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편과 이어집니다.(전편 모두 구독료 없앰)
(다음 날)
(일하면서 줄곧 카톡보내는 루한이 ㅠㅠ)
그 후로도 민석의 카톡창은 계속해서 루한의 새 카톡알림으로 시끄러웠다. 마치 모든 일을 하나하나 보고하려는 듯, '방금도 실수없이 일을 처리했어!' 라던지, '오늘 저녁에 민석이랑 5차까지 가야되니까 점심은 적게 먹었어^^', '상사가 애인이 생겨서 오늘 일찍 끝내준다는데?'와 같은 들뜬 카톡들이 연달아 도착했다. 민석이 컴퓨터를 하다가, 점심을 먹다가, 씻고 나왔다가 핸드폰을 보면 꼭 새 카톡이 도착해있을 정도였다. 별 시덥잖은 얘기면 좀 귀찮을 법도 하지만 의외로 루한의 카톡이 지루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후 6시. 느긋하게 머릴 매만지며 거울을 보던 민석이 시간을 확인했다. 루한의 퇴근시간은 7시였다. 학교 동기들 사이에서 꽤나 인기가 있는(라지만 여친에게 차인지 얼마 안 되었다) 민석은 약속시간을 중요시 여기는 사람이었다. 항상 약속시간 10분 전에 도착해있는 버릇이 있었다. 물론 약속시간을 많이 어기면 불같이 화를 내거나 하루종일 꿍해있는 사람이었다. 그 탓에 민석의 지인들은 민석이 화를 낼까 무서워 일찍 오는 것에 길들여질 정도였다. 과연 루한은 일 끝나고 바로 올 것인가? 살짝 의문을 떠올리다 방금 도착한 카톡을 보곤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 칼같이 약속장소로 올 것이다. * 재킷의 소매를 걷어 손목시계를 확인한 민석이 다시 두 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었다. 현재시각 6시 45분. 루한이 7시에 칼퇴근을 한다고 치면 적어도 7시 20분까진 올 것이다. 왜 이렇게 빨리 약속장소에 도착했냐 묻는다면, 단지 성격 탓이었다. 뭐든 빨리 빨리 준비하는 버릇. 삶에 있어서 굉장히 좋은 습관이지만 이렇게 민석과 약속을 잡는 사람은 조금 피곤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저 자신은 지금만해도 약 30분을 기다려야했다. 살짝 찬바람이 민석의 드러난 얼굴의 피부를 훑고 지나갔다. "아 추워" 눈을 꿈벅거리며 어딘가 마땅히 기다릴 만한 곳을 눈으로 스캔했다. 처음 루한과 만난 곳은 먹자골목이었지만 왠지 다시 그곳에서 만나면 분명 술을 마시게 될테고, 또 다시 진탕 마시다 꾸역꾸역 집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그 날밤의 기억이 잘 안 나는 것은 옵션이니 일단 대놓고 술자리는 피하고 싶었다. 명백히 초면은 아니지만 어찌보면 친하지도 않은 어색한 사이이니 말이다. 안 그래도 첫 술자리에서 여친에게 차인 속마음을 털어놓았던 것도 같다. 민석은 추위에 어깨를 움츠리고 고개를 살짝 돌리다 갑작스레 제 앞에 서는 인물에 놀라 뒷걸음질 쳤다. "아, 깜짝, …어…." "안녕?" 루한이었다. 정장에 코트를 말끔히 차려입은, 단 한번 만났지만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는 루한이었다. 사실 만나기 전까진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그냥 우연찮게 같이 술을 마시고 헤어졌는데 연락이 와서 메신저 어플로 몇마디 나눠보니 나름 재밌기도 하고, 어쩐지 친구같아서. 그런데 얼굴근육이 경직되려는 쌀쌀한 날씨임에도 방긋방긋 웃으며 훅 다가오는 루한의 얼굴에 잠깐 숨을 들이마셨다. 이미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나마 얼굴을 익히고 속으로 내심 잘생겼단 생각을 했지만 말짱한 정신으로 보니 또 새로운 모습으로 잘생긴 느낌이었다. 분명 두번째 만남이니(어감이 좀 이상하다.) 어색해야 정상인데 제 옆을 꿰차고 나란히 걷는 루한은 어쩐지 다정다감열매를 먹은 애인같았다. 이런 생각을 쉽게 해버리면 안 되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루한은 만났을 때부터 시종일관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던 민석의 굽혀진 팔 사이로 제 손을 넣어 잡아왔다. 멈칫, 민석이 힐끔 루한을 올려다보았지만 루한은 그저 뭐 먹을까? 하고 웃을 뿐이었다. 두 사람이 다다른 곳은 3층 건물을 통째로 쓰는 한식집이었다. 일반 건물의 외관과는 다르게 나무와 기와로 한국의 미를 나타내고자 노력한 곳이지만 민석의 눈에는 그저 차별화하려고 애쓴 흔적이 있어보이는 별반 다를 바 없는 맛집이었다. 그래도 이 곳으로 이끈 장본인 루한은 얼마전 부모님이 한국에 놀러와서 같이 왔었는데 정말 맛있었다며 데려왔다고 한다. 아, 맞다. 얘 중국인 이었지. 말투나 뭐하나 꼬투리 잡을 거 없이 한국인 스러웠기에 잠깐 까먹고 있었다. 이미 예약을 해두었다며 카운터에서 이름을 말하는 루한을 보며 누가 중국인으로 알겠냐는 생각을 했다. "근데 넌 일곱시에 퇴근이라고 하지 않았어? 왜이렇게 빨리 온 거야?" "상사가 여자친구가 생겼다고 했잖아? 그래서 일찍 왔어. 나도 애인이 생겼다고하고 일찍올 걸 그랬나?" "됐거든." 코트를 벗으며 자리에 앉던 루한이 씩 웃으며 민석의 옆으로 종종걸어왔다. 뭐야, 앞에 앉아. 손을 뻗어 맞은 편 루한이 앉아야 할 주인없는 방석을 가리켰다. 루한이 고개를 내저었다. "자, 만세" "응?" 의문을 띈 민석이 다시 입을 열기도 전에 루한의 손이 민석의 재킷을 벗겨갔다. "추워도 밥 먹을 땐 겉옷을 벗어야 한대" "…나도 알거든" "자, 우리 뭐 먹을까? 나도 한 번 밖에 안 와서 코스요리 한 번밖에 못 먹어봤거든. 내가 사줄게, 난 회사원이니까." 어느새 제자리로 와 메뉴판은 넘긴다. 민석이 대학생인 걸 아는 루한은 단순 배려의 말이었지만 어쩐지 자존심에 스크래치를 입어 고개를 푹 수그렸다. 좋아, 회사원인 걸 후회하게 비싼걸 먹어주지. 콧김을 내뿜으며 메뉴판을 이리저리 둘러본 민석은 기본 코스요리부터 가격이 만만치 않다는 걸 깨달았다. 이런거 시키면 통장에 구멍 안 나나? "야" "루한" "어, 루한" "응. 왜?" "넌 뭔 일 해? 게다가 중국인이면 음- 막노동? 공장?" "아니거든요!" "어, 화냈음?" "아니, 아니야 아니야. 화 안 냈어!" 손사레를 치며 보거스마냥 샐쭉 웃던 루한이 '번역'이라며 간단명료하게 대답한다. 번역? 출판사? 민석의 물음에 루한이 잠깐 생각하더니 고갤 주억거린다. "그런 건가?" "넌 네 직업도 모르냐?" "아니, 그런 건 아니고. 직접적으로 내가 출판물 번역을 맡진 않아서." "그래도 뭐 비슷한 건가보네" "그렇지!" 좀 바보같이 킥킥 웃는 루한을 보며 민석은 테이블에 붙어있는 벨을 눌렀다. ♥ 굉장히 오랜만에 왔습니당ㅜㅅㅜ 죄송합니다..ㅠ_ㅠ 그래서 전글 구독료 다 없앴어요. 오랜만에 온 만큼 씽크빅한 카톡으로 오려고 했는데 제 머리는 씽크빅하지 못해서 똥글로 대처했네요...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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