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걸 '투썸플레이스' 라고 말한다. C
세번째 이야기
알파카 한마리 , 참새 한마리 병신 하나.
어딘지 모르게 낯선 표정을 하고 있는 박우진을 놀란 눈으로 바라보았다.
자신의 행동에 그도 놀랐는지 박우진은 커다래진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내꺼도 사주는거야?"
"네?"
"나는 메로나"
"아, 네"
그 어색한 정적도 잠시, 옆에서 들려오는 장난끼섞인 영민선배의 말로 인해 분위기는 다시 가벼워졌다.
우리 둘을 번가라 보며 웃던 영민선배는 장난을 쳤고 그런 그의 모습에 박우진은 당황하더니 이내 깍듯한 대답을 하곤 날 쳐다봤다.
넌 뭐먹을꺼냐고 물어보는 턱짓에 난 별로 땡기지 않아 괜찮다며 고개를 저었다.
내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박우진은 날 한참을 쳐다보다 울리는 핸드폰에 영민선배에게 깍듯이 인사를 하곤 밖으로 나갔다.
술집의 분위기는 계주1등의 여파로 여전히 시끄럽고 웃음이 끊이질 않았지만 박우진이 나가고 난 후 나와 영민선배사이엔 다시 어색한 공기가 흘렀다.
"흠....많이 친해요?"
"네?"
" 되게 친한거 같던데"
아 박우진이요?
이번에도 어색한 공기속 말을 튼건 영민선배였다. 뭔가를 생각하는 듯 하더니 혼자 소주를 마시는 날 보더니 안주를 내 앞접시에 덜어주며 내게 물어왔다.
주어가 없었지만 나는 그 대상자가 방금나간 박우진이라는 걸 바로 알아챘다.
평소같았으면 당연하게 나왔을 대답인데 왠지모르게 대답을 하지 못했다.
날 쳐다보는 체리의 시선때문이였는지 낯설었던 박우진의 모습때문이였는지 모르겠지만 내 귀는 체리의 머리색 처럼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대답을 못하는 날 체리는 바라보더니 포크를 들어 치킨을 찍고 나에게 흔들었다.
"대답 못할땐 짠하는 거 맞죠?"
"...."
"술대신 안주 짠 어때요"
.
.
.
.
.
.
.
.
.
체육대회가 끝난 캠퍼스는 조용하고 한적했다.
영민선배, 체리는 다음학기에 복학이라 학교에선 더이상 마주치지 않았다.
그때 치킨짠(?)을 마지막으로 영민선배는 급하게 울리는 핸드폰에 미안해 하며 내게 번호를 찍고 연락하라며 폰을 흔들고는 술자리를 떠났고
그제서야 내 빨갰던 귀는 본연의 색을 찾아갔다.
술자리는 끝이났고 박우진은 돌아오지 않았다.
혼자 돌아온 지은선배에게 물어보니 아까 먼저 갔다가 갑자기 급한일이 생겼다며 아이스크림을 주고 먼저 갔다고 했다.
그리고 내 손엔 지은선배가 박우진이 나한테 건내주라고 한 메로나와 탱크보이가 녹고있었다.
탱크보이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이였다.
...
탱크보이와 메로나 사진을 찍어 박우진에게 보내니 박우진은 체리마루사오려다 참았다며 농담따먹기를 했다.
왜 먼저 갔냐고 물어보니 박우진은 1이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한참동안 답이 없었다.
뭐야 왜씹어 라며 재촉하자 그제서야 박우진은 서운해서 라는 알 수없는 대답을 하곤 뭐가 서운하냐는 내 카톡을 읽지 않았다.
오늘따라 뭔가 이상한 박우진이였다.
체육대회가 끝남과 동시에 시끄럽던 학교는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
기말고사 기간이 다가왔다. 이상했던 박우진은 언제그랬냐는 듯 평소와 다름없었고 나에게 체리의 소식을 간간히 물어오며 장난도 쳤다.
난 체리의 번호는 저장했지만 아직 연락을 하진 못했다.
마음속으로는 백번 카톡을 썼다 지웠다 했지만 체리가 떠난 뒤 바로 카톡을 했었어야 했는데 '서운해서' 라는 박우진의 카톡때문에 머리속이 복잡해져
카톡 타이밍을 놓친 나는 지금까지 카톡을 보낼지 말지 고민하고 있다.
"야 너는 체리 소식 물어보지도 말아라"
"와.. 내가 자리 안비켜 줬으면 말도 못 섞어 봤을 꺼면서"
"야 너 또 팩트로 조진다?"
그런 내 속도 모르는 박우진을 밉지 않게 째려보니 팩트폭력을 해대는 박우진이다.
난 그런 박우진이 어쩔 땐 참 밉다.
"그래서 고백은 했나? 체리선배 선배때문에 밤새 잠도 못자고 끙끙 앓..."
"죽는다 박우진"
속도없이 장난스럽게 물어보는 박우진에 주먹을 들고 때리려는 시늉을 하니 웃으며 저 멀리 도망간 박우진에 죽는다고 소리쳤다.
그제서야 박우진은 웃으며 미안하다며 항복한다는 듯 두손을 들었고 나는 그런 박우진을 하찮게 쳐다보다가 이내 도서실로 향했다.
뒤에서 같이가자고 소리치는 박우진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난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아 가시나 겁나 빠르네 "
꼭 이런식으로 언제 그랬냐는 듯 내 옆에서 걸어오는 박우진에 굳이 그럴 필요를 못느꼈다.
한참을 걸었을까 나는 갑자기 발걸음을 멈췄다.
내가 멈추자 박우진은 깜짝이야 뭐 두고왔나 라며 혼자 중얼거렸다.
"왜 서운했는지 말 안해줄꺼야?"
"장난이었다 집에 일이 있어가"
"너 거짓말 겁나 못해 눈이나 마주치고 거짓말 해라"
눈도 마주치지 못하면서 장난이라고 말을하는 박우진에 나는 이대로 넘어가기엔 찝찝할 것 같았다.
이래뵈도 선은 딱 지키는 성격이라 이번 일을 그냥 넘어간다면 박우진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꽁기함이 남아있을거란 생각에 조금은 강압적으로 박우진에게 말을했다.
그런 내모습을 보던 박우진은 당황해 하며 입술만 물어 뜯다 어느 순간 한곳에 시선을 고정시킨채 표정을 굳힌다.
"진짜 말 안해줄꺼야?"
"너 누구랑 가장 친해?"
응? 박우진 입에서 나온 말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다른 내용이였다.
박우진의 어이없는 물음에 무슨 소리냐고 말하니 박우진은 날 쳐다보며 대답을 기다렸다.
"당연히 너지 아니 그거 말구 빨리 안말해 줄ㄲ.."
"됐어 그럼"
"뭐?"
"뒤에 체리"
응? 체리? 뒤를 돌아보자 나와 박우진을 쳐다보며 어색하게 웃고있는 영민선배가 나와 눈이 마주치자 손을 흔들었다.
난 그대로 빨개진 얼굴로 박우진에게 일부로 그랬지 라며 속삭였지만 박우진은 쏙 들어가 있는 덧니를 혀로 훑으며 개구쟁이처럼 웃고있다.
점점 다가오는 영민선배의 발소리가 들렸지만 갑자기 나타난 영민선배에 얼굴은 빨개지고 심장은 너무 빨리 뛰어서 혹여나 그에게 들릴까 어디론가 숨고 싶어지는 나였다.
"마침 잘됐다"
"네?"
"우진아 이름이좀 빌려가도 돼?"
그리고 그 웃음을 멈추게 한건 영민선배였다. 웃으면서 다가온 영민선배는 박우진에게 그렇게 말했고 박우지는 장난스럽게 웃던 웃음을 멈췄다.
나는 갑자기 날 빌려간다는 소리를 하는 영민선배의 말보다 그 말을 하면서 내 양 어깨에 손을 올린 그의 행동에 놀라 멍하니 박우진만 바라보았고
박우진은 내 어깨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말을 했다.
"왜요?"
"이름이랑 갈 곳 이 있어서"
"어딘데요?"
"방송실 이름이가 꼭 필요해서"
"...."
"괜찮지 이름아?"
괜찮지? 라고 말을 하는 영민선배에 나는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박우진이 장난어린 목소리로 와~ 성이름 쉽고 빠른 배신이냐 라며 날 놀리더니 끝나고 도서실로 오라며 나와 영민선배를 지나쳐 도서실로 향했다.
나는 박우진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오늘따라 버림받은 강아지같은 그의 뒷모습에 시선을 거두었다.
작가변명 |
빨리 가져온다고 해놓고 저에게 돌을 던지세여 못댔어 못댔어 초록글에도 올라가고 너무 많은 관심이랑 사랑주셔서 부담감이 커지다 보니 또 한 100번정도 갈아엎었어용.. 그러다 보니 글을 쓰니 계속 길어지고 이렇게 가면 영민이만 설레고 저렇게 가면 우진이만 설레고 두마리 브랜뉴는 잡을 수 없는 건가요? 훌쩍 여러분 아직 우진이는 자기가 여주 좋아하는거 모릅니다! 네 모르고 말구요 근데 우진이 너 빼고 다알아 그리고 지금부터 우진이의 짠내는 시작됩니다 룰루 영민이랑 여주는 사실 커피숍에서 처음 만나게 아닙니다. ㅋㅋㅋㅋ 떡밥 던지고 도망가니깐 설레네여 헿 독자님들 사랑해여 |
암호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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