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구름일기!
오늘 성운이가 축구를 하다가 넘어졌다. 아니 진짜 운동장 뭐하냐 성운이 가는데 돌 치워줘야 하는거 아니야????????
오늘은 마음이 너무 아프기 때문에 치킨 각.
성운아 아프지마 ㅠㅠ
"야 성이름. 하성운 축구 한ㄷ"
"어디? 어디???? 저기? 저기?"
"......"
축구 한다고 했다고 이년아... 친구가 하성운이 축구를 한다는 말에 칫솔에 치약을 묻히고 입에 넣고 화장실에 가려던걸 집어치우고 달려와 창문을 붙잡고 눈을 굴렸지만 하성운은 커녕 다른 남자애들도 보이지 않았다. 알고보니 이따가 한다고 했다고....김이 빠져 양치질만 열심히 하면서 화장실로 발을 떼자 뒤에서 친구가 쟤는 하성운 없으면 뭔 재미로 살까 라며 중얼거렸다.
그러게. 왜 하성운한테 이렇게 목숨 걸게 됐지?
개도 안하는 짝사랑을 누가 한다고
A. 네..제가 합니다.
"이름이 이상형이 뭔데?"
"키가 작고 웃을때 예뻐야 하며 눈에 쌍꺼풀이 있어야 하고.. 노래를 잘해야 한다. 이거 별 100개. 또.. 남한테 화를 잘 내지 않으며 말투가 유순해야 한다?"
"..그런 남자가 있어?"
"그냥 남자가 아니란다. 이름도 있어. 하성운이라고.."
옆반 여자애가 뽑아준 하성운의 인화된 사진을 빤히 쳐다봤다. 요즘 살이 빠졌어. 레알 백퍼. 왜 빠지지? 점심도 잘 먹던데?
"성이름 우리 얘기 안듣고 있는듯."
"..그러게.."
어? 뭐라고? 그제야 들리는 날 부르는 목소리에 묻자 친구들이 한심하게 보며 고개를 젓는다. 왜 저래?
"이름아. 왜 고백 안해?"
"고백? 나? 내가?"
"어! 너 아니면 누가 해? 너 하성운 엄청 좋아하는거 같아."
"그, 그래?"
나도 내가 답답하고 친구들이 나를 답답해 하는 이유는 결정적으로 하나다. 고백을 안해. 고백을. 아니, 물론 나도 지나가는 하성운 붙잡고 좋아해 이 예쁘고 잘생기고 귀엽고 다 해먹는 나쁜놈아! 하면서 고백하고 싶은데...
"너무 떨려.."
"이름이 너가...?"
"나 왜?"
"뭔가 여장부 느낌이랄까."
...저건 오해다. 밝고 긍정적인것 뿐이라고. 나는 부끄럼을 많이 타고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다. 정말! 내가 부끄럼만 안탔으면 벌써 하성운한테 고백하고 1년 넘게 알콩달콩 했겠다.
"....아닌가?"
"어?"
"아냐."
내가 고백한다고 사귄다는 것도 아니고. 또 김칫국 원샷 해버렸네.
자그마치 내가 하성운을 좋아한 기간이 1년 5개월이였다. 1학년 겨울방학때 하성운이 목도리를 매고 부모님을 기다리는 장면에서 뿅 갔었나. 아, 아닌가? 친구들이랑 떠드는 모습보고 반했었나? 잘 모르겠다. 그정도로 갑작스럽게 하성운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고 한번 그렇게 생각하니 다른 잘생긴 남자애를 봐도 설레지가 않는거다. 그래서 내가 이름도 지었다. 일명 하성운병.
내가 저렇게 오래 좋아했음에도 지금 사이를 진전시키지 못하는가 하면.. 아예 첫 시작도 안했기 때문이다. 지금 나하고 하성운 사이를 말하자면 그거였다. 같은반............
"......."
"힘내라. 그래도 네 이름은 알잖아."
"이름은 다 알걸....."
"그것도 그렇지."
"야아!!!!!"
병주고 약줘? 안그래도 서러운데... 나와 하성운이 친해질수 없는 이유는 그거였다. 하성운은 우리반 누구한테나 아침에 인사를 하는데 나한테 할때 내 반응이 너무.....
"이름아 안녕!"
"아...안녀..ㅇ...."
목각 인형 같아서일까... 엉엉 울고 싶다. 말했잖아 부끄럼 많다고!!!!! 하성운의 얼굴만 보면 몸이 굳고 목소리를 들으면 콧구멍이 확장되는걸 어떡해? 하성운은 내 반응이 무안했는지 그 이후로 인사도 잘 안건넨단 말이다. 내가 불편해 하는줄 알았나봐!!! 아니라고!!! 진짜 존나 미국식 인사로 뽀뽀 해도 된다고 성운아......
"이러다가 졸업하면 어떡하지.."
"그 전에 고백해야지 뭐.."
"청심환을 때려 붓고 고백을 해볼까?"
"너라면 한통 다 먹을거 같아서 고백하기 전에 실려갈거 같은데.."
"아 진짜 괴롭다."
성운이와 관계를 진전시키고 싶은데 이건 온전히 내 문제니까.. 성운이는 뒤에서 내가 이렇게 뜨거운 눈빛으로 쳐다봐도 모른다고.
뜨거운 눈빛으로 쳐다봐도 몰...
"........"
"헙."
모...몰라야지 여기서는..성운아...
오늘의 반성할 점..
함부로 성운이를 뜨거운 눈빛으로 쳐다보지 말자. 눈 마주치고 성운이가 겁을 먹은것 같았다. 미안해......
그래도 그 눈빛은 사랑의 눈빛이였는데.. 성운아 사랑한다고... 잊어줘. 레드 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