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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마."
그렇게 말하고 나는 너를 보고있었다. 예전엔 우리, 이렇지 않았는데. 많이 사랑했는데…

찬열이와 우리 셋은 중학교때부터 친구였다. 고등학교 너의 고백으로 우리가 사귀고, 우리 둘은 서울에 있는 같은 대학교에 들어오면서 자연스럽게 동거를 시작했다.
그리고 신입생 풋풋하던 그때부터 7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는 많이 달라졌다.

나는 지금 우리의 사이를 뭐라 명명할 수 없다. 너는 바쁘게 일하고 나는 아직 직장을 구하지 못했다.

밤샘 근무나 야근을 잦게 하는 너와는 밥을 먹고 관계를 가자는 시간이 유일하다 할 만큼 보는 시간이 짧다.
네가 없는 집은 너무도 심심하다. 외롭다. 쓸쓸하다. 그렇게 느낀다.


문득 나를 만지는 네 손길이 짜증이났다. 참아왔었지만, 사실 나는 지쳤다. 바쁜 너의 삶에 나의 존재는 뭘까. 그저 네가 원할 땐 언제든 쾌감을 맛보게 해주는 사람? 

나는 권태로움을 느낀다. 네가 나를 사랑해서 사랑한다고 하는 것 인지. 그저 관계를 위한 수단으로 말을 내뱉는건지 알 수가 없다.

너는 하지말란 내 말에 한 마디 없이 고개만 끄덕인다. "사랑해. 경수야." 그렇게 말하고 너는 침대에서 골아떨어진다.

날 사랑한다고?
 
네 손길을 쳐내는 날 정말 사랑해? 
정말로 나를 사랑한다면 너는 지금 잠들 수 없다. 최소한 나에게 왜 그러냐 질문이라도 해야한다. 나는 심각한데 너는 깊은 잠에 빠져있다.

백현아. 이게, 사랑이야?
너한텐 이게 사랑이야? 그저 몇 마디 말을 던지고 잠에빠지는, 잠도 못이겨 낼만한 상대. 그런게 사랑이야?

백현아.
나는, 이건. 아니야.


나는 다른남자를 만났다. 그는 나를 다정하게 안아주고 사랑한다 말했다. 나의 외로운 시간을 그는 함께 보내주었다. 바쁜 백현과는 달랐다.

나는 외로움을 채울 생각이였지만 어쩔 수 없이 점점 네가 들어오면 늘 집에 있던 내가 집을 비우는 날이 잦아졌다.
 
그러나 너는 날 탓하지 않았다. 이런게, 니가 말하는 사랑이야?



"경수야."
"응?"
"너는 누구보다 빛나."

나는 대인기피증이 있었다. 백현은 누구보다 활달한 사람이였다. 그런 나를 바꾼건 백현이였다. 늘 곁에서 날 도와줬다. 
나는, 백현과 함께 있다보니 순식간에 그 누구보다 활달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백현이는 내가 활발해질수록 죽어갔다.

나는 네가 일부러 나서지 않은걸 안다. 조용하고 얌전하게, 너는 묵묵히 내게 친구를 만들어 주고선 웃었다.
너의 친구가 되어야 할 사람들을 내게로 넘겨주듯이.
 
너는 누구보다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이였는데, 그 모습을 아는건 이제 나와 찬열이 뿐이다. 사실, 찬열이도 정확히 말하면 너의 친구라 친해지게 된거지만.
그래서 대학교에 들어왔을 때 우리의 별명은, 빛과 그림자. 겨울과 봄 이였다.

그만큼 많이도 나는 너에게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난 그림자이던 날 빛으로 만들고 스스로 그림자를 택한 널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백현아.사실 난 이게 무슨 관계인지 난 잘 모르겠어. 지금와 생각해보니 내가 했던건 사랑이 아닌 것 같기도해.
나는 이기적이였고, 너는 나로인해 죽어갔지. 그런데도 나는 너를 방치했어. 내가 빛날 수 있단 이유 하나로.

정말 이게 사랑이야? 이런 나를 사랑해?

이럴거면, 날 빛으로 만들지 말지 그랬어. 나한테 봄을 보여주지 말지 그랬어. 어릴 때 처럼 어둠속에 있었다면, 겨울같이 추웠다면.
그랬다면 외로움을 느끼진 못했을텐데. 그냥 너 혼자만 날 가지지 그랬어.

백현아. 우리, 이제 이런사이는.
"그만하자."

나는 왜인지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런데도 너는 아무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나에게 화를 내던지, 아니면 붙잡던지. 네가 나를 사랑한다면 이 순간 뭐든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너는 바쁜 일에 치여 매우 지쳐보였다. 그런 너에게 말을 꺼내기가 무서웠는데, 막상 네가 이렇게 나오니 역시 너도 나에 대한 마음이 다 식어버렸다는걸 알 수 있었다.
"경수야."

집을 나오는 나에게 너는 그렇게 말했다.
"사랑해."

나는 화가났다. 아직도 널 사랑하는 사람처럼.




집을 나온지 한 달 쯤 지났을까. 찬열이에게서 전화가 왔다.

"도경수! 오랜만이지~ 너네 집 주소 좀 불러주라 . 나 청첩장 보내게! 엉아 결혼하신다. 하하."

헤어졌다는 말이 쉽사리 나오지 않는다. 결혼한다는 찬열이의 기분을 깨고 싶지 않았다.

" 아파트 이름은 알지? 102동 2201호. "
"어? 2201호? 201호가 아니라?"
"응. 2201호"
"그럴리가 없는데… 2201호면 22층인거 아니냐? 7년간 너네 산 집이 2201호라고?"
 
"맞는데… 왜?"
"변백현 고소공포증이잖아. 장난 아닌데 걔, 10층짜리 건물도 벌벌 떨잖아."
 
"어?"
"기억안나? 수학여행때 그래서 놀이동산도 못갔잖아. 근데 7년간 22층에서 살았다고?"
 
"무슨 소리야 그게. 그땐 아파서 …"
"아프긴 무슨, 괜히 쪽팔리니까 그런거지."
 
"그럴리가…없는데."
"그걸 니가 모른것도 대단하네. 백현이 아버님도 고소공포증이셨 … 아 전화들어온다 나. 아무튼 그럼 그 주소로 청첩장 두개 보낼게 결혼식때 보자!"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 집의 층수는 내가 골랐다. 전망이 좋을 것 같아 일부러 높게. 그래, 혹 백현이 날 뜨겁게 사랑할 적에 그걸 숨겼다고 생각하자.
그렇다면 지금처럼 마음이 식은 순간까지, 어째서 7년이라는 시간을. 그 집에 살았을까. 


고소공포증
높은 장소에 대해 국한된 공포를 특징으로 한다. 이러한 공포는 지나치거나 비합리적이고, 지속적인 두려움으로 나타난다. 
자신이 무서워하는 대상이나 상황을 최대한 피하려 하며,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두려움이 유발된다. 
높은 곳에 가면 예외 없이 즉각적인 불안 반응이 나타나고, 심하면... 
청소년기에 나타났다가 사라질 수도 있다고 했지만. 나는 갑자기, 불안해졌다. 

대학생이 된 이후로 수전증이 생긴 백현이의 가는 손이 떠올라서. 유독 잠이 많아진 백현이 떠올라서. 밥을 잘 못먹어 야위던 몸이 떠올라서.

그리곤 말도 안되는 상상을 한다.
백현이가 나를, 사랑하고 있었다는.
 
그래서 나 때문에. 참아왔다는. 그런 말도 안되는 상상.

쿵쾅쿵쾅 뛰는 심장을 부여잡고 아파트로 달려가는 동안 나는, 외면해왔던 너의 진심을 마주한다. 

사실 네가 열심히 일했던 것도, 다 나를 먹여 살리고자 함이였음을. 너는 늘 내게 사랑한다 말했음을.
내가 싫어하는 일은 하지 않겠다던 너의 어린날의 다짐을. 다른 남자와 함께 있었음을 알면서도 묵묵히 날 기다려준 너를.

네가 나와 밥을 먹고, 관계를 가지지 않을 땐 눈을 감고 잠을 청해야 했던 이유를.극도의 불안감들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너를.
 
 
나는 너를 해방시켜 줬을까? 너는 이제, 그 곳에 살고 있지 않을까? 나를 다른 남자에게 보내야 하는 불안감에서 벗어났을까?
 
너는 나를 사랑하지 않은게 아니라, 너무 많이, 나를 사랑했다. 나의 머리가 거기까지 문장을 이어갔을 때나는 아파트에 도착했다.
그리고 , 정문으로 들어서자마자 크고 작은 소리들이 내 귓가를 울렸다.


경수의 감정을 좀 꼬아놨는데요, 그냥 보면 경수가 무조건 완전 나쁜놈이다! 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서
갈색 글자에는 경수의 진심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힌트를 넣어놨습니다.
 
소금 , 짠내 , 준짱맨 , 태민아 조화해 님 다 하트 뿅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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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작가님태민아조화해에요ㅠㅠㅠㅠㅠㅠ 아분위기ㅠㅠㅠㅠㅠ 진짜 아련ㅇ아련이런거 너무 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 ♥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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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mo
감사합니다 ㅠㅠㅠㅠ 빛의 속도로 달려와주셨네요 ♥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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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준짱맨이에요 하 진짜 왜꾸래 니들 꽁냥꽁냥 살아가기도바뿐데 어ㅟㅡㄱᆞ래!!!!!!!!!!!!!!!!!! 갈색글씨의 뜻을 알았으니 빨리 달려가봐여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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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mo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르게요 행쇼할땐 언제고 또 이러고 있다며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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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짠내가 왔는데.........짠내 풍기며 날라왔는데.. 왜..왜때무네ㅠㅠㅠ 바부 이 도굥숭밖에 모르는 이 바부 변백현ㅠㅠㅠ 저 마지막의 크고작은 소리가 제발 나쁜일이 아니길바래요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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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mo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흡..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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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소금이에요....오늘 진짜 절 죽이시나요?ㅋㅋㅋㅋㅋㅋㅋ하...사실 뒷편이 너무 궁금해서 뒷편까지 한번에 보고왔어요....진짜 이러지마세요작가님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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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뒷편에서 만나요 우맄ㅋㅋㅋㅋㅋㅋ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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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mo
ㅋㅋㅋㅋㅋㅋ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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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와....작가님 ㄷㄷ해요..다음편보러갈게요 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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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mo
ㄷㄷ라니 감사합니댱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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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아련...ㅠㅜㅜㅜㅜㅜㅠ 이런거너무조아요ㅠㅜㅜㅜ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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