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창수 |
부드럽고 포근한 그의 품에서 느껴지는 향기가 날 어지럽게 만든다. 귀 뒤로 내 머리칼을 조심스럽게 넘겨주는 손길에 괜스레 기분이 좋아졌다. 그의 팔을 베고 그의 눈고 마주치고 그의 품의 안겨있으려니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이쁘다, 너. ” 딱히 뭔가 수식어가 많이 붙어있는 말도 아닌 그냥 단순하게 해주는 듯한 말임에도 불고하고 난 살짝 얼굴이 빨개지는 듯, 얼굴이 달아올랐다. 살짝 입꼬리가 올라가며 다정하게 작게 웃어주는 그의 모습이 좋았다. 그래서 그의 품에 파고 들자, 그는 내 허리를 감싸주며 작게 웃는 소리를 냈다. 그는 짧게 내 입술에 키스 해주고는, 눈을 뜨자 나랑 눈이 마주쳤다. 그는 자연스럽게 다리 한쪽을 내 허리에 감싸게 하고 “ 나 지금 너랑 하고 싶은데 어떡하냐. ” |
홍정호 |
그녀와 헤어졌다. 나랑 자주 보지도 못하고 마찰이 최근들어 잦은데다, 내가 봐도 그녀에게 무심했으니 당연하겠지. 날씨는 이미 한 겨울 처럼 찬바람이 옷 구석구석에 파고들어 최근들어 있던 감기기운을 더 돋구게 하는데 충분했다. 기침이 몇 번 하니, ' 추운데 괜히 밖에 돌아다니니까 그렇지. ' 하며 날 타박하면서도 걱정을 해줬을 네 모습이 떠올라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갔다. 이런 내 모습이 한심하기도 하고 불쌍해져 널 생각하지 않으려 애써봐도, 더 더욱 너의 모습이 진하게 그려졌다. 정신이라도 놔 버리고 싶은 마음에 친구 놈을 불러내 술이나 진탕 퍼마셔도 소용이 없다는걸 알게 되자 신경질이 나 술값을 계산하고 술집에 나왔다. 아아, 너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운동선수가 무슨 술이냐면서 또 잔소리 했으려나. 길을 걷다보니, 새벽이 끝나가는 듯이 어두운 하늘이 살짝 밝아진 것 같았다. 멍하니 길을 걷다 어딘가에 도착해 초인종을 누르고 안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오자, 난 술에 취한 것이 전부 한 순간에 깬 듯 했다. “ 나와봐. ” 무의식적으로 대답을 해도 어떻게 이렇게 대답하냐, 바보같이. 집 안쪽에서 도어락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자, 난 자동적으로 그녀를 안았다. 난 그녀가 반항이라도 하면서 소리라도 지를 줄 알았는데, 의외로 가만히 있는걸 알아채자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울었나, 눈 주변이 빨갛네. 손으로 그녀의 눈 주변을 문지르자,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가만히 있었다. 그렇게 그녀를 보고 있으니 무의식적으로 난 입을 열었다. “ 미안해, 나랑 다시 시작하자. 내가 잘할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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