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쉬 체리 피치
Cherish cherry peach
Pro
“아, 또 다른 생각하고 있지 너.”
“응? 아니… 무슨 얘기 하고 있었더라?”
“아, 김여주, 이거 요즘 진짜 이상한데… 정신도 빠져가지고…”
아침 7시 55분. 최근 아침 자습을 시작하고 나서는 항상 이 시간 쯤이면 이미 학교 정문을 넘어 건물 앞에서 실내화로 갈아신고 있다. 물론 혼자는 아니고 초등학교 시절부터 학교생활을 함께 해 온 이지은과 함께였다. ㅡ물론 내가 혼자 아침 자습을 가기가 외롭다고 좀 찡찡대기는 했지만 어쨌든 같이 가겠다고 한 건 이지은이다ㅡ 실내화를 바닥에 내려놓고 신으려는데, 순간 눈 앞에 보이는 누군가의 옆모습에 지은이가 하고 있던 말은 나도 모르게 저 멀리로 날아가버리고 없었다. 오늘 아침도 만나다니 럭키…!
김용국… 넌 존X 멋져…
체리쉬 체리 피치
Cherish cherry peach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거. 아마 벌써 한 달이 조금 넘도록 내가 하고 있는 이거… 이게 그 짝사랑 그거냐…?
덕질하느라 밤에 잠은 늦게 자도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건 죽어도 싫다며 호언장담하던 내가 이 시간에 학교에 와 있는게 다 누구 때문이냐 하면, 당연히 바로 나올 대답은 김용국이다. 김용국을 짝사랑하게 된 후로 등굣길에 그 애와 마주치기 위해서 정말 다양한 시간대에 ㅡ그래봤자 8시 20분에서 8시 50분 사이였지만ㅡ 등교를 해봤지만, 학교가 집에서 멀지 않은 거리인 탓에 늘 걸어서 등교를 하던 나는 그 어떤 루트의 길로 가도 이상하게 김용국을 만날 수가 없었다. 그렇게 매일 허탕을 치던 어느 날, 복도를 지나가던 중 그 애가 담임선생님과 대화를 나누는 걸 우연히 듣게 됐었는데,
“용국이는 항상 자습 시간에 오는 거니?”
“아… 네.”
“그럼 내일부터 아침에 용국이가 우리 반 문 좀 열어줄 수 있을까? 다른 친구들은 버스 타고 등교를 해서.”
“그럴게요.”
세상에 럭키!
그러니까 저 말은 김용국이 매일 7시 30분에 등교를 하고 있었다는 얘기고, 다음 날 부터는 9반 문 열쇠를 딸 거라는 얘기고, ㅡ참고로 나는 그 옆옆반인 7반이다ㅡ 더 날카롭게 예측해보자면 김용국은 걸어서 등교를 한다는 그런 얘기란 말이지?! 그렇게 나는 바로 그 날 하교를 하면서 지은이에게 아침 자습을 하고 싶은데 같이 갈 친구가 없다는 떡밥을 던졌고, 이지은은 그걸 물었고, 이 이른 시각에 등교를 하면서 보는 김용국의 10초 남짓 되지 않는 옆모습 ㅡ때론 뒷통수 뿐인 날도 있다ㅡ 을 보며 마음 속으로 럭키! 를 외치는 나날들은, 벌써 일주일이 넘게 계속되고 있었다.
“김여주.”
“엉.”
“나 완전 지금 삘 왔거든.”
“삘? 무슨 삘?”
“너… 김용국 좋아하지.”
“……”
“……”
할 말을 잃었다. 아무리 이지은이 내 최측근이라고 해도, 지은이 앞에서 김용국 이름은 꺼내본 적도 없는데 도대체 어떻게…?
“…아… 아닌데…?!”
“……”
“……”
“아님 말고.”
…역시 그냥 해본 말,
“야, 근데 언제부터 좋아했는데?”
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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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네가 그렇게 티나게 행동하는데 내가 모를리가!”
“내가, 내가 뭘…!”
1. 복도에서
?? - “김용국! 너 수학 쪽지 시험 100점이지?”
“응”
?? - “그럼 나 좀 보여주라!”
.
.
.
(5분 후)
“야. 수학 잘하는 사람 진짜 멋있지 않냐.”
“? 응.”
2. 복도에서
?? - “와, 진짜 오늘 축구 용국캐리 오졌다.”
?? - “용국캐리 인정.”
.
.
.
(3분 후)
“운동 잘하는 사람 진짜 최고야… 그거야말로 최고야… 안 그래?”
“…응;”
3. 복도에서
?? - “선생님! 이 조사지 언제 걷어요?”
?? - “그거 점심시간까지 반장에게 주렴.”
?? - “넹! 야 김용국 이거 쌤이 걷으래!”
.
.
.
(1분 후)
“근데 솔직히 반장하는 애들 전부터 되게 멋있다고 생각해왔어 난.”
“……ㅇ,”
“아니 진짜루.”
“……(진절머리)”
그 외 티낸 횟수 약 23849718203532건.
응… 미안… 내가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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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사족
1. 용국이를 짝사랑 하는 여주!
2. 나이는 열아홉!
3. 용국이는 이과고 여주는 문과!
4. 지은이는 여주랑 같은 반이 아니예요!(나름 반전)
5. 지은이는 용국이랑 같은 반이예요!(나름 대반전)
6. 근데 지은이도 용국이랑 안친함ㅋㅋㅋㅋㅋㅋㅋ
7. 다음 편 부터는 지은이가 여주의 짝사랑을 다 알고 있는 전제 하로 이야기가 흘러가용
8. 반장이자 수학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는 엄청난 남자 용국★
9. 암호닉 받아요!
10. 가볍게 쓰는 글이라 길이는 길지 않을 것 같아용 하지만 가볍고 스윗하게 써보도록 하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