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으, 속쓰려…."
속 가득 느껴지는 쓰림에, 넌 배를 부여잡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일어나면서 홍빈이의 말이 생각나 잠시 멈칫하다가, 너는 아직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한달이란 시간이 있으니까 그 생각을 애써 무시하며 넘겨.
그리고는 속을 부여잡은채로 끙끙대며 거실로 나가니까 요리를 하고있는 학연이가 보여.
학연이는 너와 택운이때문에 콩나물국을 끓이다가, 문이 열리는 소리에 너가 깬걸 알고는 뒤돌아 너에게 예쁘게 웃어줘.
"일어났어? 속은 괜찮고?"
"응 나름."
넌 학연이의 미소에 멍하다가 학연이 물음에 대충 고개를 끄덕거리며 대답을 하는데,
애써 무시하며 넘기려던 홍빈이의 말이 또 떠오르는거야 짜증나게도. 무시하고싶은데. 없었던 일처럼.
너의 대답을 들은 학연이는 너한테 여전히 예쁘게 웃어준채로, 요리를 하고있고. 너는 그런 학연이 뒷모습을 본체로 가슴이 먹먹해지는걸 느끼고.
너는 생각하는거지, 한달이란 시간동안 학연이한테 잘해주자고.
홍빈이 얘기 꺼내지도 말고, 학연이한테 말하는것보다 혼자 앓는게 더 나으니까.
학연이가 힘들어하는건 보기싫으니까, 오히려 너가 그렇게 행동하는게 학연이한테 더 힘든일일텐데.
"어? 이사람…."
너는 괜히 먹먹해진 가슴을 바로잡고는 서있는게 힘들어서 쇼파에 앉으려는데, 쇼파에 널부러져 자고있는 택운이가 눈에 띄어.
너는 이사람이 왜 여기서 자지? 하고 중얼거리다가 문득 어제 생각이 머릿속에 스쳐가는거지.
‘어? 우와 정택운이다! 정택운!’ ‘우와 우와 개싸가지, 네가지 졸라없는 새끼!’
어제 너가 정택운한테 한 욕들이 머릿속에 생각나는거지, 서서히. 그리고 속으로 망했다를 몇번, 아니 몇십번이나 연발하고.
혼자 자책하는 도중에 학연이가 널 부르며 해장하라며 식탁에 앉으라하고, 넌 식탁으로 가면서도 자는 정택운을 보며 계속 자책하고.
식탁에 앉아, 학연이가 주는 국을 떠먹으며 정택운을 빤히 쳐다보는데, 학연이가 정택운을 깨우는거야.
"야 정택운, 일어나라 어?"
"아오 조금만… 자자."
"여기 우리집이야, 일어나라고."
"아 진짜."
넌 일어나는 택운이를 보다가 택운이랑 눈이 마주치고는 고개를 숙여 콩나물국만 급하게 먹어.
정택운은 널 매섭게 쳐다보고.
그러다 택운이도 식탁에 앉아 학연이가 주는 콩나물국을 먹고.
넌 하필 정택운이 너 앞에 마주앉아 있어서, 고개도 못들고 숙이고만있어, 학연이는 너 옆에 앉아 너와 택운이를 이상하게 바라보고.
너는 널 계속 쳐다보는 정택운을 고개를 들어, 슬쩍 보려다가 한번더 눈이 마주치고 고개를 숙여.
그런 정택운은 널 보며 웃으며 말하고.
"어제 했던말 다시 한번 뱉어봐."
"죄송해요."
"그거말고."
"…."
"뭐, 개싸가지? 싸가지 졸라없어? 너 어제 진짜."
어제 있던 일을 회상하던 택운이가 생각만해도 화가 났는지 숟가락을 확 놓고는 너를 매섭게 노려봐.
너는 죄송하다고만 연발하고.
그 상황을 지켜보고있던 학연이는 이 상황이 웃긴지 웃기만하고.
그러다 너가 안절부절하면서 콩나물국을 먹다 사례가 들리니까 학연이가 널 챙겨주면서 택운이에게 말해.
"별빛이가 맞는말했구만, 너 싸가지없잖아."
"너이새끼가."
"이새끼라니 학연이에요."
"…."
"별빛아 잘했어."
학연이의 말에 택운이는 노려보던 시선을 너에서 학연이를 바라보며 이새끼거리다가.
너가 이새끼가 아니고 학연이라며 학연이 편을 드니, 택운이는 너를 다시 노려보며 숟가락을 다시 들어.
학연이는 너에게 잘했다며 머리를 쓰담거려주고
택운이는 혼자 씁쓸하게 콩나물국을 먹다가 중얼거리고.
"솔로는 서러워서 살겠나 진짜."