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Prologue w. 해바라기 고삼, 수험생. 19살 무렵, 나에겐 우편을 보내는 특이한 취미가 있었다. 발신자, 이프듀. 수신자, 이프듀. 대학입시에 압박을 느꼈던 나에겐 무거운 압박감을 이길 수 있는 수단이 필요했다. 압박감을 이기기 위해 우편을 보내기 시작한 나는 2017년 06월 14일 여전히 나에게 우편을 보내고 있다. 평소와 다를 것 없이 우편을 보낸 나는 오늘 처음으로 두 통의 우편을 받았다. 4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보냈던 우편이었다. 우편은 내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던 유일한 친구였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우편은 단 한 번도 나에게 돌아온 적이 없었다. 처음에는 원래 우편이 늦게 오는 줄 알았다. 그렇게 한 달을 기다려도 오지 않는 우편에 주소를 잘못 기재했는지 알았었다. 몇 번을 검토하고 검토하여 보낸 우편은 끝끝내 나에게로 돌아오지 않았었다. 그런데 오늘 처음으로 비어있던 우체통에 두 통의 우편이 왔다. 두 우편을 자세히 보았다. 발신자, 이프듀. 수신자, 이프듀. 왔다. 드디어 왔다. 4년 만에 처음으로 내게 쓴 편지가 왔다. 반가운 마음에 우편을 들고 집으로 뛰어 들어왔다. 쿵쾅 쿵쾅, 심장이 요동치는 소리가 들렸다. 이 순간, 이 느낌을 얼마나 기다렸던가. 설레는 마음으로 첫 번째 우편을 열었다. 흰색 편지지들이 눈에 들어왔다. 생각보다 많은 편지지 양에 내가 이렇게 많이 썼었나 하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뭐, 힘든 일이 많았었겠지. 로 단정 지어버렸다. 첫 번째 우편은 23살, 그러니까 최근에 보낸 우편이었다. 우편 속에 들어있던 편지지는 총 다섯 장이었다. To. 나에게... 한 장, 두 장 읽으며 그 당시 편지를 썼던 모습을 상기시켰다. 세 번째 장을 읽던 중이었다. From. 23살 이프듀가. 이 편지는 세 장에서 끝나야 했다. 손에 있는 편지지는 총 다섯 장, 나에게 쓴 편지는 세장이었다. 그렇다면 나머지 두 장은 뭐지. To. 이프듀씨에게... 네 번째 장의 편지가 눈에 띄었다. 누군가 나에게 편지를 썼고 내용은 대충 이러했다. 4년 동안 꾸준하게 편지를 받았는데 오늘 처음으로 편지를 보내본다. 내 편지가 아님에도 계속 오는 편지에 궁금해서 읽어본 점은 미안하게 생각한다.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 당신이 당신에게 편지를 보내는 것 같은데 위로의 말 몇 자 대신 적어본다. 힘냈으면 좋겠다. 2013. 06. 00. 19살 배진영의 편지. 고삼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연도를 까먹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지금은 2017년이니까. 하지만 19살, 배진영군의 편지 속에 담긴 말들은 굉장히 마음에 와 닿았다. 19살 배진영은 위로를 하는 방법이 서툴렀지만 사람의 마음을 다독일 줄 아는 친구로 보였다. 그의 위로는 엄마의 미소처럼 다정했고 아빠의 품처럼 포근했다. 그의 편지를 읽고 나는 생각했다. 다시 한 번 그에게서 편지가 왔으면 좋겠다고. 이어서 두 번째 우편을 열어보았다. 우연의 일치일까? 이 우편 역시 다섯 장의 편지지를 담고 있었다. 뭐, 이때야말로 진짜 힘들었던 때였겠지.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래,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이건 또 뭐냐. To. 이프듀에게. 네 번째 장의 시작은 저러했다. 그리고 내용은... 말하기 싫을 만큼 냉철했고 딱딱했다. 편지를 읽는 내내 글이 비수가 되어 가슴을 푹푹 찔러댔다. 철이 아직 없는 것 같다. 그렇게 살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다. 등... 온갖 독설이 자리 잡고 있는 편지에 눈물이 핑 하고 돌았다. From. 2021. 06. 00. 27살 강다니엘. 이 편지를 받은 사람은 강다니엘로 그 역시 4년 동안 편지를 받았다고 했다. 그 또한 계속 오는 편지를 읽어보았고 보면서 점점 철이 없어지는 나를 보며 정신 좀 차리라며 편지를 써준 것이라고 했다. 근데 이 사람 지금 나랑 장난하나? 2021년? 그냥 미친놈이네. 미친놈이 편지를 쓴 것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둘 다 연도를 똑같이, 그것도 다른 연도로 쓸 수가 있을까 생각한 나는 한 사람이 한 장난으로 결론지었다. 그래, 그렇게 결론을 내려 했다. 그런데 오늘 또 우체통엔 두 사람의 우편이 들어있다. 2013, 2017, 2021. 우리는 각각 다른 시간을 살고 있다.과거, 현재, 미래. 이 셋이 만들어낸 우리들의 특별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안녕하세요. 처음으로 글잡에 글을 올리는 해바라기입니다. 처음 쓰는 만큼 부족한 부분이 많은 점 너그럽게 이해해주시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스토리 구성은 어느 정도 짜였지만 글을 쓰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 연재 주기가 들쑥날쑥할 거라는 점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되도록 빠른 시기에 다시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Prologue
w. 해바라기
고삼, 수험생. 19살 무렵, 나에겐 우편을 보내는 특이한 취미가 있었다. 발신자, 이프듀. 수신자, 이프듀. 대학입시에 압박을 느꼈던 나에겐 무거운 압박감을 이길 수 있는 수단이 필요했다. 압박감을 이기기 위해 우편을 보내기 시작한 나는 2017년 06월 14일 여전히 나에게 우편을 보내고 있다. 평소와 다를 것 없이 우편을 보낸 나는 오늘 처음으로 두 통의 우편을 받았다.
4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보냈던 우편이었다. 우편은 내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던 유일한 친구였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우편은 단 한 번도 나에게 돌아온 적이 없었다. 처음에는 원래 우편이 늦게 오는 줄 알았다. 그렇게 한 달을 기다려도 오지 않는 우편에 주소를 잘못 기재했는지 알았었다. 몇 번을 검토하고 검토하여 보낸 우편은 끝끝내 나에게로 돌아오지 않았었다. 그런데 오늘 처음으로 비어있던 우체통에 두 통의 우편이 왔다.
두 우편을 자세히 보았다. 발신자, 이프듀. 수신자, 이프듀. 왔다. 드디어 왔다. 4년 만에 처음으로 내게 쓴 편지가 왔다. 반가운 마음에 우편을 들고 집으로 뛰어 들어왔다. 쿵쾅 쿵쾅, 심장이 요동치는 소리가 들렸다. 이 순간, 이 느낌을 얼마나 기다렸던가. 설레는 마음으로 첫 번째 우편을 열었다. 흰색 편지지들이 눈에 들어왔다. 생각보다 많은 편지지 양에 내가 이렇게 많이 썼었나 하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뭐, 힘든 일이 많았었겠지. 로 단정 지어버렸다.
첫 번째 우편은 23살, 그러니까 최근에 보낸 우편이었다. 우편 속에 들어있던 편지지는 총 다섯 장이었다. To. 나에게... 한 장, 두 장 읽으며 그 당시 편지를 썼던 모습을 상기시켰다. 세 번째 장을 읽던 중이었다. From. 23살 이프듀가. 이 편지는 세 장에서 끝나야 했다. 손에 있는 편지지는 총 다섯 장, 나에게 쓴 편지는 세장이었다. 그렇다면 나머지 두 장은 뭐지.
To. 이프듀씨에게... 네 번째 장의 편지가 눈에 띄었다. 누군가 나에게 편지를 썼고 내용은 대충 이러했다. 4년 동안 꾸준하게 편지를 받았는데 오늘 처음으로 편지를 보내본다. 내 편지가 아님에도 계속 오는 편지에 궁금해서 읽어본 점은 미안하게 생각한다.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 당신이 당신에게 편지를 보내는 것 같은데 위로의 말 몇 자 대신 적어본다. 힘냈으면 좋겠다. 2013. 06. 00. 19살 배진영의 편지. 고삼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연도를 까먹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지금은 2017년이니까. 하지만 19살, 배진영군의 편지 속에 담긴 말들은 굉장히 마음에 와 닿았다. 19살 배진영은 위로를 하는 방법이 서툴렀지만 사람의 마음을 다독일 줄 아는 친구로 보였다. 그의 위로는 엄마의 미소처럼 다정했고 아빠의 품처럼 포근했다. 그의 편지를 읽고 나는 생각했다. 다시 한 번 그에게서 편지가 왔으면 좋겠다고.
이어서 두 번째 우편을 열어보았다. 우연의 일치일까? 이 우편 역시 다섯 장의 편지지를 담고 있었다. 뭐, 이때야말로 진짜 힘들었던 때였겠지.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래,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이건 또 뭐냐. To. 이프듀에게. 네 번째 장의 시작은 저러했다. 그리고 내용은... 말하기 싫을 만큼 냉철했고 딱딱했다. 편지를 읽는 내내 글이 비수가 되어 가슴을 푹푹 찔러댔다. 철이 아직 없는 것 같다. 그렇게 살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다. 등... 온갖 독설이 자리 잡고 있는 편지에 눈물이 핑 하고 돌았다. From. 2021. 06. 00. 27살 강다니엘.
이 편지를 받은 사람은 강다니엘로 그 역시 4년 동안 편지를 받았다고 했다. 그 또한 계속 오는 편지를 읽어보았고 보면서 점점 철이 없어지는 나를 보며 정신 좀 차리라며 편지를 써준 것이라고 했다. 근데 이 사람 지금 나랑 장난하나? 2021년? 그냥 미친놈이네. 미친놈이 편지를 쓴 것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둘 다 연도를 똑같이, 그것도 다른 연도로 쓸 수가 있을까 생각한 나는 한 사람이 한 장난으로 결론지었다. 그래, 그렇게 결론을 내려 했다. 그런데 오늘 또 우체통엔 두 사람의 우편이 들어있다.
2013, 2017, 2021.
우리는 각각 다른 시간을 살고 있다.
과거, 현재, 미래.
이 셋이 만들어낸 우리들의 특별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안녕하세요. 처음으로 글잡에 글을 올리는 해바라기입니다. 처음 쓰는 만큼 부족한 부분이 많은 점 너그럽게 이해해주시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스토리 구성은 어느 정도 짜였지만 글을 쓰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 연재 주기가 들쑥날쑥할 거라는 점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되도록 빠른 시기에 다시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