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연 입김을 내뿜으며 제법 키가 큰 사내 하나가 문을 열고 나왔다.
작고 작은 옥탑방들이 모여있는 한 건물 중에서 그나마 가장 큰 옥탑방이 끼익 거리는 마찰음 소리와 함께 위태롭게 열렸다.
앞머리만 머리핀으로 들어올려 고정시키고 춥지도 않은지 회색 트레이닝복 바지를 무릎까지 접어올린 남자가 다리를 덜덜 떨었다.
그가 밖으로 나와 꿰찬 삼디다스 슬리퍼에는 제 이름인지 네임펜으로 삐뚤빼뚤하게 '고남순' 이라고 적혀 있었다.
"으어어,,,춥다 춥다!"
발을 동동 굴리며 손에 입김을 호호 불며 남순이 바지 주머니에 삐딱하게 손을 찔러넣었다.
추운지 허리를 구부정하게 숙인 남순의 머리칼이 슬쩍 흘러내렸다. 부드러워 보이는 갈빛 머리칼 사이로 드러난 오른쪽 귀에만 반짝이는 붉은빛 귀걸이가 꽂혀 있었다.
그것이 남순이 저 스스로를 다른 사람과 구분짓는 방법이었다. 남자를 좋아하는 제 자신을 알리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 오른쪽 귀걸이었다.
제가 게이라는 것을 전혀 숨기지 않는 남순은 존재만으로도 밝았다. 무릎이 늘어난 트레이닝복을 입고 슬리퍼 차림으로 떨고 있는 남순은 항상 반짝거렸다.
"이 사람은 언제 오는거야?"
남순이 입술을 비죽 내밀고 투덜거리며 오늘부터 동거하게 될 제 동거인 욕을 하기 시작했다.
박흥수라는 이름 석자와 전화번호 두개만 덜렁 안 상태로 돈이 부족해 제가 살던 옥탑방에서 함께 살 사람을 구하던 남순이 며칠 전 연락한 사람이 박흥수였다.
다행이 나이도 동갑이고 성별도 남자다. 남순에게 있어서는 최고의 동거인이였다.
11시까지 오기로 한 동거인이 11시 30분이 넘도록 코빼기도 보이지 않자 남순이 입술을 더더욱 내밀었다.
"아..씨이..이 사람 진짜.."
"하..하아..아..죄송합니다.."
투덜거리는 남순의 뒤에 있던 계단으로 키 큰 사내 한명이 숨을 헐떡거리며 뛰어올라왔다.
추운 날씨에 얼마나 뛰어온건지 볼은 발갛게 상기된 채로 숨을 헉헉거리던 흥수가 숨이 찬지 눈가를 찌푸렸다.
입술을 댓발 내민 채로 흥수의 얼굴을 바라본 남순의 눈이 동그래졌다. 심봤다. 제대로 심봤다. 항상 꿈에 그려왔던 제 이상형이 제 눈 앞에 서있었다.
"박흥수씨."
"에? 왜요?"
"사랑합니다."
남순이 입술을 앙다물고 슬쩍 웃었다. 입술 사이로 계속해서 터져나오는 동거인 하나 잘 골랐다는 뿌듯함이 계속해서 입술 사이로 미소가 되어 터져나왔다.
푸흡푸흡 웃으면서 난데없이 저를 향해 사랑합니다 하고 고백한 남순을 바라본 흥수의 얼굴은 이미 썩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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