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100개먹는이야기 B
오티의 분위기는 무르 익었다. 신입생들에게 조금 유치했지만 단조로운 게임들은 긴장을 풀기에 충분했고. 나 또한 그랬다.
아직까지 박우진이 아까 했던 말이 내 귓속에 맴돌았지만. 내 얼굴색은 본연의 색으로 돌아갔다. 얼핏 본 박우진 또한 열심히 게임에 집중하고 있었다.
괜히 나만 오바하는 거였나 조금 부끄러웠다. 우리 조는 1등을 달리고 있었는데 사회자가 마지막 게임의 점수를 만점을 걸어서(이때까지 100점씩만 줘서 우리조의 총점은 500점이였다.)
1등을 바로 옆조인 3조에게 뺏겼다. 희지와 재환이는 무효라고 소리를 질러댔지만 단호한 사회자는 1등상품인 고량주를 3조에게 건냈다.
고량주 한번 먹어보고 싶었는데.. 원래같았으면 같이 방방뛰며 소리를 쳤겠지만 난 박우진을 의식해 조용히 아쉬움의 탄식만 내뱉었다.
이 모습도 고향친구들이 봤다면 배를 잡고 웃었겠지
잠시 휴식시간 겸 간식시간 겸 장기자랑 준비 시간이 되었다.
한줄로 앉았던 우리는 동그랗게 모여서 선배들이 사주신(우리 오티비로 구입한) 피자와 치킨을 먹었다.
배가고파서 미친듯이 흡입하는 나를 보고 안형섭은 정말 순수하게 광주에는 미스터피자가 없냐고 물어봤다.
"켁"
"이거 마셔라"
어이가 없어서 사레가 걸려 먹던 피자를 입에 가득 물곤 빨개진 눈으로 안형섭을 째려봤다.
형섭이는 순수하게 물어본 건데 괜히 혼자 발끈했나 싶었지만 옆에서 웃어오는 애들에 피자를 다 삼킨 나는 광주에 파파존스까지 있다 이녀석아 라고 소리쳤다.
박우진은 사레가 걸린 나에 자신이 먹으려 따르던 콜라를 급하게 나에게 건냈다.
박우진 손엔 놀란 그의 마음을 대변하듯 따르면서 흘린 콜라가 묻어있었다.
장기자랑은 춤을 배웠다는 박우진과 안형섭 그리고 민주의 적극 추천으로 몸치 재환이까지 3명이서 준비를 하기로 했다.
나와 여자애들은 이때다 싶어 화장실로 도망쳐 수정화장을 하였다.
"애들 생각보다 훈훈하고 착한 것 같지 않아?"
누가 그랬다. 여자화장실은 모든 소문의 근원지이자 여자들의 속마음을 알수있는 오아시스같은 공간이라고
화장실에서 화장을 고치다 문득 민지는 그렇게 말했다. 누굴 겨낭하는 지는 몰랐지만 내 머리속엔 박우진의 얼굴이 떠올랐다.
희지는 웃으며 자기 남자친구가 얘네랑 여행같이간다하면 안보내 줄 것 같다며 벌써부터 쓸대없는 걱정을 했다.
나는 입술을 급하게 바르고는 이제 가자며 화장실을 도망치듯 나왔다.
이곳에 오래 있다간 바보처럼 박우진 이야기만 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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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자랑까지 모두 마치고 드디어 선배들과 신입생들의 술자리가 시작되었다.
20살이 되고 바로 맹장이 터져 아직 한번도 술을 입에도 못댄 나는 이시간만 기다렸다. 조를 섞어 앉으라는 선배들의 말에 내 양 옆은 처음보는 동기들이 자리잡았다.
처음엔 가볍게 달린다며 맥주를 종이컵 가득 따르실게요 라고 말하는 학회장에 신입생이며 선배들이며 모두 맥주를 종이컵 가득 따르곤 머리위로 잔을 올렸다.
나는 그들을 따라 잔을 올리면서 내 맞은편에 앉은 박우진과 눈이 마주쳤다.
나는 입모양으로 박우진에게 술 잘마셔? 라고 소리없이 물어봤다.
그런 내 모습이 웃겼는지 박우진은 예쁘게 웃으며 조금 이라고 말했다.
이제보니 박우진은 덧니를 가지고 있었다.
그 덧니가 참 예쁘다라는 생각을 하며 학회장의 구호에 맞춰 짠을 하고 맥주를 들이켰다.
"응?"
"토끼처럼 생기면 다냐? 우리 광주가 어? 얼마나 큰데 광역시야 광역시~"
처음 마주한 알코올은 생각보다 타격이 컸다.
맥주를 한잔 비우고 이 쓴걸 왜먹는지 이해가 안갈정도로 술은 내스타일이 아니였다.
오만상을 쓰는 내표정과 대조되게 박우진은 특유의 무표정으로 잔을 비웠다.
누가보면 물마신 줄 알겠네, 그 맥주를 시작으로 우리는 술게임, 파도타기 주 등 신입생을 죽이려는 선배들의 꾀에 미친듯이 술을 마셔댔다.
애교를 부리면 흑기사를 해주겠다는 옆옆자리의 타투가 눈에띄는 선배의 말을 무시하고 다 받아 마셔서 인가 아님 벌칙으로 옆자리 선배와 러브샷을 한 박우진 때문이였나
난 생애 처음으로 마셔본 술에 처음으로 만취를 하였다.
"야 얘 취했다 ㅋㅋㅋ 골때리네"
술자리는 나와 같은 만취자들이 나오며 바닥에 굴러다니는 애들과 다시 조끼리 뭉친애들 담배피로 나간애들 등 제각각 다 찢어졌다.
나는 그때도 취했었는데 김재환이 어벤져스 뭉쳐야지~ 라며 끌고가 새로 자리를 잡는 바람에 완전히 술에 찌들어버렸다.
그와 동시에 나는 은근 안취하고 술을 마시는 안형섭에게 삿대질을 하며 꼬장을 부리기 시작했고
그런 내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하며 웃는 김재환과 , 남 희지는 남자친구 전화를 받고 나가서 자리에 없었고 민주는 그런 나를 보며 김재환과 같이 웃어댔다.
형섭이는 미안하다며 내 눈치를 보며 웃어댔고 나는 그 와중에 없는 박우진을 고개를 돌리며 찾아댔다.
"서울깍쟁이는 어디갔어~"
"서울깍쟁이가 누구야?? 이름아 누구 ㅋㅋㅋ 걔가 누구야"
"아 맞다... 부산 깍쟁이~"
박우진 목소리다. 술김에도 알아챌 수 있었다. 언제왔는지 내옆에 앉아 비틀거리는 날 꽉 잡은 박우진에 나는 고개를 돌려 박우진을 쳐다보았다.
날 잡고있는 박우진에게선 옅은 담배향이 났다.
그뒤로는 필름이 끊겼는지 기억이 없다.
이게 우리의 첫 만남이였다.
어쩌면 난 그때부터 박우진을 좋아하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작가의뻘소리 | |
술취한 글은 오글거려서 다신 못쓰겠어요 노트북 뿌셔! 맥북 뿌셔! 지금까지 글이 되게 지루하게 느껴지실 수도 있어요 ㅠㅠ 그래도 첫만남 첫 오티를 중요하게 보여주고 싶어서 질질 끌으며 늘려썼습니다! 이 다음부터는 나름 스피드 있는 전개가 될 거에요! 우진이 짝사랑하는 여주 그런 여주를 짝사랑하는 우진이 어예~ 삽질 대환영! 여러분 제 글 보실때 사이다는 필수입니다. 지들빼고 서로 좋아하는거 다아는 그런 고구마 먹는 글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거든요 룰루 |
BGM |
마마무-히히하헤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