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02.
(부제 : 짜증날 땐 짜장면 우울할땐 울면 복잡할땐 황쌤)
그렇게, 선배의 귀 까지 들어갔다.
인사를 내가 결정했다고.
내가 선배를 밀어내고 젊은 박지훈을 꽂았다고.
선배에게 그런게 아니라고 말을 하려고 했지만,
아닌게 아니기 떄문에, 그냥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아니 말을 하지 못했다.
왜냐면 박지훈의 인사결정에
내 의견이 반영된건 확실한 사실이니깐.
김앵커 선배 [괜찮아. 다 이해해. 서로 좋은결과로 다시 만나자.]
[선배 너 그렇게 약하게 안키웠어 성이름]
선배의 그 카톡을 받고 눈시울이 붉어져 화장실로 향했다.
맨 끝칸에 들어가 울컥한 맘을 다스리고 있는데,
한 소리가 들려온다.
"진짜 성이름 대단하다."
"그러니깐, 지 자리 지키려고 선배를 밀어내?"
"그리고, 박지훈 꽂은건 뭐 자기 직속이라 이거야?"
"속물 맞다니깐,"
"아, 맞아 김앵커님 관련해서 들은 이야기 있는데.."
- 띠링
22기 박지훈 [선배 점심 같이 드실래요?]
"야 누구 있나보다. 다른데 가서 이야기 해 줄게."
"나가자"
선배 관련된 이야기라 듣고싶었는데...
진짜 매사에 넌 정말 타이밍 하난 기가막히게 잡는다.
눈치없는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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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이런 일이 생기면 그렇게 나한테 밥 사달라고 조르던 사람들은 다 어디갔는지,
어떻게 기수 중에 우리 기수 사람들만 쏙 다 결혼을 하고, 다른 곳으로 파견을 가서
나는 왜 왕따가 되는지 모르겠다.
이럴 때 사내연애 하는 남자친구라도 옆에 있으면 좋으련만,
남자친구 마저도 브라질로 파견을 가 6개월 후에나 돌아오고,
내 말을 들어줄 사람은 물론 당장에 같이 밥 먹을 사람이 없다.
... 괜히 박지훈한테 밥 같이 안먹는다 그랬나..
그래도 배는 고프고, 나는 못해도 10시 까지는 방송국에 있어야 하니,
밥이라도 잘 먹자 하고 회사 근처 맛집을 찾아가던 중이였다.
- 뉴정신의학과 -
그리고 점심을 먹으러 가던 도중 회사 근처 정신의학가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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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땐 몰랐을까,
저길 들어가는 순간 내 인생은 꼬임의 연속이라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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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이름님?"
"네"
"진료실로 들어가세요."
점심시간 인것도 잊고 그냥 진료 받으러 왔다고 하니,
처음엔 간호사가 엄청 당황하며 쳐다보더니
여기 의사선생님이 내 엄청난 팬이라나 뭐라나,
그래서 그냥 점심시간이지만 진료를 해 주신다고 한다.
"성이름씨? 실제로 보니깐 더 예쁘시네요."
"아 감사합니다.. 저 때문에 밥도 못드시고"
"아, 그거 때문에 죄송하시면 뭐, 이렇게 하죠.
밥을 전 지금 먹을거예요. 이름씨하고.
그러니깐 메뉴 골라보세요. 저는 김치찌개요."
아무래도 의사선생님이 바뀐 것 같다.
... 역시 병원은 잘 알아보고 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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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그래서 제가 문제를 일으킨거예요?"
"아니요, 이름씨는 이름씨 자리 지키려고 그런거잖아요."
"그쵸! 내 자리가 날라가게 생겼는데, 뭐가 중요해요?"
"맞아요. 다들 그 상황 가보라 그래."
지금 내가왜 김치찌개를 먹으면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이해가 가진 않지만, 속마음을 털어놓으니 한결 맘이 편해진다.
"음, 일단 우리 이름씨가 많이 힘들었겠네, 이런 이야기 할 사람도 없고,
남자친구는 브라질이나 가있고."
"그쵸, 그래서 얼마나 힘들었는데요."
"그런데 시간이 점심시간을 한참 넘었네, 회사 다시 가봐야 하는거 아니예요?"
시계를 보니 벌써 1시 30분이다.
30분이나 지각했다. 망했다. 국장님이 찾을텐데.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어요? 의사선생님 덕분에 그래도 맘 좀 풀려서 가요."
내말에 싱긋 웃으며 명함을 내민다.
- 정신의학과 황민현
"다음에 다시 오면 그때는 의사선생님 말고 민현씨요.
아니면 황쌤도 괜찮을것 같고.."
나는 그말에 고개를 끄덕였고, 그 뒤로 점심시간마다 찾아갔다.
갈 때마다 오늘은 출근 준비를 할 때 우리집 고양이가 뭘 했고,
출근을 하는데 차가 밀렸고, 부터 시작해 엄청 사소한 이야기를 하나씩 털어 놓았다.
물론 회사일, 앵커일의 단점, 뭐 별거 다 이야기도 했다.
정말 별게 아닌 이야기에도 황쌤은 웃으며 따스하게 모든 말을 다 들어주셨고,
나는 그 덕분인지 다시 전처럼 활기를 되찾아 가고 있었다.
박지훈과 앵커를 한지도 3개월이 지나고 있었고,
황쌤과의 상담을 빙자한 점심시간도 3개월이 지나고 있었다.
그동안 우리 뉴스룸의 시청률은 대폭 상승하였고,
요즘은 박지훈의 외모 떄문에 중학생들 까지 뉴스를 볼 정도라고 한다.
어쨌든, 시청률이 올라가자 사람들의 시선 그리고 뒷담도 멈춰지게 되었다.
물론 나 또한 박지훈, 김선배를 대하는게 훨씬 쉬워졌다.
오다가다 보는선배랑은 갑자기 카페로 달려가 음료를 사 마시며 수다 떨정도가 되었고,
박지훈이랑은 집에 갈 때 같은 동네라는 이유로 같이 퇴근을 하는 정도?
그러다보니 당연히 황쌤과의 점심시간은 줄어들게 되었고,
박지훈과 김선배와의 점심시간이 너무나 당연 해 지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황쌤을 다 잊어 갈 때쯤, 나는 다시한번 황쌤에게 가야 할 일이 생겨버렸다.
"선배 속보입니다."
"무슨 속보인데, 별거 아니기만해"
오후 7시, 박지훈이 나에게 와서 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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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배 사회부 임기자님이랑 정치부 김기자님 결혼한대요."
"....뭐?"
"브라질 가서 사귀고, 애 가졌대요. 속도위반. 임신 3개월"
"... 속보네. 나 잠시 나갔다 올게"
"선배!"
뉴스룸 2시간 남은건 보이지도 않았다.
그냥 확인하고 싶었다. 내 남자친구의 결혼을.
정치부로 뛰어갔다. 김기자 앞에 섰다. 그리고 말했다.
"김기자, 혹시 사회부 임기자랑 결혼해?"
그러자 부끄럽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 앞에서 머리채를 잡고싶은 심정이였지만,
내가 뭐라고, 비밀연애였는데,
나랑 사귄 기간보다 쟤랑 붙어있던 시간이 더 많았는데...
축하한다는 말을 하고 방송국을 나왔다.
뉴스룸 생방까지 한시간, 정신을 붙잡고싶은데 안붙잡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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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쌤 나 왔어요. 남자친구가 결혼 한다는데, 어떻게 해야해요?"
퇴근 하려고 차에 올라타는 황쌤의 앞에서 황썜에게 말했다.
그것도 울면서
완다의 말 :
안녕하세요! 완다예요!
이번엔 두번째 여주가 의지하는 키다리 아저씨 같은 황쌤이 나왔어요!
엄청난 뜬금없는 전개지만, 여주가 힘들 때 마다 황쌤을 찾는다는걸 말 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여주의 남친은 엄청난 똥차여서 여주가 자기에게 일어날 매력덩어리들에게 빠지는게 당연한 설정을 만들고 싶었구욬ㅋㅋㅋ
이제 둘 나왔고 나머지 둘 남았어요.
사업가 친구와 첫사랑 친구를 등장 할 거예요!
빨리 둘을 등장시키고 이제 여주 쟁탈전을 시작해야죠!!!
즐거운 한 주 되세요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