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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온앤오프 몬스타엑스 샤이니
어이쿠야 전체글ll조회 3118l 12

천천히 방문이 열리고 흥수의 시야로 이불을 뒤집어 쓴 남순이 들어왔다. 거실과 달리 어두껌껌한 방속으로 흥수가 걸어들어갔다. 고남수운! 하며 안으로 뛰어들어가려는 강주를 만류한 세찬이 씩 웃으며 말했다.

"저 녀석들, 둘이 할 얘기가 있잖아? 뭐 고회장 자고 있는데 들어가기 민망스럽기도하고"

그 말이 강주는 입을 삐죽대면서도 뒤로 물러났다.흥수는 방문을 닫았다. 방 안에 빛이 사라지고 어두운 정적만이 남았다. 끙끙대며 남순이 앓는 소리가 흥수의 귓가에 선명하게 들렸다. 초등학교때도, 하루종일 쏘다니고 주먹질하던 중학교때도 잔병치례하나 없었던 남순이었다. 걱정된다.

"이 새끼는 약도 안 챙겨먹었나"

챙겨먹었을리가 없지. 부엌보니 하루종일 굶은 것 같던데. 흥수가 혀를 쯧쯧차며 전등을 켰다. 갑작스럽게 밝아진 주위에 눈가를 찌뿌리던 흥수가 남순의 책상위 무언가를 발견하고 흠칫 굳었다. 3년전과 별 다른것이 없는 남순의 책상 위에는 여러개의 액자들이 새롭게 세워져있었다. 흥수는 액자 하나를 집어들었다. 앳되보이는 남자아이 두명이 어깨동무를 하고 서 있었다.

'아 무슨 사진이야'

'좀 가만히 있어봐 명색이 초등학교 졸업식인데'

눈가도 시큰, 가슴 언저리도 시큰.

'아 뭔데 이 새끼야!'

'형님 성적 오른 기념으로 사진이나 찍자고'

'아 싫어! 떨어져!'

'새끼, 찍고 나면 지가 더 좋아하면서'

다음 사진을 본 흥수에게서 피식, 하고 웃음이 새어나왔다. 그리고 마지막 사진을 본 흥수는 울컥, 울음을 쏟을 뻔했다. 3년전 그 일이 있기 바로 전날 축구대회가 끝난 후였다.

'박흥수 이새끼! 이길 줄 알았다 야 한턱 쏴라'

'에이 새끼야 니가 쏴야지 잘했다고'

'돈 없거든? 우리집 갈래? 라면이라도 끓여줄까?'

'됬다 새끼야 겨우 라면이냐?'

'먹기 싫으면 꺼져'

그때까지만 해도, 바로 전날만 해도 이렇게 행복했었는데. 왜 이렇게 빗나가버렸을까, 너와 난. 흥수는 가만히 남순을 내려다 보았다. 몸은 이불 밖으로 반쯤 나온 주제에 땀은 뻘뻘흘리고 있다.

"야 고남순"

흥수가 침대에 조심스럽게 걸터앉으며 남순을 부른다. 남순이 움찔, 몸을 뒤척이자 덩달아 놀란 흥수가 움찔거렸다.

"야 고남순. 이불 똑바로 덮고 자라고"

남순은 흐음, 하고 신음을 흘리며 다시 뒤척였다. 애새끼도 아니고. 흥수가 중얼거리며 이불을 턱 밑까지 끌어올려 덮어준다. 뭐라 중얼중얼거리며 이불속을 이불속을 파고드는 꼴이 꼭 중학교때의 남순같아서 헛웃음만 나왔다.

"고남순"

조용한 방 안에 흥수의 낮은 목소리가 울렸다.

"너 진짜 엿같은거 아냐"

자는 건지 아니면 자는 척을 하는건지 남순은 미동도 없다.

"너 엿같다고 고남순. 듣고 있냐?"

흥수는 벽에 머리를 기댔다.

"쌩까고 싶은데 쌩까지지도 않고 죽이고 싶을만큼 증오스러운데 이상하게 밉지가 않아"

그러니까 이제 내가 널 어떻게 해야 할까. 흥수가 벌떡 일어나 남순에게서 등을 돌려 문으로 향했다. 한발자국, 두발자국. 그리고 문까지 한발자국. 흥수는 문고리로 손을 뻗었다.

"미안하다 박흥수"

신음소리내듯, 또 앓듯이 쉰 목소리가 들렸다. 흥수의 발걸음이 멈췄다.

"내가 잘못했어. 이제 그만 ……하면 안돼?"

"뭘 그만해"

"……내가 잘못했다 흥수야"

웅얼거리는 목소리가 흥수의 귓가를 때렸다. 고열이 있는지 잔뜩 쉰 목소리. 흥수는 방의 불을 끄고 문을 열며 말했다.

"자라"

……남순아.

쾅-. 문이 닫혔다. 다시 쏟아지는 잠 속에서 남순은 저 무심한 '자라'뒤에 무언가가 더 있는 것 같다고, 그래서 3년전 그날 이후로는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다정한 말투같다고 생각했다.

 

 

 

**

 

 

"그래서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데요"

몇시간후 인재가 사온 죽 앞에 앉은 남순이 자신의 주위를 애워싸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물었다.

"도대체 집안에는 어떻게 들어온 겁니까?"

"그건 저기 박흥수가"

남순의 질문에 세찬이 벽에 기대 서 있는 흥수를 가리킨다. 남순은 황당한듯 허, 하고 소리를 내더니 말을 이었다.

"그래서 지금 선생님 두분하고 여기 이 애들하고 다 같이 야자시간에 저 병문안을 왔다고요?"

"응. 바로 그말이지"

세찬이 고개를 끄덕였다. 남순은 도대체 이게 무슨상황인가 싶어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그리고 동시에 아까 흥수로부터 듣고 또 자신이 흥수에게 말했던 그것들이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머리가 복잡해졌다.

"어쨌거나 고회장. 정인재 선생님이 손수 나가서 사 오신 죽이니 맛있게 먹고 약이나 먹어라"

그래 빨리 먹기나 해! 강주가 뒤통수를 퍽, 하고 친다. 남순은 뒤통수를 문지르며 숟가락을 들었다. 그날 처으먹는 음식이라 그런지 텅빈 뱃속으로 죽을 훌훌 잘도 넘기며 남순은 생각했다. 왜 저기 박흥수가 서 있는걸까. 저 새끼와 난 화해를 한건가, 박흥수가 날 용서한건가. 도대체 뭘까. 그러나 흥수는 벽에 기댄 채 미동도 없었다.

"남순아 다 먹었으면 약도 먹어"

어느새 그릇을 모두 비운 남순에게 인재가 약봉지를 내민다. 이게 얼마만에 누가 자신을 챙겨주는건가 싶어 남순은 헛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먹을게요. 약 먹고 괜찮아지면 내일 학교도 제대로 갈게요. 그러니까 이제 가셔도 돼요. 저 괜찮아요"

"그럼 그럴까?"

"그래. 우리 이제 이만 집들 가자"

인재의 대답에 세찬이 거든다. 그 말에 아이들이 싫다고 투정을 부린다. 그 모습이 어처구니가 없어 남순이 한숨을 쉬자 세찬이 그 특유의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럼 집 가지 말고 학교가서 남은 시간 마저 야자할까?"

"아, 아니에요 쌤! 우리 집가요."

"집나가면 개고생이래요. 우리 빨리 집이나 가요"

아이들이 하나 둘 가방을 집어들어 갈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끝까지 버티던 기덕과 강주마저도 가방을 들었을때 세찬은 여전히 벽에 기댄채 움직임이 없는 흥수를 발견했다.

"박흥수. 넌 안 챙기냐?"

"안갈건데요."

"뭐?"

"오늘 여기서 자고 갈려고요'

그 말에 남순이 대꾸했다.

"누구 맘대로?"

"내 맘대로"

무심히 대답한 흥수가 남순 앞의 상 위에 올려져 있는 그릇들을 치우기 시작했다. 저 귀여운 녀석-. 세찬이 속으로 중얼거리고는 아이들을 밖으로 몰기 시작했다.

"애들아 빨리 빨리 나가자"

"쌤, 박흥수, 아니 흥수형님은요?"

"시끄럽고 빨리 나가라"

"그래, 남순이 이제 쉬어야하니까 나가자. 얼른들 나가"

인재까지 거들자 아이들은 저 이상 버티지 못하고 집안을 빠져나간다.

"야 그걸 왜 니가 치워. 내놔 내가 할게"

"환자는 방에 들어가서 잠이나 처 자세요'

"별로 안아파"

"안아프다는 놈 얼굴색 좀 봐라. 가서 잠이나 자라고 새끼야. 이 새끼가 도와주겠다고 해도 지랄이야"

인재와 세찬은 집안에서 들려오는 대화를 듣고 뿌듯한듯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

 

 

사실 저 지금 화이트크리스마스 보다 써서 좀 제정신이 아니에요

죄송해요.... 잘쓰고 싶었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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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이렇게 훈훈돋아도 되는거에여?
11년 전
어이쿠야
지금까지 안주무시고 뭐세용ㅋㅋㅋㅋㅋ
11년 전
독자2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런 화해를 보고팠어여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완전 고맙습니다아니 사랑해요 작까니뮤ㅠㅠㅠㅠㅠㅠㅠ 재미있어영유ㅠㅠ!
11년 전
어이쿠야
감사합니다ㅎㅎㅎ 얼른 주무세요!! 까딱하다 네시 되겠어요...ㅠㅠ
11년 전
독자4
친구들이 네시반에 여행간다길래 배웅하러 가야되서 안자고있어요.. 아 작가님 이번엔 코믹으로 화해뒤의 수학여행이나 이런거 어떨까욬ㅋㅋ? 다 스키장이나 썰매장ㅎㅎㅎ!
11년 전
어이쿠야
좋은 친구네요.. 배웅하러 안자고 기다려주기도 하시고ㅋㅋㅋㅋ 진짜 다음번에 쓸땐 코믹으로 써볼까요 ㅋㅋㅋㅋ
11년 전
독자5
아 학교는 아직 코믹물이 안나와섴ㅋㅋㅋ 기대할게요.. 사실 저도 배웅가기 싫지만...허유 어쩌겠어욬ㅋㅋㅋㅋ
11년 전
어이쿠야
ㅋㅋㅋㅋ기대는 마세요ㅠㅠㅠ
11년 전
독자3
웅와대박이에여ㅠㅠ또언제쯤담편나올까요?ㅠㅠ
11년 전
어이쿠야
아마 이얘기를 더 안쓸거 같아요ㅠㅠ
11년 전
독자6
헐?말도이ㅡㄴ되ㅜㅜㅡㅜㅠㅜㅜ제발ㅅ퍼ㅜ세요ㅠㅠㅜㅡㅜㅟ이ㅡ내인생의낙이ㅜㅠ
11년 전
어이쿠야
ㅠㅠㅠㅠ감사해요ㅠㅠㅠㅠㅠ 근데 얘기가 생각이 안나서 ㅠㅠ 나면 꼭 쓸게요!!
11년 전
독자7
네ㅠㅠ꼭써주세요!ㅠㅠ
11년 전
독자8
헐좋다.... 요즘 화크보는사람이 많네요 그렇담 치훈재규 미르재규도 써주시면 안되나요?ㅎㅎ 한창때 다읽어서 새로운거보고싶어요 ㅠㅠ 너무 큰 바램이죠 ㅎㅎ 어쨌든 좋은글 감사합ㄴ다
11년 전
독자9
ㅋㅋ달달해ㅐㅠㅠㅠㅠ쥬ㅠ탕ㅇ..
11년 전
독자10
ㅜㅜㅡ아 정말 훈훈한 녀석들이에요ㅜ
11년 전
독자11
으아ㅠㅠㅠㅠㅠㅡ드디어 화해를 햏군요!ㅎㅎ달달하다ㅠㅜㅠㅜㅠㅡ저에게 풍부한 망상을 심어주시다니ㅋㅋㅋㅋ
11년 전
독자12
우와대박ㄱ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경입니다ㅠㅠㅠㅠㅠㅠㅠ고회장이아플땐대신옮아가야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음맠ㅋㅋㅋㅋㅋㅋ
11년 전
독자13
^~^ / 헐 ㅋㅋㅋㅋㅋ짱재밌어요 ㅋㅋㅋㅋㅋㅋㅋ둘은 왜 우정인데 왜 전 사랑으로 보일까요 아이쿠 내 홈오인식눈 ㅠㅠㅠㅠㅠㅠㅠㅠ 암튼 훈훈하고 좋네요 진짜! 잘보고가요!
11년 전
독자14
ㅠㅠㅠㅠㅠㅠㅠㅠ이렇게 화해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15
헐 너무 훈훈해요ㅜㅜㅜㅜㅜㅜㅜㅜ 엉엉엉엉엉엉엉엉엉엉엉엉엉엉엉엉 잘됐네요 진짜.... 잘보고갑니다...
11년 전
독자15
ㅠㅠㅠㅠㅠㅠㅠ감동 학교에서도 이렇게빨리훈훈해졌으ㅛ좋겠어요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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