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옆에 있어 줄 사람
내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큰 기쁨인가.
기쁜 일이 있어서 활짝 웃을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쉬운 일이며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 잔잔히 음악이 흐르는 카페에서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사람들, 한쪽 구석에 놓인 아메리카노와 테이블에 흩어진 종이들을 보며 한숨을 짓고는 결국 의자에 편하게 기대며 휴대폰을 드는 사람, 휘핑크림이 가득 올려진 브레드를 한입 먹고는 활짝 웃는 사람. 무더운 날 시원한 카페에서 여유를 만끽하는 사람들을 탄소가 창 밖에서 표정없이 바라보았다. 다이어트를 하는 듯 마른 몸을 하고서 다시 앞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탄소의 모습은 지쳐보였다.
밖과 달리 시원한 가게의 온도에 고깃집은 사람이 북적였다. 여기저기서 울리는 벨에 탄소는 쉴틈이 없었다. 가게 안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애들 때문에 깨진 유리잔들을 줍고, 고기를 서비스로 더 달라고 진상을 피우는 손님과 실랑이를 하고, 술에 잔뜩 취해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손님을 챙기느라 몸이 두 개라도 부족할 지경이었다. 늘 사람이 많이 찾는 맛집이라 일손이 부족했음에도 인건비를 줄이겠다고 알바생을 2명밖에 쓰지 않는 사장님으로 인해 죽어나는 것은 알바생들이었다.
“으아 죽겠다, 누나 이거 마셔요”
“고마워 이제 바닥 청소만 남았네”
“사장님 진짜 너무 하지 않아요? 알바생 한명만 더 쓰자니까, 우리 그냥 확 그만 둬버릴까요?”
오늘도 계산기로 수입만 정산하던 사장님은 마무리를 잘 하라며 탄소와 정국이만 남겨두고 먼저 가게를 나가셨다. 하루종일 손님들에게 시달리던 둘은 사장님이 나가자마자 들고 있던 걸레도 내팽개치며 의자에 주저앉았다. 정국이는 늘 그렇듯 양손에 컵을 들고 나와서 탄소의 손에 쥐어주며 알바를 그만두자면서 장난스럽게 말하였다.탄소도 그 말에 격하게 동의하였지만, 시키는 일은 너무 많으면서도 시급은 최저도 겨우 챙겨주는 그러나 일을 그만두게 되면 학교를 다닐 수 없게 되는 탄소는 정국이의 농담에도 대답해줄 수 없었다.
가게문을 잠그고 집에 가려고 탄소가 정국이에게 인사를 하면, 언제나처럼 정국이는 늦었으니 집에 데려다주겠다며 탄소의 옆에서 개구지게 웃었다. 벌써 정국이가 탄소를 데려다주는 일이 오래되었음에도 매번 거절하는 탄소의 모습에 정국이는 내심 서운하였지만, 티는 내지않았다.
탄소는 5년을 걷는 익숙한 길이었음에도 정국이와 걸을 때면 익숙하지 않는 길이 되었다. 화려한 건물들을 지나고 한참을 걷다보면 나오는 작고 허름한 탄소의 집은 명품을 잘 모르는 탄소조차도 비싸다고 느끼는 옷을 입고다니는 정국이와는 너무도 이질적인 것이었다. 정국이는 탄소에게 용돈을 벌기위해서 알바를 한다고 했지만 평소 정국이의 행동을 보던 탄소는 그 말이 거짓말임을 알고 있었다. 정국이가 알바비로 샀다면서 자랑을 하던 티셔츠가 2달치 월급이었으니까. 그러나 탄소는 그것에 대해서 물어보지 않았다. 말하고 싶어하지않는데 굳이 물어보는 것은 실례라고 생각했기에.
“누나 그럼 내일 봐요! 내 꿈꾸고”
부끄럽지도 않은지 자신의 꿈을 꾸라고 말하는 정국이를 탄소는 신기하게 생각했다. 정국이는 자신과는 너무도 달랐다. 매일 생글생글 웃고 다니는 얼굴에 사람을 기분좋게 하는 말주변까지 갖춘 정국이는 손님들에게도, 같은 학교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많았다. 반면에 탄소는 웃는 얼굴을 보기가 어려웠고 무표정에 말도 잘 하지 않았다. 그래서 정국이가 탄소와 잘지내는 모습을 보며 주변사람들은 의아해했다. 그럴 때면 정국이는
"누나의 매력을 나만 알아서 다행이야“
라며 웃곤 했다.
순수하고 말갛게 웃는 정국이가 부러웠다. 힘든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듯이, 아직 세상에 때묻지않은 듯 웃는 얼굴을 볼때면 정국이가 부러웠다. 나와는 너무도 다른 그 모습이, 나는 가질 수 없는 그 웃음이 미치도록 부러웠다.
**
학교수업을 듣고 나면 바로 알바를 하고, 새로운 알바를 더 찾아보다가 과제를 끝내고 새벽이 되어서야 쪽잠을 자는 일은 익숙한 일이었다. 돈을 벌어야 학교를 다닐 수 있었고 학교를 졸업해야 더 많이 돈을 벌 수 있을 테니까 그래야 이 지겨운 패턴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까. 그런데 오늘따라 이 모든게 무슨 소용이 있나하는 자괴감이 들었다. 출석만 찍고 매일 놀러다니던 동기는 선배에게 족보를 받아 나보다 시험을 더 잘 봐서, 나는 지갑에 있는 돈을 생각하며 사지 못하는 것을 카드로 시원하게 긁는 사람의 모습을 봐서 그래서 그런가. 오늘따라 물 밀 듯이 밀려오는 상실감, 허탈감에 집에 들어가서 알바를 구해야 하는 것도 잊고 편의점에서 맥주 한 캔을 사들고 근처 공원에 와서 신세한탄을 하였다.
답답하면 소리라도 지르는게 어때요?”
“네?”
“여기 저 밖에 없는데, 부끄러우면 저도 귀막아 줄게요”
탄소가 앉은 벤치끝쪽에 마음대로 앉더니, 크게 소리라도 지르라며 제 양 손으로 귀를 꼭막았다. 눈도 함께. 그렇게 1분, 2분을 탄소는 당황스러운 그 남자만을 바라보다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
“왜 웃어요? 소리지르랬더니”
“왜 귀 꼭 안 막았어요? 귀 막아준다더니”
“기다리다가 지쳐서 그랬죠"
평소처럼 공원에서 맥주나 한 잔하려고 발을 들이다가 공원에 혼자 앉아있는 여자를 봤다. 오는 길이 어두워서 밤이 되면 자신 말고는 아무도 오지 않는데, 낯선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윤기는 호기심이 생겼다. 얼마나 간이 큰 사람이 길래 여자 혼자 오나 싶어서, 가까이 다가갔더니 담력과는 담을 쌓아둔 것 같아 보이는 가녀린 체구의 여자가 앉아있었다. 윤기는 그 여자에게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그 여자가 예뻐서도, 자신의 이상형이어서도 아닌, 가로등빛으로 보이는 여자의 얼굴이 너무나 괴롭고 슬퍼보여서, 울고 있지 않는데 차라리 펑펑 우는 모습이 덜 아플 것 같다는 생각이 들민큼...
그래서 평소 자신이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친절을 베풀었다. 당황한 여자의 얼굴은 신경도 쓰지 않고 무작정 눈을 감고 귀를 막는 척했다. 내가 생각해도 어이없는 행동에 웃음이 나오려고 하는데 나보다 먼저 여자의 웃음이 터져나왔다. 여자의 웃는 모습을 보며 나도 따라 웃었다.
“....그쪽도 예쁘네요. 웃는게. 짜증날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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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작을 들고 왔습니다~
많이 사랑해주세요
윤기랑 정국이 웃는 모습이 진짜 너무 이쁘네요ㅜㅡㅜ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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