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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XX/택엔] 너에게 사랑을 고하다下 | 인스티즈[VIXX/택엔] 너에게 사랑을 고하다下 | 인스티즈

 

'하아,하..'

 

택운은 깊은 숨을 몰아내쉬며 눈을 떴다. 학연이가 꿈 속에 나왔다. 나의 벗, 그리고 나의 삶. 택운은 아직 어두운 밤하늘을 보며 다시 방의 문을 닫았다. 다시 침소에 들려고 했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학연이를 뒤로 하고 홍빈에게로 향한지 벌써 3개월이 지나있었다. 택운은 달이 뜨지 않은 월식날 홍빈과 약속을 했던 장소로 향했다. 칠흙같이 어두운 밤 하늘, 음산한 바람 소리, 그리고 차갑게 흘러 내리는 강물. 늦은 시간 홍빈과 만난 택운은 홍빈에게 형에 대한 진실을 들을 수 있었다.

'택운이형, 윤호형은 사대부 김판서 대감의 손에 죽었습니다. 아마, 윤호형에게 심한 고문을 행했던 것 같아요. 얼굴이 모두 일그러졌고, 피부는 다 벗겨져있었으며, 옷은 모두 헤져있는 상태로 버려졌다는 김판서 대감의 하인의 말을 들었습니다. 시체를 찾으려 사방팔방 노력을 해봤지만..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이건 윤호형님이 형에게 전해주라는 쪽지입니다. 이게 윤호형이 얘기하고 싶던 진실이자, 이 나라를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거에요.'

홍빈이 건내는 쪽지를 받아 가슴팍 안에 넣은 택운은 피가 솟구쳐오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나의 가족, 그리고 나의 형인 윤호가 목숨을 잃었다, 감히 인간이라는 탈을 쓴 사람들이 어찌 저렇게 무지하게 사람을 죽일 수 있을까 싶었다. 홍빈은 부들부들 떠는 택운의 손을 잡았다.

"형, 학연이형을 생각해서라도 이쯤에서 그만 접으세요. 나머지는 제가 할게요. 학연이 형이 걱정이 많아요."

홍빈의 말에 택운은 가만히 눈을 감았다. 다 때려치고 싶었다, 학연의 마음을 알았고 학연과의 미래를 꿈꾸고 있으면 웃음만 나올 뿐이었으니까. 다만, 윤호형의 마지막 형상이 잊혀지지 않았다.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더라도 이 썩어빠진 조선을 일으켜세우고자 했던 윤호형.. 나는 형의 마지막을 잊을 수 없었다. 고개를 젓는 택운을 보며 홍빈은 그럴줄 알았다는 듯 택운에게 검을 건냈다.

"사방에 보는 눈이 많으니, 오늘은 이만 가도록 해요. 학연이형 기다리겠어요."

홍빈과 함께 정자에서 빠져나오는 택운의 귀에 나뭇잎 밟히는 소리가 들렸다. 택운은 그대로 홍빈의 목덜미를 잡아 낮춘다은 허공에 검을 휘둘렀다. 한 두명일 줄 알았던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은 수 였다. 십여명 남짓하는 사내들이 홍빈과 택운에게 무차별적인 공격을 행했고, 택운은 사내들에게 팔을 찔린 홍빈을 챙기며 숲 속으로 뛰어올라가고 있었다.

"하,하아.. 택운이형 저를 납두고 가세요. 내 학연이형에게 약조했습니다..하아, 위험에 처한다면 택운이형을 꼭 구하겠다고. 하..하아, 어서 이러다 둘 다 위험해집니다. 부디 꼭 성공해서 저와 윤호형의 원한을 갚아주세요, 조선을..구해주세요."

택운의 어깨에 매달려 가쁘게 숨을 내뱉는 홍빈을 끝까지 데리고 가려는 택운을 홍빈은 스스로 놔버렸다. 얼른, 얼른 도망가세요. 홍빈의 말에 택운은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움직였다. 뛰어가는 택운의 귀 속으로 홍빈의 신음소리와 사내들의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어서 대감님에게 데리고 가. 쥐새끼 같은 놈, 유생 정택운은 어디간건가.'

입을 꽉 막으며 울면서 택운은 산 정상으로 향했다. 더 이상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을 때는 이미 아침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그제서야 택운은 마음 놓고 소리를 지르며 눈물을 쏟아냈다. 홍빈은 아마 김대감의 손에 모진 고문을 당할것이었다. 그런 홍빈의 모습이 아른거린 택운은 그대로 주저앉았다. 홍빈과 윤호, 벌써 두 사람이 잡혀갔다. 택운은 속주머니에서 윤호가 택운에게 주려고 했던 쪽지를 펼쳤다.

[택운아, 너에게만은 이 무거운 일을 시키고 싶지 않았는데 내 믿을 사람이 너뿐이니 이렇게 붓을 들어본다. 이 나라의 임금은 향락에 눈이 멀어 백성의 앞날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기생과 사냥놀이에만 빠져들어있다. 그런 임금을 바로잡아야 할 사대부들과, 이 나라의 관리직들은 선비의 뜻을 져버리고 오로지 권력과 돈에 혈안이 되있구나. 너와 학연이, 그리고 홍빈이가 내 나이가 되었을 때, 너희의 뜻을 넓게 펼칠만한 그런 나라를 건내주고 싶었지만 내 능력이 부족해, 이렇게 쫒겨다니는 신세가 되버렸구나.

나의 동생, 택운아. 혹시라도 홍빈이에게 이 쪽지를 받는 날이 온다면 너는 진주의 최대감에게 찾아가도록 해라. 최대감과 모든 일에 대한 도모는 끝이 났다. 절대 누구에게도 발각되지 말고, 조용히 그를 찾아가도록 하면 최대감이 모든 일을 알아서 해줄것이다.

미안하다, 택운아. 아직도 어리기만한 너에게 많은 짐을 떠넘기고 떠나버려서. 꼭 이 나라를 개혁하여 부디 백성들과 우리의 후손들에게 조선을 넘길 수 있도록 부탁한다. 이 편지는 읽은 후 바로 소각하도록. -윤호]

조선의 임금을 바꾸려고 한다는 윤호의 쪽지는 생각보다 더욱 무거웠고, 택운에게 부담감으로 다가왔다. 학연이 보고 싶었다. 학연의 얼굴을 보고, 귀 닫고 눈 감은 뒤 학연과의 삶만을 생각하고 싶었다. 그런데 조선을 구해달라는 홍빈의 애절한 마지막 말이 생각나서 택운은 학연에게 향할 수 없었다. 쪽지를 잘게 찢어 물가에 반은 물가에, 반은 땅에 묻어버린 택운은 다시 옷 가지를 정리하고 진주로 가는 발걸음을 움직였다.

한양에서 진주로 향한지 닷새째 되는 날, 택운은 처참해진 몰골로 진주로 도착했고 최대감의 집에 도착하자마자 그대로 쓰러졌다고 한다. 최대감의 보살핌으로 3일만에 깨어난 택운은 그 후로도 몇일동안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택운아."

"예, 최대감님."

"성균관에서 공부를 했다고 했나?"

"네, 그렇습니다."

"너에게 500명의 부대를 맡기마, 아직은 오합지졸들이야. 우리가 거사를 치를 3개월 후 까지 정예요원들로 만들어야한다. 윤호의 동생이니 너는 아마 잘 할 거야. 힘들겠지만, 조금만 버티자. 우리가 이 나라를 구해내야되."

택운에게는 500명의 부대원들을 책임질 의무가 생겼다. 오직 나라를 구하겠다는 마음만으로 모인 그들은 택운의 말에 따랐다. 그런 사람들을 눈 앞에 두고 택운은 더이상 학연을 찾으며 칭얼거릴 수 없었다. 남들보다 빨리 일어나 그들을 훈련시켰고, 남들보다 더 늦게 훈련에 남아 있었다. 그렇게 3개월을 버텼고, 이제 자시가 지났으니 오늘이면 그 거사가 치루어질 날이었다.

결국 택운은 다시 잠에 들지 못하고 붓을 들었다. 학연에게 전하는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편지였다. 학연은 잘 지내고 있는 것일까. 택운은 종이를 곱게 펼쳐 붓을 그 위에 가져다 되었다.

'연인이라고 부르고 싶은 내 벗에게.'

택운은 가슴 속 깊이 간질거리는 느낌을 받았다. 연인, 한번도 부르지 못했던 그 말을 이제서야 꺼내본다. 혹여나 자신이 죽거나, 발각당하게 되면 편지마저 들킬까봐 학연의 이름조차 적을 수 없었지만 택운은 그럼에도 계속 글을 적어갔다. 한참을 글을 적은 택운은 그대로 편지를 적어 가슴팍 깊은 곳에 묻어두었다. 사랑해로 끝난 이 편지가 부디 전해지지 않길 택운은 바랬다. 학연의 얼굴을 보며 직접 전하고 싶던 오래된 마음을 싸늘한 편지로 전해주고 싶지 않았다.

드디어 날이 밝았고 택운은 옷을 입은 후 병사들을 모았다. 진주에선 택운이, 전라도에서는 이대감의 아들 이재환 장군이, 경기도에서는 한상혁 장군이, 그리고 강원도에서는 김원식 장군 등 각 지역의 선비들도 모두 힘을 합심하기로 한 거사였다.

"나라를 위해, 그리고 멀쩡한 땅에서 사람답게 살았으면 하는 우리의 자식들과, 후손들을 위해 우리는 모두 이자리에 모였습니다. 죽음을 각오하고, 우리는 오늘 싸울 것 입니다. 살고자 하지 마십시오, 우리는 오늘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목숨을 걸고 이 썩어빠진 조선을 모두 갈아엎을 것 입니다!!"

500명의 사람들 앞에서도 기죽지 않는 목소리로 외친 택운은 가장 먼저 앞장서며 부대를 떠났다. 그 뒤의 병사들 역시 택운의 뒤를 힘차게 따랐다. 그들은 가장 먼서 관아에 가서 부패한 관리들을 처단하고, 백성들에게 곳간을 풀었다. 그들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보였다. 택운은 도중 이재환 장군과 결합하고 승승장구하며 점점 한양으로 향하고 있었다.


*

"아래 지방에서 반란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학연 도련님!"

호들갑을 떨며 학연의 방으로 들어오는 하인을 본 학연은 급하게 고개를 들었다. 무슨소리냐, 그게. 조용히 책을 읽던 학연은 빨리 말해보라는 식으로 하인을 다그쳤고, 학연의 눈치를 보던 하인은 숨을 고르며 말을 건냈다.

"아래 지방에서 지금 한양으로 수만명의 부대들이 몰려오고 있다고 합니다. 이미 그 지방의 관아들은 모두 항복을 한 상태에요. 그런데,"

말을 잇지 않는 하인을 본 학연은 불안한 마음을 억누르며 화를 내었다. 그런데 뭐가, 뭘 말하고 싶은거냐.

"..그 중심에 정대감댁의 정택운 자제가 있다고, 지금 정대감댁은 대감님부터 시작해서, 싹 다 잡혀갔어요. 쥐새끼 한마리 안보인다니까요. 도련님!! 도련님! 괜찮으신거에요?"

학연은 그 소리를 듣자마자 그대로 휘청거리며 머리를 부여잡았다. 결국, 택운이가 일을 벌였구나. 살아있다는 홍빈의 쪽지를 보았지만 이렇게 살아있을 줄이야 생각도 하지 못하였다. 택운아, 이 멍청한 자식아. 학연은 속으로 택운을 원망하며 자리에 일어났다.

"도련님! 어디가세요. 지금 가시면 안되요, 위험하다니까요!"

"놔!!! 정택운 그 잘난 놈의 면상이라도 봐야겠다!! 나쁜 놈, 살아돌아오겠다더니 나라에 역모를..흐흡, 진짜.. 끝까지 너는 못되먹었다..정말 못났어."

우는 학연의 허리춤을 꽉 잡은 하인의 손에 학연은 결국 자리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 너의 가족들이 잡혀갔어, 아무리 쾌락에 빠졌다고 해도 왕이 쉽게 그 자리를 물려줄리 없는데, 대체 왜 너는 내 마음을 이렇게 끝까지 아프게 하는거니. 학연은 결국 택운의 안전을 기원했다. 이왕 이렇게 된거 차라리 역모에 성공해서, 새로운 역사를 쓰기를. 너가 다치지 않기를. 다시 우리가 만나는 날이 오기를..

 

 


1862년(철종 13년) 2월 18일, 진주에서 서남쪽으로 30리쯤 떨어진 유곡동에 사는 유계춘은 김수만,이귀재 등과 함께 이에 대한 농민운동을 일으킬 것을 모의하였다. 그들은 자진 해산하기까지 4일 동안에 부정 향리들을 닥치는 대로 붙잡아 4명을 타살하고 수십 명을 부상 입혔다. 이에 조정에서는 2월 19일에 부호군 박규수를 진주안핵사로 임명해 수습하게 하였으며 농민들은 효수 10명,귀양20명,곤장42명,미결 15명의 처분을 받았다. 또한, 관리측은 귀양 8명, 곤장 5명, 파직 4명, 미결 5명의 처분을 받았다.

 

 

 

 

[연인이라고 부르고 싶은 나의 벗에게.
너의 이름을 쓰고 싶지만, 내 차마 이름을 쓸 수 없다는 현실이 애통하다. 우리가 만나지 못한지 벌써 3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구나. 몸 성하게 돌아가겠다던 내가 아직도 돌아가지 못했으니 너의 마음이 얼마나 문드러지고 있을지 감히 상상이 안간다. 오늘 아침이다, 내가 드디어 윤호형과 홍빈이의 원한을 갚는 일이. 사실, 살아돌아가 너에게 갈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 임금과 사대부들은 아직도 강한 힘을 가지고 있고, 그들앞에 고작 백성들과 나같은 일개 유생이 덤빌 수 있을까 무서워.

이럴때, 너가 옆에 있는다면 참 많은 위안이 되었을것이다. 나의 벗아, 이 거사가 성공한다면 나는 너에게 멋지게 돌아가 사랑을 고할테지만 이미 이 편지를 받았을 때는 내가 목숨을 잃었거나, 반쯤 불구가 되어 어딘가로 떠나있을테지. 이 편지가 전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여리디 여린 나의 벗. 나는 오래전부터 너를 사랑했다. 지금도, 그리고 후에도. 너의 마음을 이제야 알았던 나에게 욕짓거리를 내뱉어도 좋아. 나는 너를 좋아해, 아니 사랑해. 혹여나 너가 내 편지를 받게 된다면 부디 너를 사랑했던 나를 가끔씩이라도 생각해줬으면 좋겠다는 이기적이고 미천한 생각을 해본다.

사랑하는 나의 벗.. 아침이 밝았다. 부디 내가 너의 얼굴을 볼 수 있는 날이 되길. 사랑한다. -택운]

 

 

 

1863년 정택조의 子 정택운, 22의 나이로 강화도에서 유배 도중 사망.

눈은 이미 실명되있는 상태였고, 다리 한 쪽이 없는 불구의 상태에서 철종이 내린 사약을 부여받았다고 알려져있음.

 

 

 

 

끝, 읽느라 고생많았어요. 이 글은 1편부터 합쳐져서 외전과 함께 <야상곡>이라는 제목으로 제 원래 글잡 아이디로 오늘 12시에 이동 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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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 작가님 쓰시느라 수고 너무 많으셨습니다 ㅠㅠ
아련하기도 한 이 글 너무 좋았어요,
앞으로 더 멋진 글들 많이많이 써ㅓ주세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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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브륀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짜 쓰면서 제가 짜증나기는 또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ㅋㅋ진짜 안되 택운아ㅜㅜㅜ학연아ㅜㅜㅜ를 몇번이나 외친건지.. 있다가 12시에 올라올 수정본+외전도 기대해주세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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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헐 원래 글잡 아이디가 무엇인지 참 궁금하네요 독방에만 있다가 글잡을 처음 와봐서 생소했는데 이게 처음 읽는 작품인게 참 다행입니다!
참 아련하기도하고 무엇보다 필체가 마음에 들어요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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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브륀느
12시에 올테니까 기대해주세요! 글잡 첫 글이 제 글이라니 완전 감동이에요ㅜㅜ제 글이 만족스러우셨어야 할텐데 감사합니다.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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