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루민/사제물] 말랑말랑 콩닥콩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c/4/5/c456003ca65ae946c096513cdf2f3424.jpg)
“선생니임!!빨리!”
루한은 골이 다 깨질 것 같았다.바로 제 주방앞에서 얼렁뚱땅 헤매이는 조그만한 뒷통수 때문에.어제 저녁을 얻어먹은것에 보답해야겠다며 아침부터 루한의 집에 무작정 쳐들어 온 민석이 싱크대위에 일렬로 재료들을 놓아두었다.끝끝내 찾아와 한다는 음식이 고작 김치볶음밥이었다.초등학생같은 제 입맛에만 맞추어 소세지를 송송 썰던 민석이 결국 일을 쳤다.어쩐지 너무 급하게 썬다 싶었어.루한이 구급상자를 식탁위에다 놓았다.
“얼른!아파요,따가워 진짜!”
“그러니까 누가 칼을 그렇게……내가 진짜 못산다 너때문에.”
생각보다 꽤 깊게 패인 상처 사이로 피가 쉴새없이 뚝뚝 떨어졌다.휴지로 대충 피를 닦아내던 루한이 민석의 검지손가락을 잡아 그대로 입에 물었다.민석이 화들짝 놀란것도 잠시,다시금 느껴지는 찌릿한 아픔에 미간을 찌푸렸다.아파요…….어쩐지 방방대던 말투가 조금은 차분해진 느낌이었다.상처 사이로 새어나오는 피를 어거지로 빨아 낸 루한이 싱크대로 가 피를 뱉어냈다.민석이 뒷머리를 긁적거리며 남은 한 손으로 상처위에 연고를 짜 발랐다.입을 헹구고 걸어온 루한이 밴드를 떼어내 손가락에 붙여주며 장난이 가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와,니 손가락 진짜 짜다.”
“손가락이 짠게 아니고,피 때문에 그런거에요!”
“내가 살다살다 남의 손가락이나 빨고.”
“누가 빨으라 그랬어요?”
이게 진짜,생각해서 해줬더니.밴드를 붙인 손가락을 제 손가락으로 툭툭 친 루한이 식탁 의자를 빼내어 민석을 앉혔다.넌 요리하지말고 가만히 앉아있어.싱크대 앞에 선 루한이 소세지를 썰며 속으로 몇번이고 화냈다.너,이 나쁜놈.감히 김민석 손가락에 상처를 내?한참을 제 손에 잡힌 칼자루에 화를 냈다.사실 제대로 된 순서인지는 잘 모르겠다만 어영부영 요리를 끝낸 루한이 식탁위에 프라이팬을 얹었다.수저 두짝을 들고 마주보고 앉아 김치볶음밥을 각자 한 술 씩 뜨는데,
“……윽.”
“아,씨…….”
아무래도 음식은 시켜먹는게 훨씬 나을 것 같았다.
말랑말랑 콩닥콩
w.마시마로
“나 진짜 아직 아파요.”
“그래서 내가 써주고 있잖아,답은 1번?”
“네 1번!”
“내가 문제 잘 읽으라고 그랬지.”
“씨……또 틀렸어요?.”
어제 가져온 성적표를 보아하니 공부는 시켜야하겠고,또 공부를 시키자니 아까 다친 손가락때문에 필기구를 잡기가 어렵고.결국 루한이 대신 연필을 잡고 민석이 부르는 답을 참고서에 받아적는데,푸는 족족 오답이다.루한이 아랫입술을 꾹 깨물고 민석을 노려보자 민석이 당당한 표정을 하며 그런다.틀릴수도 있죠 뭐.
“안되겠다,처음부터 복습할까?”
“아,싫은데.내일부터 진도나가면 안돼요?”
“……이게 아주 놀고먹으려고.”
“방학 첫 날인데?”
“여기 뽀뽀해주면.”
아 뭐에요!민석이 밉지않게 루한을 노려보자 루한이 퉁명스럽게 말했다.싫으면 공부하던가.징징대는 민석을 무시하고 참고서로 시선을 옮기자 민석이 루한의 어깨를 툭툭 쳤다.선생님,루 선생님.애교가 가득 섞인 목소리였다.왜 자꾸 불러.루한이 부러 시선은 참고서로 향한채 대답만 해댔다.정말 하루종일 공부만 할 심산으로 다음 풀 문제를 내려보고 있었는데,루한의 볼에 쪽 하고 무언가 닿았다 떨어졌다.놀란 루한이 고개를 돌리자 두 볼을 잔뜩 물들인 민석이 있었다.팔뚝을 꼭 붙잡고 ‘놀면 안돼요?’ 하는 귀여운 제 제자가.
“너,뽀뽀를 하란다고 진짜 하냐…….”
“안하면 진도나갈거잖아요.”
“그래도 그렇지,여튼 오늘은 그냥 수업하자.”
“그럴거면 왜 뽀뽀하라고 그랬어요!거짓말쟁이!”
“진짜 할 줄 몰랐지.”
루한이 어깨를 들썩이며 능청스럽게 말하자 민석이 입술을 비죽 내밀었다.민석이 심술을 잔뜩 부리고있는 것을 모른체하고 다음 풀 문제를 읊조리던 루한이 갑작스레 제 볼을 감싸오는 민석의 작은 손바닥에 화들짝 놀라며 민석을 쳐다봤다.야,너,너 미쳤어?루한이 얼굴을 뒤로 빼며 멀어지자 민석이 다시 한 번 루한의 양 볼을 세게 붙잡았다.민석의 얼굴이 점점 가까이 다가오자 루한이 눈을 꾹 감았다.눈을 감는 루한을 흡족스런 눈길로 쳐다보던 민석이 루한과 코를 맞대고 말했다.색색 숨소리가 그리도 가까이서 들려왔다.
“이래도 공부할거에요?응?”
“야,알았어,알겠으니까 좀.”
“공부할거에요 안할거에요?”
“안할게,안할테니까 가까이 오지 좀 마.”
그제서야 민석이 루한에게서 멀리 떨어졌다.참고서를 제 손으로 덮은 루한이 손부채질을 하며 얼굴에 붉게 피어난 열기를 식혔다.그 모습을 개구진 표정으로 쳐다보던 민석이 자꾸만 눈빛을 피하는 루한의 시선을 집요하게 따라갔다.선생님 설마 부끄러운거에요?응?능글맞게 자꾸만 물어오는 탓에 루한은 얼굴 가득 열이올랐다.너,진짜……고등학생만 아니였어도.자꾸만 피하는 루한에 감흥이 떨어진건지 다가오던 얼굴이 넌지시 멀어졌다.
“근데요,선생님.”
“왜,또 뭔 말 하려고.”
“그런거 아니거든요,우리 엄마가 내일 선생님 좀 봐야겠데요.”
“어머니께서?혹시 너 성적표…….”
“당연히 보여줬죠.”
망했다.루한이 고개를 푹 숙이고 좌절했다.아,물론 국영수는 1등급이라 쳐도,사탐 등급이 턱걸이로 3등급인데….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방긋 웃고있는 민석의 양 볼을 붙잡고 부비부비,얼굴의 거의 뭉개다싶이 괴롭히던 루한이 어느새 울상짓고있는 얼굴을 쳐다보고선 뭘,뭘 잘했다고 그렇게 쳐다봐.볼을 잡고 죽 늘어트렸다.
“나 힘든거 다 너때문이야.”
“왜요.”
“몇 년은 늙는 느낌이다.”
“치,더 늙을게 어딨다고.”
“죽을래?”
아니요,루 선생니임.꼭 이럴때만 눈이 없어져라 살살 웃고 그런다.아직도 베실베실 웃고있는 얼굴 앞에다 제 볼을 들이대고 그랬다.
“죽기싫으면 여기 뽀뽀.”
“이 선생님이 진짜,자꾸 그런거 빌미로 뽀뽀하려고 하면 못써요.”
“하라고 그래도 못할거면서.”
“아깐 했잖아.”
“그럼 지금 또 해봐.”
“차라리 죽여요.”
민석이 꽤꼬닥,죽는 시늉을 하며 거실로 와다다 달려갔다.그 뒤를 따라밟는 루한의 발걸음이 여유롭기도 하면서,재촉스럽기도 했다.저걸 진짜 죽여,살려.과외선생인 주제에 민석에게 늘 배워가는 것이 있었다.굳이 설명하자면 자꾸만 힘이 들어가는 제 아랫배에 힘을 빼는 방법을 터득한다던가.저보다 10년은 어린 제자의 유혹을 이겨내는 방법을 터득한다던가.
“꺄악!”
거실로 날아 든 나방덕에 의기양양 뛰어가던 민석이 후다닥 되돌아와 루한의 품에 안겼다.선생님!나 놀랬어요,진짜.루한이 자꾸만 제정신을 못차리고 뜀박질을 해대는 심장박동을 무시하고선 머릿속으로 계속 읊조렸다.내가 더 놀랬어요,진짜.이 조그만한게.품에 안긴 등에 도드라진 날개뼈를 엄지손가락으로 조심스레 쓸어내려주며,그랬어? 애써 눈을 질끈 감았다.아랫배 힘 빼야지 김루한.루한은 속으로 애국가를 4절까지 독창했다.대한 사람 대한으로,길이 보전하세.잔뜩 질겁한 표정으로 달려오던 얼굴이 이제서야 꽤 안정된 표정을 했다.품에서 떨어지자마자 거실을 향해 손을 쭉 뻗으며 한다는 말이.
“빨리,나방 죽이러 가요!내가 담배 피고 베란다 문 닫으라고 그랬지!”
“알겠어.무섭다고 울지나 말고 방에 가만히 앉아 있으셔.”
“누가 운다고 그래.”
“완전 울 것 같은 표정이었는데.”
“씨……아니거든요!”
메롱.혀를 낼름 내민 루한이 뒤를 돌아 거실로 향했다.천장 즈음에 붙어있는 손톱크기만도 못한 나방을 보고서 루한은 거실에 주저앉아 폭소를 터뜨릴 수 밖에 없었다.도대체 얼마나 크길래 질겁을 하나 싶었더니,귀여워 죽겠네 진짜.
“아,미치겠네.민석아 이리와 봐.”
“자,잡았어요?”
쭈뼛쭈뼛 거실로 걸어 온 민석의 허리를 한 품 가득 끌어안은 루한이 여전히 끅끅 웃는채로 말했다.너,진짜 애기같아.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안겨있던 민석이 고갤 들어 천장을 쳐다봤다.여전히 천장에 매달려 더듬이를 움직거리는 먹색깔 괴생물체에,민석이 부리나케 서재로 도망을 갔다.
“아 진짜!내가 나방 잡으라고 그랬잖아!”
그제서야 주저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난 루한이 휴지를 뽑아 들었다.나방 잡고.거실에서 노래 들으면서 얘기나 해야겠다,우리 민석이랑.참,그나저나 내일 어머니 뵙는데 옷은 뭘 입지.꼬리에 꼬리를 무는 혼잣말에 루한이 행복한 웃음을 가득 흘렸다.
| 더보기 |
꺄아 재밌게 보고 계신다는 독자님들,사랑해용 제사랑 드세요 뿅뿅! |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
현재 서로 충격받고있는 올해 유행음식..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