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리데린 박지훈 -> ♥ <- 후플푸프 김여주
1. 후플푸프 김여주와 슬리데린 박지훈. 처음에 학생들은 그 둘의 만남에 물음표를 던졌다. (다른 학생들이 보기엔) 세상 순한 김여주와 존나 센 박지훈의 조합이라니. 학교를 떠들썩하게 한 둘의 만남으로 한동안 호그와트 뉴스에는 여주와 지훈의 패트로누스를 따 만든 '재규어, 고양이를 홀리다!' 라는 제목의 작은 코너가 생겨, 둘의 만남을 분석하는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2. 지훈은 제 앞에서 스네이프 교수가 내준 늑대인간 보고서 작성 과제로 쩔쩔 매는 여주가 귀여우면서도 안타까웠다. 볼을 한껏 부풀리고는 연신 툴툴 대며 어쩔 수 없이 과제를 하는 여주가 얼마나 그렇게 사랑스러운지. 지훈은 꿀이 잔뜩 떨어지는 듯한 눈으로 턱을 괴며 여주를 바라봤다.
"아직 멀었어?" "응, 조금. 어떻게 사람이 하루밖에 시간을 안 주냐! 진짜 어이 없어."
그러게. 그 교수님이 원래 그러시잖아. 지훈은 여전히 심기가 안 좋은 여주를 살살 어르고 달랬다. 여주는 그런 지훈의 노력에도 분이 안 풀리는지 그냥 산책이나 하러 가자며 잉크병 뚜껑을 닫고 지훈을 일으켰다. 지훈은 여주의 손에 이끌렸다. 주변에 있던 학생들은 이제는 그 둘의 모습이 익숙할만 한데도 지훈과 여주를 신기하다는 듯 쳐다보았다. 그마저도 물론 지훈이 그들을 한 번 훑으면 바로 눈을 깔았지만.
3. 여주와 지훈은 나무 그늘이 있는 벤치에 나란히 앉았다. 저 멀리서는 위즐리 형제가 학생들에게 둘러싸여 새 장난감을 보여주고 있었고, 여주와 지훈의 가까이에서는 유령 몇 명들이 산책로를 거닐고 있었다. 여주의 머리카락이 바람에 날렸다. 여주의 향기는 지훈을 아찔하게 했다. 지훈은 나른히 풀린 눈으로 그런 여주를 봤다. 그리고 갑작스럽지만 본인이 여주를 처음 봤을 때부터 마음속에 꾹 눌러 담아왔던 바람을 고백했다.
"여주야." "응, 지훈아." "우리, 결혼하자." "…어?" "당장 하자는 건 아니고, 내년에 졸업하면. 졸업하면 그때 결혼하자."
…지훈아. 여주의 눈은 당황스러움으로 일렁였다. 어차피 지훈은 당장의 확답을 바라고 한 말이라 그런 여주가 크게 신경 쓰이진 않았다. 지훈은 여주의 머리를 귀 뒤로 넘겨주었다.
"왜, 우리 그냥 이번에 너 생일 지나서 성인 되면 바로 해버릴까?"
여주는 그런 지훈에 마지못해 웃고 말았다.
"많이 갑작스러워?"
지훈의 말에 여주는 웃음으로 답했다. 근데, 나한테는 갑자기 아니야. 그냥, 널 처음 봤을 때부터 그렇게 생각했어. 지훈은 항상 별거 아니라는 듯한 담담한 어투로 여주를 부끄럽게 했다. 그리고, 지금이 바로 그런 상황이라고 할까.
"야, 너는 어떻게 그런 걸 지금 이렇게 말하냐…."
여주는 붉게 달아오르는 볼을 감추려 고개를 푹 숙였다. 지훈은 그런 여주의 볼을 잡고 고개를 들어올려 입을 맞췄다. 지훈은 이 순간이 너무나도 좋아 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았다. 지훈은 잠겨 죽어도 좋으니 물처럼 여주에게 밀려들어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수능이 끝나고 나서야 이 시리즈를 연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고 글을 마무리를 지었는데 번복이 엄청나죠? 민망하네요 껄껄,, 제목 뒤에 달린 플러스 표시처럼 독자님들이 생각보다 많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 쓴 번외라 많이 짧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