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민] sweet love
축구로 유명한 학교의 축구팀 주장인 루한이 운동장 잔디밭에서 다른 부원들처럼 열심히 몸을 풀다가 저 멀리서 제게 뛰어오는 익숙한 실루엣에 스트레칭을 멈추고 그 쪽으로 뛰어간다. 민석! 루한이 민석의 이름을 부르며 적당한 거리에 멈춰 두 팔을 벌리자 조그마한 민석이 폴짝 뛰어 루한의 품에 쏙 안긴다. 그리고는 뭐가 그렇게 좋은지 루한의 목덜미에 얼굴을 부비며 웃는다. 루한은 그런 민석을 고쳐 들어 안아 다시 부원들이 몸을 풀고 있는 쪽으로 향한다. 루한에게 안겨서 가만히 있던 민석이 갑자기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더니 무언가를 루한의 입 속에 쏙 넣어준다. 제 입에 퍼져오는 달콤한 복숭아 맛에 루한이 웃으며 민석을 안고 한바퀴, 빙그르르 돌았다. 꺄르르 웃던 민석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뽀뽀를 한번 쪽 해준다. 왠지 복숭아 맛 사탕보다 뽀뽀가 더 달게 느껴진다.
"아까 크리스가 나 먹으라고 사줬는데 너 고생하는 거 생각나서 몰래 챙겼지롱."
"왜 그랬어. 내 새끼 얼른 커야 되는데."
"왜에? 크면 잡아먹게?"
"당연하지. 왕!"
루한이 장난으로 민석의 목돌미를 앙 물자 민석이 웃긴지 큭큭 웃다가 저도 루한의 어깨를 앙 문다. 루한! 루한을 찾던 코치님이 루한을 발견하고 짐짓 엄한 표정으로 소리치자 루한이 민석을 벤치에 앉혀놓고 팀원들이 모여 있는 쪽으로 뛰어간다. 빨리 올게. 루한이 도착하자마자 연습경기가 시작되었다. 자리에 앉아 눈 오는 날 강아지마냥 뛰어다니는 루한을 보던 민석이 머릿속에 악보를 그려나갔다. 가벼운 루한의 뜀박질만큼이나 명쾌한 음악이 거의 다 완성되어 갈 때쯤 피아노 건반 여러 개가 동시에 짓눌리며 이상한 굉음을 만들어낸다. 루한이 다쳤다. 감히 루한에게 뛰어가 볼 생각조차 못하고 그 자리에 얼어붙은 민석의 머릿속은 악보가 가득했던 방금 전과는 다르게 빈 종이마냥 새하얬다. 다행이 많이 다치진 않았는지 금방 일어서는 루한의 모습에 안심했으면서도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민석이 울듯, 안 울듯 입술을 삐죽거렸다. 크게 다치진 않았지만 발목을 접질린 루한이 연습에 빠지게 됐지만 아쉬운 마음에 머뭇거리다가 곧 저를 걱정하며 굳어서 울고 있을 민석 생각에 발목이 욱신거리는 것도 잊고 민석에게 달려간다. 갑자기 드는 따뜻한 기운에 살며시 고개를 든 민석이 제 앞에 쭈그리고 앉아 걱정하는 눈으로 바라보는 민석의 목을 끌어안았다. 소리 없이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는 민석을 안아 올린 루한이 벤치에 앉아 민석을 제 무릎 위에 앉힌다.
"나 많이 안 다쳤어, 민석아. 울지 마."
"그래도.. 축구하는 애가... 발목을 다치면 어떡해."
"괜찮아. 이 정도는 빨리 나아. 그러니까 그만 울어. 응?"
루한이 민석의 등을 토닥이자 그나마 나오던 딸꾹질까지 멈춘 민석이 루한의 손을 찾아 깍지를 낀다. 아프지 마, 루한. 응, 그럴게. 민석을 일으켜 세운 루한이 남아있는 눈물 자국을 손으로 닦아주고 가방을 맨다. 오랜만에 일찍 간다. 우리 데이트하러 갈까? 루한 안 아파? 응, 너랑 데이트 못하면 아플 것 같아. 루한의 말에 민석이 밉지 않게 루한을 째려봐주고는 제 조그마한 어깨에 루한의 팔을 올린다.
"이렇게 가면 데이트 해주고."
"너 무겁잖아."
"이래도 나 안 무겁게 할 거잖아."
"어랏, 들켰나?"
"능청스럽게 넘어가려고 하지마. 나한테 좀 기대주면 안 돼? 내가 그렇게 못미더워?"
"얘기가 왜 그렇게 되에. 알았어. 기대보자, 우리 민석이한테."
루한의 무게가 제 몸에 느껴지자 그제야 민석의 얼굴에 웃음이 띈다. 비록 제 몸에 기댄 루한의 무게에 몸은 좀 무거워졌지만 마음은 한결 가벼웠다. 나란히 걷는 루한과 민석의 뒷모습에 웃음이 걸려있는 것만 같다.
+뒷이야기
루한, 이제 덜 아파? 음... 좀 아픈 것 같아. 흐익! 어떡해! 병원 갈까? 응? 아니, 니가 뽀뽀 천만번 해주면 나을 것 같아. 천만번이나? 언제 다해 그걸? 평생 하면 되지. 좀 모자라나? 우리 평생 같이 있을 건데. 응, 뽀뽀는 얼마든지 해줄게. 사랑해. 나도 사랑해.
+처음으로 노래를 바탕으로 쓰지 않은 글이네요.^^;; 제목과 전혀 연관성이 없어보이는건 비밀입니다.^▽^ 이번에도 잘 봐주시고 암호닉 신청해주신 쓰리님, 청강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신알신해주신 분들도 너무 감사드려요. 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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