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writing/3972416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Lasse Lindh - Hush)



따스한 오후,


아직 봄이 굳건하다는 것을 증명하듯


병원 안은 햇빛으로 가득했다.


걸음을 멈추고 햇빛에 손을 뻗어보는 의미없는 행동을 하다가


나는 이 곳에서 멈춘 것을 후회했다.




"다리부터 점점 굳어갈 겁니다."

"돈은 얼마든지 드릴 수 있습니다."

"돈이 문제가 아닙니다."

"......"

"...죄송합니다."




심각한 대화를 듣고 있으니 무슨 이유인지 그의 노래들이 듣고 싶어졌다.


그리고 곧 그의 노래들이 미세하게 들려오기 시작했다.


노랫소리를 따라 걷다 보니 비상구 앞에 도착했다.


나는 망설임 없이 문을 열었다.


계단에 그가 앉아있었다.




"......"

'......'




그렇게 우리는 비상구에서 처음 만났다.



-




이후로 비상구는 우리들이 만나는 장소가 되었다.


나는 항상 그늘이 진 계단에 앉았다.




"여기로 와. 햇살 좋은데."




그래서 못 가. 햇살이, 너무 좋아서.




'......'

"...진짜 이상한 애야."




말 없이 고개를 젓자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으로 웃더니,


결국 그가 내 옆으로 왔다.


우리는 지금까지 제법 만났지만 대화를 하지는 않았다.


그가 휴대전화로 노래를 틀면 나는 노래를 들었다.


그뿐이었다.




"넌 어디가 아픈 거야?"

'......'




그래서 그가 건넨 말에 어떻게, 어떤 말로 대답해야 할  당황했고, 막막했다.




"말하기 싫으면 안 해도 돼."




내가 난감하다는 것을 눈치챘는지 그는 다른 질문으로 말을 돌렸다.




"이름은?"




물론 여전히 막막한 질문이었지만.




'......'

"이건 말하기 싫어도 말해주지, 좀."

'......'

"쳇, 알았어. 대신 나도 안 알려줄 거야."




삐진 척 하며 볼을 부풀리는 그가 귀여웠다.


그 말을 끝으로 그는 눈을 감고 벽에 머리를 기대었다.


우리는 한참이나 휴대전화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들을 들었다.




-




따스한 오후, 우리는 비상구에서 처음 만났다.


사실은,


만나기 전부터 그를 알고 있었다.


그가 입원한 후, 그의 병실에선 매일 밤 음악이 흘러나왔고,


나는 매일 밤 그의 병실 앞에서 음악을 들었다.




'...뭐하고 있었어?'




비상구를 여니 그는 거친 숨을 뱉고 있었고, 약간 들떠보였다.




"나 보여줄 거 있어!"




그는 숨을 깊게 들이시며 집중하더니 순식간에 물구나무를 섰고,




'...옹성우!'




한 쪽 손을 떼려는 순간, 팔을 삐끗하고 균형을 잃었다.


다행히 그의 순발력으로 그의 몸은 사뿐히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는 바닥에 누워 숨을 고르며, 아쉬운 지 주먹을 줬다 폈다 반복했다.




"...아까는 됐었는데..."

'다리 괜찮은 거야?'

"팔을 걱정해야 하는 거 아냐?"

'......'

"다 알고 있었네."

'......'

"이름도, 상태도."

'......'

"치사해."




할 말을 잃고 입술을 다무는 나를 보고, 


그는 땀을 닦던 팔로 얼굴을 가렸다.




'어릴 때부터 춤 추는 걸 좋아했대."

'......'

"어릴 때부터 몸이 약했대."

'......'

"...춤추고 싶어."

'......'

"살고 싶어."




그날 밤, 그의 병실에서 흘러나온 노래들은 평소보다 볼륨이 컸다.








-



시한부 X 귀신







이 시리즈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현재글 [워너원/옹성우] 끝의 시작  5
8년 전

공지사항
없음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대표 사진
독자1
헐 기대되요!
8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기대하고 있을게여!!♡♡
8년 전
대표 사진
독자3
아 잠시만요 저 치인거같은데요?자까님ㅠㅠㅠㅠ
8년 전
대표 사진
독자4
여주가 귀신인건가요??! 다음편이 엄청 기다려집니다!!!
8년 전
대표 사진
비회원249.148
헐 시한부랑 귀신이라니ㅜㅜㅜㅠ소재 넘 참신하고 맴찢일 거 같은데 글 분위기는 따듯하고 넘 기대돼요ㅜㅜ
8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워너원/뉴이스트/황민현] 나랑해 황민현.01 266
06.12 01:30 l Daybreak
[세븐틴/전원우] 여름향4
06.12 01:20 l 슈별
[프로듀스101/강다니엘] 핑퐁핑퐁 A73
06.12 01:09 l 강만두
[브랜뉴뮤직/임영민] 무뚝뚝한 부산남자와 2년째 연애중인 썰 : 1207
06.12 01:00 l 백화유란
[프로듀스101/박지훈] 도서관에서 야구부랑 연애하기 II 53
06.12 00:59 l CIEN
[방탄소년단/전정국] 갈증(渴症) : 오메가버스 B44
06.12 00:42 l 천상유화
[프로듀스101/김용국/강다니엘] 우연히 봄 01 (투표 有)10
06.12 00:25 l 이프로
[프로듀스101/정세운/임영민] 8년의 짝사랑은 사람을 18년으로 만든다191
06.12 00:25 l 818
[스타쉽/정세운] 전교회장 정세운 EP.272
06.12 00:23 l 리틀걸
[프로듀스101/암호닉] 암호닉 받습니다, 저에게 암호닉이라는 단비를 내려 주세요... ♡ (xxx)109
06.12 00:23
[프로듀스101/임영민] 나는 너를 좋아했다 A54
06.12 00:13 l 5월
[방탄소년단/김태형] 호접지몽 (부제: 이루어진 사랑)
06.12 00:11 l 민도령
[프로듀스101/이대휘] 내가 너보다 더 싫어해!12
06.12 00:10 l 핑크포카리
[NCT/이민형/이동혁] 런 앤 건 (Run and Gun) 003
06.12 00:05
[프로듀스101/박지훈] 도서관에서 야구부랑 연애하기 I 69
06.11 23:59 l CIEN
[방탄소년단] 어쩌다 유부녀 연재 공지 (뺴꼼,,)4
06.11 23:57 l 희익
[세븐틴/유치원] 샤다유치원 아이들을 소개합니다!2(단편)28
06.11 23:56 l 소세지빵
[프로듀스101] 왜 카톡에는 강퇴 기능이 없는걸까. kakaotalk 박우진 번외80
06.11 23:43 l 우진뽀렙어
[프로듀스101/?] 프듀고 급식러들 02 8
06.11 23:20 l dudu
[프로듀스101/강다니엘/옹성우] 영업2팀 강과장은 양아치니? 008304
06.11 23:12 l Y사원
[NCT/정재현/이동혁/이민형] 愛夢 :: 애몽 28134
06.11 23:10 l 니퍼
[프로듀스101/박우진/임영민] 우리는 이걸 투썸플레이스라고 말한다. A154
06.11 22:59 l 21.5
[프로듀스101/강다니엘] OH MELLOW PEACH ! Pro39
06.11 22:40 l A01
[NCT/이제노] 주문을 외워보자! 047
06.11 22:34 l 2젠5
썸,한달 Story About-첫 시작1
06.11 22:29 l 꾸까
[프로듀스101/이대휘] 도련님 0125
06.11 22:08 l 옴뇸뇸
[프로듀스101/박지훈] 철벽남 박지훈 번외42
06.11 22:06 l


처음이전421422423424425다음
전체 인기글
일상
연예
드영배
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