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듀는 대학에 친한 친구들이 있긴 있지만, 그렇게 발이 넓은 편은 아니야.
그냥 소수의 자기가 아끼는 사람들한테만 충실한 느낌?
반면 프듀 친구 황민현은 발이 엄청 넓어서 같이 다니다보면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엄청 인사를 많이 해.
그럼 프듀는 조금 민망해지고는 했어.
"야, 황민현!"
"누나, 안녕하세요."
"어. 옆에는 여자친군가?"
"아, 아뇨. 친구요. 어디 가세요?"
"밥약 있어서."
"맛있게 드세요~"
이렇게 한 명이 지나가고 나면 또 다시
"형!"
"선호 안녕~"
"형 요새 왜 축구하러 안 와요?"
"요새 허리가 좀 안 좋아서..."
이런 식이거든...
이럴때면 프듀는 조용히 핸드폰 만지는 척 하면서 갤러리 구경을 하기도 하고, 친구들한테 문자를 하기도 하면서 없는 사람처럼 굴어.
그런데 이런 프듀가 유일하게 마주쳤을 때 반가워하는 황민현의 친구가 있다면 바로 임영민이야.
저번에 말했듯이 프듀랑 그렇게 많이 친하진 않지만, 어쨌든 임영민은 프듀한테도 꼭 인사해주거든.
"임영민!"
민현이가 영민이를 부르자 급하게 수업을 들으러 가던 영민이가 아! 하며 민현이에게 인사했어.
그에 민현이 옆에 있던 프듀도 웃으며 영민이에게 인사했지.
"영민아, 안녕!"
영민이가 프듀를 발견하곤 (티는 잘 안나지만 나름) 수줍게 웃으며 인사했어.
"아... 프듀 안녕."
영민이의 수줍은 표정을 알아챈 민현이는 생각했어.
'얘 뭐 있네.'
하지만 수줍은 영민이 맘도 모르고 오랜만에 자신에게 건네진 인사에 마냥 기쁜 프듀는 그저 손을 열심히 흔들기에 바빴어.
영민이는 그저 부끄러워서 땅을 슬쩍 봤다가 다시 프듀를 쳐다보기를 반복했어.
수업에 늦지만 않았으면 프듀 더 보다가 가는건데... 하며 영민이는 혼자 생각해.
민현이는 뭐가 그렇게 웃긴지 혼자 웃음을 터뜨려. 그리고는 힐끔힐끔 프듀를 쳐다보며 점점 느리게 걷는 영민이에게 성큼성큼 다가가서 등을 밀어.
"늦는다 임영민."
"어어."
영민이는 민현이의 말에 그제서야 정신을 차렸는지 다시 급하게 다리를 움직이기 시작했어.
하지만 저기 멀리로 가면서도 가끔 뒤를 돌아 프듀와 민현이의 뒷모습을 확인했지.
정확히는 프듀를.
강의 시간에 늦은 영민이가 문을 열고 들어가자 출석에 유독 집착하는 교수님이 많은 학생들 앞에서 영민이를 쪼려고 발동을 걸기 시작했어.
"자넨 뭔가?"
하지만 걱정 마. 프듀의 인사를 받아서 마냥 기분이 좋은 영민이는 웃으며 잘 넘어갔다고 하니까.
"죄송합니다! 다음부터 제때제때 잘 다니겠습니다!"
한편, 프듀와 밥을 먹으러 가던 민현이가 간신히 웃음을 멈추고 자길 이상하게 보는 프듀에게 말했지.
"영민이 왜 저렇게 귀엽냐?"
프듀는 얼굴에 물음표를 띄우고 민현이에게 물었어.
"뭐가? 뭐야...자기 혼자 막 웃더니 갑자기."
민현이는 아무것도 모르는 듯한 프듀의 표정을 보며 다시 웃음을 터뜨렸어.
프듀는 황민현이 어디가 진짜 아픈 건 아닌지 진심으로 걱정되기 시작했어.
"너 어디 아파?"
민현이는 프듀에게 언질을 줄까 고민했지만 프듀와 영민이가 너무 귀여워서 그냥 알려주지 않고 지켜보기로 해.
그러다가 진도가 너무 안 나가면 그 때 좀 애태우면서 살짝살짝 밀어주기로.
민현이의 얄미운 속도 모른 채, 영민이는 강의실 맨 뒷쪽에 앉아서 또 프듀 생각을 하고 있어.
환하게 웃으면서 자기한테 인사하던 프듀가 자꾸 생각나서 너무 설레고 부끄러워.
그리고 자기 대답이 얼마나 얼빠져 보였을지를 혼자 프듀 입장이 되어 생각해보면서, 다음에는 꼭 프듀한테 먼저 멋지게 인사하겠다고 다짐하지.
어느덧 영민이의 노트에는 프듀를 그린 듯한 찐빵같은 귀여운 그림이 하나 그려져 있었고, 그 옆에는 안녕? 프듀야 안녕! 프듀 밥은 먹었어? 등 여러 인삿말이 적혀있어.
민현이가 봤다면 아마 귀여워서 엄청 웃었겠지만, 영민이는 프듀와의 다음 만남을 생각하며 마냥 소녀처럼 설레이고 있어.
영민이는 혼자 실실대면서 생각해.
프듀도 언젠가는 자기 생각을 하면서 이렇게 가슴이 뛰었으면 좋겠다고.
ㅀㅎㅎㅎㅎ |
귀여운 자식... 설레셨으면 좋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