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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예쁘다” 






하늘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 하얗고 파란 하늘을 보며 감탄했다. 인터넷에서 본 모습 그대로였다. 실망감이 클까봐 일부러 무보정인 사진만 골라서 찾아봤는데 사진이 잘 나온 게 아니라 정말 예쁘다. 고생해서 여기까지 온 보람이 있네. 내가 서 있는 계단 아래, 파란 하늘 아래 옹기종기 모여 있는 동네도 내가 상상했던 모습 그대로였다. 이래서 일본 풍경이 예쁘게 나오는 구나. 무릎을 모아 앉아서 계단 아래 동네를 찍었다. 지나가는 사람도 별로 없었다.





“어?”




바로 옆에서 들리는 소리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려 목소리의 주인을 찾았다. 한 계단 위에 팔꿈치까지 걷어 올린 연한 하늘색 남방과 베이지색 바지를 입은 남자가 있었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그가 환하게 웃었다. 왜 나를 보고 웃지? 어떻게 반응해줘야 할지 모르겠어서 그냥 멀뚱히 바라보고만 있자 그가 머쓱한 듯 귀 쪽까지 잡아 당겼던 입꼬리를 느슨히 했다. 



[브랜뉴뮤직/김동현] 偶然 | 인스티즈




“한국인이시죠?”



“아아- 네!”




그의 웃음의 의도를 알자 나도 자연스레 웃음이 나왔다. 그가 한쪽 팔뚝에 매달려있던 카메라 끈을 어깨까지 끌어올린 후 내게 손을 내밀었다. 그 손을 잡아 힘차게 악수했다.



“여기서 한국 사람을 볼 줄은 몰랐네요.”


“그러게요. 아, 잠시만요.”




그가 뒤돌아서 가까이에 있던 자판기에서 캔 음료 두 잔을 뽑았다. 그리고 한 잔을 내게 내밀었다. 



“이거 맛있어요. 드셔보세요.”


“앗, 감사합니다.”



그의 말대로 은은히 복숭아 맛이 나는 것이 내 입맛에 맞았다. 맛있는 걸 먹었을 때 절로 나오는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맛있네요.”





그가 아이처럼 해맑게 웃었다. 그가 잠시 계단에 앉아 이야기하기를 청했다. 그 말에 흥쾌히 승낙했다. 내가 낯선 사람에게 마냥 열린 문은 아닌데 그냥 그는 마음이 편했다. 왠지 모르게, 절대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마음이 시커먼 사람이 이렇게 예쁘게 웃을 순 없지. 
그의 하늘색 남방이 마치 하늘의 색을 투영한 것 같았다.




“여기는 어떻게 오시게 됐어요?”


“제가 좋아하는 영화에 여기가 나오거든요. 너무 예뻐서 어딘지 찾아봤죠.”


“아, 혹시 OOO?”


“네. 그거요. 혹시 그쪽도?”


“저도 그거 보고 왔어요. 와, 굉장한 인연이네, 우리.”






그는 자신을 김동현이라고 소개했다. 우리는 같은 영화를 보고 같은 장면에서 감명을 받아 이곳까지 오게 되었다.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서글서글할 수 있는지 처음 만난 사람이지만 닮고 싶어졌다. 
한참 그 영화에 대해 떠들다 그가 어깨에 걸쳤던 카메라를 켜서 내게 화면을 보여줬다.

[브랜뉴뮤직/김동현] 偶然 | 인스티즈



“저 사진 잘 찍었죠?”
 

“와, 진짜 잘 찍으셨네요. 사진 전공이세요?”


“그건 아닌데, 사진 찍는 걸 좋아해요.”




말하다가 결국 이 동네를 같이 돌다가 가기로 했다. 마침 숙소도(여기서 가장 가까운 도시) 가까워서 집에 갈 때도 함께 갈 사람이 생겼다. 

그는 같이 얘기하면서 걷다가 이따금씩 맘에 드는 장소가 나오면 카메라를 들었는데 나와 마주할 때는 항상 웃는 모습이라 세상 순해보이다가도 그럴 때면 무표정한 걸 넘어서 진지한 모습이라 다른 사람 같았다. 그가 세 번째로 사진을 찍을 때 첫 번째, 두 번째 때와 같이 조금 떨어져서 멍하니 그가 찍는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몇 번 셔터를 누르던 그가 ‘아’ 하며 뒤돌아 나를 봤다.





“제가 너무 제 사진만 찍었네요. 찍어드릴까요?”


“아아, 아니에요.”


“왜요. 여기랑 잘 어울리시는데.”





나랑 처음 본 사이인 주제에 이런 낯부끄러운 말을 서슴없이 잘한다. 장사꾼의 말이라면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렸을 테지만 괜시리 설레는 게 사실이었다. 
설레기는 해도 처음 보는 남자 앞에서 브이- 포즈를 취할 만큼 털털한 성격은 못 되었다. 
그래서 극구 거부하고 그의 카메라를 잡아 아래로 내렸다.


그가 아쉬운 듯 아랫입술을 내밀었다. 




“제가 동현씨 찍어드릴게요.”


“저는 제 단독사진은 싫어해요.”







그리하여 결국 그와 함께 사진을 찍게 되었다. 나 혼자 포즈 취하는 거랑 처음 본 남자랑 같이 셀카 찍는 거랑 쪽팔림에 무슨 차이가 있는 건지.. 결국 모든 게 김동현씨의 뜻대로 되어버린 거다. 



아무래도 일반 카메라로 셀카를 찍는 게 힘들어서 결국 내 핸드폰을 들었다. 뒤에 풍경까지 잡으려고 낑낑거리면서 팔을 내밀자 그가 귀 바로 옆에 대고 쿡쿡 웃었다. 그가 팔을 뻗어 내 손을 고쳐 잡았다. 그래도 내가 각도를 잡지 못하자 그가 손에서 폰을 빼앗아 들었다.


[브랜뉴뮤직/김동현] 偶然 | 인스티즈



“제가 찍어도 되죠? 사실 저 셀카도 잘 찍거든요.”




거짓말해서 죄송해요. 그가 속삭였다. 


찍습니다. 하나 둘. 소리와 함께 사진이 찍혔다. 



안 봐도 내 꼴은 이상하겠지. 그가 확인하기도 전에 재빨리 핸드폰을 빼앗았다. 
으아- 완전 이상해. 
급하게 삭제버튼을 누르려 하는데 그가 손을 펴 핸드폰 화면을 덮었다.





“예쁜데 왜 그래요.”


“아니에요. 으- 진짜 완전 이상해.”


“나 여기서 찍은 셀카라고는 그거 하나뿐인데, 내 하나뿐인 셀카 지울 거에요?”


“.... 혼자 잘 찍으신다면서요.”


“남이랑 찍는 셀카를 잘 찍는다는 거에요.”




세상에 저런 억지가.. 뭐라고 대꾸할 말을 잃고 멍하니 그를 쳐다보자 그가 전처럼 다시 환하게 웃었다. 


[브랜뉴뮤직/김동현] 偶然 | 인스티즈



“그러니까 지우지 말고 보관해두세요? 저한테 좀 있다 기차에서 보내주시고.”



그의 고집은 꺾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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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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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헉 동현 ㅠㅠㅠㅠㅠㅠㅠㅠ 넘 스윗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악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잘보고 갑니다 헤헤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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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끙...끙...동현아....ㅠㅠㅠㅠㅠㅠ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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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63.217
앗...세상....동현이 글이라니......!!!.!.!.!.!..! 너무 좋앙요ㅠㅜㅜㅜㅜㅜㅜㅠ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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