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XX/켄엔] (구) 옆집 동생 - 인스티즈(instiz) 픽션 카테고리

[VIXX/켄엔] (구) 옆집 동생 | 인스티즈

"형, 이따 집 같이 가요!"

학연에게는 동생이 하나 있었다. 아니, 옆집 동생이 하나 있었다. 학연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어린시절, 옆집 동생이 태어 났을 적부터 같이 자라며 생활해 온. 이제는 가족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학연의 모든 것을 알고있는 사람. 그런 존재였다, 둘은. 서로가 힘들 때 제일 먼저 생각나는, 서로의 대피처였다. 그런 재환이 학연을 먼저 찾는 다는 것은 2가지 뜻을 의미했다. 자신이 힘들거나, 학연이 힘들어보이거나. 오늘은 후자였다. 생판 모르는 사람이 봐도 알 정도로 학연은 기운이 없어 보였기 때문에. 학연의 반 문을 열고 쏠랑 제 할 말만 하고 사라지는 재환을 보던 학연은 이내 다시 책상에 머리를 콕, 박아버렸다. 으아아아아으어어엉.. 하고 이상한 소리를 내며 엎어져 있는 제 짝지를 보던 택운이 학연의 옆구리를 콕콕, 두어번 찔렀다. 평소 같았다면 먼저 자신을 찾는 택운의 행동이 기뻐 폴짝폴짝 날아다니던 학연이었는데, 이번엔 그런 반응 없이 무기력하게 일어나 그저 택운을 바라보기만 했다. 왜, 무슨일이야... 그런 학연을 조용하게 바라보던 택운은 이내 익숙하다는 듯, 학연의 이마에 손을 갖다대어 열을 재었다. 너 열 심해. 얼른 보건실 가. 작은 택운의 목소리를 듣던 학연이 이내 귀찮다는 듯 택운의 손을 자신의 이마에서 내리고 다시 책상위로 엎어졌다. 그걸 기분 나쁘다는 듯이 바라본 택운은 아픈 애한테 화를 내면 안된다며, 최대한 자기 성질을 죽이고 다시 말했다. 너 안 가면 이재환한테 너 왜 이러는지 다 말할꺼, 택운의 말을 듣던 학연이 발끈하며 고개를 팍 들어올렸다.

"너 그거 말 안하기로 했잖아!"

"그니까 얼른 보건실 가, 이재환한테는 보건실로 가라고 말해줄테니까."

무표정으로 말을 하는 택운을 얄밉다는 듯이 째려본 학연이 이내 몸을 일으켜 반의 뒷문으로 걸어나갔다. 너 이재환한테 말하면 진짜 가만 안둘거야, 내가! 씩씩대며 반 뒷문을 박력있게 쾅! 하고 연 학연은 뒷문 바로 앞에 서있는 인영을 보고선 흐이이익, 소리를 내며 주저 앉았다. 재환이한테 뭘 말하지 마요, 형? 주저 앉은 학연의 손을 잡고 일으켜주며 사악하게 웃는 재환의 친구 홍빈을 본 학연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홍빈을 바라보고 있었다.

홍빈은 재환의 부탁을 받고서 학연을 데리러간 것이었다. 다음 교시가 체육인 재환이 홍빈에게 학연을 보건실로 데려가달라 부탁을 해서. 재환은 체육복을 급하게 갈아입으면서도 영 못미덥게 홍빈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홍빈 말고는 달리 부탁할 사람도 없어 이내 홍빈의 엉덩이를 걷어차며 말했다. 빨리 가 이 새키야 울 형님 아프시다.홍빈은 그런 재환의 태도에 가지 않을까, 라고도 생각을 했지만 마치 학연을 지 자식인냥 꽁꽁 싸매고 도는 재환 덕분에 못 보던 학연을 오랜만에 본다는 것에 콧노래를 부르며 학연의 반으로 왔었다. 이렇게 재밌는 일에 끼게 될 줄은 몰랐지만? 보건실로 가는 복도를 걸으며 생각하던 홍빈은 자신의 옆에 축 쳐져있는 골병난 개냥이를 보았다.

"무슨 이야기 하고 있었는데요?"

홍빈의 말을 듣고 흠칫, 한 학연이 애써 모른 척하며 말을 돌리려하였다. 하지만 홍빈은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였다. 선배가 말 안 해주면 재환이한테 물어보면 돼죠, 뭐. 사악하게 웃는 홍빈을 본 학연이 한 번 더 흠칫, 하고 놀라더니 이내 금방이라도 울 기세로 표정을 일그렸다. 처음보는 학연의 모습에 당황한 홍빈이 어떻게 하지를 못 하고 안절부절 하자, 학연은 속으론 홍빈을 비웃으며 눈에 눈물까지 고이게하였다. 형, 형.. 아 안 물어볼게요. 울지마요, 네? 뛰는 이홍빈 위에 나는 차학연이 있었다, 라고 학연은 생각했었다. 안도의 항숨을 쉬며 계속 표정연기를 유지한 채로 보건실까지 온 학연은 제 귓가에 무어라 말을 속삭이고 길을 돌아가는 홍빈을 보고 그 자리에 주저 앉아 울 뻔 하였다. 형, 들어가서 푹 쉬어요. 그리고 연기 연습 좀 더 하시고, 다음에 또 봐요 우리.

학교 수업이 다 끝나고, 자신의 반 종례가 끝나자마나 학연의 반으로 가방을 가지러 간 재환은, 옆에서 자신의 짐을 싸고 있는 택운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런 재환을 보고 살짝 고개를 끄덕인 택운은 이내 자신의 짐을 다 정리하고 집을 가려는 듯 가방을 어깨에 들쳐메었다. 저기, 혹시 형 왜 저러는건지 아세요? 재환의 물음에 재환을 쳐다본 택운이 걱정 하는 재환의 표정을 보고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똑같은 것들끼리 뭐하는 짓인지..

"만나서 둘이 얘기해, 학연이가 입을 열지는 모르겠다만."

묘하게 자신의 신경을 건드리는 말에 재환이 인상을 찌푸렸지만, 택운은 신경 쓰지 않고 교실을 나섰다.

으라챠! 으이랏챠챠! 글아 써져랏! 으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