……알았어."





야, 김태형. 조금 큰 목소리로 김태형을 부르자 고개를 들고 살짝 놀란 듯한 눈으로 날 바라본다. 그 눈을 피하지 않고 슬쩍 웃으며 말했다. 나 너 안 싫어해. 맘대로 오해하지 마. 내 말을 들은 김태형은 잠시 멈춰 나를 뚫어져라 바라보더니, 끝내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한결 가벼워진 마음에 다시 뒤돌아 걷기 시작했다. 그래, 이걸로 된 거야. 







04-02







오늘 하굣길은 유난히 날씨가 좋았다. 드디어 춘추복을 시원한 하복으로 갈아입어서 그런지 발걸음이 가벼웠다. 오늘은 햇빛도 그렇게 강하지 않고, 바람도 딱 적당하고. 한마디로 복잡한 머릿속 정리하기 딱 좋은 날씨랄까. 오늘은 영 보충수업을 들을 기분이 아니라 배가 아프다고 거짓말을 하고 일찍 학교를 나왔다. 다시 한 번 점심시간에 있었던 일을 되짚어보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한 번에 다 쏟아내버린 것 같았다. 그런데 김태형은 화를 내긴커녕, 인상조차 찌푸리지 않고 다 이해한다는 표정으로 웃다니. 예전부터 느낀 거지만 확실히 김태형은 같이 어울려 노는 그 애들과는 조금 다른 것 같았다. 욕도 거의 안 쓰는 거 같고, 항상 웃는 얼굴에 싫은 소리를 해도 얼굴 하나 찌푸리지 않는다. 역시 내가 처음에 무작정 겉만 보고 오해했구나. 근데 왜 그런 애들과 어울려 놀까, 그런 생각에 빠져있었다.





"아, 머리아파."

"왜?"

"그냥 머리가 복잡, 어어어?"

"쓰읍, 왜 복잡한데?"





아, 머리 아파. 그저 혼잣말로 중얼거린 말에 왜냐고 묻는 말이 들려왔고, 아무 생각 없이 대답을 하다가 곁에 갑자기 누군가가 서 있다는 사실에 화들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바로 내 눈 앞에 보인건 어처구니 없게도 김태형이였다. 하얀 교복 셔츠안에 검은색 반팔을 받쳐 입은 김태형 말이다. 특유의 웃는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는 모습에 눈을 커다랗게 뜨고 끔뻑거리자, 김태형은 제 뒷머리를 흩어놓으며 웃다가 한마디 덧붙였다.





"보충 땡땡이? 이과탑인데 막 땡땡이치고 그래도 되나?"

"아니, 너……."

"학교에서 아는척하지 말라며. 여긴 학교 밖인데."

"그, 그렇긴 한데."

"학교 밖에선 친한척해도 되지?"





능청스럽게 묻는 말에 더듬거리자, 김태형은 입술을 삐죽이더니 팔짱을 끼고 말했다. 여긴 학교 밖인데. 그 말에 여전히 갈피를 못 잡고 그저 눈만 끔뻑거리자 김태형은 생긋 웃으면서 덧붙였다. 학교 밖에선 친한척해도 되지? 반사적으로 멍하니 고개를 끄덕이자, 김태형은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까딱하고는 앞으로 걸어나갔다. 쟤 뭐야……? 성격이 원래 저런 거야? 착한 건지, 뭔지 도저히 가늠할 수조차 없다.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뒷모습을 바라보다, 왜 안 오냐며 고개를 돌려 나를 부르는 김태형에 서둘러 빠른 걸음으로 김태형을 따라잡았다. 김태형 얘, 진짜 특이해.


굳이 어디를 간다고 말을 하지 않았는데, 어느새 동물병원 앞에 도착해 있었다. 또 치즈 보러 왔나 보네. 아, 치즈는 얼마 전에 지었던 아기 고양이의 이름이다. 삼촌이 언제까지 고양이, 고양이 할 거냐면서 이름을 짓자고 했었지. 이름은 단순한 방식으로 지었다. 치즈태비니까 치즈. 그런데 지어놓고 보니 털색깔과도 잘 어울리고 꽤나 만족스러운 이름이 되었다. 김태형이 먼저 병원의 문을 열었고, 익숙한 종소리가 울렸다. 그리고 병원에 들어서자마자, 반갑다는 표정으로 와다다 뛰어나오는 삼촌과 마주했다.





"야, 마침 잘 왔다. 병원 좀 지키고 있어!"

"어? 삼촌! 어디 가!"

"삼촌이 화장실이 급하다!"





한 손엔 두루마리 휴지를 들고, 다급하다는 듯 발을 동동 구르기에 무슨 큰일이라도 낫나 했더니, 삼촌 입에서 나온 화장실이라는 말에 헛웃음을 터트렸다. 아, 삼촌. 여자친구 없는 이유를 알겠네, 알겠어. 삼촌을 바라보며 재밌다는 듯 소리 내어 웃던 김태형은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가방을 소파 위에 내려놓았다. 뒤따라 나도 어깨를 누르던 가방을 김태형의 가방 옆에 내려놓고 병원 안쪽으로 향했다. 역시 좀 걸으니까 덥네. 탕비실의 냉장고 문을 열어 안을 살피다, 차가운 생수병 하나를 꺼냈다. 냉수를 한 모금 들이켜고 나서야 속이 진정되는 느낌이었다. 괜히 나 혼자 어색한 마음에 쭈뼛쭈뼛 탕비실을 나와 입원실 쪽으로 다가서니, 김태형은 늘 그랬듯이 허리를 굽혀 치즈를 바라보고 있었다. 치즈는 몸이 많이 회복되어 이젠 쓰다듬어 줄 수 있었다.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치즈의 등을 쓰다듬으며 웃는 김태형을 조금 떨어진 곳에서 가만히 보다가 갑자기 떠오른 게 있었다. 맞아, 그거. 아직 못 들었는데.





"큼, 큼. 김태형."

"응?"

"저번에 물어봤던 거, 대답해주면 안돼?"

"뭐?"

"그거 있잖아. 왜 병원 얘기 아무한테도 하지 말라고 했는지."





그거였다. 왜 동물 병원에 대한 이야기를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부탁했는지. 저번에 물어봤을 땐 삼촌이 타이밍 좋게 말을 끊었었지. 무엇을 말하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다가, 내가 정확히 짚어주자 그제야 수긍한 듯 고개를 끄덕이던 김태형은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진짜 별거 아닌데. 아무리 별거 아니라도 난 그게 궁금해 죽겠단 말야! 얼른 대답하라는 뜻으로 눈을 부릅뜨자, 김태형은 제 머리를 헝클이며 일어났다.





"아니, 뭐 그냥."

"그냥?"

"……가오 죽잖아."

"무, 뭐?"

"솔직히 내 이미지가 이런 일 할 이미지는 아니잖아. 애들이 알면 나 엄청 놀릴걸."

"별거 아니라더니 진짜 별거 아니구나."





가오 죽잖아. 그렇게 궁금해했던 이유가 고작 가오? 가오가 죽어? 어이없는 마음에 웃음을 터트리자, 김태형은 여전히 머쓱한 표정으로 툴툴댔다. 그러니까 너만 알고 있어,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고. 진짜 알면 알수록 새로운 캐릭터네, 김태형? 하긴 김태형이 그런 일을 할 인상은 아니다. 나도 처음에 고양이를 데려다줬다는 그 남학생이 김태형이라는 걸 알게 됐을 때 기절할 만큼 놀랐으니까. 그 덕에 엉덩방아도 요란하게 찍었었지. 문득 생각난 흑역사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결과는 싱겁더라도 결국엔 내 호기심을 풀었으니 됐다. 궁금했던걸 알고 나니, 또 하고 싶었던 말이 생각났다. 그래서 다시 조금 크게 헛기침을 했다. 큼큼. 크흠.





"김태형, 있잖아."

"왜?"

"아니, 그……. 아이스크림 잘 먹었다. 다음에 하나 사줄게."





자몽 맛 쭈쭈바, 그거. 딱 하나 남은 걸 김태형이 뺏어가나 싶었는데, 사실은 내가 먹게 돼서 내심 기뻤거든. 머쓱해서 다른 곳을 보며 말했건만, 김태형은 그 말에 씩 웃으며 가만히 날 보기만 했다. 아, 민망해. 원래 이런 말 잘 못하는데. 자꾸 머쓱해져서 일부러 큰 소리로 덧붙였다.





"내, 내가 원래 빚지고는 못 사는 성격이라서 그래!"

"……."

"진짠데? 내 성격이 원래 그래!"

"알아."





괜히 나 혼자서 큰소리로 떠들었는데, 여전히 씩 웃는 표정으로 가만히 날 보는 김태형에 민망해져 더 크게 말하자, 김태형은 낮은 웃음소리를 내며 웃더니 짤막하게 대답한다. 알아. 그 말에 나는 왜 더 민망해졌는지 모르겠다. 얼굴이 뜨거워지는 것 같아 손에 들고 있던 생수병을 볼에 가져다 댔다. 앗, 차가워. 생수병 겉에 어린 물기가 볼에 차갑게 닿았다. 쟨 성격이 왜 저렇게 쓸데없이 좋담? 내가 이상한 사람 되는 기분이야. 혼자 입술을 내밀고 바닥을 툭툭 찼다. 힐끔, 김태형을 바라보았다. 치즈를 품에 안고 미소를 짓다가, 내게 치즈 표정을 좀 보라며 고갯짓을 한다. 음, 뭐. 처음보다는 김태형이 괜찮은 애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완전히 호감은 아니다, 절대로! 근데 볼은 왜 아직도 뜨겁대.





화장실에서 아주 쾌적한 시간을 보냈는지, 병원에 돌아온 삼촌의 표정은 눈에 띄게 밝아져 있었다. 하여튼, 나이가 몇인데. 못 말린다니까. 삼촌은 치즈를 진찰대 위에 올려놓고 이것저것 처방전과 엑스레이 사진들을 보여주며 치즈의 상태에 대해 알려주었다. 처방전은 봐도 모르겠다. 해석해봐도 무슨 뜻인지 모르는 의학 단어들이 가득이니. 지루해져 이리저리 눈동자를 굴리다 옆에 앉은 김태형을 힐끔 바라보자,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하는 김태형의 모습이 보였다. 쟤는 다 알아듣고 고개를 끄덕이는 건가. 치즈는 확실히 처음보다 상태가 좋아졌다. 살도 토실하게 오르고, 털도 보들보들하니 귀엽고. 아직 아기라 호기심이 많은지 삼촌이 손가락을 움직일 때마다 귀를 쫑긋 세우고 작게 꼼지락대는 모습이 귀여웠다. 





"그래서, 곧 있으면 퇴원할 수 있을 것 같아."

"진짜요? 잘 됐네요."

"그래서 말인데 태형아. 치즈, 네가 입양할 거니?"

"네?"

"네가 데려왔으니까 아무래도 네가 키우고 싶어 할 거 같아서."





입양? 삼촌의 말에 귀가 확 트여 딴청을 부리던 걸 그만두고 삼촌을 바라보았다. 그러고 보니 치즈가 다 나으면 퇴원을 해야 하고, 언제까지 병원에서 지낼 수는 없으니 주인을 찾아야 하는데. 김태형의 눈치를 슬쩍 살피자, 당연하게 고개를 끄덕일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던 내 예상과 다르게 어째 표정이 굳어졌다. 김태형이 치즈를 데려왔고, 거의 매일 보러 올만큼 치즈를 좋아하는데 왜 망설이는 거지? 김태형은 혀로 입술을 축이더니 말했다.





"저, 부모님하고 의논해봐야 될 것 같아요."

"아, 그래. 너 혼자 결정할 일이 아니니까. 그럼 부모님께 여쭤보고 알려줘."

"네. 그럼 저 오늘은 이만 가볼게요."

"어, 그래. 여주는 안가냐?"

"안 그래도 가려고 했거든?"





아, 부모님……. 하긴, 부모님이 동물을 싫어하시면 키우기 힘들겠지. 삼촌은 김태형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고, 김태형은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벌써 한 시간이 훌쩍 지났네. 이제 나도 그만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찰나, 여주는 안가냐? 하고 묻는 삼촌의 말에 흥, 하고는 큰소리로 맞받아쳤다. 안 그래도 가려고 했거든? 삼촌에게 쿨하게 손을 흔들고 돌아서면서, 김태형을 따라 입구 쪽으로 나갔다. 이상하게 분위기가……, 아까보다 축 처진 느낌인데? 딸랑이는 종소리가 울리고, 투명한 유리문이 닫혔다. 확실히 밖에 나오니 덥네. 아까보다 뜨거워진 햇살에 눈을 깜빡이다가 힐끔 김태형을 올려다보았다. 역시 표정이 안 좋은데. 야, 김태형. 잠깐 그 모습을 보다 김태형의 이름을 불렀다. 





"왜 그래? 너 동물 못 키워?"

"……아마도?"

"왜? 부모님이 동물 싫어하셔?"

"그것도 있고, 집에 털 알레르기 있는 사람이 있어서."

"아, 누구? 너희 아버지?"

"아니."

"그럼 너희 어머니?"

"……아니."





내 물음에 김태형은 살짝 가라앉은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털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 있으면 확실히 동물 키우는 건 무리겠다. 너희 아버지? 하고 묻자 김태형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음, 그럼 어머닌가? 이번엔 어머니를 묻자 김태형은 잠깐 침묵을 유지하더니, 끝내 고개를 저었다. 그럼 대체 누가 알레르기가 있단 말이야?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가만히 김태형을 올려다보자, 김태형은 한숨을 길게 내쉬더니 시선을 돌렸다. 뭔가……, 평소랑 다른 느낌인데. 나 이제 간다. 내일 봐. 잠깐의 정적이 흐르고, 김태형은 다시 밝게 웃으며 한 발짝 멀어졌다. 어어, 그래. 대충 고개를 끄덕이고 멀어지는 뒷모습을 서서 지켜보았다. 뭘까, 이 느낌. 김태형 표정이 묘하게, 묘하게 평소랑 달랐어. 괜히 찝찝한데, 이거? 입술을 깨물고 잠깐 생각에 잠겨있다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몰라, 신경 쓰지 말자. 언젠가 알게 되겠지 뭐.












*


여러분, 안녕하세요! 일주일에 하나씩 올리기를 겨우겨우 실천하고 있는 티티입니다!ㅎㅎ

벌써 오월이 다 끝나가네요. 아직 오월 말인데 벌써 여름 같아요. 너무 더워요ㅠ_ㅠ

빨리 뒷부분에 쓰고 싶은 에피소드들이 많은데 이제 4화라니ㅠㅠ 갈 길이 머네요.

앞으로 많은 에피소드를 준비중이니 기대해주세요!ㅎㅎ

오늘은 나름 큰 에피소드 떡밥을 하나 던졌습니다ㅎㅎ 빨리 쓰고 싶어서 손이 근질거려요!

또다시 열심히 써서 다음 화로 빨리 찾아뵐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항상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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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91.34
오우 작가님!!! August_d 입니당 소리 지르면서 들어왔으요! 선댓 남기구 감상하러 감미다(총총)
7년 전
독자1
[애옹]
인티 하는 동안에 계속 작가님 글 정주행하면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헹헹 역시 작가님 글은 읽어도 읽어도 질리지가 않네요! 태형이가 왜 병원 일을 비밀 해달라고 했는지 궁금 했는데 진짜 별거 아닌 거 였네요! 그래도 이번 글을 통해 알아서 목에 막혀있던 고구마가 가라 앉은(?)것 같아요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7년 전
독자2
ㅈㅁ입니다
크 오늘 여주랑 태형이가 더 가까워 진거 같아요!
태형이 집에 털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누굴까요? 너무 궁금해져요ㅜㅜ한편한편 전부다 너무 재밋어요 꺄

7년 전
독자3
코튼캔디 입니당 !
오늘의 떡밥은 태형이가 여주한테 말하지 말라고 한 이유가 가오가 아닐 것이라는 것과 털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 인가요.. 다음 편도 기대되요 ㅠㅠ !

7년 전
티티
허허 태형이는 가오에 죽고 사는 남고생이랍니다ㅎㅎ 불량한 아이들과 어울리다보니 은근 멋 따지고 가오 따지는 아이에요!
7년 전
독자6
아 떡밥이 아니였군요.. (머쓱) 헤헤 은근 먹 따지고 가오 따지는 아이라니.. 뭔가 귀여워여 ㅠㅠㅠㅠㅠ ❤️
7년 전
비회원248.75
2월 2일 입니다!!! 끄앙 ㅠㅠㅠ ㅠ가오때문이라고 하는 태형이 너무 귀엽다 ㅠㅠㅠ 오늘도 잘 봤습니당~!
7년 전
비회원196.74
땅위입니다!!! 탄소와 태형이가 오해?룰 풀어서 다행인거같네요! 그리고 태형이가 집에 고양이를 데리고가지 못하는 이유가 누구 때문인지 궁금하네여 ㅠㅠ
7년 전
독자4
뜌입니다ㅠㅠ 이유가 무엇일까요ㅠㅠ 궁금하네요ㅎㅎ 작가님 이번편도 정말 잘 읽고가요! 항상 글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7년 전
독자5
으아 태형이성격정말좋군녀.. 이유가군금합니당 !! 암호닉신청받으신다면 [나로]로 신청하고셒네요 ㅠㅠ
7년 전
비회원89.126
저 동물병원에서일하고싶어요
(유딩)으로신청할게요♥

7년 전
독자7
핫초코
설마 태형이가 털 알레르기...?
또륵.... ㅠㅠㅠㅠㅠ
다행이야 그래도 오해도 풀고 ㅋㅋㅋㅋㅋㅋㅋ 가오 죽는다는 답도 받아내고 ㅋㅋㅋㅋㅋㅋ

7년 전
독자8
밍입니다!
하... 대형견을 보는 이기분... 하...
학교에 태형이같은 아이가 있으면 와우... 종말 열심히 다닐거에요...

7년 전
독자9
워더에요!!머야슬프게....그나저나 여주당당해!!!!하고싶은말 다해!!난 저런 사람이 아는척하면 아주 행복할듯..
7년 전
독자10
아 태태야..가오..아..너무 기엽쟈나ㅠㅠㅠㅠㅠ정말 남고생미 대박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11
[웅앵웅]
태형이 안알리려고 하는 이유가 그 나이 또래답고 귀엽네요 ㅋㅋㅋ 하긴 학교 내 이미지랑 많이 다르니까 그럴 수도 있겠네요

7년 전
독자12
태태 이유가 너무 귀엽잖아요ㅠㅠㅠㅠㅠㅠ 태현이 털 알레르기가 있나 봐요?? 오해가 잘 풀려서 다행이네요!!
6년 전
독자13
끄윽 여주와 태형이가 점점 가까워지는 것 같아서 마음이 좋네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고양이ㅜㅜㅜ치즈 안봐도 너무 귀여워요... 태형이 집에 털알레르가 있는 사람이 누굴까유.. 알고보니 태형이고ㅋㅋㅋㅋㅋㅋㅋ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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