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런 쓸 데 없는 걱정을 하는 나를 반겨주는건,
"처음뵙겠습니다.윤석영이라고 합니다."
…너였다.
Dear My Wife
w. 김밥줘요
02
넌 내게 다가왔다.
그게 너무나도 순식간이어서 미처 생각할 틈도 없이 너를 받아들여버렸고,
넌 내게 좋아한다고 고백을 했다.
너무나도 당황해서 너의 그 황당무계한 고백에 고개를 끄덕여버렸고,
난 너에게 먼저 헤어지자고 말을 했다.
너는 내 말에 세상을 잃은 표정을 하고,
그리고…
"‥재석아?"
"어,어?"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내가 몇 번 불렀는지 알아?"
"아..미안-"
멍한 표정을 지으며 사과를 하는 재석을 보며 살짝 웃는 지민이었다. 차 안에서는, 아니 카페 들어오기 전까지도 자신의 또 다른 남편인 석영을 곧 죽일 것처럼 눈빛을 태우더니 이제와서 긴장하는 재석을 보니 어이없기도 하고, 또 마냥 귀엽기도 해서 그저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누나, 이 사람 소개 안 시켜줄거예요?"
어린아이처럼 천진난만한 표정을 지으며 물어보는 너를 보면서 나는 네가 한없이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어쩌면, 네가 지금 내 앞에 나타난게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니‥ 너는 일부러 내 앞에 나타났다. 나를 전혀 모른다는 듯이 행동하는 네 모습이,그 짧은 순간동안 나를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다.
"…오재석입니다."
"아아- 얼굴하고 참 어울리는 이름이네요."
'선배님.'
'뭐,왜.'
'‥이름도 얼굴 못지 않게 귀엽습니다.'
싱긋 웃으며 말하는 너의 모습에서 열일곱의 네가, 열일곱의 윤석영이 다시 보였다.
그리고 그게 바로 네가 원하던 것이며 내 앞에 나타난 이유겠지. 아무렇지 않아하는 너를 보며 나 혼자 열일곱의 너를 떠올리도록 하는것,그게 바로 네가 바라는것이겠지.
"그 쪽도 뭐, 잘 어울리네요."
그런데 예나 지금이나 나는, 네가 바라는건 절대로 들어주지 않을거야.
*
"집이 꽤 넓네요. 누나- 남편이 능력있는 사람이라고 왜 말을 안했어요?"
"우리 재석이가 싹싹하니 사회생활을 잘하긴 하지."
"성격까지 좋은거예요? 와- 이거 한쪽이 너무 잘난거 아닌가?"
지민과의 행복한 신혼을 꿈꾸며 마련했던 신혼집이 어쩌다가 한 지붕 두 가정집이 되어버린건지. 재석은 즐겁게 대화하고 있는 지민과 석영을 흘긋 보다가 작게 한숨을 쉬었다.
"아,맞다. 우리끼리라도 소소하게 집들이파티해야지. 슈퍼가서 먹을거리 좀 사와야겠다."
"같이가요,누나."
"아냐- 그냥 쉬고 있어. 내가 얼른 다녀올게."
슈퍼에 간다면서 밖으로 나가는 지민을 향해 '그럼 얼른 다녀와요!' 말하던 석영은 이내 현관문이 닫히자 뒤에 멀뚱히 서있던 재석에게 다가갔다.
방금까지 싱글싱글 웃고있던 그의 표정이 단숨에 무표정으로 변했다.
"오랜만이예요,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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