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첼레란도
점점 빠르게
지시하는 용어, 보통 accel로 표시한다
이와 반대되는 것으로 ‘점점 느리게’의 리타르단도(ritardando:rit)가 있다. 원말은 이탈리아어로 ‘빠르게 하다’ ‘점점 빠르게’의 뜻이다.
“아…지루하다.”
“이태일 또 시작이냐? 너 또 휴학한다느니 그딴소리….”
“안해, 안해…내가 또 휴학해서 뭐 좋을게 있다고….”
나는 편입이 그렇게 어렵다며 내 또래 학생들 사이에서 악명이 높았던 이름높은 대학교에 운좋게 고등학교 때부터 늘 같이다니던 표지훈과 함께 진학하게 되는 행운이 따랐지만 지루한 고등학교 생활과는 다를거라 예상했던 상상속의 캠퍼스 생활은 나날이 반복되는 똑같은 수업에 내 환상아닌 환상이 와장창 깨져버린 것만 같았다.
그리고는 설상가상으로 대학교에 들어가자마자 겹쳤던 집안사정 문제 때문에 난 어쩔 수 없이 겨우겨우 진학했던 대학교를 1년도 채 다니지 못한 채 그렇게 허무하게 휴학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런 갑작스러웠던 내 휴학소식에 지훈이는 굉장히 절망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표지훈 이자식은 대체 뭘 기대하고 있었던 건지 나와 같이 가려고 예정했던 미팅약속이 없어졌다는 둥…왜 갑자기 휴학을 하냐며 나를 말리고 설득하기 바빴고, 혼란에 빠져있는 표지훈에게 나는 집안사정으로 인해서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고 몇번이고 대답하고 나서야 알았다며 납득했던 것 같다.
그리고 절대 나는 기대했던만큼의 신나는 대학생활이 펼쳐지지 않아서라고 표지훈에게 말하지는 않았다. 말했다면 그자식은 분명 넌 정말 미친거냐며 날 질린눈으로 쳐다볼게 뻔하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뭐가 또 불만인건데?”
“불만은 무슨….”
나는 뭔가를 시작하면 빨리 실증을 내는…뭐 한마디로 정신없고 철없는 그런 아이였다. 그리고 그런 내 성격을 표지훈 이 녀석은 누구보다 잘 알고있었기에 내가 별 뜻 없이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는 것 역시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정말 이상하게도 이 녀석은 어쩔때는 정말 바보같은 모습에 웃음이 나면서도 또 어떤 부분에서는 정말 더럽게 눈치하나는 빠른녀석이라 표지훈 이 자식에게 만큼은 뭔가를 숨기기가 어려웠다.
물론 내가 거짓말을 잘 못하는 편이라 그렇기도 했지만서도….
“그냥 기분이 좀 그렇네….”
“…술이나 마시러 갈래?”
어쨌든 이 녀석은 나를 너무 잘 알아서 탈이다. 대체 뭘 숨기지도 못할 노릇이니… 나 참.
지훈이랑 같이 걸으면서 멍하니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자니 별 한점 보이지 않는 캄캄한 하늘이 꼭 내 마음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도 곧 ‘난 또 무슨 청승이냐…’하며 혼자서 킥킥 한번 웃고는 고개를 숙였다.
지훈이는 갑자기 혼자 웃는 나를 보고는 한번 날 쳐다보더니 말없이 갑자기 내 어깨에 묵직한 팔이 올려놨고, 나는 무슨 짓이냐며 그 녀석을 향해 고개를 돌리니 지훈이는 언제나처럼 익살맞게 날 보고 웃었다.
그리고 그런 그 녀석의 행동에 나는 언제 그랬냐는 듯 웃음보가 터지고 말았고, 그 녀석 또한 내가 웃기 시작하니까 전염된건지 뭔지 호탕하게 웃었다. 우리는 서로의 어깨에 팔을 두른채 미친놈들처럼 웃으며 걸었고, 그러자 어느새 늘 오던 가깝지만은 않은 단골 포장마차에 금방 도착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줌마! 여기 소주 두병이랑 골뱅이 무침 한접시만 주세요!”
“그래그래, 태일이랑 지훈이는 오랜만에 왔네?”
“하하… 아줌마도 안녕하셨어요?”
“아줌마! 우리 얘기 길어질거 같으니까 서비스 안주도 좀 많이 줘!”
“으이구! 알겠다 이놈아!”
나는 장난스럽게 아줌마에게 말을거는 표지훈을 가만히 웃으며 쳐다보고 있다가 아줌마가 들고온 소주 두병과 소주잔을 보니 이상하게 또 다시 한숨이 새어나왔다.
“왜, 무슨 일인데?”
“….”
테이블에 놓여진 소주잔에 소주를 가득 채우고는 바로 기다렸다는 듯 한잔을 원샷하며 ‘크으~’하는 짧은 감탄사와 함께 인상을 찌푸리고는 곧 다시 나를 쳐다보며 진지하게 묻는 그 녀석에게 나는 그저 침묵으로 일관할 수 밖에 없었다.
그 녀석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나를 보며 답답했던지 나를 다그쳤고, 그런 그 녀석의 행동에 나는 더욱 더 고개를 숙였다.
이 녀석은 물론 친구로서 믿음직스럽고 괜찮은 녀석이었고, 내가 행여나 무슨 일이 있다고 한다면 누구보다 걱정해주고 화를 낼 수 있는 아이임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더 말할 수가 없었다, 절대로.
바로 내가, 대한민국의 건실한 청년인 이 이태일이, 어떤 미친놈 한명에게 열렬히 구애받고 있다는 일 따위는….
그리고 그 상대가 바로,
대학을 들어와서 이 녀석이랑 제일 친하게 지내던 두살이나 어린 같은 과 후배 우지호놈이라고는…절대로 말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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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쓰는 팬픽인듯요; 우왕 보기만하다 쓰니까 신세계네요.
근데 왠지 이거 좀 긴 장편이 될 것 같은 안좋은 느낌이….
아 그리고 표지훈, 이태일은 서로 같은 나이로 설정했씀다.
헷갈리게 해드려서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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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 왜 일본에서 미모 원탑으로 자주 거론되는지 알겠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