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님."
"......"
"팀장님!!"
재환은 턱을 괴고 노트북 화면만 바라보다가
저를 부르는 소리에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한 사원이 커피를 내밀고 있었다.
커피 드시고 하세요. 그는 커피를 힐끔 쳐다보고는 다시 사원을 올려다 보았다.
잘 마실게요. 그가 다정한 목소리로 말하자 여사원은 얼굴이 빨개진 채 자리로 돌아갔다.
나 커피 안좋아하는데. 재환은 그래도 마침 갈증이 나있던 상태라서 커피를 한모금 마셨다.
+
클럽안에 들어서자마자 시끄러운 음악소리가 귀를 파고들었다. 재환은 구석진 테이블로 가 와인 한병과 안주를 시켰다.
알지도 못하는 남자 앞에서 엉덩일 흔들고 몸을 비벼대는 여자들의 모습이 좀 웃겼다.
그런 여자들이랑 노는 나도 웃기지만.
피식, 웃으며 와인을 따라 마시려는데 마주편 의자에 계획에도 없던 여자가 앉았다.
와인잔을 내려놓고 빤히 쳐다보자 여자는 턱까지 오는 짧은 머리카락을 귀에 꽂으며 말했다.
"이번엔 혼자네요?"
"누구...?"
여자는 재환의 와인잔을 가져가 한모금도 남김없이 마셔버렸다. 그는 어이가 없어 자켓을 집어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 기억못해? 그녀가 벌떡 일어나 물었다.
"당신같은 사람을 한 두번 본게 아니라서."
"...네가 나 창녀취급 했잖아."
"아아, 너였어? 그럼 말은 똑바로 해야지. 돈이 필요해서 나랑 섹스한 거였잖아."
재환은 말하면서도 아차, 싶었다. 일부러 일을 크게 만들 필요는 없었는데.
이렇게 말하면서 화를 내지 않을 여자는 그가 겪어본 바로는 거의 없었으니까.
여자는 재환에게 다가가 찰싹, 소리가 울려퍼질 정도로 그의 뺨을 때렸다. 설마 싸대기를 때릴 줄은 몰랐기에 화가 몰려왔다.
이게 무슨 짓이야, 그가 소리쳤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그 소리를 분명 들었으리라.
당연스럽게도 사람들은 그 둘을 쳐다보았고 재환은 화를 가라앉히고 그녀의 손목을 잡고
클럽 밖으로 빠져나왔다.
"이재환 이 나쁜 새끼...내가 그렇게 질렸어?"
미친. 욕이 절로 나왔다. 안에서나 밖에서나 사람들은 이 둘을 모르는 척, 지나치지 않았다.
힐끔힐끔 쳐다보며 가끔은 재환을 욕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우리 볼 일 끝났잖아. 혜리야."
"난 아직 안끝났어."
"너만 안끝난거고, 그건."
"....나쁜 놈..네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응?"
이젠 화내는 걸로도 모자라 두 손에 얼굴을 파묻고 흐느끼기까지 햇다.
진짜 질리려고 하는데.
재환은 혜리의 팔목을 잡고 부드럽게 내려놓았다. 얼굴 좀 들어봐.
그는 그녀의 귓볼을 만지작 거리다 숨결이 닿을 정도로 가까이 다가가 귓가에 속삭였다.
자꾸 이러면 진짜 죽여버리는 수가 있어.
"대리 불러줄테니까 집에 들어가."
"......"
"내 말 듣고 있어? 곧장 집으로 들어가라고. 누구한테 말할 생각 하지 말고."
+
손님 더럽게 없네. 창문을 통해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다 그것마저 지겨워져 휴대폰 게임을 했다.
그러다 눈만 감은 채 졸기도 하고 손님이 오면 깨고. 이런 식으로 계속 반복하다가
이번엔 진짜 깊게 잠들었는지 누군가 저기요, 하는 소리에 깜짝 놀라 깨버렸다.
"...아, 죄송합니다. 뭐 찾으시는 거 있으세요?"
고개를 들어 손님을 보니 뭔가 어디서 본 얼굴이었다. 와이셔츠 단추는 목 끝까지 채워져 있었고
넥타이도 단정하게 메여져 있었다. 이목구비를 찬찬히 뜯어보니까 이틀 전에 만났던 이재환이 틀림 없었다.
그는 이미 담배를 직접 찾아내어 계산대에 올려놓고 계산하길 기다리는 중이었다.
나는 멍하니 그를 올려다 보다가 그가 의아하게 쳐다보자 얼른 고개를 숙이고 담배를 바코드기에 찍었다.
"2, 2700원 입니다."
말 왜 더듬었지? 미치겠네. 나는 빨리 나가라, 하는 생각으로 거스름돈을 그에게 건네주었다.
그런데 왠지 나를 모르는 눈치였다. 하긴, 이 남자가 나같은 걸 기억하고 있을리가. 그런데 겨우 엊그제 만났는데 모르는 게 더 이상헀다.
하지만 피차 서로 모르는 게 나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안도하고 있었는데,
그가 문을 열다 말고 나를 쳐다보며 물었다.
"우리 혹시 어디서 보지 않았었나요?"
".....네? 아뇨, 처음 보는데."
아닌가...고개를 갸웃거리는 그의 모습에 침을 꿀꺽 삼켰다. 모른 척을 하다가 들키면 큰 일날 것 같았다.
그는 드디어 나갈 마음이 들었는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수고해요, 하고 말했다.
그래. 이건 우연일 뿐이야.
재환은 차에 올라타 뭐가 그리 재밌는지 고개를 숙이고 큭큭댔다. 혹시나 해서 물어봤는데.
예상 밖의 대답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모른다고 할 줄이야.
ㅇㅇ을 편의점에서 보게 된 건 우연이 아니다. 그렇다고 계획적으로 꾸민 것도 아니다.
어쩌다 보니 생각이 나서 찾아간 것 뿐이었다.
+
안녕하세요!! 제가 생각해도 별로네요ㅠㅠㅠ엄청 고심해서 쓴건데...이재환 나쁜남자!!
그리고 혜리는 나중에도 나올 예정입니당!! 그럼 안녕히 계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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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유지태 못알아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